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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0

   제국은 넓다.

   그런 제국에서 아우가스트 가문은 제국의 수도와는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는 가문이었다.

     

   그래서일까.

   중앙 귀족과는 다르게 지방 귀족들의 세력을 독자적으로 구성했다.

     

   에파니아 황실도 어느 정도 그들의 독자적인 세력 구축을 눈감아 주었다.

   그도 그럴 게 아무리 황실이라도 지방에서 터지는 세계 침식이나 외부의 침입을 막는 데는 손이 모자랐던 탓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지방 귀족 세력들은 자기들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었다.

     

   ‘원래는 시그린이 아카데미에서 그들끼리 못 뭉치게 적극적으로 움직였겠지만.’

     

   이번에는 창공의 세대에 손 쓰느라 그들이 뭉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 결과 판드라 아우가스트를 중심으로 제국의 지방 귀족 세력들이 뭉친 것이었다.

     

   크라슈는 판드라를 물끄러미 보았다.

   안경을 치켜 쓴 싸가지 없게 생긴 그와는 악연으로 엮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잘난 발하임도 제국에게는 어쩔 수 없는 법이야. 잘 알겠지?」

     

   그는 지독한 제국 우월주의 사상을 지닌 이였다.

   그러니 스타론을 대표하는 가문인 발하임의 직계인 크라슈를 몇 번이고 내리눌렀다.

     

   크라슈를 내리누를 때마다 제국과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라헬른 아카데미에서 그는 징글맞을 정도로 크라슈를 시달리게 했었다.

     

   그래서일까.

     

   “네가 뭔데 그만하라 마라냐.”

     

   크라슈의 눈썹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저놈 면상만 봐도 반사적으로 토악질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람은 회귀 때의 기억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사소한 계기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사소한 계기라는 게 전혀 발생하지 않고 변함없이 자라난 녀석이라면.

   그다지 다른 길로 가지 않을 거라는 것 또한 현실이었다.

     

   “아, 후배, 내가 그만하라는 건 내 동기생들에게 한 거야. 동기생들이 허튼짓할까 봐.”

     

   판드라는 느글거리는 웃음을 머금었다.

   그 웃음은 뱀과 똑 닮아 있어 그의 내면을 비추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게 지금 이 녀석들은 누가 봐도 판드라가 시켜서 스타론 2기생들을 건드린 녀석들이었으니까.

   판드라가 나서자마자 태도를 고친 것만 봐도 그렇다.

     

   이 녀석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제국 우월주의 사상에 빠져 다른 왕국을 깎아내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사람 분석하는 눈치 하나는 기똥찬 크라슈이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이놈은 예전과 조금도 변함없다.

     

   “그래서 후배, 우리 동기생이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그 꼴로 만든 거야?”

     

   아직도 크라슈의 발아래에 있는 동기생을 가리키며 판드라가 질문했다.

   그 질문을 듣고, 크라슈는 가볍게 웃었다.

     

   “그냥 거슬려서.”

     

   그리고 판드라가 기대한 대답과는 전혀 다른 말이 나왔다.

     

   판드라도 이건 예상 못했는지 멈칫했다.

   그로서는 스타론 2기생들을 핍박하는 걸 보고, 나섰다고 말해 주길 바랐겠지.

     

   하지만 크라슈는 뜻대로 움직여줄 생각 없었다.

     

   “거슬렸다니. 우리가?”

   “그래, 내 얼굴을 보자마자 역겹게 웃길래. 팼다. 여기 있는 나머지 놈들을 팬 뒤 그리고 너도 패줄 생각이다.”

   “아하하.”

     

   어이없다는 듯이 웃은 판드라는 손으로 안경을 치켜 썼다.

     

   “야만적이긴. 스타론은 전부 다 그래?”

     

   그리고 제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바로 본색을 드러냈다.

     

   스타론 2기생들을 살살 건드려 크라슈를 움직이게 하려 했더니.

   그냥 본인 자체를 건드리면 되겠다고 생각한 게 분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크라슈가 역으로 이죽거렸다.

     

   “흐음, 중앙 귀족파를 보니 제국은 다 몰상식하지는 않은 것 같던데.”

     

   그러니 크라슈는 역으로 그를 건드려 주기로 했다.

   판드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넌 왜 그러냐?”

     

   시종일관 뱀처럼 웃던 판드라의 얼굴에 금이 갔다.

     

   “아, 지방 귀족이라 그러냐?”

     

   그리고 쐐기를 박아 버리자 판드라의 안경 너머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나에 관해 조금 아는 눈치네.”

   “아니, 그냥 티 나길래.”

     

   미안하지만 도발은 이쪽 전문이야. 인마.

     

   [ 누가 뱀 혀인지 모르겠군. ]

     

   그는 제국 우월주의 사상을 지녔다.

   그리고 그러한 제국 우월주의 사상을 지닌 그는 늘 중앙 귀족 세력에 편입되고 싶어 했다.

     

   지방 세력의 독자적인 세력 구축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한들 결국 중앙 귀족에게 밀리는 게 현실이었으니까.

     

   그러니 그에게 지방 귀족 세력 출신이라는 건 일종에 콤플렉스였다.

     

   그는 중앙 귀족이 되고 싶었다.

   그러니 그에게 있어 크라슈의 도발은 기폭제와 같았다.

     

   “사람 열받게 하는데 일가견 있는 모양이네.”

     

   판드라를 중심으로 바람이 일렁였다.

   그의 세력들도 크라슈가 판드라를 이 정도로 도발할 줄은 몰랐는지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다들 무슨 상황인지 말 좀 해줄래.”

     

   하지만 판드라도 꽤 독종이었다.

   그는 머리끝까지 치솟았던 화를 감추며 자신의 동기생에게 질문을 던졌다.

     

   “2기생 녀석들이 우리 자리를 침입하길래. 경고 좀 해줬을 뿐이야. 우리도 호흡을 맞추기 위해 훈련 자리가 필요했으니까. 그런데 이 녀석이 다짜고짜 폭력부터 행사했다고.”

   “경고하는 도중 무력 충돌이 있었어?”

   “아니, 당연히 말로 타일렀지.”

     

   마치, 미리 짜 맞춘 듯이 그들은 물 흐르듯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자 그 말을 들으며 억울한 건 스타론 2기생들이었다.

     

   “저, 저희가 침입했다뇨! 저희가 처음부터 자리를 쓰고 있었잖아요!”

   “맞아요. 그리고 훈련장은 다 자유롭게 쓰는 거잖아요.”

     

   스타론 2기생들이 항의하기 시작했다.

   크라슈 입장에서는 그들이 조용히 있어 줬으면 좋겠지만 그들은 아직 미숙하다.

     

   귀족으로 자라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온 그들에게 억울한 일은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니 판드라가 구태여 크라슈가 아니라 스타론 2기생들을 건드린 것이다.

   무학과 2기생 대표인 크라슈가 발 뺄 수 없도록 말이다.

     

   아이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판드라는 크라슈를 돌아봤다.

     

   “우리 쪽에서도 멋대로 굴긴 한 모양인데. 그렇다고 해도 이건 과한 처사가 아닐까?”

     

   그의 얼굴에 다시금 여유가 돌아왔다.

     

   “그래서 뭐, 배상이라도 하라고?”

     

   크라슈는 오히려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그쪽이 뭘 이야기하던 상대해줄 생각 없다는 반응이었다.

     

   “배상까지야. 학생들끼리 이런 식으로 충돌했다는 게 알려지면 서로 곤란하잖아.”

     

   그는 느긋한 걸음걸이로 제국파 일원들에게 다가가 섰다.

     

   “그러니 의견 충돌을 해결하기 위해 무학과 출신답게 깔끔히 무학을 겨루는 걸로 해결하자.”

     

   크라슈가 목뒤로 손을 옮겼다.

   전투를 하기 전 버릇처럼 그가 다시금 목을 두둑 풀었다.

     

   “그래, 그렇다면야.”

   “1기생과 2기생, 서로 팀으로 나뉘어서 겨루면 되겠지?”

     

   바로 한 대 꽂아주려던 크라슈는 다음 말에서 인상을 찌푸렸다.

     

   “뭐?”

   “응? 그야, 의견 충돌이 있었던 건 후배만이 아니잖아. 다른 후배들도 자기 의견을 말할 권리를 줘야지.”

   “1기생과 2기생이 붙는 게 그 권리를 주장하는 거냐? 권리 묵살이지.”

     

   크라슈가 어이없는 반응을 보이자 그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여긴 라헬른 아카데미잖아. 총학장님도 힘으로 증명하라 했고. 무학과인 우리가 힘으로 증명하지 않으면 뭐로 증명해?”

     

   제국파 녀석들이 낄낄거리는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그래도 너무 불공평하긴 하지? 그럼 이렇게 하자.”

     

   그는 선뜻 베푼다는 식으로 크라슈에게 제안을 해왔다.

     

   “팀에서 각각 한 명씩 출전해서 겨룬 뒤. 이긴 쪽은 계속 출전, 진 쪽은 새로운 인원이 출전하게 해서 먼저 팀원이 다 떨어지는 쪽이 지는 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크라슈를 돌아봤다.

     

   “어때? 처음부터 혼자서 우리를 상대하려 했잖아. 나쁜 이야기는 아니지? 자신 있으면 혼자서 다 끝내도 좋아.”

     

   크라슈는 왜 판드라가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 눈치챘다.

     

   ‘이 녀석 내 멸화침식에 관해 알고 있네.’

     

   크라슈는 그동안 라헬른 아카데미에서 여러 활약을 해왔다.

   그리고 그 활약에서 크라슈의 리타이어가 번번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들은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니 판드라는 눈치챈 것이다.

     

   크라슈의 전투 방식은 거세게 타오르는 횃불과 같다.

   그 심지가 다 타버리면 금방 꺼지는 횃불 말이다.

     

   그러니 일부러 시간을 끄는 대전 방식으로 심지를 다 태워 버리려는 속셈이었다.

     

   ‘여기서 거절하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판드라가 바라는 것일 거다.

   발하임이 등을 돌리고 도망쳤다는 식으로 꾸미면 그만이니까.

     

   이 녀석은 그런 식의 소문을 퍼트리는 게 특기다.

   지금의 자리도 본인 실력보다도 암약이 더 많이 관여했으니까.

     

   게다가 2기생 중 일인자 자리에 있는 크라슈를 썩 달갑지 않게 보는 이들도 많다.

     

   당연히 너도나도 좋다고 깎아내리려 들겠지.

   그들 처지에서는 진실이 어떻든 좋은 떡밥이 하나 생기는 거다.

     

   반대로 맞붙어서 크라슈를 꺾을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결과다.

     

   제국에게 있어 가장 골칫거리인 발하임.

   그것도 2기생 중 무학과 1위를 꺾었다는 건 판드라에게 있어 중앙 귀족 세력에 들어갈 발판이었다.

     

   이러니 그는 이득밖에 없는 상황이라 판단하고, 크라슈를 노린 것이다.

     

   크라슈가 스타론 2기생들을 돌아보았다.

   나름대로 자기 사는 곳에서 천재라 불리던 녀석들이다.

     

   하지만 이곳은 천재의 집합소.

   하물며 2기생들보다 먼저 1년을 겪은 1기생들은 훨씬 더 강하다.

     

   사실상 크라슈 혼자서 제국파 놈들을 꺾어야 한다는 소리였다.

     

   “와, 나 참.”

     

   크라슈가 대뜸 실소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 웃음을 보고 판드라가 의문을 보이던 찰나 크라슈는 그를 응시했다.

     

   “정말로 그거 너희가 이길 수 있는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내민 거냐?”

     

   이쪽을 유리 대포 취급하는 모양인데.

   대포를 쏠 이유가 없는 상대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크라슈는 1기생이라 한들.

   창공의 세대에서도 날고 기는 녀석들이 아니고서야 두렵지도 않았다.

     

   “좋아.”

     

   그들은 크라슈의 무성한 소문만 들었지 직접 맞붙어 본 적 없다.

     

   지난 1년간 자신들은 강해졌다.

   2기생의 1위라 한들 수적 우위와 조건이 갖춰진다면 무조건 자기들 승리라 확신했겠지.

     

   그것이 우물 안 개구리 짓이란 것도 모르고, 말이다.

     

   “나야 나쁠 거 하나도 없지.”

     

   크라슈는 이참에 놈들을 이용해 주기로 했다.

     

   아직 자신을 긴가민가하고 있을 1기생 놈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줄 찬스다.

   라헬른 아카데미 2기생 크라슈 발하임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될 놈이란걸.

     

   그리고 싫든 좋던 놈들은 제국파.

   제국을 대표하는 시그린도 꿈틀거릴 수밖에 없다.

     

   크라슈가 환한 웃음을 그렸다.

   먹잇감이 제 발로 입에 들어와 주셨는데 안 먹을 이유가 없었다.

     

   “뭐야, 뭐야, 무슨 일 났어?”

     

   그러는 순간 입구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라슈가 고개를 옮기자 거기에는 발락과 메리 다이아나의 사촌 동생인 글렌 다이아나가 있었다.

     

   그들은 크라슈와 제국파 쪽을 번갈아 보더니 이쪽으로 다가왔다.

     

   “선배님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글렌이 의아함을 가진 채 물음을 던졌다.

   판드라는 글렌을 보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의견 충돌이 있어. 무학을 겨뤄 해결하려는 것뿐이야. 글렌 후배는 신경 쓸 거 없어.”

   “무학을 겨룬다니. 크라슈와 말입니까?”

     

   글렌이 무언가 수상쩍음을 느꼈다.

   다들 침묵하자 글렌이 크라슈를 돌아봤다.

     

   “이 녀석들 포함해서.”

     

   그러니 크라슈는 선뜻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 알려줬다.

     

   글렌의 눈이 살짝 찡그려졌다.

     

   1기생과 2기생이 무학은 겨룬다니.

   누가봐도 불공평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선배님들, 제가 자세한 건 모르겠습니다만. 이건 기사도에 어긋나는 행위지 않습니까?”

     

   글렌은 이런 불의에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러니 명예롭지 못하다며 글렌이 비판하자 판드라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글렌 후배.”

     

   판드라의 눈이 차갑게 식은 채 글렌을 내려다보았다.

   그 눈빛은 감히, 너 따위가 어딜 지금 자리에 끼냐는 반응이었다.

     

   “이건 네가 낄 자리가 아니야.”

     

   판드라가 조언하자 글렌이 눈을 찌푸렸다.

     

   “이건, 제가 끼고 말게 아니라.”

   “황족을 시해하려 했던 여자를 낳은 다이아나 가문 놈이 왜 저러냐?”

   “쪽팔린 것도 모르나.”

     

   그 순간 판드라의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글렌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메리가 4황녀인 시즐리 에파니아를 시해하려던 일.

   그 일로 인해 다이아나 가문은 수모를 겪었다.

     

   잘못하면 가문 전체가 멸문당할 위기였으니까 말이다.

   당연히 다이아나 가문의 입지는 예전과 달리 크게 꺾였다.

     

   제국파 일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글렌을 제국의 귀족으로서 취급할 생각 없었다.

   그의 눈에 글렌은 황족을 시해하려 했던 가문의 사람일 뿐이었다.

     

   “……거기서 왜 저희 가문이 거론되는 겁니까.”

     

   글렌이 제국파 일원들을 보며 물었다.

   하지만 그들은 낄낄거릴 뿐 그에 답하지 않았다.

     

   텁-

     

   그 순간 판드라가 글렌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미안해, 글렌 후배 친구들이 좀 짓궂어.”

     

   그는 입가에 비릿한 웃음을 머금은 채 그리 말했다.

     

   “그래도 꼭 틀린 말은 아니잖아. 애초에 목숨을 부지 시켜놨더니 2위를 하는 네 누이도 그렇고, 다이아나 가문이 제국에 끼친 폐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야.”

     

   판드라는 싱글벙글 웃으며 그의 어깨를 천천히 두드렸다.

     

   “그러니 이번 일은 좀 빠져 줄래. 솔직히 좀 폐 끼치고 있거든.”

     

   판드라의 말은 글렌을 욱하게 했다.

   글렌으로서는 프라이드의 큰 상처를 입은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황족을 시해하려 했던 이를 배출한 가문을 황실은 보호해주지 않으니까.

     

   글렌이 양 주먹을 꽉 쥐었다.

   현실이 그러하니 반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짜증을 부린 건 다른 인물이었다.

     

   “아, 쫑알쫑알 말 많네.”

     

   크라슈는 그대로 손을 뻗어 판드라의 옷을 콱 틀어쥐었다.

   순간 피하는 게 늦었던 판드라가 그대로 크라슈의 손에 끌려갔다.

     

   놈의 눈이 팍 일그러졌을 때 크라슈의 두 눈이 놈과 마주쳤다.

     

   “내가 다른 건 몰라도 하나는 알거든.”

     

   크라슈의 몸에서 흑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흑염은 제국파도 일순간 주춤거릴 만큼 기세가 강했다.

     

   “메리 다이아나, 그 녀석이 아무리 그 꼴이 됐어도 너희들보다는 훨씬 강하다는 거.”

     

   추락했어도 신창은 신창이다.

   설령 메리가 회귀하지 않았더라도 이놈들은 메리의 상대가 못 된다.

     

   멍청하긴 해도 크라슈는 유일하게 메리의 무위만큼은 인정했다.

     

   다른 놈들이 저주를 훔치거나 해줄 수도 없이 다 죽어 나갈 때.

   맨 앞에서 절대로 꺾이지 않는 창으로서 마지막까지 버텨낸 것은 진짜였으니까.

     

   그 덕에 가장 많은 저주를 준 짜증 나는 여자긴 해도.

   메리가 없었으면 진형이 제일 먼저 무너졌다는 것만큼은 크라슈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 녀석이 2위인 이유는 그 녀석의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야.”

     

   크라슈는 그들에게 현실을 일깨워주기로 했다.

     

   “그냥 내가 더럽게 강한 거지.”

     

   메리가 2위인 건 그녀의 모자람이 아닌 이쪽이 강해서다.

   저 녀석들이 백 명을 모아 덤벼도 실상은 메리한테 전부 꺾일 테니까.

     

   “그리고 너희들이 지금 시비 건 게 바로 그 메리조차 꺾인 녀석이고.”

     

   크라슈는 거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웃음은 샬롯과 여러모로 많이 닮아 있었다.

     

   “그러니까 잔말 좀 그만해라.”

     

   앞으로 이름만 들어도 꽁지 빠지게 도망가도록 개박살을 내줄 테니까.

   

   

   

   

   

   

   

   

   

   

   

   예쁜 팬아트 감사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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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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