Switch Mode

EP.122

       <시스터 후드> 3학년 수녀원장.

         

       신빛가람.

         

       예전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그녀 또한 ‘고스라’의 캐릭터이다.

         

       태생 4★.

         

       최마리와 함께 몇 없는 <신성직> 인물이며, PVE 보다는 PVP에서 활약하는 존재.

         

       사실상 직업군 자체가 마이너 할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도관들 사이에서 그녀의 인기는 드높다.

         

       ‘성능적인 측면도 크지만…’

         

       역시 보기 드문 저 캐릭터성이 원인일 거다.

         

       평소에는 착하고, 개념 차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존댓말 캐릭터.

         

       [신성]이 없는 자는 열등하다는 사상을 정면에서 반대하고도, 유유히 직위를 유지하며 찍소리도 못 내게 하는 유능함과 처세술.

         

       그러면서도 나르시즘이 엄청 강해, 자뻑과 착각을 밥 먹듯이 하며.

         

       막상 좋다고 들이밀면, ‘느, 느엥? 우엥?!’ 하며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귀여운 모습까지.

         

       사실상 싫어하기가 더 어려운 인물이었다.

       내 경우에도 그녀는 든든한 조력자였다.

         

       스토리상 그녀는 <지도관>에게 향하는 <교단>의 여러 수작을 미리 간파하고 알려주며 단호하게 대처하는 당찬 모습을 보여주니까.

         

       다만, 한가지…

       사실 모든 캐릭터마다 다 있는 거긴 한데.

         

       그녀 또한 호불호가 갈리는 점이 몇가지 있었다.

         

       ‘…남 놀리기를 좋아하는…’

         

       악성 우결충 성향이 바로 그것이었다.

         

       흔히, 남녀 간의 문제에 있어.

       재미있어 보일 것 같은 상황을 인지하면 귀신같이 눈치가 빨라진다.

         

       ‘그래, 지금처럼 말이지.’

         

       그렇다.

         

       현재 신밫가람은 딱 봐도 내가 곤란해하는 이 상황에 몸을 부르르 떨며 ‘하악, 하악’ 신음을 흘린 채, 되지도 않는 연기를 펼치고 있었던 거다.

         

       “후훗~후배님. 자 아앙~”

       “……”

         

       나랑 므냥이가 왔을 때는 그녀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안거겠지.

         

       우리 둘의 관계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서로가 진정으로 신뢰하기에 보여줄 수 있는 관계인 것을.

         

       하지만 주나용, 문보라는 다르게 여긴 모양이다.

         

       냄새를 맡은 모양인지, 은근슬쩍 내 옆에 앉더니…

         

       “…선배님?”

       “후훗~”

         

       케이크를 잘라 이리 연인 같은 행세를 하였다.

         

       은근슬쩍 스리슬쩍.

         

       착실하게 반응을 살피고 있었던 거다.

         

       “…용이잇!”

       “……”

         

       추가로 신빛가람이 원하는 대로 주나용, 문보라의 반응은 아주 진미였다.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뱉는 신빛가람.

         

       “으음~미식이네요. 하아~역시 달달댄 게 좋아요. <시스터 후드>는 여자만 있어서 이런 모습 보기 어렵거든요.”

         

       “…선배님. 제발…저 이러다 파티 아작납니다.”

         

       “후훗☆ 조금만 더 놀리면 안 될까요?”

         

       “안 됩니다. 살려주세요.”

         

       “으음~하는 수 없지요.”

         

       나의 간절한 부탁이 통했던 걸까.

         

       빙그레 미소 지은 신빛가람은 케이크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행을 향해, 특히 주나용과 문보라를 향해 윙크하며 고개를 숙인다.

         

       “미안해요. 우리 세하 후배님이 너무나도 예쁘고 화사한 꽃을 양손에 들고 오길래…골려주고 싶었어요.”

         

       “…예, 예쁜…꽃…”

       “화, 화사한…?”

         

       “부디 이 선배의 못된 장난을 용서해 주시겠어요?”

         

       신빛가람의 사과에 우물거리던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정식으로 인사드리지요.”

         

       치맛자락을 양손으로 붙잡고 예법에 맞게 인사를 올리는 신빛가람.

         

       몸짓하나, 발짓하나 특유의 고풍스러운 미에 문보라가 작게 감탄한다.

         

       “<시스터 후드>의 3학년. 수녀원장이라는 과분한 자리를 맡고 있는 존재이자 주신의 철퇴. 신빛가람이라고 합니다.”

       “…바, 반갑습니다. 주나용이라고 합니다.”

        “문보라입니다.”

        “그 유명한 <염룡>, <설빙>을 만나게 돼서 영광이네요.”

         

       명백히 두 사람을 알고 있다는 의미.

         

       주나용, 문보라의 얼굴에 미묘한 미소가 감돈다.

         

       다른 누구도 아닌 3학년 수녀원장이 기억해 주는 건, 어찌 되었든 영광스러운 일이니까.

         

       원래라면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붓한 티타임을 가지겠지만…

         

       “저, 선배님.”

       “알고 있습니다. 세하 후배님.”

         

       신빛가람은 ‘샤라랑~☆’ 이라는 전매특허 효과음을 내며 당차게 말을 이었다.

         

       “자세히는 모르나, 이 밑에 도사리는 악이 완전히 정화되지 않았다는 말 정도는 전달받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제가 직접 나서고 싶습니다만…”

       “…그래서는…”

       “네, 알고 있습니다. 주목이 너무 심해지겠지요.”

         

       실제로도 <아카데미> 게시판에는, 최마리 단 한 사람이 움직인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고 있었다.

         

       여기에 수녀원장까지 나선다?

       여러모로 골치 아파질 수밖에 없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선배 된 자로서 후배들의 도움이 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법. 자, 자리에서 일어나시죠.”

         

       최마리 자매님에게는 미리 언질을 넣었습니다.

         

       지금쯤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을 것에요.

         

       “본인이 사용하던 메이스와 방패, <시스터 후드>의 전투용 복장도 장착한 상태니, 전력으로 든든할 겁니다.”

         

       어, 음.

         

       솔직히 최마리가 전선에 직접 나설 일은 없겠지만…

         

       나는 고맙다고 말해두었다.

       그리곤 안내해 주는 신빛가람의 뒤를 따랐다.

         

       *

         

       잠시 뒤.

         

       <시스터 후드> 내 수도원으로 향하는 도중의 일이다.

         

       최마리가 있는 개인실에 도착할 무렵,

         

       쿵-! 하는 소음과 함께 시끄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목소리가 워낙 날카로워서 그런가. 귓가에 선명하게 들려온다.

         

       목소리의 근원지는 분홍색 머리의 여성.

         

       여성은 딱 봐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벽까지 밀어붙이고 대화하는 상대는 다름 아닌 최마리였다.

         

       “마, 마, 마리…너, 너 뭐야…”

         

       분홍 머리의 눈동자가 최마리를 향한다.

         

       “가, 갑자기 왜 평가 점수가 올라간 건데? 시, 신빛가람…그 이단자가 너, 너를 아끼는 건 알았지만…지, 지금까지 고, 공정하게 평가해 줬잖아. 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응? 최, 최근에 뭐 던전이라도 토벌했어? 나, 나만 빼고?”

         

       “…다, 다람아. 진정해.”

         

       “진정? 진정하게 생겼냐고 지금!”

         

       다람이라 불린 여성은 악을 썼다.

         

       그러곤 자기 손톱을 계속해서 물어뜯었다.

         

       피가 뚝뚝 흘러도 멈추지 않는다.

       머리를 헝클며 최마리를 향해 다시 소리친다.

         

       “이, 이대로는 안 돼, 안돼! 내, 내가 유급이라고? 버, 벌써 두 번째야…최, 최마리 너, 너 나 배신하려는 거야? 어린 시절부터 말했잖아. 하, 함께라고…너, 너만 빠져나가려는 거야? 응? 나 버릴 거냐고! 너만 3학년으로 올라가서 졸업할 거냐고!”

         

       “다람아, 제발 진정-”

         

       “-시끄러워 이 망할 배신자야!”

         

       “거기! 당신!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신빛가람이 앞으로 나선다.

         

       은은하게 비추는 [신성]의 광원이 더욱 찬란하게 커진다.

         

       수도원을 가득 채우는 빛에 분홍 머리가 흠칫거린다.

         

       우리들을 보던 그녀는, 최마리를 향해 원망스러운 눈빛을 흘리며 재빠르게 도망쳤다.

         

       쫓으려다 포기하고 한숨을 내쉬는 신빛가람.

         

       “후배님들. 죄송하지만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고개를 끄덕이자, 신빛가람은 최마리에게 달려가 부축하고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교단에도 괴롭힘 같은 게 있나 보네.”

       “오히려 더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폐쇄적인 공간이자 영역이니까요.”

         

       지켜보던 주나용, 문보라가 한마디씩 거든다.

         

       “하여튼 <교단> 놈들. 마음에 안 들어…대다수 신성에 미쳐서…”

        “나용씨…이곳은 <시스터 후드>의 본거지입니다. 부디 발언에 조심을…”

       “알았다고…쳇.”

         

       나는 둘의 대화를 들으며 잠시 생각하였다.

         

       뭐 최마리가 알게 모르게 왕따를 당하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던 거라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어차피 머지않아 해결될 일이니까.

         

       내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다른 것.

         

       최마리의 입에서 나온 ‘다람아’라는 이름.

         

       ‘…징다람.’

         

       최마리 개인 스토리에서 <빌런> 포지션을 맡고 있는 인물.

         

       진짜 빌런, 마인인건 아니다.

         

       다만 보다시피 정신이 한계까지 몰린 데다, 천성적으로 음습하고 사악한 인물이라…

         

       지도관들 사이에서 주제도 모르는 ‘핑챙’이라고 불리는 인물이었다.

       

       실제로도 징다람은 ‘고스라’에서 보기 드문 이기적인 성품을 품은 만큼 사고도 크게 치는 존재였다.

         

       ‘…눈여겨봐야겠네.’

         

       아직 확실한 건 없어서 일단 내버려 두겠지만.

       분명 언젠가는 큰일을 치를 거다.

       그런 예감을 든 나는 징다람이 도망친 통로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 * *

         

         

       “최, 최마리입니다…<시스터 후드> 출신, 2학년, 크, 클래스는 <프리스트>입니다. 오늘 파티 자, 잘 부탁드려요.”

         

       최마리의 소개에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진다.

         

       신빛가람의 도움 덕에 무사히 그녀를 인수한 우리는, 현재 정식으로 파티를 짜고, <해룡 신전> 토벌에 들어가기 전, 짧은 자기소개를 하고 있었다.

         

       ‘필요한 시간이지.’

         

       주절주절 설명하는 건 좀 그렇지만.

       각자가 가진 주력이 뭔지, 클래스가 뭔지 정도는 알아야 호흡을 맞추고 대처할 수 있는 법.

         

       특히, 최마리의 경우 정식 파티원이 될 인물이기에 미리 얼굴도장을 찍는 것이 중요하였다.

         

       그렇게 최마리의 소개가 끝나고 모두의 시선이 한 여성에게 집중된다.

         

       “……하아.”

         

       불에 그을린 것 같은 적발의 여성.

         

       잘 그을린 구릿빛 피부가 매력적인 인물.

         

       바로 혜자 누님이었다.

         

       나의 초청에 미리 앉아있던 그녀는, 최소 10살 이상은 어린 후배들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임혜자. 10년 전에 이곳에서 졸업한 선배입니다…클래스는 <블랙스미스>입니다.”

       “자, 잘 부탁드려요.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므아아~잘 부탁해 마스터.”

       “…언니라고 부르렴. 므냥아.”

         

       임혜자의 말이 끝난 후.

       문보라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왜 그녀를…?’하는 의문 섞인 눈빛.

       당연한 반응이었다.

         

       아무리 봐도 임혜자가 이곳에 있는 건 어울리는 그림은 아니긴 하지.

         

       ‘하지만 필요하다.’

         

       <해룡 신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녀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그 이유가 지금 여기서 밝혀진다.

         

       “혜자 누님. 백업 스킬 설명 부탁드려요.”

       “……”

         

       *

         

       유세하의 담담한 한마디.

       미리 약조한거였기에 임혜자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입을 삐죽거리며 생각한다.

         

       ‘…대체…’

         

       그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하고.

         

       처음 유세하를 보았을 때 느낀 수상쩍음이 다시 한번 몰려온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곧 옆에서 ‘므아아~’하는 므냥이를 보며 속으로 넘기었다.

         

       ‘그래…’

         

       임혜자에게 있어 자식과도 같은 마하나.

         

       그리고 그런 마하나를 위해 유세하가 한 각오와 결의, 그리고 결과까지.

         

       그것만 생각하여도, 의뭉스러운 부분 따위 모두 넘길 수 있었다.

         

       ‘덤으로…’

         

       자신이 겪게 될 쪽팔림과 능력 공개 또한 마찬가지였다.

         

       “으음, 단 한 번만 설명할게.”

         

       임혜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본인이 가진 <백업> 포지션의 스킬.

         

       정확하게는 [액티브] 스킬에 관해서 설명하였다.

         

       이어지는 말과 내용.

       그리고 예시까지.

         

       곧 설명이 끝나자 미리 알고 있던 마하나와 유세하.

         

       두 사람을 제외한 전원.

       믿을 수 없다는 듯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화 보기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