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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

       이튿날 새벽, 백우진은 미리 싸둔 짐을 챙겨 기숙사를 나섰다.

         

       “아우, 졸려.”

         

       잠든 동안 음주선공이 계속해서 축기할 수 있도록 술을 마시고 잔 게 영 좋지 않았다.

         

       “뜨끈한 국밥 한 그릇 했으면 소원이 없겠네.”

         

       학관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국밥 한 그릇 말아먹고 갔음 좋겠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식당 문이 닫혀 있었다.

         

       “어휴.”

         

       학관의 출입문 앞을 서성이는 한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길게 자란 머리에 조금 낡아 보이는 무복을 입고 짐 보따리를 등에 멘 여인.

         

       제갈연지였다.

         

       “배, 백 공자…!”

         

       그녀도 멀리서 다가오는 백우진을 알아봤는지, 한껏 용기내어 손을 자그맣게 들어 흔들었다.

         

       “하, 하하.”

         

       백우진은 썩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주었다.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동안, 백우진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느낌이 영 쌔한데.’

         

       그녀를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위화감과 더불어 쉽게 잘라내지 못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미처 다 보지 못한 소설에서 훗날 등장하는 히로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

         

       “자, 잘 못 주무셨구나…?”

         

       백우진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녀가 대뜸 던진 말이었다.

         

       당황한 그가 되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

       “어, 얼굴이…, 평소보다 푸석푸석해 보여서요….”

         

       내 평소 얼굴을 언제 봤길래 그게 비교 가능한 걸까.

         

       그녀는 갑자기 등에 메고 있던 보따리를 풀더니 이내 작은 목함 하나를 꺼내어 건넸다.

         

       “이, 이거 드세요…!”

       “…이게 뭔데?”

       “저희 가문에서 마, 만든 숙취해소제요…!”

       “오.”

         

       제갈세가는 약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건가!

         

       백우진은 곧장 목함을 열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그윽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이거 숙취해소제 맞아? 향이 굉장히…, 대단한 느낌인데.”

       “마, 맞아요! 미, 믿어주세요…!”

         

       또 울먹거리는 모습에 백우진은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그만큼 약이 좋아 보인단 뜻이야!”

       “아, 그, 그렇구나, 헤헤….”

         

       금세 풀어졌다.

         

       이 정도면 그녀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 자신이 조련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잘 먹을게.”

         

       목함에 담긴 환단을 입에 쏙 집어넣고 이빨로 깨물자 안에서 액체가 튀어나왔다.

         

       “옷?!”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흐르자 형언할 수 없는 청량감이 뒤따랐다.

         

       그와 동시에 몸을 괴롭히던 미약한 두통이며 불쾌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와…, 이거 진짜 대박인데?”

         

       현대에서도 만들어내지 못한 초강력 숙취해소제를 여기서 먹어볼 줄이야.

         

       “이거 파는 제품이야? 몇 개 쟁여두고 싶은데.”

       “죄, 죄송해요…. 가문 내에서만 사용되는 약이라….”

       “역시 그렇구나.”

         

       딱 봐도 효과가 너무 좋은 것이 시중에서 판매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 다음에 또, 또 드릴게요!”

       “그렇다면 나야 고맙지.”

         

       이런 선물이라면 언제든지 받고 싶을 정도다.

         

       “그럼 출발할까?”

       “네에…!”

         

       경비 무사에게 출입패를 보여주고 학관을 나선 두 사람은 곧장 신법을 운용해 서안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 *

         

         

       한성 상단.

         

       한중에서 성공하겠다고 하여 이름붙인 이 상단은 몇 년 사이에 한중을 중심으로 제법 괜찮은 세를 구가하는 중이었다.

         

       “흐흐, 오늘이 기회야.”

         

       상단이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은 한성 상단의 가장 큰 문제는 인맥이었다.

         

       중원에서 인맥이 가지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오로지 친분만으로 그들과의 거래를 틀 수도 있고, 문제가 생기면 무마할 힘이 되어주는 것 또한 가능하니.

         

       한성 상단이 이곳 한중에서 오래도록 살아남기 위해, 박힌 돌들을 빼내기 위해선 그들이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그 인맥이란 것을 빼앗아 오거나 그들과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인맥을 수혈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상단주 안세하는 생각했다.

         

       그래서 정무학관에 임무를 의뢰한 것이다.

         

       정무학관에 입관한 후기지수들은 집안이 명문이거나, 사문이 대단하거나, 본인의 실력이 매우 뛰어나거나.

         

       셋 중 하나는 무조건 가지고 있으니 어느 쪽으로든 쓰임새가 훌륭할 테니.

         

       “총관! 고용한 낭인들은 다 모였나?”

       “예, 단주님!”

         

       이를 위해 제법 실력 있는 낭인들도 잔뜩 고용했다.

         

       어디까지나 그가 원하는 건 학관 생도들의 인상에 깊이 남을 만한 인연을 맺는 것이니, 그들이 혹여 산적들과 맞서다가 다치는 일이 없도록 평소보다 더 많은 낭인들을 고용해둔 상태였다.

         

       “학관 생도들이 오면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하여라!”

       “예!”

         

       일꾼들이 바삐 움직이며 출발 준비를 거의 끝마쳐갈 즈음, 총관이 턱에 난 염소수염을 휘날리며 빠르게 다가왔다.

         

       “다, 단주님!”

       “무슨 일이냐.”

       “학관에서 생도들이 왔습니다요.”

       “오, 그래!”

       “그, 그런데 그것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도들의 등장에 안세하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총관이 무언가 석연찮은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혹여 생도들이 기다릴까 답답한 마음에 안세하는 크게 호통을 쳤다.

         

       “빨리 말하거라!”

         

       그러자 총관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손사래를 치며 말을 이었다.

         

       “아, 아닙니다요! 아무래도 상단주님이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는 게 나을 듯합니다요.”

       “쯔쯧, 실없는 놈 같으니. 당장 안내하거라!”

       “예, 예이.”

         

       총관이 안내한 곳은 상단 내에서도 가장 귀한 고객이 찾아왔을 때만 개방하는 귀빈용 접대실이었다.

         

       총관의 접대에 흡족한 안세하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음! 잘했다, 총관.”

       “헤헤, 감사합니다요.”

         

       문 앞에 다다른 안세하는 마지막으로 옷매무새와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문을 열었다.

         

       “오, 이 차 향이 죽인다.”

       “헤, 헤헤….”

       “…….”

         

       온갖 고급스러운 것들로 치장되어 있는 귀빈 접객실 안에 망태기를 등에 멘 청년과 미친년마냥 산발을 하고 있는 여인이 연신 쩝쩝대며 다과를 흡입하고 있었다.

         

       ‘뭐냐, 이 거지들은.’

         

       불안한 마음이 안세하의 마음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 * *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두 시진 만에 한중에 당도한 두 사람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아침 식사였다.

         

       “점소이, 여기 국밥 두 그릇!”

       “예이!”

         

       지난 밤 깎여 내려간 속을 그렇게 달래고 나와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잡화점.

         

       “커다란 망태기를 하나 사고 싶은데.”

       “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슬슬 약주로 만들어 마실 약초들의 수가 부족하던 차였다. 이번 호위행에 산을 몇 곳인가 지나가니, 틈틈히 시간을 내어 신선한 약초들을 잔뜩 뽑아둘 셈이었다.

         

       “마, 망태기는 왜….”

         

       옆에 있던 제갈연지가 궁금한 듯 묻자, 백우진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일종의 수련이라고 생각해.”

       “네에….”

         

       이해하진 못한 듯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모양새였다.

         

       “음, 좋아.”

         

       싸게 주고 산 망태기인데 제법 질이 나쁘지가 않다. 여간해서는 끊어질 것 같지도 않고, 어깨를 감싸는 감촉도 나쁘지가 않다.

         

       “이제 가볼까.”

       “네, 네!”

         

       제갈연지는 여전히 말을 더듬거리긴 했지만 말투 자체는 제법 자연스러워진 상태였다.

         

       신법을 운용하고 잠시 쉴 겸 걸어갈 때마다 꾸준히 이야기를 나눈 덕이었다.

         

       그럴 때마다 백우진은 뭔가 찝찝함을 느껴야 했다.

         

       ‘뭔가 이상한데….’

         

       분명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건 처음인데 말이 술술 풀려나온다.

         

       딱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이 악물고 모른 척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걸음을 재촉하여 호위행 임무를 의뢰한 한성 상단에 당도했다.

         

       바삐 일하던 일꾼에게 신분을 밝히자 얼마 지나지 않아 염소를 무척이나 닮은 총관이 버선발로 달려나와 그들을 반겼다.

         

       “저어, 학관에서 오셨다굽쇼?”

       “그렇소.”

       “그으…, 예, 환영합니다요!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무언가 꺼림칙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돌변하여 반기는 모습에 두 사람 모두 의아했지만 순순히 그의 뒤를 따라 접객실로 향했다.

         

       “다과를 내올 터이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고맙소.”

         

       그렇게 시녀가 내온 무슨무슨 차와 과자를 오물오물 씹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다시금 문이 열렸다.

         

       풍채가 제법 좋은 사내가 웃는 얼굴로 들어오다 급하게 굳어버렸다.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실망했나본데?’

         

       딱 봐도 정무학관의 후기지수들의 전형적인 모습만 생각하다 실망한 모양새였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게 옳은 일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알지만, 그걸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무리는 아니지.’

         

       이해할 만했다.

         

       한쪽은 약초꾼이나 사용할 법한 망태기를 메고 있고, 다른 한쪽은 사람인지 귀신인지 모를 산발을 하고 있으니.

         

       다만, 호위 내내 무시당하는 건 옳지 않으니 그의 인식을 조금 바꿔줄 필요는 있다.

         

       “상단주 되십니까?”

       “아! 그, 그렇소만.”

         

       백우진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포권을 취했다.

         

       “정무학관의 1학년 생도이자 섬서백가의 백우진입니다.”

       “오오, 섬서백가…!”

         

       섬서백가 정도면 오대세가나 구파일방을 제외하면 어디에 내놔도 꿇리지 않는 곳이었다.

         

       백우진은 그가 다 놀라기도 전에 제갈연지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쪽은 제갈연지 소저입니다.”

       “제, 제갈세가!”

         

       허업, 하고 숨을 들이킨 안세하의 신형이 순간 비틀거렸다.

         

       현 정파 무림에 제갈세가가 가지는 위상이란 그런 것이었다.

         

       “바, 반갑소. 한성 상단의 상단주 안세하라고 하오.”

         

       금세 신색을 회복시킨 안세하가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내리며 인사를 나눴다.

         

       ‘대박이다, 대박이야!’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큰 코 다친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구나!

         

       큰 깨달음을 얻은 그였다.

         

       “준비가 끝났으면 곧장 출발하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백우진의 물음에 안세하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물론이오! 준비는 이미 다 마쳐두었으니 바로 출발합시다.”

         

       안세하의 뒤를 따라 상단을 나서 도시 출입문 쪽으로 향하자 수십의 사내들이 마차 주변에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서자 그들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상단주님, 이제 출발하는 겁니까?”

       “그렇소, 대주.”

         

       그가 바로 상단에 고용된 낭인들 중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나 대주로 발탁된 석대라는 자였다.

         

       험상궂게 생긴 외모에 칼자국까지 있어 밤길에 마주치면 제법 아찔하겠단 생각이 앞섰다.

         

       석대는 안세하의 뒤에 서 있는 이들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조금 추레한 차림새의 젊은 남녀. 허나, 거친 낭인들의 세계를 살아오면서 눈치만으로 몇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긴 그는 그들에게서 범상치 않은 기세를 느꼈다.

         

       “이분들은….”

       “아, 인사하시오. 이쪽은 정무학관에서 나온 생도들이오.”

       “낭인들의 통솔을 맡은 석대라 하오.”

         

       다짜고짜 성질을 낼 것 같은 인상과는 달리, 그는 두 사람을 향해 먼저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건네왔다.

         

       “정무학관 생도 백우진이오.”

       “제, 제갈연지입니다….”

         

       세 사람이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던 안세하가 두 사람을 이끌었다.

         

       “자아, 두 분은 나와 같이 마차에 오릅시다.”

         

       두 사람이 마차에 오르자 안세하는 총관에게 눈짓을 건넨 뒤 마차에 올랐다. 그러자 밖에서 총관의 얇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자아, 출발이오!”

         

       상행의 시작이었다.

         

       출입문을 통과해 마차가 도로 위를 천천히 내달리기 시작했다.

         

       창문너머로 밖을 바라보고 있던 백우진이 그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어야 재밌어 할까 고심하던 안세하에게 물었다.

         

       “단주님,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만.”

       “오, 뭐든 말해보시오. 내 가능한 거라면 뭐든 들어드리리다.”

         

       그러자 백우진은 희게 웃으며 호리병을 꺼내들었다.

         

       “한 잔 해도 됩니까?”

       “…….”

         

       안세하는 다시 불안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기쁘기 한량 없는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사이에 정말 좋은 일들이 여러번 생긴 듯합니다.

    선작, 조회수, 추천수 늘어나는 게 자꾸만 마음을 부풀려서 여러분들께 이 감사한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하나 고민만 되네요,,,!

    물론 글로써 보답하는 게 가장 멋진 일이겠습니다만,,, 과연 여러분의 만족을 제 비루한 실력으로 얻어낼 수 있을지,,,

    오늘부터 새로운 파트가 시작되는데요, 나름대로 공들인 회자정리 파트를 끝낸 이후라 조금 더 즐거운 분위기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하루 사이에 적잖은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가장 첫 번째로 ㅜㅗ님, 재밌다는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제게 큰 힘이 되는 말입니다!

    두 번째로 Wicky님,,, 군대에서 재밌게 보고 계시다고 후원을,,,ㅠ 힘들게 번 돈을 주셔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세 번쨰는 오라매님!! 저 정말 작가님 작품 요즘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무협이라는 장르에 도전할 수 있게 된 원동력 중 한분입니다!!

    네 번째는 우비람님!! 제 최애 소설 작가님! 무협의 동도로서 저를 치하해주시니 감동의 눈물이 흐릅니다,,,!

    강호의 도리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해주신 우비람님과 오라매님께 정말 무한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저도 두분처럼 정말 재미있는 무협물 써볼 수 있도록 피를 토해보겠습니다!!

    앞으로 정진해서 더욱 여러분들의 입맛에 당기는 소설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언제나 감사드리고, 염치없지만 선작, 추천, 댓글 부탁드립니다,,,ㅎㅎ!

    오늘 밤도 편안한 밤 되시고, 월요병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내일 뵙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주정뱅이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sent a 5,700-character message and ended up transported into a novel world once. Then after returning, I got reincarnated into a second martial arts novel by the same damn author. Only this time, I really didn’t write 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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