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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

       13. 벽 보고 서있어!

       

       

       다음 날.

       수련이는 잠을 푹 잤는지, 기지개를 상쾌하게 켜며 일어났다.

       

       “아으으으-“

       

       ‘샤아-‘소리가 아닌, 사람의 목소리.

       완벽하게 인간이 되어버린 모습이다.

       나는 눈을 반쯤 감고 있는 수련이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안녕, 수련아.”

       

       아직 졸린 수련이는 귀찮은 티를 잔뜩 내며 인사를 받았다.

       

       “…그래, 안녕.”

       

       말은 안녕이라 하지만, 그리 안녕하지 못한 얼굴이다.

       그러고 보니, 창백에 가까운 하얀 피부가 살짝 붉어져 있었다.

       

       ‘어제 있었던 일이 떠올랐나?’

       

       나한테 도움을 받아서 부끄러운 건가.

       솔직하지 않기는.

       나는 수련이의 푸른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몸은 어때. 괜찮아?”

       

       수련이는 틱틱대며 대답했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거야. 나 드래곤이야. 아무 문제 없어.”

       “정말로 괜찮은 거 맞아?”

       “그래, 어제는 체온 조절을 위해 힘을 많이 사용해서 탈진한 거야. 지금은 다 회복했어.”

       “그렇구나, 무사해서 다행이네.”

       

       수련은 자신이 걱정 당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눈썹을 찌푸려 불만을 표출했다.

       전체적으로 무표정한 인상에 일정한 음의 말투.

       앞으로 수련이의 감정 표현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상당한 집중이 필요할 것 같다.

       아무튼.

       

       “이제 몸은 괜찮다는 소리지?”

       “그렇다고 했잖아.”

       “그럼 빨리 저기로 가서 벽 보고 서 있어.”

       “?”

       “어제 큰 잘못을 저질렀잖아? 다들 너 없어졌다고 걱정했어.”

       

       막무가내로 내 가방에 숨어들고, 근무지를 돌아다니다가 창고에 갇힌 잘못.

       아무 말도 없이 집을 나가서 다른 이들을 걱정시킨 잘못.

       가족끼리의 싸움은 경고로 넘어갈 수 있어도, 남을 걱정시킨 이번 일은 쉽게 넘어갈 수 없다.

       다음에도 이번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

       이번에 제대로 혼내야만 했다.

       

       “지금 당장. 벽 보고 서. 이수련.”

        

       할 건 해야지.

       혼 좀 나자.

       

       

       ***

       

       

       전문가의 말에 의하자면 드래곤은 마음만 먹으면 국가 하나를 지도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고 한다.

       드래곤의 마력을 분석하려 해도, 마력을 분석하는 기계가 터졌다고도 한다.

       그런 국가 하나와 비견되는 힘을 가졌다고 알려진 드래곤의 후예는 현재.

       

       “내가 왜 벽을 보고 서 있어야 해. 이런 걸 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다고.”

       

       궁시렁- 궁시렁-대면서.

       벽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반성의 벽을 쳐다보는 수련이의 작은 등을 보며 말했다.

       

       “반성하도록 해.”

       “무엇을.”

       “너의 잘못을.”

       “…”

       

       또 입 꾹 닫네.

       항상 자기가 불리할 때면 입을 닫고 말을 안 한다.

       애초에 자기가 생각해도 잘못이라 생각하고 있겠지.

       다만, 자존심이 강해 인정하기 싫겠지.

       수련이는 잠시 꾹 닫은 입을 열었다.

       

       “…실수였을 뿐이야. 그리고, 결과는 좋았잖아.”

       “내가 못 찾았으면 최초로 냉동 창고에서 얼어 죽은 드래곤이 됐을 텐데도?”

       “…결과적으로 폴리모프에 성공했잖아.”

       “폴리모프에 실패하고 죽을 수도 있었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아무 말도 없이 움직여서. 가족들을 걱정시켰다는 거야. 멀리 갈 거면 간다고 얘기했어야지.”

       

       그건 아무리 결과가 좋았다고 해도 용납할 수 없다.

       걱정은 시키지 말았어야 했다.

       다른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그래, 말을 했어야지-!!”

       

       화련이가 내 말에 처음으로 동의하며 소리쳤다.

       

       “아무 말도 없이 나가면 어떻게 해! 나는 걱정 안 했는데! 너 때문에 초련이가 걱정하느라 고생했잖아!”

       “샤아아…”

       

       초련이는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수련이가 말도 없이 사라져서 걱정했던 모양이다.

       저 여린 초련이가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 싶다.

       화련이는 계속해서 수련의 등을 향해 말을 쏟아냈다.

       

       “저 집주인은 몰라도 가족인 우리한테는 얘기했어야지! 그래도 우리는 인간도 아니고 같은 드래곤이잖아!”

       “…야, 화련아. 나도 가족이야. 그리고, 집주인이 아니라 아빠라고 불러.”

       “싫어! 내 마음대로 부를 거야! 집주인! 집주인!!”

       

       흥-

       화련이는 하고 싶은 말을 내뱉고는 삐친 듯이 고개를 확- 돌렸다.

       저 천성에 가까운 성질머리는 내가 죽을 때까지 고쳐지지 않을 게 분명했다.

       나는 침울한 초련이를 들어, 수련이의 어깨에 올려줬다.

       

       “30분만 더 벽 보고 생각해봐.”

       “30분이 지나면 끝이야?”

       “충분히 반성했다 싶으면. 그만 혼낼게.”

       

       원래 반성은 스스로 하는 법.

       드래곤은 똑똑한 존재니까.

       시간을 주면 스스로 정답을 찾을 것이다.

       애처럼 갑자기 신이 나서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리고 초련이한테는 따로 걱정시켜서 미안하다고 사과해.”

       “…알아서 할 거야. 귀찮게. 나한테 그만 뭐라고 해.”

       “알았어. 알았어.”

       “…나를 구해줘서. 내가 말을 들어주는 거야. 착각하지마.”

       

       수련이는 그리 말하고는 어깨 위에 올라탄 초련이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초련이는 아무리 봐도 S급의 생체 공기 청정기가 분명해 보였다.

       주위의 공기를 바꾸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건 그렇고 초련이는 언제쯤 인간의 모습을 할 수 있을까.’

       

       애초에 초련이는 큰 욕심이 없어 보였다.

       드래곤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대로 평생 살라고 해도 ‘샤아아-!’거리면서 헤실헤실 웃을 것 같다.

       

       ‘초련이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데. 설마 여기서 갑자기 아들이 된다거나. 그런 일은 없겠지.’

       

       아들이 된다고 해도 초련이를 사랑할 수 있겠지만.

       마냥 귀엽게만 대할 수는 없게 되지 않을까.

       나는 수련이와 대화를 끝마친 초련이를 들어 녀석과 눈을 마주쳤다.

       

       “초련아.”

       “샤아아-!”

       “너는 대체 뭐가 되고 싶니?”

       “샤아아-?”

       

       초련이는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 초련이는 이게 맞지.

       그리 깊게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하나 당부하자면… 아들만은 되지 말아다오…”

       

       내 진심이 통했는지 모르지만.

       초련이는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샤아아-!”

       

       그 미소에 나는 배방구를 참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 귀여운 녀석! 일루와!!”

       “샤아아아-!!”

       

       화련이는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질색했다.

       

       “으으, 징그러워!”

       

       부럽다면 부럽다고 말을 하지.

       역시 요즘 애들은 솔직하지 않다.

       

       

       ***

       

       

       드래곤의 벽 보기 반성 시간이 끝나고.

       수련이는 내게 다가와 고개를 아주 미세하게 숙이며 말했다.

       

       “…반성했어. 내가 걱정시켰어.”

       “그래 이제 알겠지? 내가 무슨 의미로 벽을 보게 했는지.”

       “…어.”

       

       수련이는 벽을 보며 스스로 반성하는 행동의 의미를 쿨하게 인정했다.

       

       “그건 절대 의미 없는 일이 아니었어. 과정은 귀찮지만. 결과는 좋아.” 

       “내가 괜히 시킨 게 아니라니까. 앞으로 아빠 말 잘 듣자. 알겠지?”

       “…”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건가.

       나는 아직 수련이에게 부모로 인정받지 못한 모양이다.

       

       ‘아빠 서운하네.’

       

       그래도.

       이렇게 계속 함께 살다 보면.

       언젠가 인정받는 날이 오겠지.

       

       “이제부터 너희들이 나를 인정할 수 있도록. 아빠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겠다. 이의 있나?”

       “?”

       “없나 보군. 아빠는 기쁘다.”

       

       수련이는 나를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그리고는 TV를 보고 싶은지, 등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구해준 건 고마워.”

       

       작은 한 마디를 남기고서.

       수련이는 부끄러운지 도망치는 게 아닐까 싶을 속도로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흘렸다.

       

       “드래곤은 하나같이 다 솔직하지 않네.”

       

       자존심이 강한 종족 특성 때문일까.

       녀석들은 하나같이 솔직함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나마 솔직한 건 초련이 하나뿐이네.”

       “샤아아-?”

       “그래, 너 말이야. 초련아. 너는 저 언니들처럼 되면 안 된다?”

       “샤아아-!”

       

       초련이는 잘 알겠다며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인간이 되지 않았어도, 가장 인간다웠다.

       

       “역시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아. 저 인간의 모습을 한 드래곤보다 네가 낫구나, 초련아.”

       “야! 다 들리거든!”

       

       다 듣고 있었나.

       화련이는 내게 빼액-하며 소리쳤다.

       

       “야! 내가 더 낫거든! 내가 제일 강해! 그러니까 내가 더 낳아!!”

       “낳아가 아니라 나아야. 그리고, 아빠한테 야라니. 화련아. 너도 혼날래?”

       “흥, 전혀 안 무섭거든! 그것보다 오늘 밥 뭐야? 오랜만에 맛있는 거 먹을래! 고기 먹고 싶어!”

       “고기?”

       “고기 줘!”

       

       화련이는 고기를 먹고 싶다며 내게 강하게 어필했다.

       상상만 해도 군침이 고이는지, 녀석의 새빨간 꼬리가 헬기의 프로펠러처럼 움직였다.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기세였다.

       

       “고기라… 안 먹은 지 오래되긴 했지.”

       

       돈이 모이고는 있으니.

       오늘 하루쯤은 먹어도 괜찮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맨입으로?”

       “앙?”

       “아빠라고 해. 그럼 고기 사러 갈게.”

       “치, 치사하게 그런 게 어디 있어!!”

       “원래 세상은 치사한 법이야.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는 법이지.”

       “ㅆ, 씨잉…”

       

       화련이는 분하다는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고기가 우선이냐, 자존심이 우선이냐.

       화련이는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깊게 고민했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그 고민의 결과를 내놓았다.

       

       “아빠! 고기 줘! 됐냐!”

       “그 정도면 됐다.”

       

       역시 어린이는 먹을 거 앞에서 약해진다.

       이렇게 계속해서 아빠라고 말을 하게 한다면.

       녀석들도 서서히 익숙해지겠지.

       나는 금방이라도 폭발하려 하는 화련이를 두고,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섰다.

       돈이 있는 상태로 사채업자를 마주치면 큰일 나니까, 모자까지 쓰고서 말이다.

       

       “사고 치지 말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항상 하는 말을 또 반복하고.

       재빨리 가장 근처에 있는 정육점으로 달려갔다.

       좋은 정육점은 아니지만, 나는 그곳에서 돼지 앞다릿살을 구매했다.

       

       “또 올게요.”

       “잠깐, 이거 가져가.”

       

       정육점 아저씨는 나를 멈춰 세우더니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건넸다.

       선물을 쉽게 거절하는 타입은 아니라, 나는 거리낌 없이 봉투를 받았다.

       

       “이게 뭔데요?”

       “직접 재배한 상추야. 고기랑 같이 먹어.”

       “흠.”

       

       상추라.

       상추는 좋지.

       근데, 이 상추를 건네준 사람은 그리 좋지 않다.

       

       “아저씨. 다른 약물도 재배하지 않아요?”

       “뭐, 부업 느낌으로 하긴 하지. 근데 토지가 약간 남아서 상추도 직접 재배해. 불만이면 다시 주던가.”

       “아뇨, 준 건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받을 건 받아야지.

       나는 그렇게 고기와 상추를 들고 다시 집으로 복귀했다.

       그런데 한 가지 잊고 있었던 사실이 있다.

       

       칙- 칙-

       

       “아 맞다. 가스 끊겼는데.”

       

       이런 실수를.

       망연자실하고 있던 내게 화련이가 다가와서 말했다.

       

       “멍청이! 그걸 잊으면 어떻게 해!”

       “내가 너희를 키우느라 바빠서.”

       “그거 꺼내 봐! 내가 해줄 테니까!”

       

       설마?

       나는 화련이의 말대로 프라이팬에 고기를 올려놨다.

       

       “크흠.”

       

       화련이는 목을 가다듬고, 프라이팬에 올려진 고개를 향해 입을 벌렸다.

       그리고.

       

       “크와아아아앙-!!”

       

       화르륵-

       눈에 보일 정도로 강한 불을 내뿜으며, 프라이팬에 올려진 고기들을 순식간에 구워냈다.

       

       “크하하하! 이게 나야! 이 멍청한 인간아!”

       “오오, 이건 인정할게. 너 좀 한다.”

       

       짝짝짝-

       화련이의 강렬한 퍼포먼스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수도에 이어 가스까지 해결하다니.

       많이 먹는 만큼 밥값은 하는 모양이다.

       

       “…조금 타긴 했지만. 이 정도면 먹을 만 하겠네. 자 애들아 밥 먹자.”

       

       나는 고기를 식탁에 두고, 받아온 상추까지 꺼내 올려놨다.

       화련이는 상추를 보고는 곧바로 인상을 찌푸렸다.

       

       “으으, 이거는 그냥 먹기도 싫어! 나 안 먹어!”

       

       본능적으로 채소를 거부하는 육식의 영재인가 보다.

       그래도 수련이는 호기심이 있는지, 상추를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봤다.

       

       “흠. 그냥 풀이네. 집주인. 이거 먹어도 되는 거 맞아?”

       “아빠라고 부르면 대답할게.”

       “…”

       

       수련이는 아무 말 없이 상추를 입에 넣었다.

       아빠라고 부르는 것보다 독을 먹고 죽는게 나은 모양이다.

       

       우물우물-

       

       “먹어도 되는 풀인가 보네.”

       “당연히 먹어도 되지. 그거 고기에 싸서 먹으면 더 맛있어.”

       “이렇게 싸 먹으면 되는 건가. 흠, 확실히 더 맛있는 것 같긴 하네.”

       

       수련이는 새로운 정보를 터득했다.

       쌈이 마냥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나는 상추를 하나 들어 초련이의 접시에 올려줬다.

       

       “초련아. 너도 이거 먹어볼래?”

       “샤아아-?”

       “너랑 색깔도 똑같고. 너도 아마 좋아할걸?”

       “자 아빠가 먹여줄게. 아 해봐.”

       “샤아아아-”

       

       떡 하니 벌어진 초련이의 입.

       나는 그 안으로 싱싱한 상추를 하나 넣어줬다.

       

       우물우물-

       

       “샤아아-!!”

       

       입맛에 맞나 보네.

       초련이는 내게 하나를 더 달라며 앞발로 식탁을 살포시 내려쳤다.

       

       “알았어. 이번에는 고기도 넣어줄게. 자 여기 있다.”

       “샤아아아-”

       

       우물우물-

       

       초련이는 이번에도 상추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고기가 들어가서 조금 더 맛있게 먹는 것처럼 보였-

       

       퉤-

       

       “어?”

       “샤아아-”

       

       먹는 것처럼 보였는데…

       먹다 남은 고기가 식탁 위를 데굴데굴 굴러갔다.

       어째서?

       

       “초련아?”

       “샤아아-?”

       “고기는 왜 뱉은 거니?”

       “샤아아-”

       “고기가 싫니?”

       “샤아아-!”

       

       초련이는 고기가 싫다며 빵긋- 웃었다.

       그리고는 상추를 더 달라며 내게 재촉했다.

       그 웃는 얼굴과 달리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요즘 채소가 얼마나 비싼데… 식비 감당이 안 될 텐데…?”

       

       이초련.

       채식주의자 선언!

       그 소식은 식단을 책임지는 내 입장에서 꽤나 곤란스러웠다.

       

       ‘내가 직접 농사라도 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느린 다르팽이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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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icked up a Dragon Egg

I Picked up a Dragon Egg

드래곤의 알을 주웠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picked up an Egg from the Dragon’s Nest. “Shakk!!!!” “Should I just sell?” I should have picked some other trea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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