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126

       마제로스의 세계수 부흥 운동을 꾀하는 자.

       그들은 이곳에 진심으로 ‘세계수’의 영향력이 닿기를 원했다.

         

       “세계수가 있으면 오히려 좋은 거 아닙니까?”

         

       그들은 당당하게 주장했다.

       세계수가 뭐 나쁜 건가. 세계수는 땅을 비옥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불모지조차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 세계수이고 이미 대륙은 세계수의 비호 아래 특혜를 받고 있다!

         

       “마제로스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저번에 집채만 한 토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그렇지요….”

         

       마기로 인해 돌연변이가 된 토끼가 집채만 한 몸집으로 외성 벽을 두드리지 않았던가.

       토끼를 잡아 그날은 도시에서 축제가 열렸지만, 이게 정상은 아니다.

       마기란 나쁜 것이다! 그러니 세계수의 온정을 받아들이는 게 맞다!

         

       “그렇지 않습니까!”

       “옳소 옳소!”

       “마제로스는 변화해야 한다!”

       “우리의 뜻을 모르는 마제로스가 밉다!”

         

       좋은 세계수 받아들이자.

       그러한 의견을 꾸준히 내밀었다.

         

       마제로스의 마족들은 마기에 적응 했으니, 마기가 사라지면 신체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지만….

       근데 그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

       세계수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자그마한 희생이 필요한 법이니까.

         

       “그들은 마기가 없는 세계를 모릅니다.”

       “크흑… 너무 불쌍해….”

       “마기가 없는 삶을 모르기에… 저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수의 그늘 아래로 들어오면… 다를 텐데.”

       “하지만… 세계수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일이 달라질 겁니다.”

         

       세계수는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프리패스!

       마제로스는 세계수와 함께할 것이다!

         

       “거기에 준비도 순조롭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마나초 개량도… 이전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어요.”

       “마기를 정화해서 마나로 바꾼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들은 화분 앞에 모여서 작게 감탄했다.

       작은 마나초가 공기 중에 퍼진 마기를 흡수해 마나를 만들어 내다니.

         

       “정말로 마기를 걸러내는군요….”

       “허어… 감동해서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이 품종을 바탕으로 돌연변이를 만들면 좋겠군요.”

       “맞습니다.”

         

       새로운 시도에 눈물을 주륵주륵 흘렸다.

       마기를 정화하는 건 꿈이 아니다!

         

       “역시 리더의 선견지명이 옳았습니다!”

       “….”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사내.

       이들의 수장 (아님), 에리스의 남동생.

       에렌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아니… 망할.’

         

       에렌의 입이 바싹 말랐다.

       왜 연구가 성공하는 건데?

       왜 계속 잘 되는 건데!

       원래대로라면 거듭된 실패를 통해 자연스럽게 와해되는 걸 노렸는데.

       오히려 성공하고 쭉쭉 나아가는 중이었다.

         

       ‘이런 건 상정하지도 않았다고….’

         

       이 녀석들이 자연스럽게 무너지도록 원로들이 보내는 돈의 많은 부분을 횡령하고.

       다른 곳에서는 에리스가 알려준 대로 마나초 개량을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둘 다 성공해버렸다.

       세계수 부흥 운동은 티 나지 않게 많은 돈을 횡령했지만, 성과를 내버렸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연구비가 적으면 적은 대로 실패를 반복하고 말라 비틀어져야 정상인데.

       이대로 가면… 이 녀석들은 언젠가 무슨 일을 터트리고도 남는다.

         

       ‘온건한 성격이 아니야.’

         

       이미 성공을 축하하겠다며 마제로스 내부에서 세계수를 받아들이자 시위를 시작하지 않았던가.

       마기를 정화하겠다며 테러를 벌여도 이상하지 않다.

       마제로스와의 분쟁이 생기거나 엘란의 이미지도 최악이 되겠지.

       지금까지 쌓아온 기반도 잃어버릴 터.

         

       ‘아.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는 겁니까….’

         

       에렌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했다.

       이대로 일을 진행하자니 마제로스와 누님이 걱정이고

       일을 하지말자니, 슬슬 이 집단에서의 눈치가 보인다.

       진퇴양난의 상황.

         

       “젠장….”

       “뭐라 하셨습니까. 리더?”

       “…만족할 성과는 아닙니다.”

       “크으… 역시 더 나아갈 생각만 하고 계시는 군요.”

       “….”

         

       제발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면 뭐든 할 텐데.

       에렌이 작게 기도를 올리는 순간, 아지트의 한쪽 벽이 무너져 내렸다.

         

       “꺄아아아악!”

       “뭐야?!”

       “….”

         

       에렌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하늘로 솟은 두 뿔.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드레스를 입은 마족.

       그녀에게선 공포심을 일으키는 마기가 일렁였다.

       이런 존재는 이 곳에 단 한 명뿐.

       마왕. 아르셀라.

         

       지금 상황을 벗어나고 싶긴 했는데….

       기도가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들어준 것 같은데요?

       에렌이 당황하고 있으니, 그녀의 손이 목덜미를 붙잡았다.

         

       “네 녀석. 따라오도록.”

       “엣.”

       “리더가 잡혀간다!!”

       “마왕! 리더를 풀어줘라!”

         

       ‘시발. 이런 걸 바란 건 아니었는데.’

         

       차라리 기도하지말 걸.

       목덜미를 붙잡힌 에렌은 슬그머니 눈을 감고 체념했다.

         

         

       ***

         

         

       늑대에게 목덜미를 물린 사슴처럼.

       에렌은 고분고분하게 마왕성까지 끌려가게 되었다.

       목덜미가 뽑힐 것 같은 고통은 덤이다.

         

       “끄어억….”

         

       목덜미가 아슬아슬하게 달려있는 느낌!

       여기서 조금만 더 힘을 주면 뽑히지 않을까?

       에렌은 그 상태로 마왕성으로 끌려가 테라스로 내던져졌다.

         

       털썩.

         

       “고개를 들도록.”

       “….”

         

       방금 전. 아지트를 부수고 목덜미를 붙잡았던 사람과 동일인이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느긋하고 여유로운 목소리였다.

       에렌이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렸다.

         

       우선 보이는 건… 침을 질질 흘리는 이상한 식물이다.

       사람 정도는 가뿐히 녹여먹지 않을까.

       이런 걸 키우는 취향쯤은 있어야 마왕을 하는 건가….

         

       에렌이 순간 멈칫했지만, 마왕. 아르셀라는 여전히 여유로웠다.

         

       “계속 바닥에 엎드려 있을 건가?”

       “…아닙니다.”

         

       아르셀라가 손짓했다.

       여기 있는 의자에 앉으라는 뜻이겠지.

       상냥하면서도 강제력이 발생하는 손짓에.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무언가 마시고 싶은 거라도 있나?”

       “어… 딱히 없습니다.”

       “본녀가 그대를 잡아먹을까봐 두려운 얼굴이군.”

       “아니라곤 말 못하겠습니다….”

       “본녀가 그대를 왜 죽일 거라 생각하느냐. 마왕 자리에 도전하는 것도 아니한데.”

       “….”

         

       마왕 쟁탈전이란 도대체 뭘까.

       에렌은 조용히 아르셀라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그녀는 와인 잔에 콜라를 따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본녀가 그대를 왜 잡아왔는지 알고 있나?”

       “….”

         

       솔직히 모른다.

       죽이려고 데려왔을까? 그것도 아니면 식물에 먹이로 주려고 온 걸까.

       죽이진 않을 거라 했으니 반병신을 만들어놓기 위해 끌고 온 건가.

       답이 나오지 않아 에렌은 그저 입을 꾹 다물었다.

         

       “말을 아끼겠다는 건가. 그것도 나쁘지 않지.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일이니라.”

       “예?”

       “나는 그대와 대화를 하려고 데려왔다.”

       “어떤….”

       “그대. 가짜로 알고 있다만.”

       “….”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

       차분하던 공기는 서늘해지고 긴장감에 피부가 베일 것만 같다.

       상냥해보이던 아르셀라의 눈빛은 마음을 훤히 꿰뚫어보았다

         

       “저번에 그대를 붙잡았는데…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

       “이쪽이 가짜라고 생각하셨군요.”

       “아무리 봐도 우리가 잡아온 쪽이 진짜이니. 당연히 그쪽이 가짜겠지.”

         

       그녀는 자신의 추리가 맞았다는 사실이 기쁜 걸까.

       아르셀라는 후후 하고 웃음을 흘린 뒤, 콜라 한 모금으로 입을 적셨다.

         

       “가짜인 그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만.”

       “어떤…?”

       “세계수의 영향력이 닿도록 일정 구역의 땅을 정화하도록.”

       “?”

         

       그녀의 얘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

       땅을 정화하면 마제로스에 안 좋은 일 아닌가?

         

       “예? 아니 그건 왜….”

       “그대에게 좋은 일 아닌가? 슬슬 곤란해진 참일 텐데.”

         

       그녀의 말이 맞았다.

       언젠가는 세계수를 마제로스에 박아 넣겠다는 일념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합법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면… 조금 잠잠해지겠지.

       에렌은 잠시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이유를 깨달았다.

         

       “…스마트폰 때문이군요.”

       “이걸 알아채다니. 눈치가 좋구나.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 이느냐.”

       “서로에게 윈윈이군요.”

       “그러니 거절은 거절하겠다. 본녀의 제안을 거절한다는 선택지이지. 이걸 고른다면… 아마 힘든 삶이 되겠지.”

       “….”

         

       순간 섬뜩한 살기를 느낀 에렌은 헛웃음을 지었다.

       거절은 처음부터 불가능했구나.

       얘기를 듣는 순간부터 수락 말고는 불가능한 제의였다.

         

       “수락하겠습니다. 거절할 정도로 제가 멍청하진 않으니까요.”

       “결정이 빠르구나.”

         

       목숨 가지고 줄타기 할 바엔 빠르게 얘기를 나누는 게 좋지.

       에렌이 슬쩍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시 빨리 이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그럼 저는 이만….”

       “아. 가기 전에 하나만 더 묻고 싶다만. 그대도 본녀에게 질문을 해도 좋다 부탁도 좋고.”

       “어떤… 질문이십니까.”

       “그대의 뒷배엔 누가 있지?”

       “….”

         

       여기에서 진실을 말하면 손해일까. 이득일까.

       에렌의 눈빛에 고민의 기색이 서렸다.

       조금이라도 신뢰를 주는 편이 이득이 아닐까.

         

       “…여왕님이십니다.”

       “그런가. 흐으음…. 의외로다. 후후.”

         

       웃는 아르셀라를 뒤로하고 빠져나오려던 에렌이었지만, 마침 하나 생각났다.

         

       “아. 하나 부탁 드려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진짜 녀석은 나오지 못하도록. 영원히 붙잡아 주셨으면 합니다. 가짜인 저를 위해.”

       “무서운 사내로고.”

         

       에렌의 부탁에 아르셀라까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 받아주네.

       마왕성에서 빠져나와 아지트로 에렌이 복귀하자.

         

       “리더?!”

         

       에렌의 등장을 알아차리고 모든 이들이 모였다.

         

       “몸은 괜찮습니까?!”

       “마왕에게 잡혀가서 살아 돌아오다니….”

       “난 분명히… 죽을 거라 생각했어요….”

       “넌 우리 마을의 영웅이야!”

         

       마왕에게 잡혔다가 풀려났음에도 살아났다!

       압도적인 업적을 달성한 에렌에게 무수한 악수의 요청이 쏟아졌다.

         

       “리더… 혹시 무슨 심한 짓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별 일 없었습니다. 대신… 정해진 구역을 정화하고 세계수의 영향이 미쳐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뭣?!”

       “역시 마왕도 별 거 아닌 건가…!”

       “역시 리더… 당신은 우리들의 영웅이야.”

       “크흑… 역시 우리들에겐 당신 밖에 없어. 당신이 우리의 리더가 되어줘야 해….”

       “….”

         

       에렌은 그저 허탈하게 웃었다.

       이 광신도들이 믿고 따라주는 게 좋은 건가.

       이제는 그도 모를 일이었다.

         

         

       ***

         

         

       “후후.”

         

       아르셀라가 콜라를 마시며 웃었다.

       마나초를 땅에 심어 성 외각을 정화하고, 세계수의 뿌리를 끌어오는 것으로 일이 잘 진행됐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스마트폰 충전 구역이 생겼다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그 구역이 유지되기만 하면 된다.

       그래야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문물이 마제로스에 들어올 테니.

         

       “수도를 제외한 지역은 힘들다는 게 아쉽구나….”

         

       언젠간 그런 게 가능해야 할 텐데.

       아쉬움을 무릅쓰고 아르셀라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드디어 부캐를 파서 활동할 수 있게 됐으니 처음으로 글을 작성했다.

         

       ─마왕마왕쨩

       제목) 마왕쨩인 거시야~~

       두 배로 똥글을 쌀 수 있는 거시얌~~~

         

       ㄴ?

       ㄴ시발 ㅋㅋ 진짜 갤러리 혼자 쓰겠네

       ㄴ얘 밴 안 되냐?

       ㄴ아 시발 ㅋㅋ

       ㄴ마왕마왕쨩) 허접♡ 밴 못하는 바보♡ 구경이나 하고 있으라구~

       ㄴㅋㅋㅋㅋㅋㅋㅋㅅㅂ

       ㄴ이런 애가 왜 완장이냐고…

       ㄴ진짜 갤러리 씨벌ㅋㅋㅋㅋㅋ

       ㄴ주딱 이 십 새기는 왜 이런 거냐고!!!!!

         

       ㄴ마왕마왕쨩) 성게♡ 말미잘♡ 해삼♡

       ㄴ마왕마왕쨩) 발 뻗고 구경이나 하라구~

       ㄴ마왕쨩) ㄹㅇ인 거시야~~~

       ㄴ무7련ㅋㅋㅋ 2계정 분탕 뭐냐고

       ㄴ왜 다른 아이디엔 파란 딱지가 붙어있나요?? (진짜 모름)

       ㄴ왜 얘가 완장인데…

       ㄴ마왕쨩 이 미친련 또 이상한 컨셉 잡았네 ㅉㅉ 라는 나쁜말은 ㄴㄴㄴㄴ

         

       ㄴ근데 듣다 보니까 나만 꼴림??

       ㄴ갤 뉴비인데 나 마왕쨩 팬 될 거 같음…

       ㄴ니들은 쟤랑 같이 나가라

       ㄴ마왕쨩 육수 우리기 시발 ㅋㅋㅋ

       ㄴ갸아아아악 똥글 범람 한다고 ㅋㅋ

       ㄴ이 시발련들한테서스마트폰 뺏으면 안 됨???

       ㄴ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그렇게 마제로스를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이 대륙 전체에 퍼져나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글이 너무 어렵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