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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3

       콰, 콰콰콰-!

       쿠콰콰-!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아니 뭐, 실제로 막지 않았다면 터졌을 정도의 굉음이 팽배하게 울려 퍼졌다.

         

       “마우우!”

       “므아아!”

       “우에엥!”

         

       어마어마한 힘의 격돌에 므냥이, 최마리, 문보라가 덜덜 떨며 몸을 숙였다.

         

       “…세, 세하…”

         

       옆에 다가온 문보라가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손에 귀환용 <펜던트>를 들어 올린다.

         

       여차하면 바로 주나용을 데리고 도망치자는 의견을 내비친다.

         

       확실히 현명한 판단이나, 나는 그럴 필요 없다는 듯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 모습에 문보라의 눈빛이 흔들린다.

         

       “괜찮아.”

         

       “…하, 하지만! 아무리 주나용씨가 브레스를 개방하였다고 하여도 기본적인 상성에서 지고 들어가요.”

         

       그건 맞다.

         

       주나용의 선조는 전형적인 <레드 드래곤>.

         

       반면, <해룡>은 몰락하였다고 하여도 모든 바다와 물을 다루는 <블루드래곤>의 후손이다.

         

       상성 상, 불리한 게 당연했다.

       여기에 [마력] 수치도, <해룡>이 더 높을 게 틀림없었다.

         

       서로에게 <용의 심판> 기믹이 적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능력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그러나, 이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망각한 결과론이다.

         

       “그저 평범한 <적룡>이었다면 그랬겠지.”

       “…네?”

         

       나는 힘차게 ‘용우아!!!’거리는 주나용을 바라보며 신뢰의 미소를 지었다.

         

       <메인 스토리> 끝자락에 밝혀지는 내용이지만, 주나용은 괜히 태생 5★인 인물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만큼 대단한 존재가 그녀의 <선조>였다.

         

       ‘<드래곤 로드>.’

         

       모든 용의 정점이자 지도자.

       가장 아름답고, 폭력적이며, 자비 없는 용의 여왕.

         

       <적룡멸왕> ‘케아리스’.

         

       ‘고스라’에서 당연 최강으로 손꼽히는 중립 NPC가 그녀의 조상이었다.

         

       즉, 주나용은 전형적인 혈통빨을 오지게 받는 인물이라는 소리.

         

       여기에 나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원래 모든 <서브컬쳐>류는 노력보단, 혈통이 짱인게 증명된 지 오래거든.”

       “…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그냥 믿으면 돼.”

         

       흔들림 없는 믿음.

       그리고 그러한 믿음은 곧 결과로 증명되었다.

         

       파직, 파지직-!

       

       박빙으로 펼쳐지는 <브레스> 싸움.

         

       시간이 지날수록 주나용의 브레스가 <해룡>의 브레스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

         

       힘겨루기를 진행하던, <해룡>이 놀라 주춤거린다.

         

       그리고 주나용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용우왕아아아아앙!!!”

         

       젖 먹던 힘까지 토해내는 주나용.

       더욱 굵어진 빔 줄기가 구체를 밀어내고 <해룡>의 몸체에 작렬한다.

         

       퍼버벙-!

         

       거대한 폭발과 함께 핏빛으로 가득한 연기가 휘몰아쳤다.

         

       “크륵…크르륵!”

         

       온몸에 피를 흘리며, 겨우겨우 숨만 돌리는 <해룡>.

         

       녀석의 가슴팍에는 거대한 구멍이 뻥하고 뚫려있었다.

         

       역시 용의 후손다운 생명력이다.

         

       저걸 처맞고도 살아있다니…

         

       “…용케엑.”

         

       모든 힘을 다한 주나용이, 무릎을 굽히고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시선은 나를 향한다.

         

       부들부들, 엄지를 치켜올리며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나 잘했지?”

       “응, 완벽했어.”

         

       고마워. 주나용.

       모든 게 너 덕분이야.

         

       “뒷일은 나에게 맡겨.”

       “용헤헤…응.”

         

       그대로 주나용은 눈을 감고 기절하였다.

         

       *

         

       “나, 나용씨!”

       “문보라, 뒤를 부탁할게. 므냥아!”

       “응!”

         

       나의 외침에 망설임 없이 므냥이가 달려 나갔다.

         

       나 또한 [거침없는 질주], [힘 있는 민첩성], [자유로운 돌진].

       총 3개의 컴비네이션을 사용하며 뒤를 쫓았다.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크륵, 크르르르륵!!!”

         

       양 눈을 잃었음에도, 몸에 거대한 구멍이 생겼음에도 <해룡>의 고개는 정확히 우리를 향하고 있었다.

         

       오로지 기척만으로도 모든 걸 파악한 녀석은, 억지로 마력을 끌어모았다.

         

       죽더라도 반드시 네놈들을 함께 데려가겠다는 확연한 <적의>가 피부를 아릴 듯이 파고든다.

         

       물론, 녀석에게 그럴 틈은 주지 않을 거니 상관없다.

         

       ‘이기는 건…’

         

       우리들이다!!!

         

       “므냥아, 방패!”

       “응!”

         

       달려 나간 므냥이가 몸을 숙이며, 손에 들린 방패를 마치 발판처럼 내린다.

         

       콱-!

         

       그 위에 발을 올린다.

         

       므냥이는 기다렸다는 듯, 몸을 빙그르르 돌며 힘차게 투척하였다.

         

       “[방패 밀치기]!”

         

       쾅-!

         

       발끝에서 터져 나오는 충격파.

         

       나의 육체가 한줄기 창날처럼 쇄도했다.

         

       그 속도에 힘입어 오랜만에 꺼내드는 기술을 <해룡>에게 선사했다.

         

       “[류참-强]!”

         

       애매했던 몸통의 구멍을 [성자의 검]이 깊게 파고들며, 안으로 들어설 크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 안으로 쏙 들어선 나는, 몇 번 몸을 구른 다음 재빠르게 일어섰다.

         

       전방.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용오름 치고 있었다.

         

       쿠궁-!, 쿠궁-!

         

       사람 몸통만 한 크기의 둥그런 살덩어리.

         

       심방을 포함한 <해룡>의 심장.

         

       즉, [드래곤 하트]였다.

         

       ‘저것만 베면 끝이다!’

         

       다리에 힘을 주며 달려 나갔다.

         

       아니, 정정한다.

         

       달려 나가려 했었다.

         

       “……?!”

         

       온몸이 느려진다.

         

       입가를 타고 짙은 색상의 피가 흘러내린다.

         

       [<해룡>의 모든 힘을 내부에 집중합니다.]

       [<독의 가호>가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미약한 독’의 효능이 초월적으로 상승합니다.]

       [<해룡 신전> 내부의 모든 괴수에게 걸린 <독의 가호>가 사라집니다.]

       [‘태고의 독’이 발동됩니다. 전설(Legendary) 스킬입니다.]

       [터무니없이 강력한 고대의 독입니다.]

       [자동으로 <독 내성>을 습득합니다.]

         

         

       * * *

         

         

       “쿨럭…!”

         

       주르륵.

         

       경련이 일어난다.

         

       눈, 코, 귀를 타고 중독되어 검게 변한 피가 흘러내렸다.

         

       말 그대로 칠공분혈(七孔噴血)과도 같은 위급 상황.

         

       ‘그렇구나.’

         

       이게 <해룡>의 마지막 발악인가.

       

       하긴 생각해 보면 <차오르는 독> 기믹도 결국, 이 녀석의 힘으로 유지되었을 거다.

         

       단순히 물만 다루는 게 아닌, 독에 관한 조예도 깊다는 소리일 터.

         

       ‘그걸 모두 거두고, 나에게만 집중시켜서…’

         

       화력을 높인 건가.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리 개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만 포기하라고?

         

       “좆까라 해!”

         

       움직여.

       움직여.

         

       ‘움직여!!!’

         

       한 발짝 옮긴다.

       두 발짝 옮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발짝…

         

       딱 거기까지…

         

       나는 ‘쿵’ 하고 무릎을 굽히며, 입에서 검은 피를 계속해서 쏟아냈다.

         

       ‘안돼.’

         

       다 왔단 말이다.

       이런 곳에서…

       쓰러질 수는 없어!

         

       ‘절대로…’

         

       <타르타로스> 놈들에게 <해룡>의 힘을 넘길 수는 없단 말이다!!!

         

       그리고 그때.

       속으로 외치는 그 순간.

       거짓말 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

         

       “…어?”

         

       갑자기 느껴지던 독의 중압감이 사라졌다.

         

       아니, 그것을 넘어 전신을 타고 용오름 치는 힘이 느껴진다.

         

       “뭐야…?’

         

       시선을 내리자, 빠른 속도로 변모하는 육체가 보였다.

         

       형태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그저 힘줄과 근육이 더욱 굵어지고, 뼈가 더욱 강인해지며, 피부가 더욱 질겨졌다.

         

       여기에 아기 피부처럼 뽀송한 감각까지 드는 게…

         

       마치 무협지에서나 읽었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겪는 느낌이었다.

         

       이내, ‘황금색’으로 번쩍이는 정보창이 모든 상황을 이해시킨다.

         

       [고대의 지배자 <드래곤>의 힘이 당신의 눈동자에 담깁니다.]

       [당신의 식견은 이제 더욱 높은 단계를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길 ‘합성’이 개방됩니다.]

       [급박한 상황에 맞추어, 스킬이 자동으로 합성됩니다.]

       [현재 상황을 타파할 힘을 ‘역천의 눈동자’가 꿰뚫습니다.]

       [힘 있는 민첩성, 강인한 지구력, 괴이한 괴력, 순도 높은 골강도, 인내의 고통 내성, 흔들리지 않는 통찰력, 고양이의 직감이 합성됩니다.]

         

       시야가 점멸하듯 터져 나오는 빛.

         

       나는 그다음 이어지는 문구에 절로 경직되었다.

         

       [난세에 군림하였던 괴이들의 왕. 타고난 용력으로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짓밟았던 존재. 추후 신으로 추앙받던 요괴의 왕이 힘이 당신에게 승화됩니다.]

       [‘괴력난신’을 습득합니다.]

       [전설(Legendary), 고위(High-Rank) 등급 스킬입니다.]

       [용의 힘이 불완전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미친.”

         

       뭐야?

         

       이게 왜…

         

       지금 발동된 거지?

         

       딱히 ‘합성’에 대해서 모른 건 아니었다.

         

       ‘랭킹 1위가 설명하였던…’

         

       유세하라는 캐릭터의 <고점>이 끝도 없이 상승하는 계기였으니까.

         

       ‘[괴력난신]이라는 스킬도 처음 보지만, 일단 넘어가고.’

         

       분명, <랭킹 1위>는 이 단계에서 [드래곤 하트]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그게 있어야 유세하가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아…!’

         

       찰나, 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정보창에 보이는 ‘용의 힘’.

         

       그제야 어떻게 상황이 굴러가는지 이해했다.

         

       ‘주나용 덕분이구나.’

         

       주나용과 키스하여 브레스를 개방하였던 그 시점.

       그녀와의 접촉을 통해 ‘용의 힘’이 나에게 흘러들어온 거다.

       덕분에 한계를 깨부수는 힘을 일시적이나마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거다.

         

       “후…”

         

       나는 눈을 감았다.

         

       나의 몸에 새겨진 스킬이기에 알 수 있는 사용법을 인지하였다.

         

       힘차게 발을 들어 내려찍는다.

         

       쿠웅-!

         

       퍼져나가는 무형의 기운.

         

       몸속에서 잔류하던 독 기운이 단숨에 증발한다.

         

       전설(Legendary) 능력, 【괴력 난신】의 파생 스킬.

       [난신군림보]의 힘이었다.

         

       [본인의 육체만으로 한때 나라를 뒤집어엎었다는 요괴의 왕의 전설이 당신의 손에 펼쳐집니다.]

       [‘난신군림보’가 발동됩니다.]

       [24시간의 쿨타임을 가집니다.]

         

       자신에게 걸린 모든 상태 이상을 해제하고, 지속시간 동안 ‘상태 이상 면역’을 부여.

         

       여기에 능력치를 증폭시키고, 발밑에 충격파를 일으키게 만든다.

         

       나는, 사실상 <궁극스킬>과 다를 바 없는 능력을 발동하며 힘차게 걸어 나갔다.

         

       쾅, 쾅, 쾅!

         

       한 걸음, 한 걸음.

       <해룡>의 몸체가 박살 나 부서진다.

       터져나간 살덩이가 외벽에 부딪힌다.

         

       그러자 <해룡>이 다급함을 느낀 모양이다.

         

       심방이 조여오며 나의 몸을 구속해 왔다.

         

       파도처럼 흘러넘치는 위액이 나의 몸을 부식하듯 휘몰아친다.

         

       하지만 의미 없었다.

       

       두 개의 공격 모두 ‘구속’, ‘산성’을 이용한 상태 이상 공격.

         

       [면역]을 유지하는 동안 이러한 잡기술로는 나에게 피해를 줄 수 없었다.

         

       코앞에 보이는 <해룡>의 심장.

         

       나는 그것을 보며 [성자의 검]을 높게 치켜들었다.

         

       ‘지금이라면…’

         

       원래라면 엄두도 못 냈을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쿠구구구-!!!

         

       [성자의 검]을 타고, 이질적인 힘이 휘감긴다.

         

       시야 너머, 훈련실에서 ‘그 기술’을 시전하는 팽진아의 뒷모습이 일렁거린다.

         

       따라 한다.

       이해한다.

       체화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여기서 발현한다.

         

       “<찢어발겨라>!”

         

       나의 입에서 외쳐지는 언령.

       목덜미를 타고 얼굴의 절반이 문신으로 뒤덮였다.

         

       [강(强)과 쾌(快)의 끝에 도달한 자의 비기가 당신의 손에 펼쳐집니다.]

       [<궁극 스킬> ‘패천멸섬’을 시전합니다.]

       [비정상적인 습득입니다. 사용에 제약이 걸립니다.]

         

       나는 전력을 다해, [성자의 검]을 내려 베었다.

         

       퍼져나가는 수십 개의 검기.

         

       하나로 뭉쳐지며 <해룡>의 심장을 향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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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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