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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4

       

        

        

       “허흐.”

        

        

        

        플레이 한 번 보고, 종이에 무언가를 적는다.

        

        플레이 한 번 보고, 종이에 뭔가를 또 적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스타디움.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진을 연호하고 있었다. 귀청이 터질 정도로 이름을 부르짖으며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응원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았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프로게이머들이 세상 위로 올라왔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는 이들은 별로 없었으니.

        

        

        그러나 항상 뭔가 일이 벌어지면 유진의 탓이었거나, 최소한 그녀와 관련이 있기 마련이었다.

        

        당장 지금도 갑자기 대형 시설이 와르르 무너졌고,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하여 하이라이트 카메라가 그리로 향했더니, 실시간으로 무너지는 바위 지면을 밟으며 무려 600미터를 1분에 끊은 유진이 집라인을 통해 간신히 붕괴 범위에서 벗어난 장면이 찍혔으니까.

        

        그녀에 대해 누군가가 말하길, 다크 존에서 남들이 보기에 멋있는 장면은 몽땅 찍고 다니는 사람.

        

        남들이 전부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고 있을 때 플레이를 냉철하게 관람하는 그는 그런 사실까지는 모르고 있었지만, 그 직업정신으로마저 가릴 수 없는 플레이가 눈 앞에서 터져나옴에 따라 손은 멈추고 시선은 정면을 직시한다.

        

        

        

       “…아니, 이게 뭔?”

        

        

        

        그의 정체는 일본 공화국 소속의 아날라이저였다.

        

        무어라 적힌 종이. 무수히 많은 글자와 붉은 빗금, 심지어는 항목 전체를 붉은 금으로 지워버린 것도 있었다 – 이들은 이 무렵이 되면 의례적으로든 비공개로든 찾아오는 것이 당연했다.

        

        

        코리아 셀렉션 매치는 100명 중 스무 명을 뽑는 매치였고, 이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도 스무 명을 뽑는다는 사실을 간단히 도출해낼 수 있었다.

        

        아시아 예선전이 슬그머니 다가옴에 따라 다른 나라의 선수단들이 얼마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파악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기도 하고.

        

        그가 이곳에 찾아온 것처럼, 러시아나 중화 연방, 대만의 분석가들 역시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었다. 반대로 한국의 각 구단 아날라이저들이 다른 나라의 선발전을 확인하고 있겠지.

        

        그 말고도 스타디움 어딘가에선 다른 나라의 분석가들 역시 KSM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을 터였다.

        

        

        근래 자국에서 슬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건 당연하게도 유진이었다. 대략적으로 한 달 하고도 보름 전 느닷없이 튀어나온 후, 로켓처럼 솟아오른 MMR과 함께 예선 랭크에 출사표를 던진 플레이어.

        

        완전한 무명이었던 그녀가 타국에서도 활발히 논해질 정도의 유명세를 가진 존재가 되기까지는 고작해야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이 그랬듯 외국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고, 취약점을 파악하며 찌를 곳을 찾는다.

        

        그러나 파악할 만하면 무작위적이고, 그렇다고 임기응변이라고 하기엔 결과가 너무나도 일관적이었다. 마치 자신을 분석할 수 있겠냐는 듯, 자국의 전직 특수부대원들조차 따라하기 불가능할 정도의 슈퍼플레이 및 센스 플레이가 매일 폭포처럼 쏟아진다.

        

        당장 그가 잡고 있는 종이의 내용 또한 비슷했다.

        

        

        

       ‘…이건 그나마 따라할 만하고, 이건….’

        

        

        

        망설임없이 빗금을 긋는다.

        

        ‘자국의 유저들이 따라할 수 있거나 분석할만한 플레이가 있는가?’ 라는 간단명료한 강령에 따라, 유진의 모든 플레이는 실시간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화살을 근접무기로 쓰거나 600미터를 1분 안에 끊는 건….

        

        이 일을 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불가능을 의미하는 붉은 표시가 종이 위에 이렇게나 많은 상황은 그조차도 처음 보는 경우였다.

        

        이대로 돌아가서 보고서를 올리면 도대체 무슨 말이냐는 소리를 듣겠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는 한 편의 시나리오가 작성되고 있었다.

        

        

        

       ‘…이건 왜 빗금을 친 거지? 뭔 내용이야?’

        

       ‘NBV2 바위 기지에서 자폭까지 1분을 남기고 집라인 발사기를 획득한 유저가 도크 바깥으로 나가, 600미터를 1분 정도로 끊는 속도로 달리면서 발사기를 재장전, 절벽에서 자유낙하하여 완전히 붕괴한 기지의 여파에서 벗어나는 내용이었기에 지웠습니다.’

        

       ‘뭐?’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그래도 윗놈들이 생각이 있다면 이 부분은 선수들한테 ‘이런 플레이도 가능하니 유념해둬라’를 위한 정보로 가공되어 전달해주겠지. 설마 저런 걸 실제로 시키려는 미친 사람들이 있겠어.

        

        자신도 분석가 일을 하는 만큼 다크 존과 AP의 시스템 및 구조에는 빠삭했다. 그래도 SOF와 TIER 2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실력을 보유 중이기도 하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상위에서는 상위에서만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있었으며, 심지어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티어에서는 몇 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레전드 플레이가 나오기도 하는 법.

        

        그런 걸 매 판마다 숨쉬듯이 뽑아내는 사람이 저기 있단 게 문제긴 한데.

        

        

        

       ‘…이쯤 되면 이번 년도는 한국이 득세하겠구만.’

        

        

        

        대회 랭크에서는 양학이라 할 수 있어도, 저런 플레이가 예선 랭크, 그리고 선발전에서도 계속된다면 그건 진정한 실력이다. 일말의 긴장조차 없이 저런 플레이를 보이는 사람이라면 아시아 예선전에서도 비슷할 것이다.

        

        사람은 쉽게 고칠 수 없는 법이고, 과거를 보면 현재와 미래가 보인다. 아시아 예선전은 그것의 연장선일 뿐이니 – 그는 그렇게 입 밖으로 내었다간 토마토와 계란을 비롯한 다양한 물체에 얻어맞을 정도의 생각을 간신히 흩어낸다.

        

        몇 번의 계산이 종이 위에서 이뤄진다. 현재 남은 사람은 열두 명. 유진의 킬 포인트는 7점. 플레이 내용에 따라 가산점이 있다지만, 일단 그가 파악하고 있는 KSM의 포인트 집계 방식은 이러했다.

        

        1등은 10점.

        

        2위는 6점.

        

        3위 5점.

        

        4위 4점.

        

        5-6위 3점.

        

        7-8위 2점.

        

        9-10위 1점.

        

        그리고 킬 포인트는 1점.

        

        

        이는 다르게 말하면, 유진이 한 판당 5킬을 유지하며 1등을 다섯 번 거머쥔다면 75점을 획득한단 소리였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플레이와 킬 수에 따라 80점을 훌쩍 넘기겠지.

        

        게다가 나머지 판들을 아예 안 하는 것도 아닐 거고, 그녀의 피지컬로 미루어본다면 100점을 순식간에 넘길 것이다. 1등을 거머쥐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10등 안에는 들 수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유진의 플레이를 볼 기회는 생각보다 별로 없을지도 모르겠네.’

        

        

        

        해당 페이스를 유지한 채 16개의 경기 중 중 5개의 경기에서 1등을 거머쥔다면 확정적으로 KSM 선발전 1위. 최소 3번 1등을 한다면 50점 가량일테니, 이 또한 아슬아슬하게 선발전 5위 안에 안착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해당 페이스를 유지한 채 1등을 특정 횟수만큼 한 후, 그 뒤 모든 경기를 기권한다면-의 경우. 실질적으로 그녀는…이카루스 측이 일요일 경기에 출전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벤트 경기에만 참가시킬지도 모른다.

        

        물론 그녀가 1등을 하지 못한다면 이 논리는 성립되지 않지만, 저런 플레이를 하는데 그게 말이나 될까?

        

        

        

       “와아아아아─!”

        

       “…?”

        

        

        

       -아, 말씀드리는 순간! 유진! 유진 선수가 코리아 셀렉션 매치의 첫 판 1등을 거머쥡니다! 이변은 없었습니다, 이게 정말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무려 열두 명의 목숨을 거두고 당당히 최상위 포식자에 등극하는 모습! 더 이상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치 않습니다!!!

        

        

        

        아.

        

        아무래도 계산에 오류가 난 것 같았다.

        

        그는 선발전 5위 안착 부분 위로 빗금을 쓱쓱 긋고는, 확정적으로 1등이라며 재표기했다.

        

        사람이 아닐 것 같다는 자그마한 사족과 함께.

        

        

        

        

        

        

        

        

        

        

        

        

        

        

        

       “어으, 죽겠다.”

        

        

        

        KSM은 예선 랭크와는 다르게 선수와 선수 간의 교점이 그다지 없는 편이다.

        

        시작할 때 백 명의 선수를 일괄적으로 소개하고 난 다음엔, 경기가 끝난 후에도 멘탈 관리 및 선수들 간 대화 금지 명목으로 모든 이들을 일일히 개별적으로 분리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말대로, 주변은 아무도 없었다. 마치 부자들이 살 법한 거실만한 크기의 안방이 주어지면, 거의 대부분의 이들이 그 한가운데에 놓여있는 침대에 아무런 눈치조차 보지 않고 드러눕는 것이다.

        

        그 중에는 다이스도 있었다.

        

        이불 위를 뒹굴거리자 머릿속으로 하나둘씩 떠오르는 전 판의 기억들. 또는…이렇게 말하긴 좀 웃기지만, 리미터를 해제한 유진과 처음으로 맞붙게 된 경험.

        

        

        

       “아무리 봐도 사람이 아닌데, 뭘 자꾸 부정하는거야, 그 양반은….”

        

        

        

        다이스는 결코 바보가 아니었다.

        

        근래 들어 유진과 함께 붙어다니면서 온갖 허술한 점을 내보인 탓에 많은 이들이 착각 중이었지만, 그녀는 작년만 해도 SSM의 AP 솔로잉 부문을 단독으로 견인하던 정신나간 피지컬과 두뇌의 소유자였다.

        

        예선 랭크를 거치며 KSM이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한 윤곽은 이미 머릿속에서 잡힌 상태였고, 그것이 유진으로 인해 좀 더 확실하게 구체화될 뿐. 게다가 다른 구단의 프로게이머들이 자존심 상 생각하지 않는 부분까지도 변수에 집어넣는다.

        

        그녀는 유진이 매 판마다 10등 안에 간단히 들 수 있을 거란 사실을 처음부터 가정하고 교전에 임하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동시에 안타깝게도 그 사실은 딱히 틀리지 않았다.

        

        

        

       -[Username : DICE]

        

       -[현재 등수 : 3]

        

        

        

        3등.

        

        안타깝게도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아, 다이스는 분전했음에도 결국 유진에게 잡아먹히고 말았다. 만약 다른 유저가 유진과 더 가까웠더라면 그녀는 2등을 거머쥐었겠지.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아니, 당연히 좋았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큰 성과가 있다면, 다이스가 머릿속으로 상정하고 있던 구도와 방법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었다 – 그리 어려운 건 아니었다. 쉽게 말하자면 어그로 핑퐁이었으니까.

        

        10등 이내로 좁혀짐과 동시에 움직임과 소음을 그야말로 최소한으로 줄이고, 필요하다면 온갖 방법들을 통해 타 유저에게 교전을 전가한다. 일단 사람이라면 소리가 나는 방향을 먼저 신경쓸 것 아닌가.

        

        

        모든 참가자에게는 리프레시를 위한 1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턱없이 짧은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었고, 상당히 긴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다이스에게는 전자였다. 한 판이 끝나기 전에 정리해야만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유진이 SSM 코치만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녀는 한 명의 경쟁자이기도 했다.

        

        적어도 한 번이라도 유진에게 유효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사실 그 전에 더 이상 경기에 참여할 필요가 없어질 정도의 전적을 거두게 될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작년의 자신이 그랬으니까.

        

        

        

       ‘계속 비슷한 피지컬을 보여준다면 길어봐야 3판 안에 결판이 나겠지.’

        

        

        

        사방팔방에 광고를 때려박으면서 기껏 기대감을 부풀렸더니 메인 메뉴가 초반에 나오고, 그 후 한 번도 재등장하지 않는다면 여러 의미로 참 볼 만하겠지.

        

        하지만 이렇게라도 미리 선발시켜놓지 않는다면 더 위로 올라갈 수도 있는 사람조차 올라갈 수 없었다.

        

        자연재해가 사람을 가리지 않는 것과 비슷했다. 본래라면 첨예한 교전을 통해 제련되고 연마되어 – 최종적으로는 잘 갈린 한 자루의 칼이 되어야만 하는 선수들이었지만, 가열되지도 않았는데 프레스기에 넣어 접어버리거나 하면 당연히 멀쩡한 결과물이 나올 턱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유진은 과연 뭘 하고 있을까.

        

        

        

       “나중에 이벤트 매치에서나 보게 되겠네.”

        

        

        

        말 그대로 네 판마다 한 번씩 이뤄지는 매치.

        

        과열된 선수들 사이의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시청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한 경기. 장애물 통과 게임이기도 했고, 권총과 뿅망치 등등을 든 채 싸우는 근접전이기도 했다. 요컨대 일종의 운동회 같은 것이었다.

        

        이 역시도 1년 전의 자신이 겪은 발자취였다. 자신은 1년 전 일요일 중반 즈음에 대표 선수로 선발되었고, 네 개의 경기를 남겨둔 채 더 이상 경기에 참여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이벤트 매치는 꼬박꼬박 나갔었다.

        

        이번엔 과연 그때처럼 될까, 아니면 어떻게 될까.

        

        어쨌든 이번의 자신이 어떤 행보를 겪게 될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 확실한 건, 유진 역사상 최대의 팬미팅이 펼쳐지게 될 지도 몰랐다.

        

        

        

       “흐흐흐.”

        

        

        

        그렇게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알림 : 곧 경기가 시작됩니다.] 

       

       -[알림 : 다음 맵은 항구도시 탄호이저입니다.]

        

        

       

        벌써 시간인가?

        

        아무튼, 많은 시청자들에게 있어선 안타까운 일이 되겠지만 – 그녀는 최대한 빠르게 KSM에서 발을 빼줘야만 했다. 올라갈 사람은 최대한 빠르게 올라가야지. 그 후에야 진정한 의미의 경쟁이 가능해질테니까.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뜨자, 어느샌가 자신은 다른 99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수송기에 탑승 중이었다 – 오늘 맵에서 몇 안 되는 공수낙하로 시작하는 맵인 항구도시 탄호이저.

        

        익숙한 면면과 함께 목소리가 오고간다. 엔진음과 바람소리로 인해 고성이 난무했다.

        

        

        

       “야! 살살 좀 해라! 양민들 다 죽는다!”

        

       “하하! 야! 저기 3등 있다, 3등!”

        

       “우리도 예선전 냄새 좀 맡아보자-!”

        

       “아으! 다들 가만 좀 앉아있어! 으아아악!”

        

        

        

        프로게이머들의 민낯.

        

        비록 모두가 경쟁하는 사이고, 결코 그 끝마무리가 아름다울 수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순간순간의 즐거움과 정이 없다고는 말하기 어려웠다 – 그리하여 떨어지기 전까지의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즐거웠다.

        

        물론,

        

        

        

       “하하, 다들 나중에 봐요.”

        

       “….”

        

       “어….”

        

       “….”

        

       “…왜 제가 말하면 이런 반응을….”

        

        

        

        그 와중 괜히 슬그머니 말을 꺼냈다가 분위기를 말아먹은 유진 씨까지.

        

        그러나 다음 순간,

        

        

        

       “야! 덮쳐!”

        

       “지금 아니면 기회 없다!”

        

       “그 말 많은 뱀꼬리 좀 만져봅시다-!”

        

       “아, 아니. 갑자기 다들 왜 이러는, 꾸으에에엑…!”

        

        

        

        전투 불가 지역에서, 유진 씨는 처음으로 프로게이머들의 격한 환대를 받고 말았다.

        

        이들이 이렇게 산다.

        

        유달리 하늘이 맑아보이는 어느 날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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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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