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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죽었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이건 진짜 좆 같은 게임이닼ㅋㅋㅋㅋㅋ』

        

       The Rogue’s Return을 시작하고, 약 30분. 이예나는 여느 스트리머와 마찬가지로 억까에 억까를 거듭하는 게임에 휘둘리며 죽고 다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비틀거리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사망. 나뭇가지를 주으려다 고꾸라졌는데, 그 때 마침 멧돼지가 나타나 사망. 치솟는 갈증을 달랠 물을 마시려다 미끄러져 강에 빠졌는데, 몸을 제때 일으켜 세우지 못해서 익사.

       

       온갖 방법으로 사망하는 도적을 보며, 시청자들은 마음 편히 웃음을 터트렸다. 

        

       이 게임이야말로 저 빌어먹을 청테이프를 뜯어낼 용사가 되어주리라는 희망을 품은 이들도 적지 않았으리라. 

        

       『방금 왜 죽음??』

       『아니 시발 똥 안 싸서 뒤지는 게임은 또 처음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따먹따먹아 그냥 캠 켜고 도게자를 하자』

       『그 와중에 점점 잘하네 ㅅㅂ』

       『캠 켜기 30분 전~ 캠 켜기 30분 전~ 캠 켜기 30분 전~ 캠 켜기 30분 전~』

        

       그리고, 그녀가 변의 패러미터 관리에 실패한 탓에 4번째 죽음을 맞이한 순간. 채팅창에서는 축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오른쪽 구석을 메운 저 시커먼 공백이, 곧 이예나의 얼굴을 비추는 화면으로 변하리라는 기대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중이었다. 가히 광란의 현장이었다.

        

       그러나-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아니 시발 이딴 겜은 굳이 잘하지 않아도 돼……】

        

       겨우 한 시간이나 흘렀을까. 어느새 괴악한 조작감에 적응을 마쳤다는 듯이 능숙하게 뛰어다니며 전투까지 하기 시작하는 그녀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일제히 탄식을 하며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저 미친년이 기어이 이 똥겜마저 이를 악물고 클리어를 하는 구나, 라는 도네이션이 모두의 심경을 대변하듯이 구슬피 울려퍼졌다.

        

       그조차도 희망적인 생각이었다는 건, 아직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 * * *

        

       [작성자: ㅇㅇ]

       [제목: 더 로리 이거 플탐 몇 시간임?]

       [이 10련 진짜 클리어하는 건 아니겠지

        

       제발 30시간 이상 걸린다고 해줘]

       –     양놈 스피드런 기준 2시간 정도임

       –     ㄴ ㄹㅇ?? 그러면 왜 이딴 겜을 추천한 거야 씨발 아

       –     ㄴㄴ 스피드런이 미친거고 원래 10시간 하고 포기하는 게 보통임

       –     ㄴㄴ 버그까지 써가며 스피드런하는 미친놈들도 2시간 걸리는 거다

        

       [작성자: ㅇㅇ]

       [제목: 진짜 좆 같은 게임이네 저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만든 건지 좆 같은 건지 헷갈렸는데

        

       똥 묻은 바지 빨래 안 해서 감염으로 죽는 거 보고 확신했다

        

       저건 그냥 좆 같은 게임임]

       –     무슨 얘기?

       –     ㄴ 아따먹 더로리

       –     ㄴㄴ 오……몇 살인데?

       –     ㄴㄴ 차단함 씨1발 진짜

       –     걍 사람이 야생에서 얼마나 쉽게 뒤지나 체험하는 게임임ㄹㅇ

       –     ㄴ ㄹㅇ

        

       [작성자: ㅇㅇ]

       [제목: 이건 ㄹㅇ 캠 각 나온다]

       [역시 믿음과 신뢰의 갓로리

        

       절대 진행할 수 없죠?

        

       빡종 5분 전이죠?]

       –     나는 믿어 더로리 믿어

       –     최소한 듀라한 캠 협상까진 100퍼다 이건 ㅋㅋㅋㅋㅋ

       –     좀 불안한데

       –     ㄴ ??왜

       –     ㄴ 벌써 1시간째 첫 체크포인트도 못 가고 있는데 불안하긴 뭐가 불안해

       –     ㄴㄴ 아니 못 가는 게 맞는지 좀 이상함

       –     ㄴㄴ ??? 그럼 뭐 일부러 안 가고 있겠냐 ㅋㅋㅋㅋ

        

       [작성자: ㅇㅇ]

       [제목: 더로리 해본 놈 와바라]

       [아따먹 진행상황 어느 정도임?

        

       클각 보임?]

       –     거리상으론 지금 한 15%

       –     ㄴ 오 이제 그 정도면 ㄹㅇ 포기각 보이네 ㅋㅋㅋ 굳굳

       –     ㄴㄴ 근데 그건 아닌 거 같음

       –     ㄴㄴ ??왜

       –     ㄴㄴ 저번에 르밍 하는 거 보고 재밌어보여서 해봤었는데 내가 클리어할 때보다 지금 아따먹이 더 잘함

       –     ㄴㄴ ???지랄 ㄴ 그러면 클리어를 했겠지

       –     ㄴㄴ 뭘 잘 한다는 거??

       –     ㄴㄴ 걍 다……난 멧돼지 사냥 되는 것도 몰랐음 걍 만나면 뒤지는 줄

        

       * * * *

        

       부드럽게 내리쬐는 햇빛.

        

       꺼져가는 불씨와, 그 위로 떨어지는 화살들.

        

       더 이상 고개를 움직일 수도 없어 고정된 시야에, 평화롭던 한 때를 상징하듯 하얗게 피어난 꽃 한 송이가 점차 확대되어 가다가- 암전한다.

        

       더 로그를 시작하고, 6시간. 화면 속, 멋드러진 후드를 걸친 도적은 나무에 기대어 앉은 채 최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벌써 몇 번째 죽음인지. 적게 잡아도 두 자리 수를 넘은지 제법 된 것 같건만, 가슴이 아려오는 건 매번 마찬가지다.

        

       그나마 나름 낭만있는 모습으로 떠나서 다행이지만.

        

       차곡차곡 쌓은 물자를 뒤로 하고 비참하게 널브러지듯 쓰러지는 모습이 못내 씁쓸해서, 5번째 생을 오롯이 투자하여 개발해낸 방법이다. 이거 아무리 봐도 늦었다 싶을 때 나무에 기대면, 죽을 때도 존엄성을 지킬 수 있더라.

        

       하지만 제법 운치있는 최후를 맞이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더 로그는 플레이어 자신의 실력 외에는 계승되는 요소가 아무것도 없는, 로그라이크의 근본에 충실한 게임이었다.

        

       다시 말해, 나는 방금 지난 한 시간 동안 쌓은 모든 자원을 잃었다.

        

       공수래 공수거라더니. 무엇을 위해 그리도 열심히 땔감을 모았는지.

        

       허탈……하긴, 한데.

        

       “……욕심을 너무 부렸네요. 낚시에 집착하지 말고 더 깊이 숨어들어갔으면 안 들켰을 것 같은데.”

        

       누굴 탓하겠는가. 선을 타는 극한의 효율을 노리다 보면, 대가를 치를 때도 있는 법일 뿐이다.

        

       다시하기 버튼을 누르며, 채팅창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아 불멍 좋았는데』

       『시1발 저 좆 같은 제국새끼들 다 죽여야 됨』

       『아 진짜 ㅈ망겜 난이도 왜이래』

       『이 분 대검기사 스트리머 아니에요?』

       『ㄴㄴ 낚시까진 좋았어 위장이 부족했던듯』

       『화살이 오바네 방패도 만들 수 있나』

       『진행 안 하나요……?』

        

       채팅창에서는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내 심경을 대변해주는 느낌이……썩 나쁘지 않더라.

        

       ……조금 전까진 안 이랬던 것 같긴, 한데.

        

       언제 이렇게 바뀐 건지.

        

       나오나 이상으로 집중해야만 하는 게임이었던 탓에 오랜만에 보는 채팅창이기는 하지만, 다른 방송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대격변이었다.

        

       처음에는 분명, 다들 즐거워하다가……‘우리가 잘못했다 용서해줘’ 따위의, 사과가 가득했다가……갑자기 ‘도적까진 이해할 테니 제발 나오나에서 해주세요’라는 류의 채팅들이 늘어났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아무튼, 게임에 몰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건 기꺼웠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번 도전을 하며 만난 게임들은 물론- 근래에 해본 게임들 중에는 가장 마음에 드는 게임이니.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도 좋아하는 건, 제법 기쁜 일인 법이다.

        

       로딩화면 하단에 그려진 바가 서서히 채워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다시 한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자급자족……가능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식수 확보만 하고 먼저 적 진영을 기습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거기서 식량이랑 천막 확보하고, 바로 고지대로 뛰어서 캠프를 짓는 걸로. 한 자리에 머무르면 계속 추격대가 오는데……시야 확보 안 되면 5번째 추격대가 기습하는 걸 대응할 수가 없네요.”

        

       『역시 산을 오르는 게 마따 반박시 마속』

       『ㄹㅇ 위에서 내려다봐야 보임』

       『이거 이런 겜이었나』

       『선생님 추격대가 계속 오는 건 헛짓거리 하지 말고 빨리 용사파티에 합류하란 뜻 아닐까요』

       『애초에 추격대 오기 전에 이동하는게 정상입니다 선생님』

       『불을 안 피우면 안 오지 않을까요』

       『채집 위주로 해보면 안 되나?』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던지는 채팅창을 바라보며, 어깨 스트레칭을 마무리했다. 로딩이 끝나자, 화면에 떠오르는 익숙한 풍경. 일단……시체에서 옷을 다 벗긴 다음에, 이동해볼까. 불쏘시개로 사용할 수 있을 테니.

        

       이번 맵은 강 근처에 언덕이 있으면 좋겠는데.

        

       오랫동안 캠핑을 할 수 있는 안전한 베이스캠프를 확보하려면, 지형도 중요한 법이니까.

        

       이번에야말로, 안정적인 환경을 갖추고……피리를 깎아서, 불멍을 하며 연주할 수 있었으면.

        

       승부욕에 가까운 도전의식이 가슴 한 켠에서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간만에 느껴지는 몰입감이었다. 포기하기는 아쉬우면서도, 달성하기는 어려운- 그 절묘한 난이도가 의욕을 부채질하는 덕분이겠지.

        

       모닥불을 피울 수 있을 정도로 주변을 정리하면 피리를 깎을 시간이 없었고, 무리해서 다른 요소들을 갖추면 추격대가 찾아오는데……어디에서 균형을 잡아볼까.

        

       차라리 강에서 벗어나, 산 속에서 수비가 용이한 자리를 찾아야 하나. 식수는 빗물로도……아니, 아니다. 낚시를 포기할 수는 없지.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즐거움은, 일용할 양식을 두 손으로 직접 잡아서 만들어내는 순간의 뿌듯함이 7할 아니겠는가.

        

       전투에 가까운 사냥이나, 노가다에 가까운 채집만으로는 뭔가……뭔가 부족함이 있다.

        

       -용사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안 와……?】

        

       아.

        

       그…….

        

       가야지. 갈 거야.

        

       

       조금, 조금만 더 즐기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불멍: ‘불을 보며 멍때린다’의 줄임말.
    다음화 보기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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