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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5

       

        

        

        

        큰 탄환을 사용하는 총의 위력이 더욱 강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상식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언제나 등가교환의 원리로 돌아가는 법이었고, 다르게 말하면 위력이 강한 탄환은 그만큼의 단점을 수반했다.

        

        무겁다.

        

        반동이 강하다.

        

        보급을 일원화할 수 없다.

        

        길이가 길다.

        

        사용처가 한정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단점은 특수부대원들 사이에서 더욱 확연하게 부각되었다.

        

       

        무겁고 반동이 강하다는 특징은 작전지속력을 떨어뜨렸으며, 보급을 일원화할 수 없었기에 보급계에서도 싫어했고, 길이가 길기에 제대로 된 CQB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사용처가 한정적이란 점이 부대원들의 메인 총기로 사용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였다.

        

        다양한 총기에 익숙해지기 위한 일환으로, 또는 크고 무거운 탄을 발사하는 총기만이 해낼 수 있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훈련할지언정, 그걸 메인으로 들고 다니는 이들은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러나 판데믹이 시작되면서, 그리고 변절하는 오퍼레이터들이 생겨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투웅! 투웅! 투웅!

        

       “아아악!”

        

        

        

        부족한 체력과 작전지속력은 디바이스로 메운다. 방호는 나노머신을 통해서 이뤄진다. 반동 제어 역시도 섬세하게 조정된 이카루스 기어의 흡수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모두가 방패를 들게 된 이상, 창은 이전보다도 묵직하고 날카로워져야 했으며 – 안타깝게도, 그 누구보다도 실력이 있었으나 5.56mm 소구경 고속탄을 고집하던 이들이 가장 먼저 묵직한 창끝의 희생양이 되었다.

        

        탈레반, 알 카에다, ISIL을 비롯한 오만가지 적들의 목숨을 거뒀던 가장 신뢰받는 총알이 선택 가능한 하나의 옵션으로 변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5.56mm 나토탄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나노머신 방벽이 활성화되었을 때, 가장 취약한 부분인 머리조차 최소 세 발 이상 맞지 않으면 방어를 깨뜨릴 수 없었다.

        

        조국의 수호라는 그들의 사명을 등지고 변절해버린 오퍼레이터들이 동료의 피를 통해 더 높은 구경의 탄환과 이카루스 기어 간 조합의 효율을 입증했다.

        

        그리고 그러한 단점들을 모두 보완해낸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들 중에서도, 나는 – 보급 문제를 제외한다면 – 그 누구보다도 사용 가능한 총기의 고화력화를 찬성하던 사람이었다.

        

        어쨌든, 이런 말을 왜 하냐면.

        

        

        

       ───콰앙!

        

        

        

        근거리든 중거리든 장거리든, 반동 제어를 포함하여 – 그런 총기들을 잘 다룰 수 있다는 가정 하에, 1 : 1 상황에서의 화력적 격차는 오퍼레이터 간의 교전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단 걸 알려주기 위함이다.

        

        당연하게도 모든 총은 각기 조금씩 사용 방법이 다르다. 그러나 여력이 된다면 사용 방법이라는 간극은 점차 줄어들고, 어쩌면 그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을 사용법조차 정당하게 만든다.

        

        가령, 지금처럼 Mk.18 묠니르를 근접 전투에서 사용한다든가.

        

        

        

       -쿠웅!

        

        

        

        하도 많이 등장한 탓에 지겨울지도 모르지만, 이 총은 과거 내가 그 무엇보다도 가장 많이 쓰던 것이었다. 사람을 1초 안에 걸레짝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무인기들이 넘쳐나는 뉴욕에서 그 무엇보다도 적 유닛을 빠르게 철거할 수 있는 총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변절 오퍼레이터인 폴른조차 그 결과를 벗어날 순 없었다. 제 딴엔 수많은 함정을 파고 휘하 부하들을 부려 막으려 해도, 이 총에 일단 맞게 되면 일격에 황천에 오르는데. 아니, 미국이면 스틱스 강인가.

        

        그렇다고 해서 직접 등장하더라도 그다지 상관은 없었던 것이,

        

        

        

       “어윽!”

        

        

        

        투웅.

        

        일단 맞으면 나노머신 잔량이 뭉텅이로 날아가기 때문이었다.

        

        내가 쫓고 있는 적은 더 이상 도망가기 위해 움직일 수 없었다. 내가 평범하게 5.56mm 탄환을 쏘아대는 돌격소총을 들고 있었더라면 방벽을 희생해서라도 도망갔겠지만, 이 총은 ‘맞으면 죽는다’라는 새로운 금제를 걸었다.

        

        한 발도 맞지 않으면서, 심지어는 도망치면서 적의 전력을 깎아야만 한다는 부담.

        

        그러나 이렇게 말하면 조금 그렇지만, 나는 이 중 그 누구보다도 사격에 대해 자신이 있는 사람이었다.

        

        

        

       -[경고 : 적 시커 마인 접근.]

        

        

        

        하지만 상대방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듯, 스킬 쿨타임이 돌아오자마자 이를 사용한다. 허공으로 집어던졌더라면 요격했겠지만,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슬그머니 굴린다.

        

        나노머신 잔량이 그리 여유롭지만은 않은 상황. 대놓고 맞으면서 갈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하책이다. 미리미리 다른 일에도 대비를 해야만 했으니, 수고를 무릅쓰고 직접 부수기로 했다.

        

        LPVO 배율을 조정하고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다가오는 시커 마인을 격추하자 거대한 화염 폭풍이 일었다. 그냥 시커 마인이 아니라 소이탄 계열로 분화된 걸 선택했나보다.

        

        

        그 사이, 차량 뒤에서 한 명의 인영이 튀어나온다. 영악하게도 발조차 보이지 않도록 탄도 방패를 땅에 질질 끈 채로 등을 가리고는 전력으로 뛰었다. 아스팔트 바닥에 긁히며 지직거리는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렸다.

        

        확실히 KSM 아니랄까봐 다들 잔머리 굴리는 게 수준급이다. 거리가 조금만 더 멀다면 꼼짝없이 놓치게 되겠지.

        

        반대로 말하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소리였다.

        

        

        

       ───탓!

        

        

        

        뛴다.

        

        전력으로 뛴다.

        

        그와 동시에 탄도 방패를 조준, 격발. 어깨를 관통하는 묵직한 진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은 탄을 전부 다 쏟아부을 기세로 쏴댄다. 방패를 회수하고 갑자기 대응사격을 퍼부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거세게.

        

        15발들이 탄창 두 개를 전부 소진하고 세 번째 탄창을 갈아끼울 즈음이었다. 장전과 동시에 상대방이 거의 박살난 방패를 갖다던지며 이쪽을 향해 총알을 난사해댔다.

        

        그 사이 한 탄창에 몇 발이 들어있는지를 파악한 모양이다.

        

        그러나 적은 현재 달리던 와중 뒤를 돌아보고는 총알을 난사하고 있었는데, 다르게 말하자면 집탄률은 기대할 수 없었단 말이었다. 그리고 내 나노머신 잔량은 운이 나빠 맞는 몇 발은 충분히 감당 가능했다.

        

        탄창 교환이 끝났다.

        

        적을 꼬치에 꿰어줄 시간이었다.

        

        

        

       “으어억!”

        

        

        

        퉁퉁퉁퉁퉁!

        

        급속도로 속도를 줄이고는 몸을 낮춰 사격 자세를 취했다. 그와 동시에 다섯 번 격발. 적은 기묘한 신음성과 함께 그 자리에서 춤추듯 쓰러졌다. 라푸아 매그넘은 사람의 말랑말랑한 신체엔 너무 강력했다.

        

        만약 고관통 탄이었더라면 피해량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아 전투를 지속했을 수도 있겠지만, 교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습득한 탄은 그다지 좋지는 않은 부류였으나 – 이게 되려 피해량의 증가로 다가왔다.

        

        아이템 더미로 화한 적. 킬로그가 떠올랐다. 리퍼 인펙티드의 미카엘.

        

        이걸로 두 번째 킬이었다.

        

        

        

       “…어째 방패랑 상당한 악연이 있으시네.”

        

        

        

        기억을 뒤져본 결과, 과거 북극해와 인접한 오로라 파워플랜트에서 방패째로 던져진 사람이다. 과연 KSM, 이전에 만나본 이들을 상당히 많이 만나게 된다.

        

        필요한 건 그다지 없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게도 수류탄도 사용하지 않았고, 출혈이라고 해봐야 탄환을 좀 많이 쓴 것 정도. 그러나 아이템 무더기를 뒤지면 금방금방 보충 가능했다.

        

        가방에 부속된 자동 급탄기에 탄환을 쏟아부은 다음, 탄창을 결합하면 드르륵 소리와 함께 꽉 찬 탄창 하나가 완성된다. 물론 파밍이 잘 되지 않아 가방조차 없으면 일일이 손으로 장전해야만 한다.

        

        

        

       -[알림 : 전류장 축소까지 20초 남았습니다.]

        

        

        

       “슬슬 가야겠네….”

        

        

        

        외곽 지역에 내렸기에 적도 아이템도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곧 킬존이 다가온다. 슬슬 이동해야겠다.

        

        액셀을 밟자마자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진동. 부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의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 이제는 슬슬 외곽에서 중심으로 들어갈 때였다. 더 이상의 볼 일은 없었다.

        

        오늘의 강좌는 순수한 사격술만을 통해 적을 상대하는 법.

        

        피처링은 KSM이었다.

        

        

        

        

        

        

        

        

        

        

        

        

        

        

        다크 존은 어떻게 보면 단순했고, 에이펙스 프레데터 모드는 더 단순했다. 그저 보이는 모든 적들에게 총을 겨누고 쏴죽인 다음,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때까지 – 다르게 말하면 혼자 남을 때까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그러나 이 빌어먹을 게임 모드에 문제가 있다면, 할 때마다 새롭고, 같은 장소여도 새롭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선택한 진로가 이 방향이기는 하지만, 한 번쯤은 편하게 숨만 쉬다가 1등을 할 수 없는 걸까?

        

        어쩌면 이뤄지지 않을 망상과 함께, 그녀 – 다이스는 과거 적이었던 아이템 무더기 사이, 이제는 아무도 오지 않을 저장고의 벽면에 기대어 피곤하다는 듯 숨을 내쉬고 있었다.

        

        

        

       “으어….”

        

        

        

        사람이 힘들면 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숨만 쉬고 있어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온 몸과 신경이 회복에 여력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작한 지도 어느덧 15분, 게임이 중후반부의 초입으로 들어서며 맞이하게 된 첫 교전은 고단하고 힘들었다.

        

        적이 누군지는 알았다.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경지에 올라 있는 – 요컨대 프로게이머들의 아바타와 스타일 등을 거의 전부 꿰뚫고 있었고, KSM에서도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게 교전에 큰 영향을 끼쳤냐면 글쎄올시다.

        

        너덜너덜해진 나노머신 방벽과 간당간당한 체력.

        

        몸에 주사기를 꽂아 체력을 회복한 후 필요한 물품만을 챙겨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중앙 지역은 벌써부터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리는 게 그 증거였다.

        

        

        

       “게임 참 재미없게 돌아가네.”

        

        

        

        어쩔 수 없는 대회의 한계였다. 사망은 언제나 리스크 덩어리였고, 그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 몇몇 정신나간 누군가를 제외한다면 – 모든 유저들은 소극적으로 플레이할 수밖에 없었으니.

        

        반경 수백 미터 안의 건물에는…글쎄다. 벌써 한 20명 정도가 각자 자리를 잡고 있지 않을까. 그 와중 킬존이 이상하게 이동한다면 자리를 옮기는 와중 교전이 벌어지고.

        

        AP의 실상이란 그러한 법이었다. 화끈한 전투가 늘 이어지는 건 아닌.

        

        …그렇게 생각하니, 문득 유진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걱정보다는 궁금함 때문이었다. 일단은 같은 SSM 소속이라 여겨지고 있었기에 적어도 600m 이상 간격을 두고 수송기에서 점프했었지. 알아서 잘 하고 있겠지.

        

        그러면 슬슬 다음 킬존을 확인해볼───

        

        

        

       ───투두두두두!

        

       “으갹!”

        

        

        

        거칠고 낮은 총소리. 상대적으로 낮은 RPM. 아마도 동구권 총이겠지. 탄환의 묵직함이 차원이 다른 걸 보면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렇게 내 고생길이 시작되었다. 탄환의 발사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기에 도망치지만, 곧이어 쨍그랑 하는 소음과 함께 누군가가 건물 안에서 튀어나왔다. 주변은 거대 도크였기에 숨을 만한 곳도 없었다.

        

        황급히 뛰며 씹어뱉듯 중얼거린다.

        

        

        

       “아이씨, 아껴서 쓰려고 남겨놓은 건데!”

        

        

        

        운 좋게 획득한 그래플링 훅.

        

        등에 짊어지고 있던 그것을 급하게 들고는 주변을 황급히 둘러보았다. 오로지 벽…만큼 높은 거대한 컨테이너선과 컨테이너들. 그러나 그 외에는 도망칠 곳조차 없었다.

        

        퓽 하고 발사하자마자 무지막지한 힘이 팔에서부터 느껴진다. 그 후 몸이 가볍게 둥실 떠오르더니, 어마어마한 속도로 허공으로 빨려든다. 줄이 전부 회수될 때까지 몸은 멈추지 않는다.

        

        간신히 컨테이너 위에 착지했다.

        

        근데,

        

        

        

       ───투두두두!

        

       “우왁, 또 있어!?”

        

        

        

        중앙으로 괜히 일찍 왔나!?

        

        다행이라면 다행이게도 총알의 궤적은 이미 짐작이 갔다.

        

        컨테이너선 내부의 방대한 구조를 일일히 전부 재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배는 상당히 많은 곳에 접근 불가능했고, 더군다나 자신은 컨테이너 맨 위로 올라간 상태.

        

        아마 화물선의 브릿지에서부터 날아온 총알일 것이다.

        

        그나저나 누군지는 몰라도 도대체 언제 이곳에 올라와있었을까 싶다 – 하지만 의미없는 생각이다. 모름지기 AP란 모든 곳에 적이 있다고 가정해야만 했으니까.

        

        

        

       “아그윽!”

        

        

        

        쿵.

        

        콰직.

        

        그런 심상찮은 소리를 내며 미끄러진 내 몸이 컨테이너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적잖아 10m 이상의 추락. 다행인 건 나노머신 방벽이 추락 대미지를 거의 무효화했다는 점이었다.

        

        아까 전 판만 해도 그나마 할 만했건만, 이번 판은 도대체 왜 이런 건가.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기도 전에 브릿지에서 탄환이 또다시 날아온다. 아주 그냥 난리도 아니다.

        

        그리고 거기에 쐐기를 박는 소리.

        

        

        

       -[알림 : 선박 승선 및 화물 하역용 대규모 게이트 활성화.]

        

       -[알림 : 고정 완료. 현 시간부로 하역을 개시합니다.]

        

        

        

        배의 옆에서부터 튀어나오는 거대한 다리.

        

        그것이 항구와 단단히 고정된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배를 중심으로 개방된 다리였고, 이제부터 – 심지어는 차량을 통해서든 – 수많은 인원이 오갈 수 있음을 의미했다.

        

        완전한 개막싸움의 예정.

        

        그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래. 그렇게 나오시겠다 이거지?”

        

        

        

        너희들이 자초한 일이야.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항구도시 탄호이저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레볼루션 트리거를 기동시키기 위해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 브릿지에 있는 유저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뒤, 주변의 컨테이너 자물쇠를 아무거나 딴다.

        

        언젠가 유진 씨와 이 맵을 세세하게 분석한 결과, 브릿지의 선장실에서 이 컨테이너에 실린 화물 목록을 본 적 있었고, 그와 동시에 그녀는 내게 상당히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질산암모늄, 가루설탕, 리튬 배터리, 시설 구축을 위한 용접용 프로판 가스, 그 외에도 여러가지라…이딴 식으로 물자를 실어보내면 미쳤냔 소리를 들었을 텐데, 게임이라 그런가.’

        

       ‘비료랑 설탕이랑 배터리랑 가스? 그냥 적당히 실어보낸 것 아닌가요?’

        

       ‘그렇기엔 목록이 너무 악의적이죠. 폭발물 원재료와 분진폭발 유발제, 분리막이 조금만 손상되어도 1천 도 이상으로 달아오르는 배터리와 가연성 가스…이것들이 컨테이너선 위에서 조금만 혼합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유진의 모습은 꽤나 섬뜩했으나, 오늘은 그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점점 많은 컨테이너의 문이 열린다. 질산암모늄이나 가루설탕이 가득히 쌓여있는 컨테이너, 쌓여있는 배터리, 그리고 발디딜 틈조차 없이 수납된 가스용기들까지.

        

        순서가 중요하다.

        

        가스용기를 팔이 아플 때까지 전부 열어둔다. 유진 씨가 말하길, 프로판 가스는 무거워서 바닥에 고인다고 하였다. 점차 악취가 주변 가득히 쌓인다. 비슷한 작업을 고작해야 3분 정도만 반복하더라도 효과는 아주 대단할 것이다.

        

        그 외에 했던 몇 가지 작업으로는, 배터리와 프로판 가스통을 질산암모늄과 가루설탕이 가득히 든 컨테이너에도 몇 개 던져놓은 정도일까.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났다.

        

        낙하 방지용 펜스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배터리가 가득한 컨테이너를 조준, 총알을 발사했다.

        

        마지막으로 수류탄까지 까던지며 입을 열었다.

        

        

        

       “이제 다 타죽어라, 이것들아.”

        

        

        

        그와 동시에 그녀는 십수 미터를 낙하하여 물로 뛰어내려 – 미친듯이 반대 방향으로 수영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건너편에 세워진 차량. 유진이 보여준 적 있는 영상에 의하면, 폭발력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이었다.

        

        도망가야만 했다.

        

        

        그 사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나간 수류탄.

        

        소형 전술핵폭탄에 준하는 무언가와 연결된 도화선에 불이 붙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엔 다이스의 미친짓 on

    근데 이제 좀 심하게 청출어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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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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