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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8

       “…와.”

         

       금실을 뽑아낸 것처럼 아름다운 금발과 푸른 눈이 인상적인 소녀는 작게 감탄사를 보였다.

         

       쿵! 쿠웅! 쿠우웅-!

         

       “저걸 들고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 걸까?”

         

       [그러게….]

         

       그녀들은 마냥 멍하였다.

         

       소녀와 유령 소녀는 보름 넘도록 집을 비운 이웃집 주인이 드디어 귀가한 것을 듣고 인사차 이웃집을 들렀었다.

       모처럼 만나는 것이니 그동안 떡이 졌던 머리칼도 정리하고 화장마저 한 소녀였고, 그와 대면하여 대화하는 것조차 몹시 흥분되는 바였다.

         

       …가능하면 같이 저녁 식사나 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싶기도 하고.

         

       한데 그런 이웃집 주인은 보름 만에 만난 그녀에게 부탁을 하나 건넸다.

       그 부탁을 들은 소녀의 반응은.

         

       ‘네엥?’

       …이었다.

         

       좀 바보처럼 보이는 반응이었지만, 아마 저런 부탁을 듣는다면 누구라도 바보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쿠웅!

         

       “또 들었네, 저걸.”

         

       소녀는, 아이린 윈들러는 자신이 만들었지만 저걸 사람이 들 수 있는 게 물리적으로 말이 되는가 싶어 다시금 반복적인 물음을 던지고 말았다.

         

       물로 이루어진 원판.

         

       거의 황소만한 크기를 자랑하는 원판이…. 아니, 저걸 원판이라 부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것이다.

       그저 거대한 덩어리라 표현하는 게 맞을 터.

         

       언뜻 보면 가볍게 보일 수도 있다.

       물로 이루어진 것이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 물 덩어리를 제작한 아이린 윈들러는 안다.

         

       ‘저걸 압축을 몇 번이나 한 건데 저렇게 쉽게….’

         

       흐르는 호수의 물을 대략 스무 번 넘게 압축하여 저러한 형태로 만든 거다.

       실상 보이는 것보다 더욱 막대한 질량을 지녔다는 의미였고, 아이린은 아예 마력의 반절을 소비해버리고 말았다.

       아이린의 마력이 여타의 마법사보다 곱절은 더 방대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연실색할 지경.

         

       하니 저 물 덩어리는 마법의 신비로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대략 무게는 한 덩어리 당 800kg을 자랑했고, 덩어리가 두 개이니 모두 합쳐 1,600kg을 자랑했으나….

         

       “후우, 무게 좀 더 올려줄래?”

       “괘, 괜찮으시겠어요?”

       “아직까진 할 만해.”

       “…….”

         

       저 무게가 아직 물 덩어리의 한계치가 아니란 사실이 아연실색하며 저게 너무 가벼워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물 덩어리보다 더욱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

         

       ‘원래도 사람이 아니셨는데, 더 사람에서 멀어진 것 같은데….’

         

       지난 보름 동안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걸까?

         

       의문이 드는 아이린이었다.

         

       “아, 자꾸 귀찮은 일 시켜서 미안하다. 내가 식사 대접이나 선물이라도 주고 이런 부탁을 했어야 했는데….”

         

       귀찮은 부탁을 억지로 시켜 자신이 불쾌한 줄 알았을까,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 그였고 아이린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절대 그런 게 아니라며.

         

       “괘, 괜찮아요! …그래도 저녁 식사는 좀 땡기네요.”

       “그럼 나중에 멋진 곳에서 대접해주마.”

       “헤헤.”

         

       쿠웅!!

         

       그렇게 기쁘게 무게를 늘리자 흙이 움푹 파여간다.

         

       한 덩어리 당 1,000kg.

         

       거기다 저걸 지탱하는 봉 또한 저런 물 덩어리를 견뎌내야 하다 보니 무려 300kg을 자랑한다.

         

       즉, 저 역기의 무게는 도합 2,300kg을…-.

         

       “여기서 7백만 무게 더 추가해줘,”

       “…….”

         

       ……이제 3,000kg이다.

         

       아이린은 다시금 바보처럼 입을 멍하니 벌리고 말았고, 그는 다시금.

         

       콰지지직!

         

       그 거대한 역기를 들어올렸다.

         

       그 또한 힘은 드는 것인지 버거워 보이긴 했으나….

         

       “—-.”

         

       그는 묵묵히 ‘스쿼트’를 하기 시작했다.

         

       3톤 스쿼트.

         

       무려 저것을 30개씩 나눠 10세트를 해버리더라.

         

       “…….”

         

       [나 갑자기 피라미드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확신이 들었어.]

         

       “…나도.”

         

       저런 걸 보면 그 고대에도 피라미드를 만든 건 사람이 맞다.

       다만, 한 가지 정정할 게 있다면.

         

       ‘교관님은 혼자서도 피라미드를 쌓을 수 있을 거야.’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느끼며 아이린은 멍하니 자신이 반한 스트롱맨, 아니-.

         

       ‘저건 헤라클레스란 표현이 더 어울리려나?’

         

       스읍…!

         

       실재하는 헤라클레스나 다름없는 남자의 근육이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광경을 직관하며 아이린 윈들러의 입가에는 군침이 감돌았다.

         

         

         

         

       ‘…배가 많이 고픈가?’

         

       이한은 마법사 병아리가 군침을 흘리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하며 운동을 너무 오래 해선 안 되겠다 싶었다.

         

       ‘으음, 다음에는 그냥 마법 노예 녀석을 불러야겠어.’

         

       한창 친구들이랑 이곳저곳 놀고 싶을 젊은 애를 자신의 운동 때문에 괴롭히지 말자는 생각과 배가 고파 보이니 저녁은 맛있는 걸 사주자는 결심과 함께 이한은 다시금 바벨 스쿼트를 재개했다.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기회가 왔을 때 운동부터 해야 하지 않겠는가!

         

       ‘든다!’

         

       후우욱!

         

       이한은 마음속으로 강한 외침과 함께 워터 바벨을 들었다.

         

       [금강]을 순식간에 전개하기 위한 신호였으며,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0.5초 안에 금강을 전개한다.

       허나 아직은 미숙한지라 1초를 넘을 경우가 있었고, 그때마다.

         

       뿌드득!

         

       ……온몸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으음.”

         

       다행스럽게도 ‘이 정도 무게’는 버틸 만큼 몸이 튼튼하기도 했고, 아직은 견딜 만하다 싶다.

         

       도리어 정작 큰 문제는.

         

       ‘……어지럽네, 진짜.’

         

       금강을 사용하여 연이어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지끈!

         

       머리가 아팠다.

         

       원래 금강이란 기술은 한 번 사용하는 것에도 상당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전신의 경을 퍼트려 몸을 갑옷처럼 강화하는 것인데, 말로 하면 간단해 보이지 정작 해보면 전혀 간단하지 않다.

       도리어 이한의 기술 중 가장 난이도가 있으며, 이것을 펼치면서 운동을 한다는 건 뭐랄까….

         

       ‘…성질 더러운 얼룩말을 등에 업고 외줄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네.’

         

       이곳저곳 정신을 집중할 곳이 넘처난다는 예시였으며, 속이 어질거리다 못해 한 번의 실수로 떨어지거나 다칠 상황이었다.

         

       하지만 금강을 전개하지 않고 3톤 무게를 연이어 드는 건 그라도 무리가 따랐으며, 덕분에 이만한 무게를 드는 데도 부상이 일어날 우려가 적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시 이게 맞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육체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음을 체감했다.

       그렇다면 좀 더 과감하고도 미친 방식에도 도전해봐야 하는 것이 맞다.

         

       특히.

         

       ‘그 인간 같은 육체를 가진다.’

         

       이번 일을 통해서 자신보다 더욱 말도 안 되는 신체를 가진 인간을 보았다.

       막시무스, 하늘이 내려준 완벽한 황금의 육체를 가진 남자.

       그가 보인 근력과 반응 속도는 이한의 능력치를 압도하는 요소가 넘쳐났다.

         

       발을 박차는 것만으로도 궁신탄영에 맞먹는 속도를 낸다고 하면 믿겠는가?

         

       ‘…기막힌 인간.’

         

       허나 그렇기에 그 인간의 육체는 이한에게 무수한 영감을 안겨주었다.

         

       직접 싸워보니 이러한 영감은 좀 더 또렷해졌으며, 이한은 제 몸을 발전시킬 새로운 방향성을 찾았다.

         

       근육의 밀도를 높인다.

       이건 항상 하던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좀 더 내적인 것이다.

         

       기예의 일체화.

         

       궁신탄영을 달리는 것처럼 할 수 있게 되어야 하고.

       금강을 일상 생활 중에도 항상 유지할 수 있으며.

       격산타우를 새로운 손이나 발처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감각을 교정한다.

         

       이건 즉.

         

       ‘환골탈태가 필요한 시점이네.’

         

       ‘인공적인 환골탈태’를 제 몸에 일으키는 것이다.

         

       그가 가진 가장 기본이 되는 기예들이 원래는 액티브 스킬이었다면, 이제는 패시브 스킬처럼 사용할 수 있게 몸을 개조한다.

       이것이 이한이 찾아낸 답이었고, 이를 위해 언급한 기예들을 항상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 것이다.

       예전에는 불가능했지만, Lv.8인지 뭔지로 레벨 업 하면서 그는 제 육체가 가진 그릇이 넓어졌음을 안다.

       하니 이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으며, 한계가 늘어난 만큼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에 불과했다.

         

       ‘목표치는 1만 스쿼트.’

         

       10톤을 자유롭게 드는 근력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렇게만 된다면.

         

       ‘적어도 어디 가서 허약한 소리는 듣지 않겠지.’

         

       그 누구에게도 육체 스펙으로 뒤처질 일은 없으리라.

         

       콰아앙!

         

       10세트를 끝내고 바벨을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이런데도 땅 바닥이 들썩이는 걸 보면 이게 확실히 무겁긴 한 모양.

       그러나 허약한 지반에겐 미안하게도.

         

       “후우, 다음은 바벨 런지다.”

         

       아직 오늘의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무게는….

         

       ‘한 500만 무게 좀 더 올리고.’

         

       과연 금강을 펼친 상태에선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는 순간에-.

         

       “기사님!”

       “…시녀님?”

         

       쿠웅.

         

       이한은 한 여성이 다가오는 것에 빠르게 바벨을 내렸다.

       괜히 들고 있다가 스치기라도 하면 사람이 다칠 우려가 있으니까.

         

       ‘으음, 시녀님은 괜찮으려나?’

         

       그녀의 불가사의한 튼튼함을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으나, 이한은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에게 몹쓸 짓을 하고 싶진 않은지라.

         

       도중, 활기찬 기운과 웃는 것만으로도 주변이 다 싱그러워지는 것 같은 미소를 발산하는 레이라 윈터는 두 손으로 공손하게 신문을 내밀었다.

         

       “헤헤, 기사님이 신문이 필요하다고 해서 가지고 왔어요!”

       “가지고 왔다고요?”

       “네에! 왕도 신문사에게 발행하자마자 바로 사서 온 거예요!”

       “굳이요? 나중에 배달 올 텐데?”

         

       왕도 신문사와 그의 집까지 거리가 대략 10km인 것을 감안했을 때, 과연 그녀는 어떻게 이걸 사서 들고 온 걸까?

         

       그리고 분명 신문에서 느껴지는 잉크의 온기로 짐작하기에 이 신문이 발행된 건 5분이 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내가 10km를 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나?’

         

       가능하기 이전에 저렇게 땀 한 방울 안 흘리면 올 수는 없을 거다.

         

       허나 왠지 그녀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며 이한은 그녀에게 물끄러미 시선을 주었다.

         

       사실…, 내가 목표로 해야 하는 건 흑사자인지 뭔지 하는 인간이 아니라, 시녀님인 게 아닐까 하고….

         

       “왜 그렇게 보세요?”

       “그냥…, 헛생각 좀 했습니다.”

       “피곤하셔서 그래요! 자, 레모네이드랑 레몬 타르트 좀 드세요! 피로가 좀 풀릴 거예요.”

       “…네에.”

         

       이한은 확실히 자신이 피곤한 게 맞다며 묵묵히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들이켰다

         

       그녀가 특이한 것도 이제 그냥 일상의 한 과정처럼 느껴진다면 이상한 거려나?

         

       “음?”

         

         

       ─되게 맛있네, 이거?

         

       *

       *

       *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동안 왕도에선 많은 일이 있었다.

         

       그도 그럴게.

         

       [남부 대륙 최대의 비료생산지 붕괴!? 앞으로 왕국의 운명은…?!]

         

       [폭풍전야의 왕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실은 그곳은 지옥이었다? 충격적인 진실, 비료생산지의 정체는 죄수들의 지옥…?]

         

       남부 대륙 최대의 비료생산지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 식량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수순일 테니.

       당장 불안감으로 인해 폭동이 일어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고, 왕도의 무수한 신문사는 하루에도 수십 개가 넘는 신문을 뽑아 발행했다.

         

       왕도의 위기건 뭐건, 어느 세상이나 기자란 족속은 특종에 목숨을 거는 인종이었으니까.

       왕도가, 아니 남부 대륙이 망하는 것조차 그들에게 마냥 기삿거리에 불과하리라.

         

       그러나.

         

       [‘비료의 대체재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시험적 운영을 위해 무상으로 비료를 농가에 나눠 주겠다….’는 아이시스 왕녀의 선언. 과연 그녀의 말은 거짓된 선전인가, 그도 아니면 새로운 희망인가….]

         

       이러한 절망적인 판도를 단숨에 뒤바꾼 소식은 여론을 뒤집기에 충분했고, 왕국이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말하던 기자들이 돌팔매질을 맞는 광경마저 연출했다.

         

       왕실이, 아니, 그녀는 움직인 것이다.

         

       마치 그동안의 혼란이 더욱 거세지고 주목되길 원했다는 것처럼, 그녀는 새로운 비료를 출시했다.

       기존의 비료보다 훨씬 더 성능이 좋으며 값싼 비료를 말이다.

         

       “아이시스 왕녀 전하 만세!”

       “아니지, 이 사람아. 왕세녀 전하나, 왕태녀 전하라고 부르게.”

       “아, 맞다. 그분이 후계자시지, 참.”

       “허허, 팬드래건의 앞날이 밝구먼.”

       “저 기자 새끼! 왕태녀 전하 욕한 기사 쓴 놈 아니야!?”

       “돌 들어! 저런 매국노 같은 것들!!”

         

       농민들은, 아니 백성들은 그녀를 칭송하기 마지않았다.

         

       그동안 그들이 쓰던 비료의 정체가 마물이란 얘기가 나와 안 그래도 찝찝함과 역겨움을 느끼던 농민들이다.

       모를 때가 좋았지, 알게 되는 순간 그걸 대체 어떻게 쓰겠는가?

       하여 비료의 여분이 남아있을지언정 쓰기 꺼림칙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이 나라의 왕녀가 쓰기 간편한 물약 형태의 비료를 나눠주었다.

         

       비료와 맞먹는 성능도 성능이지만, 아이시스의 발 빠른 대처가 심히 훌륭한 것이고, 그녀가 친히 농민들을 보살피기 위해 순례를 감행하니….

         

       이 얼마나 고귀하고도 위대한 행보란 말인가…!

         

       열광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였다.

         

       …뭐.

         

       “그런데 결국 비료의 정체를 숨긴 건 왕실이잖아?”

       “다 같은 한통속 아니야?”

       “너무 빨리 나오기도 했고.”

       “혹시, 왕실이 꾸민 일인가?”

         

       이렇듯 날카로운 몇몇 이들은 이토록 발 빠른 대처가 도리어 더 의심스럽다며 경계의 눈초리를 주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내용은 땅굴을 묵인한 게 왕실이란 사실이다.

       그렇기에 비판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할 테지만-.

         

       “이 빌어먹을 매국노 새끼들을 봤나!!!”

       “너희가 배를 굶어 봤어!? 너흰 배를 굶어본 적이 없으니까 그딴 소리를 하는 거야! 마물이 어쨌다고! 그리고 결국 비료는 비료일 뿐이야! 농작물을 키워줄 뿐이라고!”

       “왕실도 다 아는데 땅에서 나는 농작물 다 먹고 살았잖아? 듣자하니 왕실 농원에서도 마물 비료를 썼다는데, 뭐가 그렇게 문제야?”

         

       여론전이란 건 거짓과 선동도 중요하지만, 결과로 보인 성과가 더 중요한 법이었다.

         

       특히 백성들이 몸소 느낀 성과가 말이다.

         

       약 백 년 전만 해도 굶어 죽는 이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은 됐다는 걸 생각하면 비료의 정체가 무엇인들 어떠랴.

         

       “그, 그래도!”

         

       하지만 끝까지 제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없지는 않았다.

       끝내 왕실한테 사과라도 받아야 직성이 풀리려나 싶었고, 그런 그들에게…….

         

       “자네 그럼, 아발론으로 떠나신 군신에게 책임을 지라고 말하는 겐가-?”

         

       “!!!?”

         

       “그런 거라면 각오하게. 다른 사람이 용서해도 그분을 욕한 행위는 내가 용서하지 못하니까.”

         

       “어, 어어, 그, 그게….”

         

       그랬다.

       결국 땅굴이 만들어진 건 군신이 다스리던 시대의 일이었고, 땅굴을 욕한다는 건 군신을 욕보이는 행위였다.

         

       인간의 몸으로 신으로 추앙받은 위대한 왕을 욕한다?

         

       이건 뭐….

         

       “죽여! 저놈을 죽여!!!”

       “저놈에게 불을 붙여라!”

         

       죽여 달라 애원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돌팔매질도 돌팔매질이지만, 화형에 처해도 전혀 동정이 안 들 죄가 맞았다.

         

         

       이렇듯 상황은 빠르게 수습되었고, 아이시스 왕태녀의 후계자 지위는 더욱 공고해진 상황.

         

       참으로….

         

         

       “…무서운 아줌마 같으니…. 그냥 다 갖고 노네, 놀아.”

         

         

       무섭기 그지없다.

         

       이 상황 전부를 책상에 앉아 모조리 조율하는 여성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한은 흐르는 땀이 다 식을 지경이었다.

         

         

       ……오싹해서.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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