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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8

       *** ***

         

       “오와와아아!!”

         

       “선사님 대단해요!!”

         

       아이들의 반응은 내 생각보다 폭발적이었다.

         

       “음…”

         

       강기를 이용한 특수연출 탓일까? 아니면 다른 선사님들도 기도회를 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나도 아이들 심리는 완전히 파악할 수 없으니까.

         

       그렇지만 어제에 비해 훨씬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어제 영율 선사님보다 대단해!”

         

       “신통력 엄청 예뻐!”

         

       …운경 선사님은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었고 다른 선사들은 패배를 곱씹으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심지어 어제 인기를 누릴 대로 누린 영율 선사님도 표정 관리가 안 되는 상황!

         

       그만큼 아이들은 운경 선사님의 공연에 열광하고 있었다. 사발에 강기가 튀길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들! 본인 차례에 당과가 없어지는 것조차 약간 뒷전인 느낌이 들 정도였다.

         

       “어허! 청해야! 당과가 사라진 것을 보니 고치겠다고 한 점들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구나!”

         

       “…이잉….선사님! 정말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그저 어제 잠깐 깜빡했을 뿐인데..”

         

       “허허, 청해야. 그래도 잘못은 잘못이란다. 후예님께 잘못을 청하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시 말씀드리렴.”

         

       “죄송합니다. 후예님! 내일부터는 정말정말 잊어버리지 않겠습니다!”

         

       아이들은 많이 솔직해졌다. 뭐 아이들이라고 사람이 아닌가? 사람은 다 똑같은 법이다. 솔직하게 행동했을 때 피해를 보지 않으면 굳이 거짓을 말하려 하지 않는다.

         

       지금은 뭐 당근이 과투여 되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아이라 해도 도문의 일원으로서 엄격하게 조여진 삶을 살았을 테니 반대급부로 좀 풀어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아이들을 조금씩 이해해갔다.

         

       오늘 왜 이리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는지 알 것 같기도 하군. 결국 오늘의 공연에는 무공의 응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마술은 신기하긴 할 테지만 단발성 흥미를 유발하는 장치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무공은 어떨까. 무공은 아이들의 목표이자 로망일 것이다. 축구선수가 꿈인 아이들에게는 마술 영상보다는 축구 영상이 더 흥미가 가는 선택지겠지.

         

       무공을 익히는 아이들인만큼 기를 통한 연출에 열광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신기한 마술보다는 화려한 무공이 이 아이들에게는 더 먹힌다는 뜻이다.

         

       나는 내일의 주제를 떠올렸다.

         

       아이들은 냉혹하다. 아이들은 절대 재미없는 것을 재미있다 말하지는 않는다. 선사님들이 이제부터 내 도박기술을 익힌다고 해도 어느 세월에 손재주만으로 능숙한 공연을 할 수 있을까.

         

       당장 공연을 해야 하는 처지이니 궁여지책으로 선사님들의 무공을 섞어보자는 취지였는데…생각보다 먹힐지도.

         

       사실 생각해보니 여기는 도박판이 아니었다. 도박판에서야 내공을 쓰고 무공의 묘리를 응용하면 손모가지가 날아가지만 이건 그냥 공연에 불과했다.

         

       화려한 볼거리를 위해서는 무공을 섞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나쁘지 않은 발상일지도. 이런 저런 영감이 마구마구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사람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화려함과 놀라움. 놀라움은 은밀한 손기술을 통해 구현하고 화려함은 무공을 통해 구현한다면?

         

       확실히 대단한 공연이 탄생하겠지.

         

       앞으로 선사님들의 주제는 조금 더 무공을 기반으로 하되 손재주를 섞어서 요점을 주는 식으로 진행해 봐야겠다.

         

       그래 솔직히 선사님들에게 도박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좀 양심에 걸렸는데 아예 이번 기회에 연출용 기술에 대해서 궁리를 좀 해보자고.

         

       문득 실소가 나왔다. 그냥 애들 무공 수련 열심히 하라고 덕담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마술 공연을 펼쳤다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우스웠기 때문이었다. 뭐 애들이 귀여우니 어쩌겠어.

         

       의욕에 불타고 있는 선사님들은 지금 이 사태가 일어난 원인이 아이들 교육 때문이라는 것은 머릿속에 들어 있을까 싶었다.

         

       “그나저나 선사님들 이거 어디까지나 교육의 일환인 건 인지하고 계시죠? 지금 이거 인기몰이를 위해 하는 거 아니죠?”

         

       “커흠, 흠! 무슨 소린가! 아이들이 저리 기뻐하니 교육이지!”

         

       “암, 그렇고 말고! 우리는 아이들을 기쁜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일세!”

         

       화들짝 놀라는 선사님들을 보니 뭔가 한 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뭐 어때. 아이들도 즐거워보이고 선사님도 즐거워 보이는데.

         

       즐겁지 않은 사람은 동심이 파괴된 혁기린 뿐이었다.

         

       내일부터는 흑묘랑 둘이서 심사를 해야 할 모양이다.

         

       *** ***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선사님들의 요청에 따라 기술을 가르친 지 11일이 지났다. 그 사이에 선사님들은 좌절하거나 기뻐하며 경쟁체제 속에서 서로의 순번을 정하며 각자 정진했다.

         

       선사님들의 경합 과제는 주로 무공과 손재주를 섞은 것들이었다.

         

       가령 예를 들면 3번째 주제였던 저글링, 아니 콩주머니 던지기. 그냥 평범한 저글링을 하던 도중 콩주머니 중 하나가 당과로 바뀌거나 중간에 당과가 사라지는 마술이다.

         

       나 역시도 선사님들을 가르치는 한편 내 무공에 열심히 몰두했고.

         

       선사님들은 노력하고 나는 가르치고 아이들은 기뻐하고 혁기린도 덤으로 즐기는 날들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즐거움에는 끝이 있는 법. 오늘부로 기도회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뭐 당연한 일이었다. 애초에 후예와 소통하는 신통력이라는 설정은 외부인인 내가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쓴 탈이었으니까.

         

       기도회 자체가 폐지되는 것이 아니었다.

         

       기도회에서 쳐낼 부분들을 쳐내고 적합한 부분만 점창에서 흡수하겠다는 말이었다.

       착한아이를 칭찬하는 부분이라던가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던가 그 잘못된 점을 아이가 정말려 뉘우치고 개선하고 있는지 확인한다던가 그런 부분들을 받아들였겠지.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볼거리들은 선사님들이 수시로 펼칠 수 있게 된 이상, 굳이 이 늦은 시각에 아이들을 붙잡아 놓고 기도회라는 형태로 볼거리를 보여 줄 이유 자체가 없어졌다 할 수 있었다.

         

       선사님들도 계속 공연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다는 점이나 아이들의 자유시간을 계속해서 빼앗는다던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최후의 공연을 마무리하는 것은 마지막 순번인 명진 선사님의 공연이었다.

         

       “와아아..!”

         

       “대단해!”

         

       오늘의 공연은 앞서 펼쳐진 10개 공연의 집대성 같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재미적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은 지난 11일간 선사님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었다.

         

       선사님들은 끊임없이 공연을 발전시켜왔고 오늘은 그 노력의 집대성이 펼쳐지는 날이기에 같은 내용일지라도 그 질이 달랐다.

         

       가령 합장의 동작은 더욱더 교묘해지고 사발을 엎을 때 나오는 특수효과와 선사님들의 연기가 기존 공연때와는 확연히 달랐고, 콩주머니 던지기의 패턴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해졌다. 교차 던지기 전후로 던지기 좌우 던지기 발로 차기 등의 동작들이 추가된 화려함은 옛 공연과는 확연히 달랐으니까.

         

       아이들은 선사님들의 노력과 땀으로 발전된 공연을 즐기며 입에 당과를 넣고 즐거워했다.

         

       혁기린이 그 모습을 보고는 흐뭇하게 웃었다.

         

       “후후, 점창파가 많이 활기차졌군요.”

         

       “그렇습니까?”

         

       “예. 호 낭인님이야 외부인이니 모르겠지만 선사님들과 아이들의 거리도 가까워져서 긍정적인 효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선사님들도 아이들을 향한 마음은 그 누구에게 뒤처지지 않았지만 평생을 도사로 사신 분들입니다. 아무래도 태도가 딱딱한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지요.”

         

       뭐 그렇겠지. 도가의 가르침을 평생 수학한 근엄한 도사님을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끼기는 힘들 테니까.

         

       “오늘이 마지막 기도회로군요.”

         

       혁기린도 은근히, 아니 대놓고 기도회를 즐기던 사람 중 한명이었다. 아무래도 이 공연의 끝에 아쉬움을 느끼는 모양이다.

         

       뭐 그렇지만 모든 일에는 끝이 있는 법이었다.

         

       “축제가 영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축제라, 예 그렇군요. 이건 점창파만의 축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혁기린이 아이와 선사님들 외에도 다른 제자들에게 머물렀다. 매일 지객당 앞에서 선사님들이 우르르 몰려가고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니 다른 제자들 역시 기웃거리기 시작했고…근래에는 적지 않은 숫자의 제자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창민이라던가 그 외 같이 체력단련을 하며 눈에 익은 제자들, 그리고 성인 제자들도 적지 않은 수가 지금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대제자의 이름을 걸고 축제를 건의해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창파가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지만 오늘은 참 즐겁군요.”

         

       엄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선사님들과 아이들 그리고 제자들이 한데 어우러진 광경을 보고 있는 혁기린의 옆모습을 보았다. 때로는 아이이고 때로는 서릿발 같은 위엄을 보여주고 이렇게 남들을 챙겨 주며 그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같이 기뻐하는 혁기린.

         

       “축제라는 것이 꼭 화려해야 한다는 것은 제 고정관념이었을지 모릅니다. 수없이 밝혀진 연등도, 화려한 폭죽도, 술과 고기가 없어도 이리 즐거울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후후.”

         

       “그럴지도요.”

         

       나는 잠시 아이들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흑묘를 바라보았다. 흑묘는 애들에게 인기가 엄청났다. 뭐…생각해보니 소위 예쁜 언니인 흑묘는 좌우 손을 여자아이들에게 잡힌 채 같이 공연을 관람하며 깔깔대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호 낭인님.”

         

       “뭘요. 저 좋다고 한 일이 이렇게 커졌을 뿐인데요.”

         

       혁기린이 빙그레 웃어 보였다.

         

       “후후, 은혜를 갚겠다 이리 점창에 초대했지만 또 은혜를 입어버리고 말았군요. 이러다 평생 점창에 모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마치 이별하시는 것처럼 말씀하시니 어색하군요.”

         

       혁기린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요. 내일도 뵙게 될 터인데 너무 감상에 젖었나 봅니다.”

         

       “뭐 그냥 한 국면이 마무리 된 것 뿐이지요.”

         

       바뀐 것은 있지만 바뀌지 않는 것들도 있었다. 나는 계속 선사님들에게 기술을 전수할 것이고 또한 무공을 배울 것이다. 매일 점심 저녁에 채선당에서 혁기린과 흑묘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겠지.

         

       일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2/08/11일 86~104화 리메이크가 적용되며 화수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104화 이후에 내용을 감상하시던 독자님들은 2편이 삭제되며 내용이 당겨졌으니 2회 뒤로가기를 누르시면 제 진도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변경 내용이 궁금하신분은 공지 참조 부탁드리겠습니다.

    *기존에 예고했던 대로 산적 등장 이후 여일예 편 전반부가 수정되었습니다.

    이미 최신화를 보고 계씨는 분들을 위해 결론만 말하면 신규 에피소드를 추가해 흐름을 바꾼 부분이 있으며 그로 인해 수속성 영약을 추가로 하나 얻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제 현재 호천안이 모은 칠요 속성 영약은 신규 에피소드의 수속성, 산적이 강탈한 목속성, 사마염이 준 금속성과 음속성

    그리고 점창에서 받기로 한 양속성. 총 다섯 개를 모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는 리메이크 수정 내용 요약입니다! 안 보셔도 상관은 없어요.

    산적의 등장 이후 호천안이 황금선을 탈탈 털기로 결심한 부분 전까지의 전개가 이리저리 수정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사천성 인근에 산적이 자리 잡을 때 호천안은 고양이 찾기 의뢰를 하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그리고 별달리 하는 행동 없이 사천성에서 시간을 때웠고요.

    그 파트가 통으로 수중동굴에서 일주일 보낸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속성 영약도 하나 얻습니다.

    즉 기존 호천안은 산적이 날뛰는 것을 사천성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면 수정된 호천안은 수중동굴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귀환하니 사천성 인근에 산적이 드러선지 오래인 상황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여일예의 원수에 대해서 호천안과 흑묘가 너무 과도하게 추측하거나 3인칭 시점을 남발하던 것을 조금 깍아냈습니다.

    기존에는 이미 여일예의 원수에 대한 정보를 모두 간파하고 그냥 외면하던 호천안의 모습이었다면,

    수정된 내용은 단서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여일예의 원수를 추론하는 과정이 생겼으며 스포일러성 3인칭 시점의 흐름을 조정했습니다.

    개명부가 유사연의 원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조금 더 자연스럽게 수정했으며.

    유사연이 사천성의 문파들을 모아 무언가를 해보려는 행동을 개명부가 방해하는 기존의 행동에서

    유사연과 사천성의 문파들이 합동으로 대규모 연출을 하려는 것을 개명부가 직접 난입해 저지하고 그 뒤에 협잡을 통해 사천성 문파들의 단합을 와해시키는 전개로 수정했습니다.

    사실 재미있게 수정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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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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