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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6

       [빗속을 거닐어도 옷자락이 젖지 않는다 : 제니의 2페이즈 개막 패턴에서 10분 이상 버티며 3층 클리어]

       

       놀이터에서 뛰어놀아야 했을 어린아이가 결국 무기를 쥐었던 것은, 어린 마음에도 지키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까닭이었다.

       

       못난 어른들이 그녀를 말리지 않았던 것은 고사리손이라도 빌려야 했을 만큼 전황이 긴박했기 때문이며, 또한 그녀의 의지를 존중한 것이기도 했다.

       

       어린아이의 치기가 섞여 있다 한들, 그녀는 이미 죽을 각오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녀는 용감하게 싸웠고, 어른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전사인 채로 죽었다. 그 사실을 후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죽음의 이후에도 아쉬워하는 점이 있다면, 잃어버린 미래에 대한 것이었다. ‘내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나는 어떤 어른으로 자라났을까?

       

       ===============================================================

       

       시련의 탑 3층은 황폐한 시가지였다. 박살 나고 무너진 건물들로 가득한 곳. 초능력자들 사이의 전쟁이 벌어졌던 곳이며, 그렇기에 온갖 파괴 흔적이 남아 있었다.

       

       불타서 녹은 아스팔트, 얼어붙어 깨진 외벽, 벼락이 떨어진 자리의 그을음.

       

       현대 초능력자물이라는 생소한 개념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던 이들에게는, 대규모 마법전이 일어났노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풍경이었다.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 중심.

       

       바닥에 모래가 깔린 놀이터에는, 끼익, 끼익, 하고. 그네 타는 소리가 울렸다.

       

       금발의 소녀가 그네에 타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다르다. 그것은 평범한 그네가 아니었다.

       

       건물 잔해에서 삐죽 튀어나온 철골 구조물에, 사슬낫을 감아 고정해서 만든 것. 소녀는 이방인이 이곳에 발을 들이자, 유사 그네에서 뛰어내려 사슬낫을 회수했다.

       

       차르르륵!

       

       그리고 가볍게 돌리며 가속을 붙이기 시작했다. 반경 5미터 영역에 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붕붕붕붕붕──!

       

       마치 벌이 날아다니는 듯한 소음 속에서, 소녀는 방문객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처음 뵙겠어요. 오라버니. 이 탑의 3층까지 용케도 올라오셨네요. 하지만 여기까지예요. 나, 사슬낫의 제니가 상대니까.”

       

       “히죽.”

       

       “?”

       

       ⋯⋯⋯⋯.

       

       휙휙휙휙휙휙!

       

       “깽깽이 발로, 회피, 가능.”

       

       “⋯⋯⋯⋯!”

       

       “물구나무, 가능.”

       

       “⋯⋯⋯⋯!!!”

       

       루나는 신나서 놀고 있었다. 3층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층이었다. 피하는 맛이 있다고 해야 하나, 리듬이 좋다고 해야 하나.

       

       많은 트라이를 했고, 클리어 타임 단축과는 무관한 ‘놀이’도 이것저것 했다. 양손을 안 쓰고 깬다는 자체 제약을 건다던지. 팬티만 입고 깬다던지.

       

       그렇게 완성된 기예는 ‘저게 뭐시당가’하고 사람의 눈을 홀리는 매력이 있어서, 셀비어는 건물 잔해에 앉아 환호하면서 구경하는 중이었다. 간간이 리퀘스트를 넣기도 했다.

       

       “눈 감고도 돼?!”

       

       “가능.”

       

       “와!!”

       

       “아니, 진짜로 눈 감고는 어떻게 한 것이오⋯⋯?!”

       

       루나는 이후로 3분 정도 더 즐기다가, 5번 공략법을 사용해서 사슬낫의 제니를 무찔렀다. 그녀에게는 제니를 클리어할 방법이 열 가지나 준비되어 있었다.

       

       후련하다는 듯이 기지개를 켜는 루나에게 엔버스는 물었다.

       

       “그런⋯⋯ 뭐랄까,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오?”

       

       “재미.”

       

       “⋯⋯별종이구려.”

       

       루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엔버스를 바라보다가 혓바닥을 메롱 내밀었다. 너만 하겠냐는 뜻이었다.

       

       삼인방이 하라는 공략은 안 하고 3층에서 미적대고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제니의 진정한 모습을 밝혀내는 시점에서 막혔기 때문이었다.

       

       불로 구워도 보고, 한 3시간 동안 번갈아 가면서 시간을 끌어보기도 하고, 사슬낫 두 개를 다 빼앗아서 비무장 상태로도 만들어봤지만, 2페이즈는 모습을 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즈음에서 미친 마법사는 ‘제발 말 좀 걸어 미친놈들아’ 하고 손수건을 물고 울부짖었다)

       

       유일한 단서가 있다면 시간.

       

       “유언이 항상 똑같았지⋯⋯?”

       

       “응.”

       

       “그렇소. ‘내게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하고 죽음을 맞이했지. 그래서 3시간 차륜전을 벌였던 것 아니오? 성과는 없었지만.”

       

       “아으, 뭔 이런 걸 만들어 놓은 거야! 머리 아프게.”

       

       셀비어는 머리카락을 박박 긁었다. 난이도는 어려웠지만 해야 할 일이 딱 정해져 있었던 2층과는 다르게, 3층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니 미칠 지경이었다.

       

       진지하게 다음 층부터 깨는 게 어떨까 고민할 정도.

       

       엔버스는 팔짱을 끼고 묵묵히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냈다.

       

       “수련을 하는 건 어떻소?”

       

       “무슨 소리니 그게.”

       

       “시간을 달라고 하지 않았소. 그러니까 시간을, 이틀이고 삼일이고 줘버리는 것이오. 하지만 그 시간을 무용하게 흘려보내면 곤란하니, 수련하는 것이지.”

       

       시간보다 좋은 것은 좀 더 많은 시간. 엔버스는 단순무식하게 몸으로 때우기 선언을 해버린 것이었다. 

       

       “⋯⋯농담이지?”

       

       “농담 아니오. 무의 길에 끝은 없으니.”

       

       “⋯⋯그래, 엔버스. 너는 그렇다고 치고. 루나는 저런 단순무식한 거 안 할 거지?”

       

       “함.”

       

       루나는 어차피 시련의 탑에서 노는 게 일과였다. 이번에는 네 발로 제니의 패턴을 파훼하면 어떨까 생각하니 콩닥콩닥 설렜다.

       

       셀비어는 마른 세수를 했다.

       

       “⋯⋯어, 그래. 나는 밖에서 잠시 쉬고 올 테니까. 둘이 알아서 해 보고 알려줘.”

       

       “나중에 뵙겠소!”

       

       “빠이.”

       

       셀비어는 시련의 탑 3층에서 바깥으로 나왔다. 무너진 도시에서 나와 아카데미의 풍경을 보니까 감회가 새롭다. 그녀는 심호흡 한 번 하고, 기숙사로 돌아가서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니오레가 있으면 3층의 미스테리에 관해서 물어볼 생각이기도 했다. 요새 바쁜 모양이라 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바깥의 시간과 안쪽의 시간은 10배의 차이가 난다. 1시간 정도 눈을 붙이면, 루나와 엔버스의 무대포 수련 메타의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겠──.

       

       “잠깐만. 시간이 10배가 차이가 난⋯⋯다면.”

       

       이거, 안쪽에서 깡으로 기다리라는 소리가 아니라⋯⋯?

       

       “밖에서 기다리라는 소리였어?!”

       

       셀비어는 순간의 영감으로 정답을 찾아냈다. 정석적인 공략은 사슬낫의 제니를 제압한 후 목숨을 살려둔 뒤에 탑에서 이탈, 이후 텀을 두고 재진입하는 것이었다.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제니와의 대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앞으로 20시간 후에는 자신의 생일이 지난다느니 하는 대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대화를 너무 싫어하는 놈들을 위해서, 근처의 무너진 건물 내부에, 같은 내용이 적힌 제니의 일기장도 배치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즉, 바깥에서 기다린다면 2시간이면 땡⋯⋯!

       

       셀비어는 쌩노가다를 끝낼 이 놀라운 아이디어를 알려주기 위해서 다시 마법진 위로 올라갔지만.

       

       [이미 이용 중인 플레이어가 있어서 진입할 수 없습니다.]

       

       “⋯⋯⋯⋯!!”

       

       이미 때는 늦었던 것이다.

       

       ※ SYSTEM_INFO ———–

       [사슬낫의 제니]

       

       체력 : 보통

       마력 : 사용하지 않음

       

       힘 : 1 / 10 (학생 하위권)

       민첩 : 4 / 10 (학생 중상위권)

       지능 : 2 / 10 (학생 중하위권)

       

       특성 : 성장

       => 나이를 먹으면 [각성 사슬낫의 제니]로 진화한다.

       ※ —————————

       

       ===============================================================

       

       시련의 탑 3층 내부 : 5시간 경과.

       

       제니의 인식범위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공터에서, 엔버스는 거지에게 배운 초식들을 하나하나 재현하며 가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루나도 삐걱거리며 따라 했다.

       

       “맹금이 하늘을 박차고 나는 듯, 이렇게!”

       

       “일케.”

       

       “물새가 물고기를 낚아채듯, 이렇게!”

       

       “이르케.”

       

       휙, 휘익──!

       

       픽, 픽.

       

       강맹하게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나는 엔버스와는 다르게, 루나의 손끝에서는 매가리 없는 소리가 날 뿐이었다. 곱씹어보면 기이한 일이었다.

       

       초식 자체는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째서 이렇게 못할까.

       

       몸치라고 한다면 이해는 되지만, 그러면 또 다른 부분에서 논리의 발목이 잡힌다. 그렇다면 온갖 공격을 피해대는 그 춤사위는 어떻게 된 거란 말인가?

       

       자신의 일천한 지식으로는 알아낼 방도가 없다. 하지만, 스승님이라면 알지도 모른다⋯⋯.

       

       엔버스는 루나와 함께 8층에 오르거든 거지에게 이 기현상에 대해 질문하기로 다짐했다. 스승님이라면 그녀의 묘한 기질에 대해 단번에 꿰뚫어 보리라.

       

       “재밌다.”

       

       “⋯⋯그건 다행이구려.”

       

       성취의 없음과는 무관하게, 루나는 무공에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

       

       엔버스는 자신의 아는 바를 모두 전수한 뒤에, 마무리 스트레칭까지 꼼꼼하게 마치며 휴식 시간을 가졌다. 제법 평평한 아스팔트 덩어리 위에 루나와 나란히 누웠다.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

       

       “가르침을 청하오.”

       

       “뭘?”

       

       “그, 춤사위 말이오. 어떻게⋯⋯ 눈을 감고도 공격을 피했던 거요? 다른 건 반복과 숙련으로 가능하다지만, 그것만큼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소.”

       

       “느껴, 시선.”

       

       엔버스는 상반신을 일으켜 루나를 내려다봤다. 그녀는 햇빛을 받는 고양이처럼 나른하게 눈을 감고 늘어진 상태였다.

       

       “시선을 느낀다는 게 무엇이오?”

       

       “너, 보고 있어. 내 얼굴.”

       

       “⋯⋯⋯⋯!!”

       

       “지금은 목덜미. 가슴. 다급하게 팔. 다시 얼굴.”

       

       엔버스는 대경실색했다. 실눈을 떴나 싶어서 가만 들여다봐도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고, 마력으로 감지했다기에는 움직임이 없었다.

       

       시선통찰(視線洞察).

       

       놀라운 기예다. 엔버스는 그 즉시 무릎을 꿇고 넙죽 엎드렸다. 보지 않고도 상대의 시선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 효용이 가히 어마어마할 것이다.

       

       “⋯⋯가르쳐주시오!”

       

       “맨입?”

       

       “바라는 게 있다면 구해 오겠소.”

       

       “밥 사.”

       

       엔버스는 약식 계약을 맺었다. 그녀가 원할 때, 엔버스는 그녀의 식사 비용을 대신 지불해야 했다. 루나가 소식하는 타입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시선통찰 임시교습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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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어 앉은 엔버스의 주위를, 루나는 빙글빙글 천천히 돌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사람은, 있어. 시선을 느끼는 감각. 누구나.”

       

       “⋯⋯그렇소?”

       

       “특히, 멸시. 살의. 나쁜 것들.”

       

       “⋯⋯⋯⋯.”

       

       기억에 있었다. 레드번 가문에서 사생아들과 견제하던 나날, 엔버스는 보지 않고도 시큰거리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더랬다. 그 멸시와 증오를.

       

       그것의 연장선이라면 대강 이해는 갔다. 엔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나는 그가 이해한 듯싶어서 흡족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누군가가 바라보는 듯한 감각. 그 감각을 알고 있다면, 남은 건 반복 훈련뿐이다. 인체의 기능은 반복해서 자극할수록 민감해지는 법이니까.

       

       “반복 연습. 감각을 민감하게.”

       

       “⋯⋯내가 뭘 하면 되는지 알려주시오.”

       

       “나, 볼 거야. 맞춰.”

       

       “그대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맞히라는 말이오? 일단, 해보겠소만⋯⋯.”

       

       엔버스는 집중했다. 눈을 감아 시야가 차단된 지금, 나머지 감각은 확실히 예민해진 상태였다. 

       

       사락. 사락.

       

       루나가 빙글빙글 도는 소리가 들려왔다. 

       

       체향이라고 해야 할까. 포도 향기 비슷한 것이 났다.

       

       아니, 이런 것에 집중하면 안 될 일이다. 엔버스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시선’을 느끼기 위해 잡념을 비웠다.

       

       루나는 생각했다. 피드백은 확실해야 한다. 대충 때려 맞추는 경험은 쌓이면 쌓일수록 방해만 된다. 그러니, 엔버스가 절대 예상 못 할 곳을 바라봐야 수련에 의미가 있었다.

       

       지이이. 루나는 시선을 쏘아 보냈다.

       

       “⋯⋯⋯⋯.”

       

       “느껴져?”

       

       “⋯⋯머리? 머리요?”

       

       “고간.”

       

       “???”

       

       단숨에 잡념의 파도가 몰아쳤다. 엔버스는 이를 악물고 정신을 집중했다. 지금은⋯⋯ 수련중이다⋯⋯! 

       

       그는 시선을 느끼는 훈련과 더불어, 잡념을 비워내는 수행까지 병행해야 했다.

       

       “다리, 다리요?”

       

       “왼쪽? 오른쪽?”

       

       “⋯⋯오른쪽?”

       

       “바보.”

       

       정확도는 꾸준히 높아졌다.

       

       “⋯⋯왼쪽 귀?”

       

       “응. 다음.”

       

       엔버스는 어린 날의 사고로 인해 마력 기능에 장애가 생겼을 뿐, 몸에 깃든 무재(武材)는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었다. 재능 있는 육신은 빠르게 감각을 피워 냈다.

       

       “목덜미⋯⋯ 경동맥이오.”

       

       “좋아. 잠깐 휴식.”

       

       쉬고, 감각을 깨우고, 반복한다.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반복 작업이겠으나, 그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그렇게 입장 시점으로부터 15시간이 경과할 무렵.

       

       “왼쪽⋯⋯ 새끼 손가락.”

       

       “다음이 마지막.”

       

       엔버스는 눈을 질끈 감고 답을 내뱉었다. 

       

       “⋯⋯⋯⋯고간이오.”

       

       “잘했어.”

       

       슥슥.

       

       루나는 엔버스의 정수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었다. 엔버스는 긴장이 풀려 앞으로 엎어졌다. 뒤로 엎어질 수는 없었다. 방금 전 대답이 틀렸다면⋯⋯ 사회적인 데미지까지 입었을 터⋯⋯.

       

       “고오맙소⋯⋯.”

       

       “브이.”

       

       해냈다. 피가 끓는 듯한 성취감이 온몸을 저릿하게 달구었다. 그는 조금 더 강해졌다.

       

       시선을 읽어내는 능력은 다방면으로 큰 도움이 될 터다. 루나만큼의 숙련도로 ‘춤’을 출 자신감은 없었지만, 그 반만이라도 따라간다면.

       

       섬전처럼 빠르게 쏘아지는 레이피어라도 능히 피해낼 수 있으리라.

       

       시선통찰(視線洞察), 습득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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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의 탑 3층 내부 : 25시간 경과.

       

       루나와 엔버스는 번갈아 눈을 가린 채로 간단한 비무를 진행했다. 눈을 뜬 쪽이 손가락을 날붙이 삼아 베고 찌른다. 그러면 눈을 가린 쪽은 시선을 읽고 피한다.

       

       콕.

       

       “억! 아니, 반칙이잖소! 방금 분명히, 옆구리가 아니라 볼을 봤는데⋯⋯!!”

       

       “너도 아까 했어, 반칙.”

       

       “그건 불가피하게 시선이 그리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악!”

       

       “말, 길어.”

       

       실전에서 시선통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을 거듭하고 있을 무렵. 공수교대를 위해 안대를 벗어 던진 엔버스는 특이한 것을 보았다.

       

       “⋯⋯⋯⋯?”

       

       “뭐 해?”

       

       “아니, 제니 말이오. 조금⋯⋯ 자란 것 같지 않소?”

       

       멀찍이 떨어진 제니의 형상이 조금 더 커져 있었다. 착각인가 싶었지만, 머리통 하나 정도가 더 늘어나 있었으니 분명한 변화였다.

       

       그들은 5시간이나 더 지난 시점에서 제니의 2페이즈를 관측했다.

       

       붕붕붕붕붕붕──!!

       

       “이젠 용사님에게 지지 않을 거예요. 사슬낫의 제니는 각성했으니까⋯⋯!!”

       

       “역시,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는 게 정답이었구려.”

       

       커다랗고 흉악한 사슬낫이 공간을 저며버리며 휘몰아쳤다. 엔버스와 루나는 잠깐 서로를 마주 보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폭풍 속으로 뛰어들었다.

       

       “10분 못 버티는 쪽이 밥 사는 거요!”

       

       “돈 낼 준비, 해.”

       

       쐐애애애액──!!

       

       하략.

       

       승부는 17분간 버틴 시점에서 루나의 승리로 결판이 났다. 

       

       시련의 탑 3층 클리어──!

       

       ===============================================================

       

       [채찍은 돌아오는 거야 : 채찍마녀의 공격으로 채찍마녀를 처치하고 4층 클리어]

       

       시련의 탑 4층은 간단히 돌파할 수 있었다. 

       

       채찍마녀는 채찍으로 지면을 내려쳐 그림자 마수를 소환하는 기믹을 가지고 있었는데, 적탑 마법사 셀비어가 생성되는 잡몹을 싹 태워버리니 난이도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루나의 반복 트라이에 따른 경험이 딜계산을 가능케 했다. 약 ’30 루나킥’만큼 때리면 채찍마녀는 빈사 상태가 되므로, 이후 엔버스가 공격을 되돌려주는 것으로 도전과제를 달성했다.

       

       미친 마법사가 생각한 1인클 정석 공략은 다음과 같았다.

       

       그 채찍은 사실 그림자 마수를 역소환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어서, 채찍마녀의 공격을 싹 다 패링해서 몰려드는 마수를 지우며 전투를 진행. 

       

       채찍마녀의 공격을 반격해서 되돌려줄 때마다 그녀의 얼굴에 새겨진 문신이 1획씩 줄어든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는 기이하게도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았다.

       

       다음과 같은 정보로부터 ‘아하, 채찍마녀 본인이 채찍으로부터 탄생한 그림자 마수로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고 / 문신 획 수만큼 반격을 성공시키면, 마녀가 그림자로 돌아가면서 클리어⋯⋯ 였지만.

       

       기믹은 정확한 딜계산과 광역기 앞에서 잿더미가 된 지 오래다.

       

       자신의 그림자를 그림자 마수로 만들어야만 했던 망국의 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조용히 묻혔다.

       

       ⋯⋯⋯⋯.

       

       비 내리는 들판, 카타나를 허리춤에 찬 사내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카타나의 이름은 귀백(鬼百), 한번 뽑으면, 피를 보아야만 칼날을 감출 수 있다는 저주받은 칼이다. 세간에서는 이러한 무기를 마검이라고 부른다.

       

       5층은 경계였다.

       

       놀라운 발상과 적절한 기믹 수행, 이야기와 호소, 꼼수가 통용되었던 지난 층과는 달리, 5층의 너른 들판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적이 있을 뿐이다.

       

       요구되는 것은 실력이다. 그의 발도술은 빠르고 강하다. 대처할 수 없다면, 죽어야 한다. 이곳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꺾였다. 등반을 포기하거나, 수를 늘렸다.

       

       희생을 치르고 올라가기를 택한 것이다.

       

       [빛의 봉인검 : 제이가 칼을 뽑지 못하게 한 상태로 5층 클리어]

       

       그러나── 도전과제에 직면하는 자에게는 그조차도 허락되지 않는다. 서로의 무(武)를 겨루어, 그를 꺾어내야만 한다.

       

       그리고 파티는, ‘발도술의 제이’와 직면한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저는 토요일이 정말 좋습니다 마이 프렌즈. 여러분이 토요일을 사랑하는 만큼⋯⋯.
    아름다운 주말에 건배. 내일 쉬고, 월요일날 다시 만납시다. 즐거운 주말이 되길 바라요 마이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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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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