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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8

    <128 – 멘토링>

     

    [당신은 아카디아의 <자선사업>을 도와 소기의 성과를 내었습니다.]

    [구조설계 경험치+3]

    [착한아이 경험치+1]

     

    아카디아의 훈련도구 제작을 도왔더니 착한아이 기능이 올랐다.

    처음 보는 이벤트라서 이건 뭘까 하고 냅다 달려가서 참여했는데 보상은 그냥저냥 이기는 해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역시 히든이벤트는 하고 볼 일이네!

     

    <연계이벤트>

    아카디아의 자선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훈련도구를 착용한 하급반 학생들의 훈련이 필수적입니다.

    당신도 선배들을 도와 하급반 학생 한 명이 낙제를 면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솔직히 여기까지는 도와줄 생각도 없었다.

    일면식도 없는 하급반 학생들을 도운 것도 아카디아를 돕기 위해서였을 뿐.

    딱히 저들을 돕고 싶었던 건 아니다.

    이것도 아카디아를 위한 일이기는 해도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차원이 달라진다.

    같은 시간에 개인훈련을 하고 다른 작업을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월등히 많은 상황.

     

    ‘장기이벤트 느낌이 나는 건 구미가 당기지만 보상도 기대치가 낮은걸!’

     

    해독제 쟁여놓기 vs 하급반 학생의 감사인사 받기.

    아무리 생각해도 전자가 이득이다.

    그렇지만 명단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구제신청자 – 모브>

     

    원거리 병기숙달 강의를 함께 듣는 남학생.

    즈앙과도 함께 비밀훈련장에서 마주쳤던 모브를 명단에서 발견했다.

    모브가 자신을 위해 보여줬던 우정과 헌신을 생각하면 이걸 못 본 체 하는 건 정말 쓰레기나 할 짓이다.

     

    “아카디아. 저는 얘 도와줄게요!”

    “모브. 아하. 원거리 병기숙달 강의를 같이 듣는 친구군요?”

    “우와. 아카디아도 모브를 기억해요?”

    “저도 일단은 원거리 병기숙달에서 ‘총’을 다루는 강의를 듣고 있으니까요.”

     

    잠시 잊고 있었다.

    아카디아는 매 회차마다 무근본으로 주요기능치가 달라지는 캐릭터.

    사교계 활동에 몰빵 된 <귀족영애 아카디아>.

    정치에서 군사지휘로 테크트리가 뻗어나간 <지휘관 아카디아>.

    군사지휘에서 무술로 발을 뻗는 <무투가 아카디아>도 있다.

    이번 회차의 아카디아는 그 전부가 합쳐진 <다재무능 아카디아>.

    보통이라면 그랬겠지만…

    어째서인지 다방면이 다 유능한 <다재다능 아카디아>에 당첨되었다.

    0.1%의 희귀이벤트를 넘어서 0.01%의 유니크 이벤트라도 당첨된 기분이다.

     

    ‘너무 잘 풀리면 나중에 반동으로 억까도 무시무시하게 강해지던데. 이거 괜찮은 거 맞겠지?’

     

    날 보는 아카디아의 눈이 뭔가 흐릿한 것 같기도 하고, 때때로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 눈으로 깊은 시름에 잠긴 것처럼 느껴진다.

    갑자기 아카디아가 흑화를 한다거나 누구를 납치 감금하는 얀데레로 변하는 그런 일은 없겠지?

     

    “훈련도구는 제작 되는대로 바로 전해드릴게요. 우선은 모브와 먼저 만나서 과외멘토가 매칭 되었다고 직접 전해주세요.”

    “네에.”

     

    뭐가 됐건 일단은 모브의 교육이 우선이다.

     

     

    * *

     

     

    모브는 최근 걱정이 많았다.

     

    “모기까지 극성을 부리느라 훈련장 이용도 못하고 진짜 망한 것 같지 않아?”

    “딱히? 과제보단 실기가 더 걱정이지.”

    “아, 이 꼴통 녀석. 그러게 누가 원거리 병기숙달 강의에서 실습을 시원하게 말아먹으래? 폼 잡는 건 한순간이고 고생은 한 세월이라니깐.”

    “후회는 안 해. 다시 돌아가더라도 오크노디를 위해서라면 똑같은 짓을 또 했을 거야.”

    “으휴. 상급반의 수석학생이, 그것도 최연소 수석입학 기록까지 달성한 애가 너 따위를 안중에나 두고 있겠어? 괜한 오지랖이지.”

     

    함께 사냥동아리에 들었다가 함께 탈퇴를 할 정도로 절친한 친우 자쿠.

    그가 일깨워주는 현실에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정말일까? 오크노디는 나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실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그의 성적은 꽤 위험한 편이다.

    이대로라면 2학기에도 아카데미에 남아있을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다.

    학업을 따라가기도 벅찬 몸.

    어느 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리더라도 오크노디는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지.

    아카데미에서 오크노디와 같은 강의를 들었던 일도 아득한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고, 자쿠의 지적대로 그 날의 일을 후회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대등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학년수석과 열등생의 차이는 아득하다.

    그런 자신을 친구라고 불러주었다.

    오크노디의 방실방실 웃는 얼굴이 그에게는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너, 이대로라면 다음 학기는 힘들걸?

     

    며칠 전, 즈앙은 이미 경고했다.

    지금대로라면 오크노디의 곁에 남는 것조차 불가능할 거라고.

    혼자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했다.

    밑져야 본전.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다.

    암흑상회라는 수상한 이름의 사조직이 벽보로 알린 <하급생 구제사업>에 지원요청을 남긴 것도 물불 가릴 때가 아님을 깨달은 탓이다.

    물론 들어가서 이름값 하는 수상한 일을 시키려고 든다면 그때는 물러나야겠지.

     

    “안녕, 모브!”

    “오크노디? 네가 여긴 어떻게…”

    “내가 과외선생님이야!”

     

    그런데 오크노디가 날 가르치러 온 멘토였다.

    암흑상회에서 붙여준 멘토가 설마 오크노디라니.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이란, 실로 압도적인 감사!!

     

    ‘고맙다, 암흑상회!’

     

    옆에 있던 자쿠가 헉 소리를 냈다.

     

    “대박이네. 운명도 기구하지. 어떻게 체면치례 해보겠다고 이 악물고 따라붙으려는 여자애한테 직접 교육을 받는 처지가 다 되냐?”

    “자쿠, 시끄러우니까 저리 가 있어.”

    “참나. 내가 뭐 틀린 말했다고.”

    “빨리.”

     

    오크노디에게 감사한 마음을 품는 것과 그것을 면전에서 들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괜히 쑥스러운 기분이 들어서 얼굴을 붉히며 자쿠를 밀어내니 오크노디가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다.

     

    “친구랑 얘기는 다 했어요?”

    “미안. 사냥동아리 때 같이 신세 진 친구인데 기억해? 저 녀석이 원래 남의 일에 참견하는 걸 좋아해서 좀 저래.”

    “괜찮아요! 그런 것보다 낙제 위기라는 건 역시 원거리 병기숙달 강의 실기평가에서 감점을 폭탄으로 받았던 그거 때문이죠?”

    “부정하고 싶지만… 맞아. 그때 그게 결정타였지. 원래도 뒤처지는 편이었는데 감점이 꽤 쌔게 붙으니 버틸 재간이 없더라.”

    “모브가 열심히 하는 것은 저도 알아요. 비밀훈련장에서도 밤늦게 본 사이잖아요!”

    “고마워, 오크노디. 날 좋게 봐줘서.”

    “뭘요. 헤헤.”

    “그래서 멘토에 대해서 말인데.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가르쳐줄 생각이야?”

     

    오크노디는 학년수석.

    머리가 좋으니 수석이기는 하겠지만, 똑똑한 것과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왜, 천재도 그런 썰이 흔하지 않던가.

    이케이케 잘하면 돼! 라거나.

    교과서대로만 하면 돼! 라거나.

    천재적인 감각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고, 지나치게 정석적이라 따라서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온다.

     

    “그렇게 쫄지 말아요! 쉬운 것부터 가르쳐줄게요.”

    “휴. 다행이야.”

    “우선 듣고 있는 강의부터 말해주실래요?”

     

    모브는 부담 없이 강의리스트를 공개했다.

     

    하급반 공통 필수강의 : 아카데미 생존수칙

    하급반 공통 필수강의 : 클래스와 직업선택에 대하여

    기사학부 필수강의 : 칭호작에 도전해보자

    기사학부 필수강의 : 연계스킬 익혀보기

    기사학부 필수강의 : 갑옷방어술의 기초와 이해

    기사학부 교양강의 : 원거리 병기숙달

    모험학부 교양강의 : 모험가 보급학

     

    “모브는 기사학부 지망생이구나?”

    “맞아. 실력이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지만.”

    “특기는 뭐야?”

    “방패술은 자신 있어. 고향마을에서도 방패로 몬스터를 때려잡는 일은 가장 잘했거든.”

    “??”

     

    오크노디가 의아해하였다.

    도시에서는 방패로 몬스터를 안 때려잡나?

     

    “그럼 가볍게 실력테스트! 대련 한 번 해보자.”

    “괜찮겠어? 근접전이면 다칠 수도 있는데.”

    “헹. 다치지나 않으면 다행일걸?”

     

    큰소리치는 오크노디에게 실력을 증명하겠다고 덤벼들었다가 5초 만에 방패가 구겨지고 갑옷 피격부위가 쩍 소리를 내며 떨어져나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어안이 벙벙하고 있자니, 오크노디가 외쳤다.

     

    “이번엔 천천히!”

     

    좀 더 느리게 싸우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 수 있었다.

    힘도 기술도 차원이 달랐다.

    같은 동작에서 자신이 10의 위력을 발휘할 때, 오크노디는 20의 위력을 발휘했다.

    자신의 힘이 최고점에 도달하기 전에 오크노디의 움직임이 먼저 허를 찔렀다.

    발로 간격을 좁히거나 휙 멀어지고.

    시야의 사각으로 돌거나 신체부위를 쿡 찔려 힘이 싹 빠져나가고.

    거의 농락당하다시피 굴려지니 상급반과 하급반의 아득한 격차가 실감되었다.

     

    “음. 나쁘지 않네!”

    “정말로? 이렇게 발렸는데?”

    “나야 학년수석이니까! 헤스티아나 손오천처럼 강하지 않으면 지는 게 당연해!”

     

    아무튼 진단을 마친 오크노디.

    그녀는 어디서부터 그를 가르칠지를 결정했다.

     

    “모브는 기본스텟 보충이 부족해!”

    “수련은 꽤 열심히 했는데?”

    “보충은 수련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고!”

     

    오크노디는 굉장히 탐탁찮다는 얼굴로 쳐다봤다.

     

    “평소에 식단은 어떻게 먹어?”

    “물고기, 건빵, 말린육포.”

    “그리고?”

    “셋 중에 하나를 먹어.”

    “…학식은 안 먹고?”

    “오크노디. 그거 알아? 학식은 5포인트나 드는데 건빵은 매점에서 1포인트에 판다는 거.”

    “…에휴. 이래서 도감작도 모르는 뉴비란.”

     

    실력검증에 이은 본격적인 멘토링.

    그 첫 수업내용이 결정되었다.

     

    “모브. 이번 주는 도감수집주간이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먹고 죽은 뉴비가 때깔도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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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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