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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9

       *

         

         

         이반은 우묵한 얼굴로 동아리실 칠판을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유진은 판서를 마치고 뒤를 돌았다. 퀘스트 창에 떠있는 글귀를 고스란히 옮겨 적어두었다.

         

         

         [???급 퀘스트, 틸레스에 드리운 암운.]

         

         “틸레스라.”

         

         

         이반은 짧게 신음했다. 예상 범위 내에서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 내심 아니길 바라기도 했던 일이다.

         

         연합 왕국의 모든 국가들은 내전의 위험을 품고 있다.

         

         그것이 이반이 내린 잠정적 추론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마족은 이제 그들의 힘만으로는 더 이상 모종의 ‘위협’을 만들어낼 수 없었으니까.

         

         마왕과 칠용장 중 절반 가량이 전쟁 속에 죽었으며, 남은 칠용장들은 간신히 휘하를 수습하고 변경 너머로 몸을 사렸다.

         

         아마도 용사 파티가 이대로 세월에 묻혀 사라지기 전까진 결코 패권을 노리려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던 자들 또한 죽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그러니 이 시대, 칠용장들은 용사 뿐만 아니라 그들 서로 또한 경계해야 했다. 칠용장 또한 불멸자가 아니란 것이 밝혀진 이상, 그들은 얌전히 손을 잡기엔 너무나 탐욕스러운 존재들이었다.

         

         그러므로 이 시대에 다시 한 번 ‘용사 파티’가 필요한 위기가 도래하기 위해서라면 마족만으로는 부족하다.

         

         

         ‘크라실로프도, 드로안도 내전의 위협을 겪었다.’

         

         

         너무 빠르게 종식된 감이 있었지만 드로안 반군은 에시디스를 납치하려 시도했었다. 만일 그들이 성공했다면 에이나르와 크라실로프의 전쟁이 터졌을 것이다.

         

         그 사이 드로안의 야를들이 대대적으로 반란을 도모한다면, 크라실로프는 반드시 그들과 동맹을 시도했을 것이다. 적으로 두기에 에이나르는 너무 위협적인 상대였으니.

         

         그렇게 에이나르가 죽고 난 다음엔 드로안은 다시금 분열될 것이다. 지금의 드로안은 오직 에이나르의 강력한 카리스마로 묶여 있는 일대왕국이다. 다음 세대엔 미래가 없다.

         

         

         ‘크라실로프 북방전선에선 드워프가 네크로맨서와 함께 봉기했을 테고.’

         

         

         모든 상황이 일련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면 크라실로프는 10년 안에 멸망했을 것이다. 드로안과 마찬가지로.

         

         그렇다면 이런 사건이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과연 억측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아카데미 졸업 직전엔 세계 멸망을 막는 것이 상식이니까.’

         

         

         슬프게도 아카데미물의 상식에 의거한다면 주인공들은 결코 온전히 졸업할 수 없다. 해리포터의 졸업학년 자퇴 이후로 아카데미가 장르로 정립될 때까지, 주인공의 졸업 확률은 5% 미만에 수렴해왔다.

         

         

         [당신은 틸레스 귀족가 사이를 떠도는 음모를 감지했습니다. 과거, 동부 전선에서부터 이어져온 기나긴 전화의 씨앗이 지금 막 발화하고 있습니다.]

         

         

         동부전선이라. 해당 전역에 직접 참전한 이력은 없었지만, 기록상으로 볼 때 오크와 타우르스가 포함된 중장보병들의 전면전이었다.

         

         기동성과 충격력에서 타국의 어떤 병과보다 우월하다고 평가 받던 틸레스의 기병들조차도 그 시절 마족군의 진군을 쉽사리 저지하지 못했으니.

         

         적어도 그 시절 마족군의 일부, 그리고 내란을 획책하는 귀족들의 파벌이 손을 잡았다는 그림일 가능성이 높다. 이 나라와 마찬가지로.

         

         

         “잘 했다.”

         

         

         이반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짧게 말했다.

         

         스스로 판단하지 않은 것, 사태의 경중을 확인한 것, 단순한 ‘마족 스파이’에 그치지 않고, 더 심도 깊은 시나리오를 파악해낸 것.

         

         모두 이 녀석의 유능함 덕이다. 이반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상태창은 예상 이상으로 쓸모가 있다.

         

         

         “이게 형님 말씀대로 시나리오 진행 과정이라면, 주인공들을 데리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

         “인원 그대로 전부요?”

         “그럴 필요는 없다.”

         

         

         용사파티 전원을 끌고 가기엔 너무 많고, 관리하기도 어렵고, 의미도 없다.

         

         루시아는 다른 파티원에 비해 성장세가 압도적으로 앞서있다. 엔리케의 직전 제자로 수련해 왔으니까. 그러므로 루시아는 제외한다.

         

         단 둘이 출격해야 하는 임무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운 녀석이지만, 반대로 이런 종류의 단체전에선 루시아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이반이 더 능숙하게 해낼 수 있었다.

         

         이른바 포지션이 겹치는 것이다. 둘 모두가 엔리케에게 배웠으니 어쩔 수 없지만.

         

         그리고 룬디스는 드워프다. 크라실로프라면 모르되 그 외의 국가에서 드워프는 여전히 마족군의 일부였다. 타국에 원정을 나갈 때 룬디스를 데려가기 위해선 국가 단위의 지원이 필요하다.

         

         

         “너도 따라와야 하고.”

         “…네?”

         “상태창이 필요할 테니.”

         

         

         당대의 용사 파티엔 사제가 없다. 비록 유진은 사용할 수 있는 축복의 종류가 많진 않았지만, 상태창의 존재가 그 모든 단점을 상회하고도 남았다.

         

         그러면 이자벨, 엘피헤라, 오스칼, 에시디스, 유진으로 파티 맴버가 정해지게 된다.

         

         유리는 오스칼로 대체할 수 있고, 오스왈드는 엘피헤라로 대체가 가능한 직렬인데 이번 임무에서 오스칼은 반드시 필요할 테니.

         

         대충 설계를 마무리한 이반은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섰다.

         

         

         “인원을 모아서 출정 준비를 마쳐라.”

         “형님은요?”

         “보고.”

         

         

         이번 시나리오는 그의 위수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심지어 틸레스는 잠재적국조차 아닌 우방국이었으므로, 그가 마음 놓고 활동하기에도 문제가 있다.

         

         자칫 심각한 외교 이슈가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절멸부대라 할지라도, 이런 상황에선 사전에 인가를 받아낼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가 엘리자베타를 신뢰하는 것만큼, 그녀 또한 그를 신뢰하고 있으니.

         

         

       

       

       

       

       Ep 19. 윤허.

       

       

       

         

         

         보고서를 끝까지 읽곤 난 뒤, 엘리자베타는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잠시 미간을 꾹 누른 뒤에야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윤허하지 않겠다.”

         “…전하.”

         “반려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반카. 윤허하지 않겠다.”

         

         

         그녀는 단호하게 말을 맺으며 눈을 떴다. 언제나 날카롭게 치솟아 있던 눈매가 오늘따라 더욱 매서웠다.

         

         

         “이 보고서는 폐기하겠다. 다시 재상신 하지 말도록.”

         “전하.”

         “본인이 아직 그대의 주군인가?”

         “…예, 전하.”

         “앞으로도?”

         “영원히 그리할 것입니다. 전하.”

         “그렇다면 따르라.”

         

         

         이 이상의 논쟁은 허하지 않겠다는 듯이, 엘리자베타는 날선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의 눈 앞에 부복한 이반은 그럼에도, 여전히 일어서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뜻한 바가 있다면 반드시 이루고, 명을 들었다면 반드시 행하던 사내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 외의 방법은 모르는 외골수다.

         

         그런 사내를 사랑했다. 이 천변만화하는 세상에서, 이 혹한의 나라에서도 언제나 처음과 같이 그 자리를 지켜온 사람은 그 하나뿐이었으니.

         

         그러니, 엘리자베타는 그를 내치지 못했다. 그녀의 뜻을 오인하여 제멋대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탓하지 않았다. 그것이 결국 이 사내의 입장에선, 그녀만을 위한 일임을 알고 있었던 탓이다.

         

         오직 충성을, 오직 의무를, 오로지 국가만을.

         

         그런 삶을 살아왔으며, 그 끝에 죽음만 남았다 하더라도 그 길을 걸어갈 사내다. 실제로 그는 싸우고 죽으라는 명에도 항변 따윈 하지 않았다. 다만 진군했을 뿐.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오직 그녀만큼은 그를 미워할 수 없다. 그를 내칠 수도, 그를 박대할 수도 없다. 이 나라가 그에게 진 빚보다 더 큰 빚을 지고 있으므로.

         

         그러나 이 외골수를 납득시키려면 어찌 해야 하겠는가. 이대로 보내면 또 알아서 하겠다고 뛰쳐나갈 것이 뻔한데.

         

         

         “이반. 고개를 들라.”

         “….”

         

         

         마침내 지친 목소리에, 이반은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 총장실의 화려한 실내에서 창 밖에 흘러내리는 석양을 등지고, 엘리자베타는 지친 얼굴로 그를 내려보고 있었다.

         

         

         “너무 위험하다.”

         “그러지 아니하였던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엔 그대 홀로 나아서지 않았다.”

         

         

         외국의 반군과 마족의 준동이라. 그것을 왜 크라실로프가 해결해야 하는가. 그 나라엔 인물이 없나? 군단이 없나? 심지어 틸레스라면 용사 파티의 일원이 둘이나 있는 강대국이 아닌가.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엘리자베타는 결코 ‘오늘 날씨 좋지?’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당연한 사실을 굳이 공유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녀가 생각한 모든 의문은 이미 이반이 해왔고, 반박할 준비가 끝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으로 설득할 수는 없다.

         

         

         “본인은… 나는…. 내가 그대에게 바란 바는 단 하나였다. 내 곁에 있으라는 것. 오직 그것 뿐이다.”

         “전하.”

         “그만. 내 말을 들어라.”

         

         

         경칭을 생략한다. 격식을 차릴 생각 따윈 없다.

         

         엘리자베타는 사뿐히 걸어가 이반의 앞에 섰다. 은발이 어둑해진 실내에서 잿빛으로 흘렀다. 타들어가 남은 잔해처럼, 장절하게.

         

         그녀는 가만히 서서 이반을 내려보았다.

         

         

         “그대의 뜻이 나의 뜻과 같을 때면 행복하고, 그대의 뜻이 나의 뜻과 다르다면 즐거웠다. 그대의 행동이 답답할 때는 있었어도, 그대의 의지가 빛바랜 적은 없었다. 그것이 나에게 그대다.”

         “전하.”

         “그러니 나는 그대가 나의 뜻을 거스를 때에도 웃었다. 아니, 오히려 기꺼웠노라. 유일한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므로. 이 나라에 나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가 하나라도 남아있다는 것에 나는 안심할 수 있었다.”

         

         

         사락, 머리칼이 이반의 머리 위에 드리워졌다.

         

         실내등을 가리어 그림자가 길게 늘어섰다.

         

         

         “나는 독주하지 않았으며, 나는 이 나라를 위해 여전히 충실하고 있으며, 나는 오직 나만의 욕망을 위해 권력을 탐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로다. 그것이 내게, 그대가 갖는 의미다. 뜻대로 되지 않고, 나에게 반대하나, 그럼에도 영원히 나의 편에 남아있을 신하다.”

         

         

         새하얀 손가락이 이반의 뺨을 타고 내려가 턱에 머물렀다.

         

         

         “그러니 이번만큼은 내 말을 따라다오. 위험하다.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제 나의 손에 있으니, 그대가 어떤 일을 벌이든 내가 책임지고 덮을 수 있다. 그대가 사지로 향한다면, 나는 주께서 허락한 모든 권력을 동원해서라도 그대를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나라를 벗어난다면, 그대는 그저 일개 병사에 지나지 않아.”

         “전하. 저는 제 능력을 과신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신하고 있지. 나 또한 그대의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 그대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러니 더욱 걱정이 된다.”

         

         

         그녀가 그를 믿는 것만큼 그 또한 자기자신을 믿고 있을 테니, 정량적으로 능력의 한계까지 자신을 혹사시킬 것이 뻔하니까.

         

         가혹하게 몸을 굴려 작전을 성공시킨 후엔 무엇이 남는가. 누가 그를 도울 수 있겠는가. 이 나라에서 엘리자베타는 정치적 자산을 모두 활용해 총 세 개의 군단을 진군시킬 수 있겠지만, 틸레스에선 그럴 수 없다.

         

         쓰러진 이반을 수습해 본국으로 송환시킬 방법이 없다. 그런 사건에 휘말릴 것이 뻔한데도.

         

         평범한 일이었다면, 틸레스가 제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이반이 굳이 그녀의 뜻을 정면으로 거슬러가며 참전을 기획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니, 이반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는 그녀로서는 더욱이 그를 보낼 수 없다.

         

         용사 파티의 일원이 여전히 현역인 국가에서, 이 사내가 ‘내가 아니면 위험하다’라고 판단한 전장이라면, 얼마나 흉험할 것인가.

         

         

         “일어서라.”

         “….”

         

         

         이반은 대답 없이 몸을 일으켰다. 엘리자베타의 시선이 천천히 올라갔다. 그녀보다 한 뼘은 더 큰 체구였다. 크게 벌어진 어깨와 단단한 근육, 그 듬직한 실루엣에서 이어진 그림자가 그녀를 끌어 안듯 감쌌다.

         

         새파란 눈동자가 그녀를 똑바로 내려보고 있었다.

         

         

         “상의를 벗으라.”

         “….”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명을 받았으니 행한다. 오직 그런 감정만이 드러나는 태도였다. 스륵, 슥. 코트와 셔츠가 그의 손에 이끌려 떨어졌다.

         

         성적인 긴장감 따윈 전혀 없었다. 자신의 육신을 다만 병장기의 일환으로 취급하는 사내였고, 그런 사내에게 몸을 보이라 명한 주군의 관계였다.

         

         지방 따윈 흔적도 없는, 단단한 근육과 힘줄, 핏줄이 고스란히 도드라지는 상체가 마력등 아래에 드러났다.

         

         

         “못 보던 흉터가 늘었구나.”

         “지난 작전에서 얻었습니다.”

         

         

         그의 몸은 무수한 흉터가 이지러진 도화지와 같았다. 어린 아이가 마구잡이로 낙서한 것처럼 빼곡하게. 낡고, 희미하고, 그러나 깊은 흉터들이 깨진 유리창에 금이 가듯 조밀하게 이어져 있었다.

         

         창상, 관통상, 절삭흔, 열상, 화상, 찰상, 자상. 한 사람이 몸으로 겪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흔적이다.

         

         그 자체로 투쟁의 역사이며, 지난 군역의 훈장들이다. 그 위에 일그러진 몇 개의 상흔은 그녀로서도 처음 보는 종류의 것이었다.

         

         심장 어림에 박혀 있는 깊은 화상. 손가락 모양의.

         

         

         “심장을 당했었느냐?”

         “제가 지졌습니다.”

         “그것이 꼭 필요한 전투였느냐?”

         “예, 전하.”

         “아프지 않았느냐?”

         “예, 전하.”

         “괴롭지도, 슬프지도, 두렵지도 않았느냐?”

         “예, 전하.”

         

         

         엘리자베타는 그의 가슴팍에 손을 얹고 처연히 웃었다.

         

         

         “나는 슬프다. 나는 괴롭고, 나는 두렵고, 나는 아프구나. 이반…. 그대의 몸은 인간의 것이다. 쓰임이 거칠 때면 깨지고 부서지고 흩어질. 평범한 사람의 것이다.”

         “예, 전하.”

         “알고 있음에도 해야 하겠느냐?”

         “예, 전하.”

         

         

         대답은 항상 같았다. 예, 전하.

         

         그러나 그 모든 대답 속에서, 엘리자베타는 이 말주변 없는 사내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평범한 사람의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언젠가 죽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고 있음에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니 전하, 윤허하여 주십시오.

         

         

         그 모든 대답 속에서, 무사히 돌아오겠다는 뜻은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반.”

         “예, 전하.”

         “옛날처럼 불러다오. 그 시절처럼.”

         “….”

         

         

         이반은 대답 없이 입을 다물었다. 엘리자베타는 잠시 그의 눈을 올려보며 시선을 맞추다가, 다시 고개를 떨어트렸다.

         

         곧,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닿았다.

         

         

         “엘리제. 나를 믿어라.”

         “이반 페트로비치 경….”

         

         

         그녀는 이반의 가슴팍에 고개를 묻고 잠시 몸을 떨었다.

         

         몇 초간의 침묵 후에,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이반의 몸을 밀어내고 뒤를 돌았다.

         

         

         “경의 뜻을 윤허하겠다.”

         “예, 전하.”

         “가라. 그리고, 돌아오라.”

         “예, 전하.”

         

         

         이반은 묵묵히 옷을 갖춰 입고 깊게 절을 하고선 자리를 떠났다.

         

         가슴팍에 묻어났던 물기가 빠르게 말랐다. 언제나 그랬듯이.

         

         

       

       

       

       

       EP 19. 윤허.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주말에도 업로드 하겠다는 약속을 지킵니다.
    그것은 약속이니까 (끄덕)

    토요일엔 푹 잤습니다! 어제 못올려서 죄송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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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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