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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4

       * * *

       

       

       처칠이 한참 씩씩거리며 런던 거리를 배회할 무렵.

       

       몇 명의 남자가 처칠에게 접근해 왔다.

       

       

       “재무장관 각하 되십니까?”

       “자네들은 누군가? 갈리폴리의 피해자 유족이라도 되나?”

       

       

       농담 어조로 던지긴 했지만, 처칠은 자신을 찾아온 자가 그리 달가울 리 없었다.

       

       당장 의회를 박차고 나오는 길이다.

       

       그런 마당에 접근해 오는 이가 있다면 혹시 그 빨갱이들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저희는 차르께서 보내신 오흐라나입니다.”

       “허, 그래. 차르가 보낸 오흐나라라 그 정ㄷ-뭐? 사실상 차르의 비밀정보부인 오흐라나? 그놈들이 이곳에?”

       “쉿. 조용히 해주시지요.”

       

       

       오흐라나로 파견나온 베리야는 손가락을 입에 올리고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 밤의 길거리다.

       

       처칠 같은 대머리 아저씨가 소리친다 해도 돌아볼 인간은 없다.

       

       처칠은 한번 헛기침을 하고 이 차르가 보냈다는 오흐라나를 훑었다.

       

       딱 봐도 야비하게 생긴 놈인데.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저 자신감은 말이 되지 않는다.

       

       런던에서 자신이 러시아 오흐라나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제는 빨갱이가 아닌 러시아의 정보부마저 런던에 있는가? 그래. 무슨 일이지? 별거 아닌 일이면, 귀국의 차리나께서 아주 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야!”

       

       

       어디 한번 지껄여봐라.

       

       안 그래도 의회에서 혈압이 오르던 처칠이었다.

       

       이 러시아 놈들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보고 그대로 묻어버릴 생각도 지금의 처칠에게는 있었다.

       

       

       “저희도 이곳에 오래 있다가 영국 비밀정보국(MI6)에 덜미를 잡히기 싫습니다. 아국의 폐하께서는 영국의 공산독일 지원을 굉장히 우려하고 계십니다.”

       

       

       얼마나 오래 있었으면 MI6에 덜미를 잡힐 것을 걱정해?

       

       아니, 잠깐, 러시아가 공산독일의 지원을 경계하고 있다고?

       

       그래.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지금의 러시아는 공산주의자들의 피를 마시면서 태어난 러시아 제국 시즌2이니까.

       

       강력한 반공정신으로 무장한 나라가 러시아 아닌가.

       

       하지만 그걸 가지고 지금 영국까지 온 것인가?

       

       처칠 자신은 러시아의 차르처럼 공산주의자들을 싹 모아다가 포살하라고 하면 기꺼이 해 줄 생각은 있으나, 그렇다고 러시아가 영국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달갑지 않았다.

       

       처칠은 눈썹을 찌푸리며 베리야의 멱살을 잡았다. 

       

       

       “모스크바가 런던에 내정간섭을 하려 하는가?”

       “켁. 그 대영제국이 잘못된 길을 간다면 명색이 같은 방공협정국가로서 최소한 항의는 할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희가 항의하려 했으면 진작에 우리 측 대사가 공식적으로 항의했겠죠. 차르께서는 재 장관 각하를 찾아가 의회를 설득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의회설득. 말은 잘한다.

       

       누군들 하기 싫어서 이러는 줄 아나.

       

       이미 한참 의회에 한 소리 하다 나오는 상황인데. 얼마나 대영제국 꼴이 우습게 되면 러시아 같은 열강 밑바닥 국가마저 영국을 걱정한다는 말인가.

       

       뭐 그래도 옳은 말이긴 했다.

       

       공산주의자들은 싹 다 잡아 죽여도 모자람이 없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하게. 내 안 그래도 한바탕 저 유사 빨갱이들과 싸우고 나오는 길인데, 설득이라니 허참.”

       

       

       저 꽉 막힌 자들을 설득하는 것보다 차라리 베를린에 폭탄테러를 해서 공산당을 다 쓸어 버리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일단 이걸 보시지요. 최근 공산독일에서 나오는 신문이라고 합니다.”

       

       

       처칠은 베리야가 막 가지고 온 신문의 일면을 보았다.

       

       신문에서는 대영제국이 독일 공산당에게 굴복했노라고 적혀 있었다.

       

       그 빌어먹을 공산당놈들이 감히 대영제국이 빨갱이 나부랭이에게 굴복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해가 지지 않는 식민제국의 굴복! 이것이 공산주의! 이 기세로 앞으로 세계 식민지, 노동자 해방에 전념할 것? 뭐?”

       

       

       처칠의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게 바로 공산당이 전쟁을 준비한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인가.

       

       

       “아무래도 영국 내에서는 영국인들의 반발을 우려하여 공산독일의 소식을 묻어둬 모르는 모양입니다만, 실제로 베를린 노동신문에서 나온 것입니다. 러시아인인 제가 입수하고 며칠 되었으니, 이미 독일 내부에서는 영국을 굴복시켰노라 좋아하겠죠.”

       “빌어먹을 놈들이! 카이저 때나 지금이나 재수 없는 건 똑같군!”

       

       

       이 빌어먹을 오흐라나 요원은 빙긋 웃었다.

       

       그래. 지금, 이렇게 가려운 곳을 긁어 주면서 공감하면 된다.

       

       

       “차리나께서는 공산독일이 전쟁을 일으킬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오직 대영제국만이 지난 대전쟁에서 승리다운 승리를 한 국가가 아닙니까? 아직 러시아도 갈 길이 멉니다. 저희 혼자 독일을 상대할 수는 없습니다. 부디 재무장관 각하께서 나서주십시오.”

       

       

       나서달라고.

       

       처칠은 방금 전까지 뜨겁게 달아오른 머리를 차갑게 식혔다.

       

       가슴을 진정 시킨 처칠은 식은땀이 나는 빛나는 머리를 손수건으로 닦았다.

       

       

       “저 의회를 설득할 바에는 차라리 전쟁을 하는 것이 낫네.”

       “그렇다면 마땅히 장관께서 들고 일어나셔야죠.”

       

       “그럼, 귀국의 차르께서는 나를 지지한다는 말인가?”

       “재무장관께서도 아시겠지만, 현재 영국에는 독일의 공산주의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이들이 많아서요. 장관님 말고는 없습니다. 오로지 우리 러시아의 내전을 직접 그 몸으로 보신 윈스턴 처칠! 재무장관님만이 공산독일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그 러시아놈 말 한번 재미있게 한다.

       

       그래. 그렇다면야 뭐.

       

       

       “이건 별거 아니지만, 차리나께서 소소한 성의라고 하셨습니다.”

       

       

       베리야는 오흐라나 요원을 시켜 서류 가방을 꺼내었다.

       

       그리고 처칠의 앞에서 보란 듯이 감질나게 아주 약간 내부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열었다.

       

       그 속에 있는 것은 금괴였다.

       

       처음에는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고 지켜보던 처칠은 가방 속에서 반짝이며 인사하는 금괴를 보고 경악했다.

       

       

       “난 이런 거 받는 사람이 아니야!”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건 일종의 성의입니다. 뇌물도 아니고요. 아국의 차리나께서는 반공을 위해 장관님께 투자하는 것이지요. 차리나께서 사적으로 장관님과 동맹을 맺고 싶어하는 겁니다.”

       “동맹?”

       “우리 차르께서는 장관께서 영국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전쟁에서 저 공산주의를 몰락시킬 인물로 보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자금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그렇기야 하지만.”

       

       

       처칠은 그런데도 불쾌한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지금 처칠이 계획하는 대영제국을 이루려면 결국 세력을 키워야 한다.

       

       내각에서 빨갱이들과 야합한 저 유사 빨갱이들을 다 쳐 내야만 한다.

       

       

       “지난 내전의 피해에서 거의 회복되었으나, 여전히 러시아는 불안 합니다. 우리 러시아에는 강력한 아군이 필요합니다.”

       

       

       러시아의 강력한 아군이라.

       

       그럼 지금 설마 자신이 그 아군이 되어 줄 인물로 보인다는 것인가.

       

       처칠은 언젠가 보았던 아나스타샤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래. 그 맹랑한 여제가 자신이 그리 대단해 보인다고 했다.

       

       

       “귀국의 여제는 내가 그 파트너로 보인다는 것인가.”

       “예.”

       

       

       처칠은 오흐라나의 말에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 러시아의 차르의 지지를 받는 이 현실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하지만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의 저 내각을 저대로 내버려 두면, 나중에는 영국 내에 공산당을 불러들일지도 모른다.

       

       그 러시아의 차리나가, 동로마의 황제이자 러시아의 성녀인 그 차리나가 처칠 자신이야말로 공산당을 무찌를 영웅이라고 애절하게 바라고 있다.

       

       국내는 저 바퀴벌레 같은 공산당에게 속아 넘어가는 놈들 천지.

       

       오로지 자신만이 이 대영제국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마땅히 들고 일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역시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단순히 차리나 때문이 아니다.

       

       

       “그래. 그렇다면 모든 걸 바로잡아야 하지. 해야 하고말고!”

       

       

       이미 머릿속에 새로운 대영제국의 미래는 그리고 있다.

       

       단지 지금 처칠 혼자의 힘으로는 어려웠을 뿐. 허나, 러시아의 차리나가 도와 준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으리라.

       

       처칠은 오흐라나의 베리야가 넘긴 금괴를 넙죽 챙겼다.

       

       

       “아, 그리고.”

       “또 무슨 할 말이 있나?”

       “아국의 폐하께서는 혹시라도 전후복구를 위해 금본위제를 밀어붙이고 있다면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금본위제를 하면 안 된다고?”

       

       

       어떻게 자신이 금본위제를 하려 한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인가.

       

       아니, 단순한 우연일 것이다.

       

       전후 복구를 위한다면, 그리고 그 차리나라면 금본위제 정도는 예상할 테지.

       

       그런데.

       

       처칠은 다시 반짝이는 금괴를 바라보았다.

       

       이런 금괴로 처칠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반공을 위한 투자라면 이야기는 다른 법. 그래. 거기까지는 처칠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금본위제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금괴를 주는 건 무슨 의도란 말인가.

       

       

       * * *

       

       

       우크라이나 자유지구 하르키우 최고 노동 위원회

       

       

       

       러시아 내전이 완전히 끝나고 성립된 마흐노의 아나키즘 자유지구는 최근 집단농장 정책을 밀고 있었다.

       

       물론 원래 역사의 소련에서 집단농장이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 뻔하므로. 반쪽짜리 우크라이나 자체에서 시행한 집단농장은 상당한 반발 및, 성과를 내놓았다.

       

       생산량은 바닥을 치고 농민들은 반발하고, 무정부에 대한 환상이 깨진 이들도 이리저리 튀고 있다.

       

       그 무렵, 마흐노에게 독일의 카를 리프크네히트 서기장이 보낸 편지가 도착했다.

       

       

       “음, 같은 공산주의끼리 뭉치자고.”

       

       

       마흐노의 자유지구는 엄밀히 말하면 아나키즘으로 굴러가는 곳이지 독일의 공산주의와는 조금 거리감이 있다.

       

       공산 독일의 제안은 꽤 특별했다.

       

       어차피 친영국가인 서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끼어 있는 이상, 결국 마흐노의 꿈은 이루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다. 라고.

       

       그러니까. 자신들과 함께 하자고.

       

       

       “러시아가 알면 큰일입니다.”

       “맞습니다. 그 차리나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리를 가만히 놔두는 것도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습니다.”

       

       

       위원회의 혁명 동지들도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마흐노는 고민이 많았다.

       

       확실히 러시아의 차리나가 언제까지 공산주의의 한 갈래인 자신들을 살려 둘지 모른다.

       

       아나키즘이니 봐줬다-이러기에는 러시아의 최근 팽창을 볼 때, 자유지구도 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내전에서 그나마 호의적이던 녹군도 지금은 합중국에 죄 합류해 버렸고. 확실히 마흐노의 자유지구는 바람 앞의 등불이다.

       

       자유지구도 그다지 안정적인 체제는 아니라 언제든 내부의 분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다리를 놓는 정도는 괜찮지 않겠나?

       

       최소한 다리는 놓는 정도면, 러시아와 독일 사이에서 줄타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안 그래도 최근에 집단농장 정책으로 러시아에 빌미를 줄까 봐 조마조마하는데 도망칠 구멍은 만들어 놔야겠지.

       

       

       “집단농장 사정은 여전히 좋지 못하나?”

       “어리석은 농민들이 너무 많습니다. 쯧쯧. 차라리 합중국이 더 좋을 거 같다는 반동들도 있죠.”

       “허, 합중국은 여전히 부르주아 세상이라는 걸 모르는군. 뭐 좋아. 군사적으로 누르는 것보다는 철저하게 봉쇄하고 곡물만 수탈하게. 그리고 일단 러시아에는 알리지 말지. 괜히 더 의심을 살 수 있으니 말이야.”

       “예. 동지.”

       

       

       다만, 이것은 그저 중간다리에 불과하다.

       

       이 리프크네히트 서기장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면 마흐노에게 합류한 공산주의자들이 반발할 우려도 있으니까.

       

       적당히 상황을 보고 훗날 이 독일이 러시아에 뭔가 공작을 벌인다면, 그때 가서 편을 갈아 타는 것을 생각해 봐도 된다.

       

       한 가지 마흐노가 모르는 점이 있다면.

       

       우크라이나에 합류한 잔존 볼셰비키 중에는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선대 차르를 묻는 자리에서 전향한 체카 요원도 뒤섞여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날아오르는 합중국체제와 우크라이나 자유지구의 현실을 지켜보면서 더더욱 자신들을 용서해준 차리나를 칭송했고. 마땅히 목숨을 걸고 이 자리까지 와 있었다.

       

       

       “마흐노의 자유지구가 감히 성녀님의 은혜를 거스르고 역심을 품고 있다. 얼른 우리의 성녀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현지의 체카요원들은 모스크바에 마흐노의 역심을 전하기로 했다.

       

       

       * * *

       

       

       오늘도 라디오 방송을 마치고 목을 가다듬으며 커피 한잔의 시간을 가졌다.

       

       따사로운 햇볕에 모스크바 신도시에서의 하루를 보내는 건 이제 너무도 익숙하다.

       

       21세기가 아니라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없고, 심지어 국적마저 한국인이 아니지만.

       

       물론 이 시대에 한국인으로 살면 친일파로 살지 않는 이상, 독립운동가든, 일제 치하 한반도에 살든 힘들지만.

       

       그래. 뭐 망해 버려서 하루살이인 그 세계보다는 이쪽이 훨씬 낫기는 하지.

       

       뭐 남성성을 함께 잃은 게 좀 그렇긴 해.

       

       그런 거 생각해 보면 내가 스탈린 비웃을 자격은 없지 않나 싶다.

       

       들어 보니 마누라는 수용소의 다른 죄수나 수용소 관리하는 백군 병사와 눈이 맞았다거나, 그 충격으로 스탈린은 신부가 되었다든데.

       

       아니지.

       

       애초에 내가 동정심 느껴서 스탈린 살려 준 거 아닌가.

       

       그래. 그놈은 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베리야의 전보가 있었습니다. 처칠을 의외로 쉽게 포섭했다고 합니다.”

       “흐음.”

       

       

       뭐 처칠이 포섭했다고 한들. 바뀌는 게 얼마나 있을까.

       

       베리야가 자기 공을 높이기 위해 포섭이라고 했지. 아마 처칠의 그 자존심에 일단 차리나인 내 성의를 봐서 금괴를 받았고, 이것으로 반공을 위한 발판을 깔겠다 그거겠지.

       

       그렇다면 검은 셔츠단. 영국 파시즘 같은 것이 필요할 텐데.

       

       적어도 지금 영국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면 파시즘 쯤 되어야 반공정신을 키울 수 있을 거 같거든.

       

       뭐. 처칠이니 어련히 하겠지.

       

       그 인간이 제국주의자에 삽질한 게 좀 있긴 했어도 무능한 건 아니니까.

       

       그런데 금본위제 괜찮나?

       

       금본위제 주장하는 사람에게 금을 보내는 게 참.

       

       좀 그렇긴 하지만 알아서 하겠지.

       

       사실 처칠 자존심 때문에라도 금본위제 관련해서 말하지 않으려 했는데, 반공 파벌이 되어 줘야 할 처칠이 금본위제로 타격받으면 곤란하다.

       

       

       “후, 어쩔 수 없지.”

       

       

       그쪽은 정말로 도박이다.

       

       어차피 처칠이 실제 역사와 달리 몰락한다고 하더라도. 영국이 지금 상태에서 크게 변하는가 물으면 그건 다른 문제다.

       

       이미 독일을 지원하지 않았나. 그런데 공산독일 처지에서는 은혜를 원수로 갚을 것이 뻔하거든.

       

       러시아도 최종 보스긴 하지만 공산독일 입장에서는 식민제국을 반드시 무찔러야 한다.

       

       일단 프랑스부터 보내버릴 것은 분명하고.

       

       그렇게 배신 당한 영국은 훗날 후회하면서 공산독일과의 전쟁을 나치와의 전쟁 때처럼 벌여야 할 수도 있다.

       

       영국 수준이 지금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공산독일이 뿌린 씨가 있으니, 또 식민지 군대를 동원하는 건 힘들겠지.

       

       프랑스라면 모를까. 영국이 공산화까지 가는 건 좀 너무 간 것이고. 아마 삽질 좀 하다가 믿고 있던 빨갱이한테 통수나 당할 것이다.

       

       

       “폐하. 만일에 폐하의 뜻대로 영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어찌하겠습니까?”

       “그래도 상관없어.”

       

       

       나는 마리아의 걱정에 손사래를 쳤다.

       

       왜? 결국 영국이 삽질할수록 러시아의 지분만 커질 테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우크라이나 자유지구는 드니프로강을 중심으로 동서로 나뉜 상태라 키이우가 수도가 아닌 하르키우가 수도입니다.

    원래 자유지구 쪽에서 이번 회차를 끊을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주인공이 한번도 안 나오면 좀 그래서 5천 1백자로 고봉밥을 준비해봤습니다.

    아나스타샤 팬클럽의 ‘반응느림’ 독자님 20코인 후원감사합니다!

    선작, 추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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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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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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