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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6

       “……5년?”

         

       올리비아가 헛웃음을 뱉어냈다. 기껏해야 몇 달 정도 차이날 줄 알았는데, 5년이나 지났단다.

         

       아무리 마계와 인간계의 시간 배율이 다르다고는 해도……이건 너무 심하지 않은가.

         

       과거 회차에는 딱 열흘 동안 머물렀었다. 그러니까, 시간 배율이 이틀에 1년 꼴이었다는 소리다.

         

       시간선을 이동하면서 한 번, 차원을 이동하면서 또 한 번 배율이 벌어졌다고 하면 어찌저찌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뭔가 중요한 일이라도 있었나보죠?”

         

       아스모데우스는 약간 놀란 듯 보였다. 올리비아가 이렇게까지 극렬하게 반응할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것 하나 때문에 그동안 짜놨던 계획의 태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제안 하나 하죠.”

       “……제안?”

         

       아스모데우스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당신이 내 요구를 하나 들어준다면, 인간계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겠어요.”

       “그 요구라는게 뭔데?”

       “미리 알려주면 재미가 없죠.”

         

       말이 요구지, 사실상 계약이나 다름 없었다.

       육체의 일부를 앗아가겠다는 건 차라리 약과다. 어쩌면 영혼을 저당잡힐 수도 있었다.

       올리비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요구를 내가 받아들일 것 같냐?”

       “여기서 말장난할 시간은 없을 텐데요?”

       “5년이나 지났는데, 며칠 더 지난다고 해서 별 차이 있겠어?”

       “과연 그럴까요?”

         

       검붉은 마기가 일렁거리며 거울을 만들어냈다. 인간계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츠츠츳! 거울은 순식간에 수십 개로 분열해 허공에 차례로 정렬했다.

         

       전신갑주로 무장한 성기사단이 대지를 달려가고 있었다. 평범한 땅이 아닌, 마기로 오염된 땅을.

         

       [……싸워!]

       [밀리지 마라! 성기사단이 시간을 벌겠다! 부상자들은 2선으로 후퇴해라!]

         

       하늘에는 새까만 구멍이 뚫려 있었다.

       괴물들은 그 구멍을 비집고 기어나왔다.

         

       [밀어붙여!]

       [곧 삼법사(三法師)께서 합류하신다!]

         

       멀지 않은 곳에서, 세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삼법사.

       말 그대로 세 명의 마법사.

       그들은 올리비아가 익히 아는 얼굴들이었다.

         

       정말로 5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올리비아는 그제서야 실감했다.

         

       아라미스와 로는 부쩍 키가 자라 있었다. 이제는 올리비아가 올려다봐야 할 판이었다.

       앳된 티를 완전히 벗은 제자들은, 괴물들을 향해 대마법을 쏘아보내고 있었다.

         

       [다들 비켜! 뒤지기 싫으면!]

         

       으르렁거리며 현신한 글레이시아가 곧장 브레스를 뱉어냈다.

         

       분수를 모르고 덤벼들던 괴물들은 짙은 냉기의 숨결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얼어붙었다.

         

       올리비아는 쓰게 웃었다.

         

       저렇게 성장했을 줄이야.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을까.

         

       쩌저적!

         

       아스모데우스가 손을 튕기자, 거울들이 연달아 깨졌다.

         

       “미리보기는 여기까지.”

       

       아스모데우스의 표정에 실망한 기색이 어렸다.

         

       “별로 동하지 않네요? 상황이 안 급박해서 그런가?”

       “잘 아네.”

         

       올리비아는 일부러 도발하듯 말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마계와 인간계는 원래 스토리 극 후반부에나 연결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통로]가 너무 빨리 열렸다.

         

       ‘영구적인 [통로]는 아닐거야.’

         

       그렇다면 아마 아스모데우스 본인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통로]일 것이다.

         

       아마 아스모데우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분명 인간계로 돌아가는 방법으로 저 [통로]를 제시했을 것이다.

         

       올리비아가 헛웃음을 흘렸다.

         

       ‘……지독한 새끼.’

         

       마계로 연결되는 [문]과, [통로]는 다르다.

         

       [문]은 만들 때 대악마가 직접 대가를 치루는 만큼 차원을 넘나들 때의 부하(負荷)가 없다시피 하지만, [통로]는 아니다.

       대가도, 부하도 [통로]를 이용한 인간이 직접 치뤄야 한다.

         

       대가는 어떻게든 치른다고 쳐도, 차원을 넘나드는 부하는 견뎌내는 것 말고는 별다른 수가 없었다.

         

       ‘……어쩌면 기절할 수도.’

         

       아스모데우스는 처음부터 공정한 거래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부하를 견디지 못해 쓰러진다면, 그 즉시 마계로 회수하여 마신이 강림할 육체로 사용할 생각이었겠지.

         

       아스모데우스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난이도를 조금 올려볼까요? 그러면 생각이 달라지려나?”

         

       저 [통로]는 그녀가 직접 만든 것인 만큼, [통로]를 넘나드는 괴물의 수도 원하는만큼 조절할 수 있었다.

         

       물론 괴물들이 몇 배로 추가된다고 하여 인간들이 밀릴 것 같지는 않았지만, 사상자가 늘어난다면 그걸로 족했다.

         

       어차피 이 모든 건 올리비아를 동요시키기 위한 장난에 불과했으니까.

         

       그녀는 올리비아를 만만히 보지 않았다. 상대는 두 드래곤 로드를 상대로 우위를 점한 괴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올리비아는 피식 웃었다. 아스모데우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훤히 보였다.

         

       음흉하기로는 마왕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대악마.

         

       올리비아는 심장에서 맥동하는 마력을 점검했다. 지팡이까지 소환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인간계로 돌아가는 [문]은, 다른 대악마에게서 얻어내면 된다.

         

       ‘이 새끼는 안되겠어.’

         

       올리비아의 발과 맞닿아있는 부분에서부터 서리가 피어올랐다.

         

       츠츠츠츠츳!

       

       아스모데우스의 눈에 비친 올리비아의 표정은 확신과 노여움으로 가득했다. 아스모데우스가 이변을 알아챘을 때는, 그녀가 서 있던 곳의 공기가 이미 반쯤 얼어붙은 후였다.

         

       ‘빨라……!’

         

       아스모데우스가 다급히 마기를 퍼뜨려 냉기에 저항했다. 거의 동시에 바닥에 은신해 있던 괴물들이 땅 속에서 솟구쳐나왔다.

         

       콰아앙!

         

       몸집이 작은 괴물들은 사방에 산성 체액을 내뿜으며 폭발했다. 그 틈을 타, 거대한 괴물들이 큼직한 손톱과 아가리를 벌리며 달려들었다.

         

       이럴 줄 알았지.

         

       올리비아는 비릿하게 웃으며 양손을 좌우로 뻗었다.

         

       손을 확 하고 펼치자 냉기가 거대한 손의 형태로 화했다. 올리비아는 거대한 괴물의 몸체를 붙잡은 다음, 그대로 비틀어 꺾었다. 괴물의 몸이 과자처럼 산산이 부서졌다.

         

       촤아악!

       

       아스모데우스는 재빨리 물러나며 얼어붙어 못 쓰게 된 오른팔을 뽑아냈다. 상처에서 뿜어져나온 피가 땅에 닿기도 전에 새로운 팔이 생겨나 있었다.

         

       ‘……5년 동안 몸을 쓰지 못했을텐데.’

         

       아스모데우스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5년 동안 잠들어 있었으니 당연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지겠는데?’

         

       아스모데우스가 악마같은 미소를 지었다. 어쩜, 이 인간은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단 말인가.

         

       사방이 괴물들의 시체로 뒤덮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스모데우스 또한 같은 전철을 밟았다.

         

       푸화학, 하는 소리와 함께 아스모데우스의 몸이 찢겼다. 넝마가 된 아스모데우스의 몸뚱아리가 힘없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흐……흐흐…….”

         

       아스모데우스는 다가오는 올리비아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양 입꼬리에서 검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확실히, 동 공작의 작위로는 턱없이 부족했군요.”

       “그걸 이제 알았어?”

         

       올리비아를 쏘아보던 아스모데우스의 눈빛에 희미한 탄식이 흘렀다.

         

       “마신께서 당신을 선택한 이유를 알겠군요. 그 누가, 당신을 인간이라 생각하겠어.”

       “알았으면 멀리 도망가. 북부로 찾아갈지도 모르니까.”

       

       멈칫.

       

       “……정말, 대단하다니까?”

         

       아스모데우스가 헛웃음을 흘렸다.

       설마 했는데, 그 짧은 사이에 이게 화신체라는 것을 간파한 모양이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이게 가짜라는거?”

       

       연기는 완벽했다. 더 잘 속여넘기기 위해 재생의 권능까지 새겨넣었었는데……보란듯이 간파당했다.

         

       “웃었잖아.”

       “네?”

       “너, 죽을 때는 안 웃더라고.”

       “……그러면요?”

       “부정하지. 자기가 공포같은 감정을 느낄 리 없다면서. 그렇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부정하다가…….”

         

       올리비아는 일부러 말을 하다 멈추고, 아스모데우스의 화신체를 내려다보았다. 반으로 갈라진 아스모데우스의 얼굴은, 흉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감히, 조금 어울려줬더니 주제도 모르고…….]

         

       파츠츠츠츳!

         

       올리비아가 손짓하는 순간, 뇌전이 튀며 아스모데우스에게 작렬했다. 번갯불에 튀겨진 아스모데우스의 화신체가 잿더미로 흩어졌다. 올리비아는 혀를 차며 몸에 튄 핏물을 털어냈다.

         

       “주제도 모르는 새끼가 말만 더럽게 많네.”

         

       [‘남쪽 마계의 주인’, ‘바포메트’가 당신의 기척을 감지했습니다.]

         

       올리비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한 활화산이 보였다.

         

       ‘그래도 대략적인 정보는 얻었어.’

         

       제국민인 제자들이 성기사단과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뜻은, 적어도 신성 왕국과 제국이 전쟁을 벌이지는 않았다는 뜻이었으니까.

         

       ‘키엘이 내전을 일으키지도 않은 모양이고.’

         

       제자들의 생사를 통해 꽤나 많은 걸 유추해낼 수 있었다. 아스모데우스가 보여줬던 화면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멜리나와 리브가도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다.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다.

         

       올리비아는 마른세수를 했다. 안도하는 그녀의 눈 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단서 #11의 주인은, ‘연쇄살인마’입니다.]

       

       잠시만.

         

       과거 회차에서, 대악마 바포메트는 연쇄살인마에게 소멸당한다.

       그 시기가 제국력으로 정확히 998년.

         

       ‘지금이 993년이니까…….’

       

       바포메트가 한창 ‘작업’중인 시기일 것이다.

         

       올리비아가 미소를 지었다.

         

       [‘남쪽 마계의 주인’, ‘바포메트’가 당신을 경계합니다.]

         

       금방 인간계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ham Senjaya님!!!!!!!

    처음 시작 987년, 납치 시점 988년-> 5년 후 993년입니다

    키엘 호감도 풀 적용 완료 시점은 996년입니다.

    *연쇄살인마 단서를 12->11로 수정했습니다

    – 존코너님 10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추천해주신 노래는 6만 번 돌려봤습니다. 제가 이런 웅장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걸 또 어떻게 아시고 ㄷㄷ

    사실 제가 씬마다 브금을 따로 골라서 듣습니다.

    우울한 분위기에는 우울한 노래를,

    전투씬에는 전투 브금을 듣는 식으로 말이지요.

    플레이리스트도 따로 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His theme 입니다.

    네 맞습니다.

    와! 샌즈!

    [연참해줘요.]

    연참…연재…참변..연재 참변….

    참변을 막기 위해…저는 일일연재를..윽…머리가?

    저는 분명 연참을 했지만, 시간선 관리자에게 통제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억을 잃으신 모양이군요.

    어쩔수 없군요…일일연재로 만족할수밖에 없겠습니다.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

    -샤를정님 4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사랑해!]

    감사합니다.

    대충 짱구 웃는짤처럼 웃고 있습니다. 입꼬리 쭉 올린 특유의 그 미소처럼 말이지요.

    놀랍게도 정말 그러고 있습니다.

    캄사합니다. 힘이 됐습니다.

    ●□●7

    -PIA1652284268767님 7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그제는5,어제는6, 오늘은 7….

    이거이거. 기대가 되는군요.

    은행이자처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대충 레드썬]

    팍!

    자, 알고 계시겠지만 내일은 2077년 12월4일입니다.

    대략 36500코인 정도 준비해두시면 되겠습니다.

    캄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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