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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7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별포크님]

        

       [별포크: 네네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혹시 악기 다루시는 거 있나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캐스터네츠라든가]

        

       [별포크: 네?;;]

       [별포크: 아]

       [별포크: 아무 악기나 괜찮나요? 플루트 어렸을 때부터 했어요]

       [별포크: 고등학교 때 오케스트라 동아리 했고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역시]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우리 제자님 최고]

        

       [별포크: 근데 캐스터네츠는 왜]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링크)]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숙제에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다음에 같이 해요]

        

       [별포크: 네??]

       [별포크: 합방이요??]

       [별포크: 좋아요!!!ㅎㅎㅎㅎㅎㅎ]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

        

       [별포크: 어]

       [별포크: 저 지금 보내주신 선물 봤는데요…….]

       [별포크: 이 게임으로요……? 아니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기대되네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이 메시지를 입력 중입니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초보자도 함께 할 수 있는 쉬운 게임이니]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걱정마세요]

        

       [별포크: 저]

       [별포크: 생방으로 봤는데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

        

       * * * *

        

       -우우웅.

        

       진동 소리. 무거운 눈꺼풀을 애써 들어올렸다.

        

       언제 잠들었지.

        

       어쩐지 피로가 쌓인 몸을 잠시 쉬게 하려고……잠깐, 기댔던 기억은 나는데. 어느덧 오후 3시……아니, 그럴리가.

        

       진짜네.

        

       그새 알코올이 모두 빠져나가고 만 건지. 몇 시간 전의 기상과 달리, 몸 곳곳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과용한 알코올이 내미는 청구서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취침 자세였다.

        

       잠들 생각은 없었는데. 바닥에 양 무릎을 대고 주저앉은 채 상반신만 침대에 엎드린 자세가 기묘하게 편해서……잠시만 그대로 쉬려고 했던 것이 패착이었으려나.

        

       그 자세 그대로 무려 3시간을 그대로 곯아떨어진 대가는 처참했다.

        

       두통과 복통은 그렇다 치겠는데. 허리도 뻐근하고……골반에, 무릎, 발목까지. 종합병원이네.

        

       쓴 웃음을 지으며 핸드폰을 집어 들어, 진동의 주인공을 확인했다.

        

       이예리였다.

        

       [요즘 밥 잘 챙겨먹고 있지? 언니가 너무 오래 못가서 미안해]

       [다음주에 휴가 낼 거니까 잠깐 놀러가자!]

       [용돈 부족하면 말하구!]

        

       뒤풀이에 오는 건지 마는 건지 확실히 대답하라는 분노서린 톡을 각오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버거운 톡이다.

        

       이모티콘으로 답을 미룰까 잠시 망설이다가, 느릿한 손가락을 움직여 [응, 고마워. 다음주에 보자.] 라고 답장했다.

        

       다음주. 다음주라.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머나먼 미래같기도 하지만, 기실 눈 한번 깜짝하면 도달하는 시간이다.

        

       당장 뒤풀이도 그렇듯이. 톡에서 이야기하던 다음주 금요일이, 벌써 오늘 아닌가.

        

       몸을 쓰러트리듯 기울여 바닥에 널브러졌다. 누군가가 이대로 나를 발견하면, 시체라고 생각하려나.

        

       볼에 닿은 방바닥의 서늘함이 썩 기분 좋게 느껴져, 잠시 그대로 눈을 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천천히 눈을 뜨자, 방 저편에 놓인 거울 너머에서 매사가 힘겨워 보이는 여자가 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아직도 예쁘다는 감상이 드는 건, 좋은 걸까.

        

       모르겠다.

        

       알 수 있는 게 있다면, 계속 방에 있는 것만큼은……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는 거겠지.

        

       샤워……샤워부터, 할까.

        

       비척거리는 발걸음으로 몸뚱이를 화장실로 끌고 가, 벽에 기대듯 섰다.

        

       찬물로- 아니. 아니다.

        

       수도꼭지를 향해 뻗은 손을 천천히 움직였다. 잠깐 쏟아지는 찬 물에 이어, 따스한 물줄기가 포근하게 안아주듯 몸을 감쌌다.

        

       도장깨기, 성공했으니까. 작은 상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작은 원룸 화장실은 금세 따뜻한 수증기로 가득 찼다. 온도계는 없지만, 지금 이 화장실 안은 제법 뜨겁지 않을까. 눈 앞을 뿌옇게 가릴 정도니.

        

       어쩐지 포근한 이불에 감긴 것만 같은 이 기분이 너무 좋아서, 영원히 이대로 서있고 싶다고 생각하던 순간.

        

       동료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던 어느 시청자의 글이 갑자기 다시 떠오른 탓에, 나도 모르게 피식하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

        

       흥이 깨졌다. 감정선도……깨졌고.

        

       손을 뻗어 거울을 슬쩍 닦아, 웃고 있는 나를 마주했다.

        

       어색하네.

        

       눈이 안 웃어서 그런가.

        

       하지만-

        

       “익숙해져야지.”

        

       조금 늘어난 혼잣말은, 방송을 하며 생겨난 버릇이었다. 그리 생각하면……나만의 흔적이라고도 볼 수 있으려나.

        

       쓴 웃음과 함께, 샴푸를 쭈욱 짜냈다.

        

       나갈 준비를 하자.

        

       * * * *

        

       “와, 레반님! 안녕하세요! 와, 진짜 실물, 와. 저 옆에 안 앉을래요. 오징어 될 것 같아요. 아! 저 별포크예요.”

        

       “……안녕하세요. 레반입니다. 빨리 온다고 왔는데, 조금 늦었습니다.”

        

       “아니에요! 헤헤. 딱 맞춰 오셨는데. 레반님이 실질적인 1등이에요. 저랑 아크님은 답사차 미리 온 거여서요.”

        

       제법 고급스러운 한우집이었다. 분위기부터 압도적인.

        

       큼지막한 개별 룸 안 어디에서도 집게나 가위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종업원이 모두 구워 준다는 의미겠지.

        

       모든 것이 돈의 냄새가 났다. 하다못해, 레몬이 하나 띄워진 고급스러운 물병 옆에 놓인 메뉴판조차도 정갈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니.

        

        ‘우리는 1인분이 110그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건 놀랍게도 2인분 가격이 아니에요.’라는 부연설명이 필요한 메뉴판이었다.  

        

       1차는 이번에 오른 인지도 덕에 온갖 광고를 제안받고 있다는 아크가 보답의 의미로 사고, 2차는 본래 상당한 대기업인 궁탁이 산다고 했던가.

        

       ‘기분 한 번 내겠다고 6명어치를 계산하기엔……너무 비싼 가게인 것 같은데.’

        

       레반, 시훈은 나중에 계산서를 확인하고, 적당히 절반 정도는 따로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아. 6명은, 아니려나.’

        

       “여기 상석으로 앉으세요. 게임 잘 하는 우리 시훈 오라버니가 상석이지.”

        

       “……쏘는 분이 상석 앉으셔야죠. 저는 여기 구석에 앉겠습니다.”

        

       너스레를 떠는 아크, 진희는 이전 대회에서 봤던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달리 말해, 캠과는 제법 다른 인상이었다. 진한 이목구비에, 이를 강조하는 화장까지 더해져 강렬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으니.

        

       평소 방송에서는 더 순둥순둥하게 보이는 화장을 하는 거겠지. 은근히 서글서글한 성격과 잘 맞는 전략이라고, 레반은 생각했다.

        

       ‘여기는 거의 캠 그대론데.’

        

       눈앞에서 끝없이 조잘거리는 별포크.

        

       캠으로 봤던 것과 마찬가지인- 햄스터나 다람쥐, 혹은 갓 태어난 아기 토끼나 강아지 등을 연상시키는 무해하고 귀여운 얼굴이었다.

        

       나쁜 영향을 주는 멘토로부터 분리된 덕분일까. 저 외양으로 ‘혐무꾼이니까요’ 따위의 말을 했다고는……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드르륵.

        

       “아이고, 안녕하세요. 만학도 궁탁입니다. 우리 선생님들 다 계신데 늦어버렸네. 미안해요.”

        

       미닫이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길거리에서 마주쳤다면 흔한 아저씨로만 보았을 것 같은 후덕한 인상의 남자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들어왔다.

        

       “제가 꼴찌인가요? 아, 아따먹님 아직 안 오셨구나. 아따먹님은 언제 오신대요?”

        

       편하게 형이라고 부르라고 해서, 불편하게 형님이라고 부르는 중인 궁탁이었다.

        

       그런 그에게 습관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뵙게 되어 반갑다며 인사말을 건네면서도, 레반의 머리는 다른 곳으로 쏠려 있었다.

        

       조금 전 도착한 톡 때문이었다.

        

       [이예나: 1차는 못 갈 거 같아요]

        

       무슨 뜻인지. 변함없이 헷갈리는 말만 던지는 사람이었다. 1차는 못 가는 거면, 2차에는 온다는 뜻일까.

        

       아니다. 이래 놓고, 8시가 되면 ‘2차도 못 갈 거 같아요’라고 할지도 모른다.

        

       생각하지 않는 편이 나을 터였다. 괜히 예측하면 손해만 보는 사람이 아닌가.

        

       “아, 맞다. 아따먹님 오시는지 아시는 분 계세요? 일단 고기부터 시켜야 될 것 같아서요.”

        

       ‘다른 사람한테는 이야기를 안 했나.’

        

       아크의 질문에, 레반은 저도 모르게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어째서 자신에게만 말한 건지. 여하튼 간에 전달은 해야겠지, 라는 생각으로 입을 열려던 순간-

        

       “아! 저 방금 톡 왔어요. 1차는 못 오신다는 데요?”

        

       “에이, 역시 그러시구나. 어- 저도 왔네요. 아쉽다. 근데 2차는 오신다는 거예요?”

        

       “말씀 없으셨어요…….”

        

       별포크와 아크가 주거니 받거니 목소리를 높였다.

        

       한 명씩 톡을 보내고 있었구나. 왜 이 순서로- 아니, 생각하지 말자. 가나다 순이겠지.

        

       “어, 뭐야. 이거 이거, 여성 분들끼리 톡방 따로 판 거 아니에요?”

        

       “아, 아니에요! 갠톡이에요 갠톡!”

        

       “못 믿겠는데. 레쌤, 빨리 미남계로 잠입취재 좀 해봐요.”

        

       대화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적당히 너스레를 떨며 분위기를 맞춘 레반은, 이것저것 씻어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앞에 놓인 소주잔에 담긴 술을 거칠게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인상이 절로 찌푸려지는 맛.

        

       하여간, 소주는 정말 몸에 맞지 않았다.

        

       “어-어- 왜 혼자 드세요!”

        

       뒤늦게 잔을 부딪혀오는 별포크에게 어울려주는 레반의 왼손은 여전히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혹시 온다면, 술 마시고 이상한 사고라도 칠까 걱정되는 마음이었는데. 왜 지금은 안 오는 게 더 신경쓰이는지.

       

       미운 정이라도 든 걸까.

        

       아니다. 호기심. 호기심 때문이지.

       

       차라리, 아주 충격적으로 못 생겼으면 좋겠는데- 라고, 레반은 생각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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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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