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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3

       * * *

       

       

       이건 방공협정에 위반-

       

       아니지. 애초에 방공협정은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에 대항하는 것뿐이다.

       

       그럼, 반대로 돕는 건 가능하다는 소리다.

       

       영국 놈들이 그걸 아니까. 우리에게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저지르고 보는 것이다.

       

       빌어먹을 해적 놈들.

       

       

       “그 조약도 말이 축소지. 영국이 그 없는 살림에 지갑을 열어 대주는 것이라 사실상 배상금도 끝났다 봐야 합니다.”

       

       

       그래. 그렇겠지.

       

       그놈들은 늘 체면을 중시하니까 말이야.

       

       온갖 혐성질은 다 해대면서 신사의 나라라는 놈들.

       

       그런 놈들이 지금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으로 얻어낸 친영라인 국가들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뒤에서 말만 나오지 않지 독일이 토해낸 식민지 정도는 프랑스와 나눴으니, 식민지가 더 늘어난 상태지.

       

       즉, 식민지+@에 독일 근처 친영라인 국가들+적백내전 백군지원까지 더해서 영국은 지금 덩치 큰 계란이 되어 버렸다.

       

       승전국이고 식민지도 얻었지만 그만큼 전후복구를 하느라고 힘 빠지는 거지.

       

       그러니 독일이 그 조금의 씨뿌리기를 하는 것도 부담되는 것이고, 그래도 대놓고 배상금을 다 없애는 건 자존심이 걸렸으니 그냥 그것을 영국이 지원하는 형식이겠지.

       

       어차피 그 식민지 백 년도 유지 못할 텐데, 제국주의를 유지하려고 하는 거 보면 답이 없다.

       

       바로 당장의 현실을 해결하려고 미래를 보지 못했으니까.

       

       

       “이유는, 식민지입니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다.

       

       

       “예.”

       

       

       영국 이 미친놈들.

       

       기어이 식민지 유지하겠다고 지금 공산독일과 손을 잡았다는 건가.

       

       어쨌든 공산독일이 불쌍해서 적당히 지원해 준다. 라고 포장은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공산독일에게 제발 식민지에 붉은 씨를 뿌리지 말라고 애원하는 격이다.

       

       정말이지. 그 대영제국이 설마 이렇게 될 줄이야.

       

       

       “너무 영국이 저자세로 나오는군요.”

       

       

       미국에게 갚을 것도 있고.

       

       대전쟁의 승전국으로서의 지위도 유지하고 싶고.

       

       식민제국,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유지하고 싶고.

       

       

       “또 전쟁하기 싫은 것이겠지요. 참호전의 기억이 있고, 우리 러시아 내전을 직접 봤으니 잘 알 것이 아닙니까.”

       “흠. 이거참 아쉽게 되었네요. 이렇게 되면 저 공산독일이 더 기가 살 것인데,”

       

       

       저래도 공산독일이 바로 재건할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공산독일의 정권이 안정화 되는 것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설마 이 정도로 그러겠습니까?”

       “영국은 현시점에서 가장 커다란 식민제국입니다. 심지어 대전쟁의 승자기도하고 얻은 것이 막대하죠. 그 식민제국이 공산독일에 굴복했다고. 국내에서 선전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공산독일 처지에서는 틀린 말도 아닐 테니까.

       

       영국인이 배상금도 조절해주고, 기술도, 기술자도, 인력도 다 지원해주고 그러면 뭐가 되겠냐.

       

       딱 국내에 공산주의에 굴복한 제국주의! 이렇게 선전하면 딱 좋잖아.

       

       아마 독일인들 좋아 죽을 걸?

       

       대전쟁이 흐지부지하게 끝났어도, 공산당이 퍼트린 탓에 카이저가 영국에 굽실거린 것을 다 알 텐데.

       

       

       “아. 여론전이라는 거군요.”

       “필시 그리하면 공산독일은 패배감에 찌든 독일인들을 위로할 수도 있고, 지금처럼 권위주의적, 탄압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정권을 안정시킬 수 있겠죠.”

       

       

       지금처럼 굳이 정치장교를 보내 탄압할 필요가 없다.

       

       식민제국이 공산주의에 굴복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어 역시 공산당이 옳네? 하고서는 공산당을 지지하게 된다는 거지.

       

       

       “듣고 보니 그렇군.”

       “공산당에 대한 인기는 하늘을 찌를 테고, 자신감을 얻을 겁니다. 지금 그 거대한 식민제국은 덩치만 큰 계란이다라고. 여기에 프랑스도 내부가 복잡하면, 한번 저질러 볼 만 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해.

       

       늘 말하는 거지만 내가 그놈들이라면 어쨌든 러시아를 무너트려야 하거든.

       

       공산주의가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확실히 우리를 쓰러트려야 하니까.

       

       노동자를 보살피는 제국이 바로 지금의 러시아합중국이니까.

       

       그러자면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이다.

       

       어떻게든 선전해서, 지금 러시아가 이래도 승리는 한다.

       

       

       “확실히 그렇군요.”

       “아무리 저들이 공산주의가 되었어도 전쟁으로 해결하려는 습성은 버리지 못했을 겁니다. 벌써 이 모양이라면 뻔하죠.”

       

       

       결국 그럴 것이다.

       

       영국이 저렇게 비실거리는 꼴을 보이고 있고, 프랑스도 어떻게 뒤집을 만한 각이 나오잖아.

       

       

       “그러면 영국에 항의는 해 둬야겠군요.”

       “항의는 해야겠죠. 들을 인간들이 아니란 점이겠지만.”

       

       

       그놈들은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고 하지는 않을 걸.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으니. 너무 공산독일을 무시하고 있다.

       

       아니지. 러시아 내전이 백군의 승리로 끝나서 더 그런 건가.

       

       영국놈들의 평소 러시아를 어떻게 보는지를 생각하면 공산당이 끽해야 공산당이지. 이 정도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

       

       하필이면 독일 혁명도 카이저의 삽질 때문에 성공한 것이고.

       

       

       “영국내 오흐라나들로부터 듣기로는 윈스턴 처칠이란 자가 상당히 반발했다고 합니다.”

       “윈스턴 처칠이라. 분명 재무장관이었죠?”

       “네. 폐하께서도 알고 계셨군요.”

       

       

       역사대로 재무장관이 되었다.

       

       우리 말을 들어 처먹을 리 없을 테고, 금본위제로 고집부리겠지.

       

       

       “뭐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죠. 일단 그 처칠이란 사람한테 따로 말 좀 해둡시다.”

       “예?”

       “처칠 씨에게 절대 공산주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힘은 좀 보태줘야겠죠.”

       

       

       조금 정도는 힘을 보태도 될 것이다.

       

       적어도 처칠이 우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해도, 최소한 공산주의와 손잡아서는 안 된다는 건 알 거다.

       

       나를 만나러 오면서 생각이 있으면 내전의 상황을 지켜봤을 테니까.

       

       그러니, 콘스탄티노플을 영지로 줄 테니~이런 헛소리를 한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 말을 들으려 할까요?”

       “뭐 그 인간이 위기감은 잘 느끼는 사람이니까. 우리 말을 듣고 러시아가 싫어하는 일해야지~이러면서 공산편 들지는 않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문제는 처칠 씨가 금본위제로 개짓거리하면 안 된다는 점인데.

       

       뭐 일단은 질러 봐야 하나.

       

       음, 그래. 이번에도 일 잘하는 베리야를 보내 볼까.

       

       

       “루마니아에서 활약한 베리야를 보내도록 하죠.”

       

       

       그놈은 한시라도 내버려 두기에는 일을 잘하니 어쩔 수 없다.

       

       처칠 씨에게는 자그마한 성의도 보일 필요가 있겠지.

       

       

       * * *

       

       

       대영제국 런던

       

       

       이 무렵, 우리의 미스터 갈리폴리 처칠 씨는 분노했다.

       

       그의 머리가 젊은 나이에 벗겨졌을 때도 이 정도로 분노하지는 않았을 만큼  격하게 분노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식민지의 평화를 위해 표면 상으로는 독일인 구제라 하고 공산독일을 지원해준다는 소식이 처칠의 귓가에 맴돌았으니까.

       

       이제는 재무장관인 윈스턴 처칠은 씩씩거리며, 의회에 당당히 출두했다.

       

       

       “저 공산주의자놈들을 돕겠다고? 드디어 의회 전체가 미쳤소?”

       

       

       최근에 할 일이 많아 나랏일을 등한시했더니,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공산독일을 지원한다고?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카이저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 빨갱이를? 그것도 천하의 대영제국이?

       

       

       “재무장관은 의회에서 그 무슨 예의입니까?”

       

       

       무슨 예의? 예의? 말은 잘한다.

       

       예의를 지금 논할 사람이 어디의 누구인가.

       

       

       “말은 바로합시다. 예의가 없는 건 근본도 없는 빨갱이들이고! 그 빨갱이 나부랭이를 돕겠다고 나서는 댁들은 그놈들과 동류요!”

       

       

       처음에는 정말 의회로 오자마자 이곳이 베를린의 서기장이 있는 곳인 줄 알았다.

       

       빨갱이 본산 같았다 이 말이다.

       

       

       “말씀이 심하십니다!”

       

       

       말이 심하다고? 화는 나는 모양이다.

       

       그러면 뭐 하러 독일 공산당을 지원하나.

       

       처칠의 분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결단코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듯. 눈을 부라렸다.

       

       

       “말씀이 심하다고? 이게 말이 심하면 앞으로 내가 할 말을 듣고 아주 계집애들처럼 울고불고 질질 짜겠군!”

       

       

       이런 정신머리 없는 작자들을 보았나.

       

       공산주의자들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고 있다.

       

       아니면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실패했으니 독일의 공산주의자들도 별거 없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 어느 쪽이든 처칠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장 식민지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암요! 우리도 여유를 찾아야죠! 딱 그때까지만 국가재건이라는 명목으로 도와주는 것뿐입니다!”

       “허허, 명예 공산주의자들이 납시셨군. 뭐? 여유? 우리가 여유를 되찾을 즘엔 그놈들은 재무장을 하고 산업도 재건했을 텐데, 여유?”

       

       

       지금 한숨 돌리자고, 독일이 살아날 시간을 주겠다고?

       

       독일의 정통정부는 동프로이센이다.

       

       그렇게 말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공산독일에 대한 포위망을 더 유지하기는커녕 이제는 지원을 한다고?

       

       처칠은 분개했다.

       

       

       “그럼 어찌합니까? 당장 그놈들이 공산주의를 집어넣고 있는데. 그러면 여기서 타협을 하지 않으면 어쩌자는 겁니까? 전쟁이라도 할까요?”

       “해야죠! 대영제국의 명운이 걸린 일인데. 당연히 해야죠! 지금이 아니면 다음에 저놈들이 전쟁을 걸어올 거라는 걸 왜 모르시오!?”

       

       

       뼛속깊이 대영제국의 사람이며 제국주의자인 처칠은 저 공산독일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다.

       

       그야 당연한 것이다.

       

       당장 식민제국을 분쇄하려는 것이 목적인 놈들이 공산주의자들이 아닌가?

       

       그 증거로 저 독일 놈들은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에 마구 공산주의자들을 뿌려댔다. 그런 놈들을 뭘 믿고 지원한다는 말인가?

       

       차라리 저 정신줄 놓은 카이저의 주둥이에 브리튼섬을 갖다 바치는 것이 훨 나을 것이다!

       

       

       “루르 강점에도 항의 좀 한 것이 끝인 저 독일이 전쟁을 걸어온다고요? 동프로이센의 카이저의 잔존 함대와 독일산 군함을 잔뜩 쥔 러시아가 지원해주지 않고서야 불가능합니다. 당장 독일제국의 해군도 우리를 위협하는 정도는 되었지만, 이기지 못했어요! 아무것도 없는 공산독일이 무엇을 하겠습니까?”

       

       

       이렇게 다들 방심하고 있다니.

       

       한심하고 어이가 없었다.

       

       그저 로열네이비만 믿고 브리튼 섬을 저들이 못 넘어온다는 이유로 그저 지켜만 보고 있다는 말인가!

       

       

       “대신 우리는 유럽에서의 패권도 잃게 되겠죠. 방공협정 국가들에게서 공산주의와 야합한 명예 공산주의자란 소릴 들을 것이고!”

       “그럼 어쩌란 말입니까. 식민지에 퍼지는 공산주의를 내버려 둡니까?”

       “우리가 저놈들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이미 뿌린 씨가 어디로 갑니까? 군사적으로 협박을 했어야죠! 앞으로 식민지에서 나오는 공산주의자들은 독일 출신들이니 모조리 죽이겠다! 프랑스처럼 루르를 일시 점령이 아닌 아예 영구 점령을 하겠다고 엄포를 놔야 할 거 아닙니까! 내 확신하지요. 이후에도 더하면 더했지. 식민지에서 공산주의자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

       

       

       아둔한 작자들 같으니라고.

       

       여기서는 허세로라도, 아니면 최악에는 정말 어떻게든 강제로라도, 그래. 그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인지 뭔지를 해 버리면 되는 거 아니었나.

       

       전쟁만 아니면 된다. 그저 프랑스처럼 루르를 강제로 먹어두기만 해도, 그 상태로 협박만 하면 독일 공산당에 대한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다.

       

       대영제국도 힘들겠지만, 그렇게 해야 공산당놈들이 들고 일어나지 못한다.

       

       지금은 저 잡초를 뽑아야 할 때란 말이다.

       

       그나마 쉬운 길을 두고 왜 어려운 길을 걷는다는 말인가!

       

       처칠은 가슴속에서 끌어오르는 분노를 표출했다.

       

       

       “우리가 주는 지원 물자로 공산주의는 옳다 선전을 할 것이고, 우리가 주는 기술로 산업력을 회복할 것이며, 우리가 준 돈으로 저들은 재무장을 하겠죠! 이후에는 프랑스와 우리 대영제국을 향해 이빨을 다시 드러낼 거란 말입니다! 이보시오! 오스틴 체임벌린 외무장관! 대체 당신은 베를린에 가서 무엇을 얻어온 것이오? 그저 굴욕적인 평화를 애걸한 거 말고 뭐가 있냐는 말이오!”

       

       

       저들은 영국이 지원한 것들로 독일을 전쟁의 잿더미에서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그렇게 부활한 독일은 붉은 제국으로 태어나고 재무장을 할 것이며, 최근 전쟁의 피해로 휘청거리며 내부에서 불만이 많은 프랑스와 이미 대놓고 얕보인 이 대영제국이란 늙은 사자를 물어뜯으려 달려들 것이다.

       

       이 사람들은 왜 모르는 것인가.

       

       물론 당장 영국이 공산독일의 위협을 받는 건 아니지만, 식민지는 충분히 위협 받고 있고, 처칠은 적백내전이 일어난 러시아를 보았다.

       

       그곳에서 빨갱이들을 보았단 말이다.

       

       잔악무도하고 잡초 같으면서 선동 하나는 잘하는 그 근본도 없는 놈들 말이다.

       

       

       “재무장관.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시고.”

       “흥분을 가라앉히라! 우리 대영제국이 힘이 여전하다는 것을 허세로라도 보여야 할 판에 언제 우리의 뒤를 칠지 모를 놈들에게 식민지의 안정을 애걸 했다는데, 흥분을 가라앉히라고? 총리. 내 분명히 말하리다. 오늘의 일을 반드시 후회할 것입니다. 후대의 자손들이 위대한 대영제국의 영광을 무너트렸다고 우리를 비웃을 거요!”

       

       

       처칠은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도무지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총리는 공산독일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으로 여기는 모양인데. 그건 명백히 오판이 될 것이다.

       

       그때 가서 징징 짜지나 않으면 다행이리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지금 영국은 독일 식민지도 좀 꿀꺽해서 비대해졌습니다.

    브래스트 리토프스크 조약으로 얻은 국가들에 독일 아프리카 식민지 프랑스랑 반띵했죠.

    오세아니아에 있는 독일령 뉴기니는 일본이 가져갔다고 보면 됩니다.

    퇴고하느라 좀 늦었습니다 ㅠㅠ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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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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