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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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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그리 생각하며 경비 대장이 쓰기엔 너무나 값비싸 보이는 가죽 의자에 축 늘어져 곰방대를 꺼내 들었다.
    ​
    ​
    최근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물건이라 비싼 값 주고 겨우 구한 물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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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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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이라고는 성냥불 정도 일으키는 게 전부인 화려한 마도구로 불을 붙이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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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
    ​
    ​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
    ​
    “대장님 부인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지금은 바빠서 만나기 힘들다고 전해.”
    “…예, 알겠습니다.”
    ​
    ​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뱉었다.
    ​
    ​
    “쯧, 시집왔을 때처럼 고분고분할 것이지…”
    ​
    ​
    경비 대장의 아내는 아름답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옆 마을 처녀였다. 거기다 집안일을 잘하고 조신하기까지 하며, 귀가한 남편의 발을 씻겨주고자 따뜻한 물까지 준비하는 그런 여자였다.
    ​
    ​
   
    그런 여자가 실례임을 앎에도 경비 대장의 직장까지 찾아온 건 경비 대장의 불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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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녀는 임신했다. 그녀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지만 불행은 너무나 쉽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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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가 불러옴에 따라 아이를 위해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절한 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 옆 방에서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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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의 남편이 매춘부를 데려와 옆방에서 정을 나눈 것이다. 충격을 받고 주저앉은 아내를 보고도 남편은 행위를 멈추지 않았고 그녀는 충격으로 유산을 하고 말았다.
    ​
    ​
    제 다리 사이로 흘러나온 핏덩이를 보며 그녀는 한없이 울었다. 경비 대장은 그런 아내를 보며 애 하나 제대로 간수 못 한다며 폭행한 후 새 아이를 가지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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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쯤 눈이 돌아간 여자는 제 목에 칼을 들이밀며 이대로 자살할 것이라 경비 대장을 협박했다. 큰돈을 들여 데려온 여자를 잃는 것도 문제지만, 집에서 아내의 시신이 나온다면 민심이 크게 요동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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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대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다른 놈들의 귀에 이 사실이 들어가면 그는 자리를 내놓아야 할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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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대장은 주먹을 휘둘러 여자를 순하게 만들려 했지만, 아이를 잃은 어미만큼 강한 여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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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목에 핏물이 줄줄 흐를 정도로 칼을 박아넣으며 정말 자살할 거라는 뜻을 보였고, 경비 대장은 어쩔 수 없이 여자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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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쳐봐야 얼마나 더 멀리 갈 수 있겠냐는 오만한 생각에서 기반된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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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가 생각지 못한 건, 그녀의 집안이 생각보다 부유한 집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녀를 꼬실 때만 해도 간이고 쓸개고 전부 줄 것처럼 바닥을 질질 기어 겨우 결혼해 놓고는 이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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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본가까지 열심히 도망친 여자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시대적으로 남편을 버리고 도망친 여자를 곱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리어 남편의 외도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혼이 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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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녀가 혼난 건 딱 거기까지였다. 딸바보였던 아버지는 애처롭게 우는 딸을 결국 안아주며 쓰레기 같은 남편과 이혼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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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 자체는 제국에서 허용해주고 있었지만 진짜로 이혼하는 경우는 아주 적었다. 이혼을 공인받기 위해 나라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매우 비쌌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녀의 집안은 부유했기에 그 정도 금액은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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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결을 잃은 데다가 유산 경험까지 있는 여성은 결혼이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그녀의 외모가 워낙 빼어난 덕분에 한 번 정도는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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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을 위해선 부부가 상호 동의하에 이혼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혼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경비 대장과 그녀는 영영 부부로 묶일 테고, 결국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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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 여자는 본가에서 붙여 준 수많은 호위와 함께 이혼서를 받고자 직접 이곳까지 발걸음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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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대장은 그런 여자의 행동을 별거 아닌 변덕이나, 결혼 생활의 주도권을 얻기 위한 개수작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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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집으로 돌아오면 제대로 교육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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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뻐끔뻐끔 곰방대를 피며 예쁘장한 제 아내의 얼굴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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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 세계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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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에게 ‘적’으로 인식된 경비 대장을 중심으로 개그 필터가 맹렬하게 작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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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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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이 개새끼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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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 필터로 강화된 아내(+99)가 한 손에 프라이팬을 든 채 방문을 반 토막을 내며 뛰어 들어왔다. 경비 대장은 멍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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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초한 얼굴로 울기만 하던 이가 몬스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흉악하게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 손으로 잡고 있는 프라이팬에선 이유를 알 수 없는 희뿌연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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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뒤로 비서와 경비들이 머리에 혹을 여러 개 만든 채 쓰러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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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뭔… 당신 지금 뭘…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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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대장은 너무 당황하여 말을 작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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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쿠웅!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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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대장이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여린 몸이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건물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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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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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 한 톨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방 안에서 어째서인지 돌가루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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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에 달린 나무로 만든 심플한 샹들리에가 힘없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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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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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 코앞까지 걸어온 그녀는 품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 박력 있게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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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인해.”
   “뭐? 내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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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도 본 적 없는 싸늘한 목소리였지만 경비 대장은 겁먹지 않았다. 도리어 멍했던 정신이 돌아와 제 아내를 비웃음을 머금은 채 바라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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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네년 아니, 당신 데려오느라 얼마를 쓴 줄 알아? 그땐 좋다고 다 받아 처먹어 놓고 이제 와서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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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일을 하고 돌아온 남편을 보듬고, 아이를 지혜롭게 키우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교육받고 자란 여자는 경제 관념까지 잘 잡혀있었다. 지금까지 그가 선물해준 값비싼 선물은 전부 팔아 땅과 바꾸어 혼수로 챙겨온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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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그 땅들도 남편의 이름으로 되어있으니, 실상 그녀가 받은 금전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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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받은 건 전혀 생각 안 하고 해준 것만 생각하는 모습에 여자는 머리에 열이 뻗치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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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 필터가 없었다면 가련하게 울며 쓰러졌겠지만, 그녀는 세계관 최강자라 불리는 ‘아줌마’가 된 상태였다. 그것도 개새끼 남편의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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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기가 많고 손버릇이 안 좋은 남자의 아내 특징이 장군 부럽지 않을 정도로 거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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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한 이유로 그녀는 현재 ‘최강자’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강화된 상태였다. 심적으로도 외적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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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라면 할 것이지 뭔 말이 이렇게 많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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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프라이팬을 휘두르는 순간, 경비 대장은 여유 있게 부러질 것 같은 손목을 붙잡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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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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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손은 어떠한 묘리를 담은 채 귀신처럼 움직여 그의 머리를 깡! 하고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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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 깡! 까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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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새끼가 얌전히 있으니까 호구 새끼로 보이나!”
    “억,컥! 아악! 그, 그만….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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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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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번 맞을 때마다 앞으로 숙여지던 얼굴이 결국 책상 위에 쿵! 하고 짓눌렸다. 그의 얼굴 위로 핏물이 흘러내렸다. 그러자 새하얀 장갑을 낀 고운 손이 경비 대장의 머리카락을 잡아 위로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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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사 악귀와 같은 표정을 한 여자가 코피를 질질 흘리고 있는 경비 대장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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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씹새끼야 그래서 뭐라고?”
    “허억,헉….감히 네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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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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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매가 부족하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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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대장의 얼굴을 책상에 처박자 책상이 그대로 반으로 쪼개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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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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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는 시야가 빙글빙글 도는 것에 비틀거리며 땅을 짚었다. 그러다 쪽팔림이 울컥 치솟아 검을 빼 들려 했다.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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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덥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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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뭐어어언?!”
    “으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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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가 남자의 다리를 허리 양옆에 끼고 빙글빙글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크 판타지 세계에선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속도에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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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아아악! 사,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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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말을 다 끝맺지 못했다. 여자가 중간에 손을 놓아버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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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장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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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그대로 창문을 깨고 바깥으로 떨어져 내렸다. 개그 세계에선 계단 한 칸 같은 높이였지만 이곳에선 뼈 하나가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높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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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경비 대장은 큰 상처 없이 1층 길가에 떨어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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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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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쪽 다리가 그녀에게 붙잡혔을 때 또각! 부러져버려 일어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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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벅터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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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대장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위층에서 내려오는 제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프라이팬이 들려있는 상태였다. 검을 들어보기는커녕 꽃꽂이만 하던 여리여리한 몸이 어째서인지 오랜 시간 단련한 전사의 몸처럼 근육질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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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도 뭔가 그림체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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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이 괴물 같은 년…! 네년 악마와아아악!”
    “이게 아직도 정신을 안 차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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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 대장은 대로 한복판에서 아내에게 코브라트위스트(프로레슬링 기술)를 당하며 애처롭게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그의 영향력이 여러 가지 의미로 낮아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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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우… 부부싸움이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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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리스와 제스, 두 사람과 함께 부족한 물자를 구매하고자 돌아다니던 리안은 경비 대장이 개같이 털리는 장면을 발견하곤 작게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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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싸움? 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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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리스의 눈동자가 혼란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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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두머리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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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스는 무리의 우두머리를 정하는 싸움과 비슷하다며 즐거워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Ilham Senjaya님 오늘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3

경비 대장 컷..

자 이제 두명 남았다… 😀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니다.다음화 보기

그는 그리 생각하며 경비 대장이 쓰기엔 너무나 값비싸 보이는 가죽 의자에 축 늘어져 곰방대를 꺼내 들었다.

최근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물건이라 비싼 값 주고 겨우 구한 물건이었다.

칙.

기능이라고는 성냥불 정도 일으키는 게 전부인 화려한 마도구로 불을 붙이고 있을 때.

똑똑.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대장님 부인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지금은 바빠서 만나기 힘들다고 전해.”

“…예, 알겠습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뱉었다.

“쯧, 시집왔을 때처럼 고분고분할 것이지…”

경비 대장의 아내는 아름답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옆 마을 처녀였다. 거기다 집안일을 잘하고 조신하기까지 하며, 귀가한 남편의 발을 씻겨주고자 따뜻한 물까지 준비하는 그런 여자였다.

그런 여자가 실례임을 앎에도 경비 대장의 직장까지 찾아온 건 경비 대장의 불륜 때문이었다.

결혼식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녀는 임신했다. 그녀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지만 불행은 너무나 쉽게 찾아왔다.

배가 불러옴에 따라 아이를 위해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절한 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 옆 방에서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남편이 매춘부를 데려와 옆방에서 정을 나눈 것이다. 충격을 받고 주저앉은 아내를 보고도 남편은 행위를 멈추지 않았고 그녀는 충격으로 유산을 하고 말았다.

제 다리 사이로 흘러나온 핏덩이를 보며 그녀는 한없이 울었다. 경비 대장은 그런 아내를 보며 애 하나 제대로 간수 못 한다며 폭행한 후 새 아이를 가지자 말했다.

이쯤 눈이 돌아간 여자는 제 목에 칼을 들이밀며 이대로 자살할 것이라 경비 대장을 협박했다. 큰돈을 들여 데려온 여자를 잃는 것도 문제지만, 집에서 아내의 시신이 나온다면 민심이 크게 요동칠 터였다.

경비 대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다른 놈들의 귀에 이 사실이 들어가면 그는 자리를 내놓아야 할지도 몰랐다.

경비 대장은 주먹을 휘둘러 여자를 순하게 만들려 했지만, 아이를 잃은 어미만큼 강한 여자는 없었다.

그녀는 목에 핏물이 줄줄 흐를 정도로 칼을 박아넣으며 정말 자살할 거라는 뜻을 보였고, 경비 대장은 어쩔 수 없이 여자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도망쳐봐야 얼마나 더 멀리 갈 수 있겠냐는 오만한 생각에서 기반된 행동이었다.

그가 생각지 못한 건, 그녀의 집안이 생각보다 부유한 집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녀를 꼬실 때만 해도 간이고 쓸개고 전부 줄 것처럼 바닥을 질질 기어 겨우 결혼해 놓고는 이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제 본가까지 열심히 도망친 여자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시대적으로 남편을 버리고 도망친 여자를 곱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리어 남편의 외도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혼이 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가 혼난 건 딱 거기까지였다. 딸바보였던 아버지는 애처롭게 우는 딸을 결국 안아주며 쓰레기 같은 남편과 이혼하라 하였다.

이혼 자체는 제국에서 허용해주고 있었지만 진짜로 이혼하는 경우는 아주 적었다. 이혼을 공인받기 위해 나라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매우 비쌌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녀의 집안은 부유했기에 그 정도 금액은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었다.

순결을 잃은 데다가 유산 경험까지 있는 여성은 결혼이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그녀의 외모가 워낙 빼어난 덕분에 한 번 정도는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을 터였다.

이혼을 위해선 부부가 상호 동의하에 이혼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혼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경비 대장과 그녀는 영영 부부로 묶일 테고, 결국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을 터였다.

하여 여자는 본가에서 붙여 준 수많은 호위와 함께 이혼서를 받고자 직접 이곳까지 발걸음 하게 된 것이다.

경비 대장은 그런 여자의 행동을 별거 아닌 변덕이나, 결혼 생활의 주도권을 얻기 위한 개수작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집으로 돌아오면 제대로 교육해야겠어.”

그는 뻐끔뻐끔 곰방대를 피며 예쁘장한 제 아내의 얼굴을 떠올렸다.

개그 세계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상황!

리안에게 ‘적’으로 인식된 경비 대장을 중심으로 개그 필터가 맹렬하게 작동하기 시작했다.

콰앙!

“야, 이 개새끼야!”

“어?”

개그 필터로 강화된 아내(+99)가 한 손에 프라이팬을 든 채 방문을 반 토막을 내며 뛰어 들어왔다. 경비 대장은 멍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청초한 얼굴로 울기만 하던 이가 몬스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흉악하게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 손으로 잡고 있는 프라이팬에선 이유를 알 수 없는 희뿌연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녀의 뒤로 비서와 경비들이 머리에 혹을 여러 개 만든 채 쓰러져있었다.

“이게 뭔… 당신 지금 뭘…하는거야?”

경비 대장은 너무 당황하여 말을 작게 떨었다.

쿵! 쿠웅! 쿵!

경비 대장이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여린 몸이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건물이 흔들렸다.

파스스..

먼지 한 톨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방 안에서 어째서인지 돌가루가 떨어졌다.

천장에 달린 나무로 만든 심플한 샹들리에가 힘없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쾅!

책상 코앞까지 걸어온 그녀는 품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 박력 있게 내려놓았다.

“사인해.”

“뭐? 내가 왜?”

한 번도 본 적 없는 싸늘한 목소리였지만 경비 대장은 겁먹지 않았다. 도리어 멍했던 정신이 돌아와 제 아내를 비웃음을 머금은 채 바라보기까지 했다.

“내가 네년 아니, 당신 데려오느라 얼마를 쓴 줄 알아? 그땐 좋다고 다 받아 처먹어 놓고 이제 와서 이혼?”

바깥일을 하고 돌아온 남편을 보듬고, 아이를 지혜롭게 키우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교육받고 자란 여자는 경제 관념까지 잘 잡혀있었다. 지금까지 그가 선물해준 값비싼 선물은 전부 팔아 땅과 바꾸어 혼수로 챙겨온 상태였다.

이젠 그 땅들도 남편의 이름으로 되어있으니, 실상 그녀가 받은 금전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이 받은 건 전혀 생각 안 하고 해준 것만 생각하는 모습에 여자는 머리에 열이 뻗치는 걸 느꼈다.

개그 필터가 없었다면 가련하게 울며 쓰러졌겠지만, 그녀는 세계관 최강자라 불리는 ‘아줌마’가 된 상태였다. 그것도 개새끼 남편의 아내였다.

바람기가 많고 손버릇이 안 좋은 남자의 아내 특징이 장군 부럽지 않을 정도로 거칠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그녀는 현재 ‘최강자’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강화된 상태였다. 심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하라면 할 것이지 뭔 말이 이렇게 많악!”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프라이팬을 휘두르는 순간, 경비 대장은 여유 있게 부러질 것 같은 손목을 붙잡으려 했다.

“꺽…!”

그녀의 손은 어떠한 묘리를 담은 채 귀신처럼 움직여 그의 머리를 깡! 하고 내리쳤다.

깡! 깡! 까앙!

“개새끼가 얌전히 있으니까 호구 새끼로 보이나!”

“억,컥! 아악! 그, 그만….커헉!”

콰앙!

한 번 맞을 때마다 앞으로 숙여지던 얼굴이 결국 책상 위에 쿵! 하고 짓눌렸다. 그의 얼굴 위로 핏물이 흘러내렸다. 그러자 새하얀 장갑을 낀 고운 손이 경비 대장의 머리카락을 잡아 위로 들어 올렸다.

흡사 악귀와 같은 표정을 한 여자가 코피를 질질 흘리고 있는 경비 대장에게 말했다.

“씹새끼야 그래서 뭐라고?”

“허억,헉….감히 네년이….”

콰앙!

“아직 매가 부족하지 응?”

경비 대장의 얼굴을 책상에 처박자 책상이 그대로 반으로 쪼개져 버렸다.

“어억…”

그는 시야가 빙글빙글 도는 것에 비틀거리며 땅을 짚었다. 그러다 쪽팔림이 울컥 치솟아 검을 빼 들려 했다. 그 순간…

덥석!

“뭐,뭐어어언?!”

“으랴아!”

여자가 남자의 다리를 허리 양옆에 끼고 빙글빙글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크 판타지 세계에선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속도에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크아아악! 사, 살려..!”

남자는 말을 다 끝맺지 못했다. 여자가 중간에 손을 놓아버린 탓이다.

와장창!!

남자는 그대로 창문을 깨고 바깥으로 떨어져 내렸다. 개그 세계에선 계단 한 칸 같은 높이였지만 이곳에선 뼈 하나가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높이였다.

다행히 경비 대장은 큰 상처 없이 1층 길가에 떨어졌지만…

“으으…”

양쪽 다리가 그녀에게 붙잡혔을 때 또각! 부러져버려 일어날 수 없었다.

터벅터벅…

경비 대장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위층에서 내려오는 제 아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프라이팬이 들려있는 상태였다. 검을 들어보기는커녕 꽃꽂이만 하던 여리여리한 몸이 어째서인지 오랜 시간 단련한 전사의 몸처럼 근육질이 되어있었다.

얼굴도 뭔가 그림체가 달랐다.

“야.”

“이 괴물 같은 년…! 네년 악마와아아악!”

“이게 아직도 정신을 안 차렸네!”

경비 대장은 대로 한복판에서 아내에게 코브라트위스트(프로레슬링 기술)를 당하며 애처롭게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그의 영향력이 여러 가지 의미로 낮아지는 순간이었다.

“오우… 부부싸움이네. 무섭다.”

아이리스와 제스, 두 사람과 함께 부족한 물자를 구매하고자 돌아다니던 리안은 경비 대장이 개같이 털리는 장면을 발견하곤 작게 몸을 떨었다.

“부부싸움? 저게..?”

아이리스의 눈동자가 혼란으로 가득 찼다.

“우두머리 싸움!”

제스는 무리의 우두머리를 정하는 싸움과 비슷하다며 즐거워했다.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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