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35

     사람들이 ‘그레이 지브롤터가 아스타시아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수업 중인 그녀를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라는 오해하든 말든.

     “후아아아ㅡㅡ!”

     나는 아스타시아를 재단 이사장실에 따로 마련된 휴게실로 데려왔고, 아스타시아는 바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옷 망가집니다.”

     “밖에 나가기 전에 외투 그대로 털면 되는데요?”

     아스타시아는 침대에 두 팔을 벌린 채 누워, 나를 향해 히죽거렸다.

     “아니면 아예 같이 누우실래요? 자, 여기…. 엇.”

     본인이 누우라고 했으니, 그대로 따르는 수밖에.

     “제 쪽에서 팔베개할 줄은 몰랐는데요.”

     “때로는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무거우십니까?”

     “아뇨. 옛날 생각나고 좋네요. 히힛.”

     아스타시아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얼굴을 가까이했다.

     “학생회장 선거 말이에요.”

     “일 이야기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중요한 거니까 이야기해야 해요. 제국 유학생이 학생회장이라도 된다면, 이건 외교적으로 상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그냥 저녁까지 푹 쉬면 안 됩니까?”

     “안 됩니다!”

     아스타시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내 볼을 손으로 꾹꾹 눌렀다.

     “제국 유학생이 학생회장이 되면 학생회는 유학생들로만 만들어질 거고, 그러면 저도 학생회에 강제로 들어가게 될 거란 말이에요!”

     “그건 안 될 말이군요.”

     “그렇죠? 보육원에서도 학생회 비슷한 걸 만들어서 운영해 봤잖아요. 다 망해버렸지만.”

     “노스트럼식 학생회와 테르시안식 학생회.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으니.”

     제국식 학생회는 오로솔 아카데미의 학사 운영에는 분명 큰 도움이 될 테지만, 학생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분명 학생회가 하려는 행사에 전혀 참여하지 않으려고 할지도 몰라요.”

     “어쩌면 그 반대일 수도 있고.”

     “보육원에서 ‘너희는 우리의 노예다’라고 말이 나왔던 것처럼요?”

     “그렇죠.”

     학생회는 학생들의 노예다.

     노스트럼 학생들의 보편적인 인식이 그러했다.

     괜히 지브롤터 가문의 사람이 학생회장이 되었던 게 아니다.

     “그런 인식을 깨뜨리려고 한다면 적어도 왕족 한 명 정도는 학생회에 들어있어야 하겠지만….”

     “나리아가 왕명이 아니라 투표로 들어가면 과연 이길 수 있을까요?”

     “글쎄요.”

     학생회에 왕족이 있다.

     그 누구도 왕족을 자신들의 하수인이나 노예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리아가 투표에서 이길 확률은 낮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블론드 그 친구. 생긴 모습과 달리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 같더군요.”

     그 여러 이유를 나만 생각한 것도 아니고, 현재 학생회장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어느 한 제국 유학생 때문에.

     “기호 1번. 난립하는 군소후보. 대형 후보들끼리 표 갈라먹기.”

     인간은 첫 번째가 가장 인상 깊다.

     노스트럼의 표는 기호 1번, 제국 유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에게 각각 나뉘게 될 것이다.

     심지어 가장 유력한 당선 후보들마저도 서로 가지고 있는 표가 상당한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왕국인들이 가진 저열하고 음습한 욕구를 자극하게 만드는 포지션.”

     “그건 무슨 소리예요?”

     “제국의 인간을 학생회장이라는 대표 노예로 만들어, 학생회장에게 이것저것 시키며 부려 먹겠다는 생각으로 투표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제국인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학생회장이 될 수만 있다면 평민 학우의 종이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

     당사자가 과연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블론드는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당선되고 나면 얼굴 싹 바꿔버릴걸요?”

     “이미 당선되었는데 학생들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앗.”

     “열 받는다고 국왕에게 가서 ‘학생회장 바꿔주세요!’라고 말할 수도 없잖습니까. 단지 제국 유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하게 표를 얻어서 선출된 학생회장을. 경질할 이유도 없는데도.”

     학생회 문제가 외교 문제로 번지게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세인트 지오 노스트럼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궤멸적인 비상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이 부분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블론드, 분명 유리합니다. 예상하자면…최소한 40표 정도만 받아도, 어쩌면 당선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말이 40표지, 비율로 계산하자면 15%도 안 되는 거잖아요.”

     “1등이 15%의 표를 받으면 그걸로 당선인 거죠. 나중에 학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지만.”

     “하아….”

     아스타시아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블론드, 그냥 나서지 말라고 할 걸 그랬나요?”

     “그 친구. 혹시 오른팔로 써먹을 생각입니까?”

     “오른팔은 지금 여기 있잖아요?”

     내 질문에 아스타시아가 손을 살짝 당겨 내 귀를 간질였다.

     “그냥 안타까워서 그래요. 학생회장으로 나선 이유가.”

     “…….”

     “순수하게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겠다? 그런 허울뿐인 이야기, 보육원에서 협곡대표 선출대회에서 수도 없이 나온 말이죠.”

     “블론드의 진심은….”

     “혹시, 아시겠어요?”

     “당연히.”

     제국 유학생들은 그림자다.

     

     “학생회장이 되면 누군가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 아닙니까.”

     “누구의? 아스타시아의?”

     “아스타시아의 인정을 받아도 좋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위에 있는 이의 인정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죠.”

     그림자에게 있어 가장 영광스러운 일은 당연히 ‘황제의 인정’을 받는 것.

     “학생회장이 되면 합스베르크 황태자의 시야에 들어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림자의 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꿈을 꾸는 건 바람직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이 노스트럼이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네요.”

     “노스트럼이라기보다는….”

     아스타시아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도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나리아.”

     “이길 수 없을 거예요.”

     나리아 지오 노스트럼.

     “선거에 ‘연설’이 들어간 이상, 그 누구도 나리아를 이길 수 없을 거예요.”

     직접 선거를 치르는 건 처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녀는 무수히 많은 선거를 지켜봐 왔다.

     “더군다나….”

     그것도.

     “남동생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전략, 옆에서 다 짜주셨잖아요?”

     “제가 짜줬다니요? 누가 들으면 나리아 공주를 위해 제가 선거지원단이 된 줄 알겠습니다.”

     나리아는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을 블론드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이미, 4년도 전에 다 알려줬으면서.”

     “그건 나리아가 옆에서 보고 배운 거죠. 제 혼잣말을. 그리고 동생에게도 알려줬습니다? 연대하고 힘을 합치라고.”

     전략은 떠먹여 줬다.

     나머지는 본인이 깨닫고 행동하는 것뿐.

     * * *

     투표 날. 태양의 홀.

     학생회를 구성하는 것이 교내 공식 행사로서 정해진 만큼, 대강당 태양의 홀에는 30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전원 좌석에 착석한 채 막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처장 헥스 로마나입니다.”

     연단에는 오늘도 음성증폭마도구-이하 제국 용어 ‘마이크’를 든 헥스 자작이 피곤한 얼굴로 연단에 섰다.

     “이사장.”

     “예, 총장님.”

     “자네는 이번 선거, 어떻게 보는가?”

     “2층 귀빈석에 앉아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

     윈체스터 대공의 질문에 있는 그대로 답했는데, 총장의 옆에 앉아있던 바토리 부총장이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실없는 농담이나 하기는.”

     “누가 당선될 거냐고 묻는다면, 저도 모릅니다.”

     “동생이 후보로 나섰는데도?”

     “전통과 역사로만 판단하기에는 워낙 변수가 많아서.”

     아스타시아의 앞에서는 누가 이길 것인가 이미 확신하고 있지만, 다른 이들의 앞에서는 공명정대한 재단 이사장을 연기한다.

     “내기라도 하시겠습니까? 돈을 걸고.”

     “…나는 이사장, 그대가 말하는 도박이라거나 내기라는 부분에 있어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인데.”

     “제가 이길 것 같아서요?”

     “그 내기가 몹시 허무맹랑하고 우습기 짝이 없어서 말이지.”

     대공은 여전히 그 사건을 마음에 담고 있다.

     “경룡장 때문이라면, 도박 없이 순수하게 스포츠 경기로서 도입하시는 건 어떠신지?”

     “거짓말하지 마라. 그걸 바탕으로 뒤에서 불법도박장을 운영하면서 푼돈 굴리려고 하는 걸 누가 모를 줄 아느냐?”

     “푼돈이 아니라 제법 큰 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화폐와 골드만 재산인 건 아니라서요.”

     “그건 무슨…?”

     “나중에 만들어지면 알게 될 겁니다. 그래서 하실 겁니까?”

     나는 전방을 가리켰다.

     “만일 제가 지정한 사람이 이번 선거에서 우승한다면, 오로솔 아카데미에 경룡장 구성을 허가하여 주십시오.”

     “으음….”

     “계획은 이미 올렸잖습니까. 바토리 부총장도 결재가 끝났고. 나머지는 총장님 결재만 남아있습니다.”

     “으으음….”

     여전히 윈체스터 대공은 경룡장에 회의적인 입장.

     “왕국의 전통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니….”

     “돈벌이라기보다는 좋은 거 아닌가요? 경룡장이든 뭐든 와이번이든 드레이크든 기수를 태우고 달리는 걸 훈련한다고 생각한다면, 총장님이 선호하시는 군사 훈련과 비슷한-”

     바토리가 웃으면서 말하다, 그대로 표정이 굳었다.

     “…….”

     그러고는 잠시 나를 향해 표정 없이 시선을 보냈다.

     “호오. 군사 훈련이라고요? 그것참. 그렇게까지 위험한 건 생각한 적이 없는데.”

     나는 바토리 부총장의 시선에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저는 그냥 와이번과 그리핀 중에 누가 더 빠른가. 황금 여명 기사단과 흑장미 기사단의 기수 중 누가 더 ‘드라군’으로서 뛰어난가. 그런 게 궁금할 뿐입니다.”

     “정말로?”

     “이런 말까지 하면 조금 부끄럽기는 하지만.”

     나는 저 아래 1층, 2번째 줄에 앉아있는 백발 소녀를 가리켰다.

     “경룡장 만들고 제가 연습을 좀 하면, 아스타시아를 뒤에 태우고 하늘을 날고 싶기는 합니다.”

     “…….”

     “안 되겠습니까?”

     “아버지랑 똑같은 소리를 하는군.”

     

     윈체스터 대공이 어딘가 불만이-정확히는 앙금이 남아있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카르멘에게도 그 이야기를 했다가, 정작 드래곤 안장에 앉혔던 건 샤를로트였지.”

     “…어.”

     그건 몰랐는데.

     “네 아버지가 이야기해 준 적 없더냐? 내가 가장 아끼던 ‘흑작룡’을 빌려줬더니….”

     “크흠. 연설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 그래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

     “저는….”

     나는 아스타시아의 앞, 빈자리를 가리켰다.

     “지금 자리에 없는 나리아 지오 노스트럼이 이길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내기가 성립되지 않는데.”

     “총장님께서도 나리아 공주가 당선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네가 누아르 지브롤터에게 걸 줄 알았는데.”

     “저는 지는 싸움은 하지 않는 사람이라.”

     “…동생이 들으면 섭섭하겠군.”

     “형이라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겁니다. 제가 누아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윈체스터 대공은 나와 누아르의 관계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이곳은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이다.

     “이번에 깨닫게 되겠죠. 본인도 그럴 생각으로 나온 것 같으니.”

     “……?”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습니다. 일단은…아니.”

     일단은, 이 아니다.

     “형제라서요.”

     “…….”

     “그런데도 나리아가 왜 우승할 것 같은가. 그건 이 ‘순서’ 때문입니다.”

     원래라면 기호 순서대로 진행이 되어야 하지만.

     “저기, 보시겠습니까?”

     “…이상으로, 블론드 학생의 연설을 마칩니다.”

     우리가 대화하는 사이, 연단에 서 있던 제국 유학생 블론드가 연설을 마쳤다.

     “원래라면, 기호 1번부터 연설을 시작하죠.”

     박수 없는 고요함.

     “일단, 매너는 챙기고.”

     내가 예의상 손뼉을 치자, 그제야 학생들이 마지못해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하여튼 이 순서에 따르면 다음 사람은 기호 2번이 되겠습니다만….”

     “에, 음. 아아. 사전에 협의된 사항을 말씀드립니다. 기호 2번 나리아 지오 노스트럼은 현재 왕국 국가 행사에 따른 일을 처리하느라 부재중입니다. 왕궁에서 돌아오는 대로 즉시 다음 차례에 연설을 할 것을….”

     “이런 상황이니까.”

     부재와 명분.

     “그래서, 이긴다고?”

     “예. 이깁니다.”

     모두 전략이다.

     * * *

     솔직히, 학생회장은 관심 없다.

     누아르 지브롤터의 목표는 ‘수석 졸업’이며, 학생회장이 되는 건 오히려 수석 졸업에 시간적으로 방해가 될 뿐이다.

     “저는….”

     그런데 왜 이 자리에 나와서 연설을 하고 있는가?

     “지브롤터의 수호자가 대대로 그러했던 것처럼, 여러분들을 지키고자 하는 검이자 방패로서….”

     수호자.

     지브롤터를 향한 시선.

     저 자리에 앉아있는 이들이 ‘지브롤터’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 시선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훑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따라서, 제게 표를 준다면, 저는 여러분을 반드시….”

     14살.

     수석 입학생.

     나이는 어리지만 지브롤터.

     그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부분 비슷했다.

     -귀족이든 평민이든, 노스트럼이 지브롤터를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같지.

     저기, 2층 VVIP 객석에 앉은 그레이 지브롤터가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왜 스쳐 지나갔겠는가?

     실제로 누아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러한 부분이 느껴졌기 때문.

     “…이상입니다.”

     짝짝짝짝ㅡㅡㅡㅡ!!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누아르는 마이크를 연단에 내려놓고, 천천히 무대에서 좌석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뒤를 돌아보니, 가장 먼저 가까이에 있던 웬즈데이가 보였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손뼉을 치고 있었으나, 눈은 어딘가 장하다는 듯 속눈썹이 반달처럼 휘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

     저 멀리, 그레이 지브롤터가 평소와 마찬가지로 손뼉을 치며 한쪽 입꼬리를 비틀고 있다.

     비웃는 걸까?

     아니다.

     누아르는 그 시선이 자신이 아닌 다른 관중들, ‘어련히 지브롤터가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들’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후.”

     누아르는 생각했다.

     나름 잘 했다고.

     그리고 만일 저런 부분으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지브롤터의 계획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다.

     학생회장을 하면서 수석을 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자신의 입지를 제 능력으로 드높이는 거니까.

     이길 수 있다.

     어쩌면.

     가능성은 낮지만.

     사나이가 승부에 나섰는데, 이왕 하는 거 1등을 한다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으랴.

     “다음 순서는-”

     이라고 생각한 순간.

     끼이익.

     굳게 닫혀있던 태양의 홀 정문이 좌우로 열렸다.

     어두운 실내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황금색 햇빛에 밝아지고, 중앙 통로를 환하게 비춘다.

     저벅, 저벅.

     통로 가운데를 걸어오는 자.

     “…나리아 지오 노스트럼.”

     그녀는 아카데미 학생 제복이 아닌, 왕국의 의장 예식용 정복을 입은 채 군화를 신고 연단을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치마도 아닌 하얀 바지를.

     공주가 아닌, 왕족 중에서도 왕세자들이 대대로 입었던 노스트럼 왕가만이 입을 수 있는 전통적인 제복을.

     펄럭.

     노스트럼의 국기가 새겨진 붉은 망토를 펄럭인 순간.

     “아.”

     누아르는 떠올렸다.

     -규칙은 반드시 지켜라.

     학생회 선거 규칙에 제복 이외의 옷을 입지 말라는 규칙은 없었다.

     -그러나 규칙에 자신을 가두지 마라.

     펄럭.

     -누아르.

     노스트럼 왕국의 국기가 한 번 더 펄럭거렸다.

     -규칙을 지배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다음화 보기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