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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2

       프로게이머. 게임을 업으로 삼고, 게임으로 돈을 버는 사람.

        

       그렇게 정의하면……게임 스트리머도 일종의 프로게이머 아닐까. 우겨보자면 우겨볼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그럴 생각은 들지 않았다.

        

       프로게이머, 라는 타이틀을 두고 말장난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일까.

        

       그 어떤 분야든 프로와 아마추어 간의 간극은 크다. 누군가가 일견 쓸데없어 보이는 무언가를 유달리도 열심히 할 때, ‘프로(선수)라도 하려 그러냐’는 빈정거림이 흔한 건 다 이유가 있다.

        

       아마추어를 추켜세울 때 프로급이라고 하는 이유도. 그리고, 그런 말에 대해 ‘프로급이면 프로를 했겠지’라는 반박이 따라붙는 이유도.

       

       다, 그래서겠지. 프로의 벽은 그만큼 높고 또 공고하니까.

        

       체감해본 사람은 모를 수가 없는 것이다.

        

       나처럼.

        

       나오나 시즌1부터 3 초반까지, 프로게이머를 지망했고- 실패했으며, 포기했다. 시즌 5나 6 정도, 기울어져가는 리그의 부족한 인재풀은 뚫을 수 있었겠지만……그제서야 다시 프로게이머 연습생을 하기에는, 무서웠고.

       

       지금은 더더욱 멀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무엇을 숨기랴.

        

       내게 프로게이머란 직함은 약간의 위압감과 조금의 동경심을 강요하는……그런 힘을 가진 단어였다. 내가 할 가능성이 전혀 없기에, 더더욱.

        

       그런 프로게이머가 나한테서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고 하는데,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 리가.

        

       솔직히, 약간 설레기까지 해서……방송을 켜고 시청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정도였다. 프로 경기를 위한 거라면 전략 누출을 하면 안 되겠거니, 싶어서 참았지만.

        

       [SYSTEM: (레반) 님이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을 초대하셨습니다! 그룹채팅을 즐겨보세요 😊]

        

       [레반: 안녕하세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네, 안녕하세요]

        

       [오소독스: 안녕하십니까, GP 허슬러의 오소독스라고 합니다. 이번에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소독스: 저희 팀에도 아따먹님 광팬이 하나 있어서, 말씀 많이 들었어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닙니다.]

        

       [레반: 이 쪽도 소개드리자면, 트위트에서 스트리머로 활동 중이고, 저희 대회에서 전략을 대부분 준비한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 실력은 대단해요.]

       [레반: 실력은.]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과찬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레반: ??]

       [레반: 아무튼]

       [레반: 그러면 두 분 말씀 나누세요]

        

       어딘가 마뜩잖은 레반의 반응이었다.

        

       [레반: 불편한 거 있으면 얘기해요]

       [레반: 중간에 그냥 커트해도 되니까]

       [레반: 부담가지지 말고]

        

       멀쩡한 채팅창을 두고 귓말을 보내는 건 또 뭔지. 이모티콘으로 답장을 보내주고, 오소독스와의 대화로 창을 전환했다.

        

       [오소독스: 시간 내주셔서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오소독스: 그냥 넘어가기엔 아따먹님께서 고안하신 전략이 너무, 진짜 너무 가능성이 보여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오소독스: 그러면, 보이스로 몇 가지 여쭈어보아도 될까요?]

       [오소독스: 아, 저희 코치님이 주로 여쭐 겁니다. 저도 당연히 옆에서 들을 건데, 조합이나 전략은 코치님이 전문이어서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네]

        

       짧은 통화 연결음에 이어, 조금은 경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아따먹님! 잘 들리시나요?》

        

       “네. 들려요.”

        

       이게 오소독슨가. 전생에는 들어본 적 없는 게이머지만……인터넷에 검색해서 본 사진과는 이미지가 조금 다른데.

        

       《안녕하세요, 아따먹님. 오소독스입니다. 이번에 시간 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 아니구나. 그러면 이 쪽이-

        

       《아이고, 이거 소개를 깜빡했네요. 저는 GP 허슬러 코치를 맡고 있는 브링어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먼저 혹시나 해서 여쭤보자면, 저희 연습실에 방문해주시기는 어렵겠죠? 아무래도 보안 유지 측면에서도 그렇고……사실 저희 막내가 워낙 팬이기도 해서요.》

        

       방문……방문이라.

        

       못할 것도 없으려나. 이미 뒤풀이도 나갔고. 외출할 기회는 억지로라도 만드는 편이 좋고……프로게임단 연습실, 오랜만에 구경하고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꺼려지는 건 왜일까.

        

       “네, 사정상 어렵네요.”

        

       《음- 네, 알겠습니다. 아무튼, 우리 오소독스가 이번에 대회에서 아따먹님 2지하 전략을 워낙 인상깊게 봐서요. 몇 가지 여쭤보고 싶어서 건너건너 부탁을 드렸어요.》

        

       “네.”

        

       《먼저……혹시, 참고하신 경기가 있을까요?》

        

       “네?”

        

       《아, 하하. 이게 코치로서 좀 민망한 얘기기는 하지만, 저희가 프로게임단이긴 해도 시간상 해외 경기를 모두 챙겨보지는 못해서요. 혹시 해외 리그에서 나왔던 전략인가, 해서 여쭤봤습니다.》

        

       해외 리그……맞다면, 맞을까. 전생에, 유럽의 강호였던 V7이 첫 월드시리즈에 들고 나와서 우승했던 전략이니.

        

       하지만 애초에 도적을 중심에 둔 2지하 전략을 생각해낸 건 내가 먼저였고…….

        

       아직, 첫 월드시리즈는 개최되지 않았다.

        

       “……제가 알기로는, 아니에요.”

        

       《아, 그런가요? 음, 알겠습니다. 그러면……아, 역할 분담 관련해서 궁금한 게 좀 있었어요. 도적이 성장하는 동안 궁수가 상대 견제하고 몹 사냥한 건, 그 아마 대회 룰 때문이었나요? 얼핏 봐도 그럴 거면 광전사나 기사가 같이 가는 게 나아보여서요.》

        

       조금……조금, 가슴 한 켠이 불편한 건 왜일까.

        

       금단증상인가. 어제 많이 마셔서, 오늘은 자제하려 했는데.

        

       별포크가 한 움큼 건네준 폴라로이드 사진 옆, 자그마한 에스프레소 잔에 소주를 가득 채워서 한 모금 삼켰다.

        

       아, 조금 낫네.

        

       “룰 때문이 맞아요. 기사나 법사가 파머로 가는 게 이상적입니다.”

        

       《역시. 음, 파머는 파밍하는 역할이란 뜻이겠네요? 역할을 철저하게 나누고……아, 그건 도적 숙련도 문제였나요?》

        

       “네?”

        

       《아무래도, 도적을 맡으신 분……별퐁님이었나요? 그 분 숙련도가 좀 부족하셨을 테니까요. 쉬운 역할만 주셨나 해서요. 도적이 어차피 대인전 세팅할 거면, 상대 견제도 도적이 좀 맡는 건 어떤가……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틀린, 말은 아니다.

        

       로머가 견제를 일부 맡아주는 건 큰 도움이 된다. 조합과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하지만, 조금.

        

       조금, 그렇지 않나.

        

       《어, 코치님? 그, 제가 말씀드린 건, 그런 얘기가 아니라 맡는 역할의 비율을 중간에 조정해도 되는가, 하는-》

        

       《에헤이, 형도 알아. 아이고, 지방방송 죄송합니다 아따먹님. 아무튼, 방금 주호가 얘기하긴 했는데……도적 숙련도 문제였으면, 제대로 된 도적이 상대 지하를 견제하는 방향으로도 운용해보셨나요? 그럴 때는 도적이 다른 특성을 드나, 해서요.》

        

       “……특성이야, 조합에 따라 다르게 들 수 있어요. 네. 극단적으로는 은밀을 찍는 경우도 있고요.”

        

       《아, 은밀이요. 은밀은 프로 레벨에선 좀 어렵고……다른 특성은 어떤 거 말씀이신가요?》

        

       “음……은밀은 티어가 올라갈수록 오히려 좋은 특성이에요. 그리고 다른 특성은……고위 특성은 가속 정도 빼고는 조합에 따라 다 쓸모가 있어요.”

        

       《아, 그렇군요. 그러면 다음이……맞다. 궁수나 법사도 상자 열 수 있는데, 성장 포텐 생각하면 역시 궁수여서요. 궁수로 키워보는 것도 해보셨나요?》

        

       아, 알겠다.

        

       “브링어 코치님.”

        

       《네?》

        

       “말로 설명드리기 전에, 시연을 한 번 해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오, 좋은 생각이네요. 감사합니다. 그러면……저희 연습생들한테 한번-》

        

       “오소독스님?”

        

       《……네, 아따먹님. 제가 드릴 말씀이-》

        

       “지하에서 봬요. 방은 제가 팔게요.”

        

       나, 이건 못 참는구나.

        

       * * *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저 미리 사과해도 되나요]

        

       [레반: 아]

       [레반: 왜 또]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기껏 소개해줬는데 모가지 날릴 거라]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좀 미안해서요]

        

       [레반: ??]

       [레반: 무슨 일이에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뇨 딱히]

        

       [레반: 아니 사람 말투가 완전히 달라졌는데]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작성 중입니다…….)

        

       [레반: 제가 죄송해요]

       [레반: 그 형이 이상한 짓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소개드린 건데]

       [레반: 무슨 일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제가 확인하고 수습할 테니]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니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직 무슨 일 안 저질러서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수습은 나중에 해주세요]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작성 중입니다…….)

        

       [레반: 아무튼 모가지 운운하는 거 보니 결투한다는 거네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네]

        

       [레반: 그러면 뭐……]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작성 중입니다…….)

        

       [레반: 이기고 오세요]

       [레반: 응원 안 해도 이기고 올 거 같긴 한데]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이것도 캡쳐해서 올려도 되나요]

        

       .

       .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리님]

        

       [별포크: ????네네네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바쁘신가요]

        

       [별포크: 아뇨? 전혀? 오늘 휴방이에요!]

       [별포크: 근데 방송 언제 켜요?]

       [별포크: 비방송 공지는 너무하잖아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조만간 켜야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무튼]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시간 되시면 디스코스 화면 공유로 봐주세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그리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이 메시지를 작성 중입니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게임 가능하시면, 준비해주세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콜로세움 공지를 만들어서, 어떤 댓글이든 달아도 되는, 날카로운 의견을 쏟아부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노벨피아에서 싫어할까요. 독자님들의 의견이 대립되는 댓글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

    유익하고 재밌을 것 같은데.

    다음화 보기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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