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35

       * * *

       

       

       다시 정리를 해보자.

       

       역사는 바뀌었다.

       

       우리의 히틀러가 독일 나치당으로 권력 잡는 일도 없었고. 아돌프 열사가 히틀러를 죽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그래도 아는 놈이 상대하기 좋으니 아돌프 히틀러가 독일 권력잡는 것이 베스트긴 하지만.

       

       적백내전에서 히틀러가 의용군으로 참전한 이후부터 역사가 바뀐 것이나 다름이 없거든.

       

       그러니 최소한 안슐루스라도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스트리아로 보낸 것이고.

       

       영국이 식민지 신경쓰느라 유럽에 들어오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전후 유럽의 패권은 우리가 쥐게 될 것이다.

       

       패전한 공산추축국들을 죄다 친러 정부로 교체하고 유럽연합 같은 것으로 묶어두면 사실상 로마가 재건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안슐루스 없고, 폴란드에 묶이고, 장군진이 동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로 반갈죽된 독일이다.

       

       아는 상대가 아니라고 해도 원래 역사의 히틀러도 도박이 잘 터져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런 걸 감안하면 상대하기 어렵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나는 최소한 프랑스를 잃고 영국이 식민지에 묶여서 영불해협만 지키며 유럽 대륙 불개입을 해버릴 심각한 상황까지는 보고 그것을 감안해 원자폭탄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를 잃은 영국이 독일로 건너오는 것은 힘들겠지. 그도 아니면 미국이 영국을 발판으로 유럽대륙으로 와야겠지만.

       

       그 미국에 내가 독을 뿌려버렸으니. 흠.

       

       뭐 어쨌든 그래서 방공협정이 있는 것이다.

       

       적과 아군은 분명히 해야 하니까.

       

       

       “오스트리아와 폴란드가 고기방패 역할만 제대로 해주고 발칸 국가들이 그 뒤를 봐준다면야.”

       

       

       이게 어느 정도 각은 보이거든?

       

       공산 이탈리아는 말이 공산주의지.

       

        무솔리니가 있는 이상 크게 바뀌는 건 없을 것이고. 솔직히 이미 몇 번이나 말한 거긴 한데.

       

       그래도 위기감은 둬야 하니, 마리아도 알기는 해야지.

       

       

       “폐하는 미래를 보고 계시는군요.”

       

       

       당연하다.

       

       빨갱이와의 싸움은 미래를 늘 봐야 한다.

       

       빨갱이들이 뿌리는 그 붉은 씨를 조심해야 한다.

       

       딱 지금 이 시대에 잘 통하는 것이니까. 이 붉은 씨가 후일 어떻게 꽃으로 필지는 모르는 법이니까.

       

       

       “미래를 봐야지. 현실보다는 미래를 봐야 그만큼 대비할 수 있으니까. 영국은 지금 현실만 보고 있지만 나는 다르거든.”

       

       

       소련이, 공산권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원래 세계를 생각하면. 공산 독일이 저지를 혁명이 어떤 식으로 퍼질지는 대충 알 거 같으니까.

       

       독일이 소련과 같은 길을 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하는 꼴을 보면 소련 독일버전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도 소련보다 더 활동적인 소련.

       

       지금 영국과 프랑스 사정을 보고 식민지에 없는 살림에 공산주의라도 뿌려보려고 하는 행위.

       

       당장 영국이 위기감을 느껴서 너희 시대의 평화를 다른 체임벌린이 해버린 것을 보면 호들갑이라기보다는 진지하게 식민지에 빨간 물이 풀리는 것을 경계하는 게 분명하다.

       

       그런데. 오늘은 새로운 사건이 벌어졌다.

       

       

       “폐하. 긴급한 일입니다.”

       “무엇입니까?”

       “자신을 소비에트 러시아 체카 요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크렘린궁으로 찾아왔습니다.”

       

       

       소비에트 러시아의 체카 요원.

       

       크렘린궁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대놓고 죽여 달라고 홍보하는 격 아닌가.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그럴 리는 없겠지.

       

       당장 모스크바만 하더라도 절대 다수, 아니 대부분은 아나스타샤 팬클럽일걸.

       

       그런 상황에서 지금 자신을 체카 요원이라고 하고 찾아왔다.

       

       수상한데 이건.

       

       일단 한번 들여보내기로 했다.

       

       크렘린궁은 크렘린 황실 친위대. 일명 아나스타샤 친위대가 지키고 있어서 문제는 없지만.

       

       

       “그럼, 한번 보지.”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아. 누군지 알 거 같으니까.”

       

       설령 체카 요원이 나를 죽이려고 직접 나타난 거라고 해도. 나는 아직 탕후루가 있다고.

       

       걱정없다.

       

       

       

       * * *

       

       

       자, 그래서 일단 들여보기는 했는데.

       

       자신을 체카요원이라고 밝힌 이 남자는 눈에 익숙했다.

       

       그래.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봤던 그 얼굴.

       

       내가 죽지 않는 걸 보고도 게거품을 물고 나를 마지막까지 죽이려고 했던 야고프인지, 야코프인지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 그 작자를 죽인 체카 요원이다.

       

       

       “어디 갔나 했더니 마흐노의 자유지구에 있었군.”

       

       

       설마하니 마흐노의 자유지구로 갔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름 있는 놈은 아니다.

       

       그냥 평범하게 황녀를 어떻게 해보고 싶다고 하던 체카의 끄나풀. 딱 엑스트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마흐노의 자유지구로 갔었다.

       

       나한테 전향하고 나서라면 흠. 냄새가 나는군. 

       

       

       “언제고 성녀 님을 거스를 수 있는 세력이 자유지구 아닙니까? 마땅히 제 죄를 용서해주신 폐하를 위해 잠입하고 있었습니다.”

       “폐하, 이 거렁 뱅이의 말을 믿으실 수 있습니까?”

       

       

       마리아는 금방이라도 이 체카 요원을 잡고 싶어하는 거 같다.

       

       하기야 지금 체카 요원이라고 자칭하는 자의 모습은 거렁뱅이와 다를 바가 없거든.

       

       마흐노의 자유지구에서 합중국으로 오려면 좀 복잡했을 것이다.

       

       

       “그때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나를 죽이려 한 체카를 죽인 인물이지. 마지막에 전향한 인간이야.”

       

       

       내가 얼굴은 똑똑히 기억하지.

       

       그때부터 몇 년이 흐르긴 했지만, 기억이 난다.

       

       죽지 않는 성녀의 모습을 눈앞에서 직접 목도했다.

       

       불로 태워도 타지 않는 성녀의 모습을 직접 보고 광적인 의미로 전향했다 이 말이다.

       

       

       “그렇군요.”

       

       

       일단 이놈이 이곳에 왔다는 것은 뭔가 이유가 있다는 거겠지.

       

       

       “그래. 자세하게 말해봐. 무슨 일이지?”

       “마흐노의 자유지구에서 독일의 서기장이 직접 친서를 보냈다고 합니다.”

       

       

       마흐노의 자유지구에 독일놈들이 친서를 보냈다?

       

       

       “친서를? 어떻게 알지?”

       

       

       마흐노. 잊을만하면 그 이름이 튀어나오네.

       

       우크라이나 마흐노 자유지구.

       

       그쪽도 30년대 되기 전에 먹을 수 있으려나.

       

       어차피 영국도 마흐노의 땅을 우리가 먹는 건 뭐라 하지 않을 터다.

       

       사실 그쪽이 좀 더 삽질하고 집단화로 말아먹으면 그때 나설 생각이었는데. 

       

       

       “제가 마흐노의 자유지구 최고노동위원회의 위원입니다!”

       “마흐노의 노동위원회의 위원?”

       

       

       이 체카 요원이 마흐노가 만든 위원회의 위원이라고?

       

       이름이 듣나마나 세르게이 뭐시기일 거 같은데 일을 이렇게 열심히 했다고?

       

       그때 그나마 전향한 체카 요원들에게는 내가 조금이라도 금품을 줘서 은혜를 베푸는 척 정도는 했다.

       

       남아있으면 백군에게 죽을 거라고 알려줘서 다 도망친 걸로 알았는데, 이놈은 그쪽으로 흘러 들어간 것인가.

       

       

       “예. 마흐노가 자유지구에서 노동자를 위한 최고기관인 최고 노동위원회를 설치했을 때, 그 위원회에 볼셰비키 출신을 다수 기용했습니다.”

       

       

       그렇군 최고 노동위원회는 그놈이 만든 정부기관인가.

       

       너무 이름 대충 지은거 아니야?

       

       뭔가 위엄 같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건 기분탓이겠지. 

       

       그래도 이 말만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그래도 증거가 없으면 믿기 힘들다. 증거는?”

       “그 친서를 제가 슬쩍 해왔습니다.”

       

       

       체카 요원은 엄청 당당한 얼굴로 대답했다.

       

       

       “친서를? 어지간히도 마흐노의 근처에 있었나보군.”

       “볼셰비키 출신이라고 하니, 바로 위원회에 넣어줘서 마흐노의 비위를 맞춰 마흐노의 심부름꾼 정도는 됩니다.”

       

       

       체카 요원은 공손하게 편지봉투 하나를 꺼내 나한테 넘겼다.

       

       봉투의 찢어진 부분에서 편지를 꺼내본다.

       

       그냥 볼셰비키 출신이라고 기용한 수준이면, 어지간히도 그 자유지구 상태가 제대로 돌아가는 건 아닌 모양이다.

       

       제대로 돌아가면 볼셰비키 출신이라고 무조건 기용하지는 않았겠지.

       

       마흐노의 무정부 체제가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건 러시아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뭐 그런 건 아무래도 됐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친서라는 것이지.

       

       뜯겨진 편지봉투에서 독일 서기장이 보냈다는 편지를 읽어보았다.

       

       그냥 별거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같은 공산주의자끼리 잘해 보자 이런 거일 뿐.

       

       일단 우크라이나 자유지구는 무정부주의고 나라가 아닌 위원회라 자주독립국이라고 하기에도 미묘한 형태지만.

       

       뭐 그걸 굳이 우리에게 알릴 필요는 없지.

       

       하지만, 독일의 행보로 보면 이게 그냥 어? 너 우리와 사상 같네? 우리 공산주의 동지끼리 친하게 지내보자! 이런 게 아닐 거 같다는 말이다.

       

       그래도 혁명을 저지른 리프크네히트다.

       

       러시아군의 식량을 주로 대는 곳이 우크라이나 쪽이라는 걸 알겠지.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를 옥죄려고 할 수도 있다.

       

       즉, 우크라이나를 우리를 찌를 비수로 쓸 수도 있다는 소리다.

       

       

       “흠, 어지간히도 서기장이 세력을 넓히고 싶은가보군.”

       

       

       역시 좀 생각해보면 수상하다니까.

       

       전보를 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우크라이나 쪽에 서기장이 친서를 보냈다.

       

       친서를 보낸 이유가 무엇일까.

       

       전보는 중간에 러시아 쪽에 유출될 수도 있다는 걸 아는 거지.

       

       이것은 비밀리에 마흐노와 연계해서 러시아를 엿먹이려는 수작이겠지.

       

       그래. 그거 하나는 잘 생각했다.

       

       어쨌든 지금 공산 독일 처지에서는 자기네와 비슷해 보이는 것은 마흐노니까.

       

       마흐노와 어떻게든 이어 붙이고 싶다 이거겠지.

       

       

       “흠.”

       

       

       우크라이나를 먹긴 해야 하지.

       

       솔직한 말로다가 우크라이나 전역 때 우크라이나를 그대로 먹을 수도 있었다.

       

       영국 눈치가 있으니 마흐노를 투하해서 중립지역처럼 만들어버렸지만 하여튼.

       

       이제 생각해 보니 영국놈들이 공산 독일에 쩔쩔 메고 있는 거 보면. 그때 아 우크라이나 우리 거야 하면서 반은 꿀꺽할 수 있지 않았나.

       

       마흐노를 적당히 살려두다가 나중에 건수 보이면 먹으려고 했는데.

       

       벌써 이렇게 건수를 잡은 건가.

       

       

       “지금 갈 곳이 없으면 모스크바에 남아라. 혹시라도 마흐노를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증언을 해줘야 하니.”

       “알겠습니다. 성녀님!”

       

       

       이 체카 요원은 감격한 얼굴로 내 앞에 몇 번이나 고개를 처박았다.

       

       이것도 정신이 없는 놈이군.

       

       나를 차르가 아닌 성녀로 부른다는 것은 뭐.

       

       그래. 나 같아도 불이 안 붙고 총에 죽지도 않는 기적을 바라보면 저렇게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차르보다는 진짜 성녀로만 보일 테니, 성녀로 부를 수밖에.

       

       일단 저 체카요원은 모스크바에 거처를 마련해줬고, 나는 이 문제를 좀 고민해야 했다.

       

       우크라이나를 먹기는 해야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식량으로 소련군 식량의 대부분을 감당했다.

       

       지금은 어떻게 마흐노를 통해 곡물을 들여 국내에서도 써먹고 있기는 한데. 그쪽도 슬슬 정리는 해야지.

       

       

       “폐하, 이 일은 국가두마와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네.”

       

       

       이건 마리아와 수다 떨면서 할 이야기는 아니고 적어도 지금 해야 할 일은 국가두마에 우크라이나 절반을 어떻게 먹을 건지 논의하는 것이다.

       

       

       “그럼, 저 체카요원은 어떻게 할까요? 처리하면 되나요? 폐하를 폐하라 부르지 않고 성녀님이라고만 부르다뇨.”

       “뭐 러시아 정교회에서 나를 성녀로 올렸으니, 틀린 말은 아니잖나.”

       “그래도 구분은 지어야죠. 성녀는 폐하의 자매분들도 싹 다 얻은 지위 아닌가요?”

       

       

       그렇기는 해. 실제 역사와 똑같이 다 성녀로 올랐으니 뭐.

       

       하지만, 저놈 입장에서는 나를 성녀로 밖에 못 본다니까.

       

       마리아야 내가 죽지 않는 걸 직접 본 것은 아니니,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말이야.

       

       “쓸모는 있으니까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될 거야.”

       “그렇다면 저야 더 뭐라 할 수는 없지만, 혹시라도 폐하께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싶어서요.”

       

       

       흠, 글쎄다.

       

       어차피 그놈은 네임드 볼셰비키도 아니거든.

       

       비록 내 기적을 목도해서 전향하긴 했지만, 끽해야 지나가는 행인1급 엑스트라다.

       

       위험요소가 될 것도 없고, 아마 이번에 나를 찾아온 것도 어떻게든 자기들이 저지른 죄를 조금이나마 사죄하고자 벌인 일이겠지.

       

       죽어도 싼 차르였다. 라고 해도 어쨌든 성녀인 내 아버지이니까.

       기적을 목도한 이상, 그래도 두렵긴 할 것이다.

       

       언제고 성녀가 자기 아버지의 복수를 하지 않을까-하고.

       

       그러니 최소한 마흐노에게 가서 마흐노를 쳐낼 명분을 찾고 있던 것이다.

       

       그래. 그 정도는 높이 쳐줄 수 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모스크바에 거처를 마련해 뒀고, 오흐라나에 보호를 핑계로 감시를 붙여둘 생각이야. 나중에 그놈이 마흐노를 보내버릴 명분을 마련해줄 테니. 상관없지. 혹시 모르니 크렘린궁 출신도 감시로 붙여둬.”

       “알겠습니다.”

       

       

       마흐노의 아래에서 오랫동안 잠입해 있었다.

       

       그것도 전향한 몸으로 말이다.

       

       상식적으로 네임드 캐릭터도 아닐 테고, 오로지 나를 위해서 이랬다고 보는 게 맞겠지.

       

       설령 아니라고 해도 쓸모는 있다.

       

       나중에 우크라이나에게 항의하기 위해 이놈은 꼭 우리가 데리고 있어야 한다.

       

       

       “잠깐,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군.”

       “폐하?”

       “이번 일이 끝나면 전향하면서 러시아에 이익이 될 일을 해준 공로로 훈장 하나를 달아주면, 아직도 비협조적인 볼셰비키들도 생각을 고치지 않겠나?”

       

       

       볼셰비키였던 자라도 새로운 체제 아래에서 공을 세울 수 있다! 이거로 선전하는 것이다.

       

       애초에 지도부가 다 박살 난 상태에서 지금 남은 볼셰비키들은 못살겠다! 뒤집고 보자! 하고 뒤따른 놈들이잖아.

       

       지금 자존심이 있는 놈들만 전향을 거부하거나 그냥 수용소에 있겠다고 하겠지만, 적어도 차르는 이제 볼셰비키였던 사람들을 품을 줄도 안다라는 온화한 모습을 선전할 수 있다.

       

       공산 독일이 작정하고 우리 내부에서 공산주의자들로 갈라치기를 할 수 있으니.

       

       미리 그 선을 그어두자는 거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퇴고하느라 좀 늦었습니다!

    안슐루스는 독일어로 병합이라는 뜻이지만, 나치독일의 오스트리아를 흡수합병이 유명해지면서 사실상 오스트리아 합병을 뜻하는 단어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