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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7

       

        

        

       “…이렇게까지 될 줄은 예상 못했는데.”

        

        

        

        제법 높은 건물 위, 깨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머리카락.

        

        엉망진창으로 헝클어지고, 돌가루를 비롯하여 온갖 먼지와 심지어는 작은 유리 파편마저 섞여있는 금발. 그 위의 푸른 눈동자는 지평선 끝자락까지 펼쳐진 아비규환을 굽어보고 있었다.

        

        난장판이라고 해도 무방한 항만.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크레인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수로에 처박혀있고, 적정 집적 한도가 10톤에 달하는 컨테이너들은 마치 바람에 모래 날리듯 튀어나간 상황.

        

        

        폭심지와 가장 가까운 건물들은 박살나거나 무너졌다. 쑥대밭이라고 해도 그다지 이견이 없을 법한 상황. 3천 톤이 넘는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며 근방의 모든 것들을 산산조각낸 것이었다.

        

        배가 폭발하여 수로에 쏟아지기도 전, 사전에 풀어놓은 프로판 가스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합작하여 일종의 부스터 역할을 했고, 찢어놓은 채 사방팔방에 뿌려놓은 가루설탕이 일으킨 분진폭발은 둔감한 질산암모늄이 반응할 정도의 폭발을 일으켰다.

        

        그 모든 것이 일제히 합쳐진 화학반응은 아직 남아있는 24명 가량의 인원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플랜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게끔 만들었다.

        

        

        

       ‘자. 이 지점까지 도달했으면 근방에 적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해당 건물에 들어가서 다음 킬존을 기다려.’

        

       ‘건물이 없는데요?’

        

       ‘눼?’

        

        

        

        대략 이런 느낌.

        

        비록 지금은 저렇게 실시간으로 피드백해줄 사람이 없을 테니…간단하게 상상해보면 ‘여기까지 왔으니 사전에 봐뒀던 건물…이 없는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다들.

        

        물론 나도 비슷한 생각 중이기에 이러고 있는 거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이들보다도 나았는데, 그 이유는 별반 다른 게 아니라 – UI 위로 끝도 없이 떠오르는 킬 로그. 전부 내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이런 상황을 KSM에서 마주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참으로 세상은 요지경이다.

        

        

        

       “그러면…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게임이 후반부에 돌입함에 따라 슬슬 다시 내가 만들어놓은 저 폐허로 들어가야만 했다. 

        

        후폭풍에서 죽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죽기살기로 도망친 끝에 꼴랑 5분 안에 폭심지로부터 1.1km까지 떨어진 지점까지 피난을 왔지만, 오늘의 킬존은 정중앙을 좋아하나보다.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우승은…확실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런 사태를 만들었으면 그 정도까지는 해야 다른 애들이 경기가 끝났을 때 날 단체로 깔아뭉개려 들지 않겠지. 물론 이벤트 매치에서의 후폭풍은 좀 무섭긴 한데….

        

        

        

       “와, 멀쩡한 게 없네.”

        

        

        

        폭발이 얼마나 셌는지, 건물이고 도로고 멀쩡한 게 별로 없는 수준이었다. 유리창은 당연히 개박살난 지 오래였으며, 차량도 풍압에 날아가 이리 처박히고 저리 처박힌 탓에 찾기도 어려웠다.

        

        가까스로 행어 안에서 멀쩡하게 대기 중이었던 오프로드 버기 한 대를 발견한 후, 문을 열고는 이리저리 깨진 아스팔트 위를 조심스럽게 질주한다. 주변은 화창했지만, 버섯구름의 잔재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사람도 얼마 남지 않은 탓에 탄호이저는 마치 죽어버린 도시 같았다. 아니, 생각해보니 내가 죽였었나?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레전드긴 했다. 범인은 멀쩡하게 도로를 질주하고 있고, 항의할 피해자들은 로비에 있는.

        

        

        어느덧 서클이 마지막에서 두 번째를 향해 좁혀지고 있었다.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와중에도 전투가 몇 번 벌어졌는지 스무 명 언저리였던 남은 사람들은 열일곱이었다. 보통이라면 30명씩 남아있어도 모자랄 판인데, 이렇게 보니 또 확실히 체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끼익 하는 소리를 내며 차량이 정차했다.

        

        하역한 컨테이너들을 쌓아놓는 지역이었으나, 소닉붐이 불어닥친 탓인지 질서정연하긴커녕 난장판 그 자체였다. 제멋대로 쌓인 컨테이너들은 태생부터 불안정했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덜컹거렸다.

        

        쉬이익 하는 불길한 소음. 대충 쌓여있는 컨테이너들 중에는 진작에 터져버렸는지 불길을 내뿜는 곳도 있었고, 뜯어진 옆구리에서 질산암모늄을 질질 흘리는 것도 있었다.

        

        다르게 말하면…생각해보니 내가 여길 왜 왔지? 완전 폭발물 투성이인데.

        

        

        불길하게 느껴지는 싸늘한 바람이 불어닥친다.

        

        그와 동시에 근방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었다.

        

        

        

       ───콰아앙!

        

       “꺄윽…!”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어쩐지 주변에서 악취가 난다 했더니, 프로판 가스가 새고 있었나보다. 바닥에 자욱하게 깔린 가스가 인화하며 탱크가 들어있는 컨테이너에 옮겨붙어, 그대로 폭발한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히도, 나와는 적잖아 5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적당히 컨테이너에 몸을 기댄 채 뭔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폈다.

        

        구겨진 컨테이너 뭉치들은 또다시 사방팔방으로 튕겨져나갔으며, 바닥은 불길로 가득했다. 가루설탕이 녹으며 나는 달달하고도 매캐한 탄내와 리튬이온 배터리들이 1000도 이상으로 발화하면서 나타나는 새빨간 불길들까지. 

        

        아무래도 이곳으로 온 건 좋은 선택은 아니었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투웅! 투웅! 투웅!

        

       “어흑!”

        

        

        

        나노머신 방벽으로 막아내었는데도 적중 부위가 그대로 구겨져 들어가는 듯한 충격. 관통력이 심상찮다.

        

        그 순간 불길 사이로 보이는 희끄무레한 인영. 즉각적으로 한 탄창을 대응사격으로 때려박자 그림자가 휙 하고 움직였다. 탄창을 갈면서 나노머신 잔량을 확인한다. 머리에는 맞지 않았지만 벌써 ⅓이 날아간 상태.

        

        적이 그리 많이 맞은 것 같진 않았다. 그렇다면 적의 다음 행보는 예상이 간다. 그대로 거리를 좁히려고 들겠지.

        

        그렇게 재장전을 끝마친 후 다시금 몸을 내밀어 해당 자리를 겨누었다. 그러자 벽안 위로 비치는 광경.

        

        

        한 명의 인영이 불길을 가르며 전진하고 있었다.

        

        

        

       “흐으…!”

        

        

        

        자동으로 터져나오는 비명인지 한숨인지 모를 소음.

        

        새빨간 혀를 날름거리며 타오르는 불길 사이의 적. 그러나 방탄 플라스틱 너머로 보이는 새파란 눈빛의 정체는 상대가 누구인지 짐작할 필요조차 없게 만들었다.

        

        그녀였다.

        

        마치 포식자의 앞에 놓인 피식자가 된 느낌. 방패에 Mk.18 묠니르를 거치한 채, 한 명의 저거넛처럼 묵직하게 전진하는 상대방은 그 누구도 아닌 유진이었다.

        

        방패 너머로 스리슬쩍 움직이는 요염하고 날렵한 꼬리가 이 세상에서 다시없을 유니크한 아바타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죽여야만 했다.

        

        

        

       -[알림 : 시커 마인 발동.]

        

       -[알림 : 점착폭탄 발사기 – 충격 사용.]

        

        

        

        시커 마인이 굴러간다.

        

        드럼통 위에 총을 거치하고 오른손으로 연발을 갈기면서, 왼쪽 손으로는 충격탄이 장착된 점착폭탄 발사기를 겨눈다. 조준 후 발사. 수많은 납탄을 막아내던 방패 위로 충격탄이 꽂히며 지지지직 하는 소음이 들려왔다.

        

        그 순간 시커 마인이 허공으로 도약하며 다섯 개의 자탄을 허공으로 흩뿌렸다. 하지만 그 사이 어찌저찌 조금이나마 몸을 움직인 유진 씨는 허공으로 방패를 겨누며 시커 마인의 폭발을 ¾ 이상 상쇄시켰다.

        

        

        쉴 틈은 없었다. 탄창 교환은 불필요. 수류탄 세 개를 그 자리에서 뜯는다. 수류탄의 핀은 낚싯줄로 몰리와 연결되어 있어, 그저 빼내자마자 핀과 안전장치가 모두 분리된다.

        

        양 손으로 두 개를 던진 뒤, 그 다음 왼손으로 남은 하나를 더 던진다. 신관이 조정되어있어 별다른 쿠킹 없이도 어마어마한 소음과 함께 터져나간다. 그러나 타이밍 좋게 나머지까지 방패로 전부 막아낸다.

        

        그러나 마지막 한 개를 막기 전 방패가 깨지고, 그녀는 상당한 피해를 입은 채 그 자리에서 물러선다.

        

        처리할 수 없었다. 실패였다.

        

        

        

       “아아니, 진짜아아…!”

        

        

        

        그 사이에서 보이는 섬뜩한 눈길.

        

        컨테이너 뒤로 숨기 전 마주한 시선. 무어라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그 시선이 말하길, 마치….

        

        

        

       ‘폭발의 업보를 정산하러 왔다.’

        

        

        

        라고 말하는 듯했다.

        

        때아닌 업보 회수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전투가 벌어집니다! 화염과 금속의 잔해를 헤치고 나온 유진이 건너편의 다이스와 시선을 마주합니다! 살아있는 자연재해와 이번 판의 다크호스, 스승과 제자! 이들이 대회 랭크와 예선 랭크를 거쳐, KSM에서 처음으로 맞붙습니다아-!”

        

        

        

       -와 시발 유진이랑 다이스붙는다!!!!!!!!!!!!

       -ㅗㅜㅑㅗㅜㅑㅗㅜㅑ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킨딱대피자딱대맥주딱대씨바!!!!!!!!

       -오져따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라이트가끝이없어!하이라이트가끝이없어!하이라이트가끝이없어!하이라이트가끝이없어!하이라이트가끝이없어!

        

        

        

        끝도 없이 울려퍼지는 환호성.

         

        귀청이 멍해지고 목이 다 쉴 정도의 고성이 울려퍼진다. 코리아 셀렉션 매치가 시작된 지 고작해야 두 판만에 성사된 빅 매치는 게임에 관심이 없는 이들조차 이목을 끌 수 있을 정도의 무지막지한 파란을 동반했다.

        

        거기에 손수 부스터를 매달고 도화선에 불을 붙인 사회자들이었지만, 이들이라고 하여 눈에서 광기에 가까운 흥분이 번들거리지 않는다는 건 아니었다. 되려 말을 이어나갈수록 흥분에 젖어 연신 목청을 높인다.

        

        

        벌써 네다섯 개의 화면이 모두의 눈 앞에 부유하고 있었다.

        

        다이스의 시선과 유진의 시선, 탄환 궤도와 두 명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카메라 등, 다른 곳을 조망하는 최소한의 캠만을 남겨두고는 최대한 디테일하고도 다양한 전투를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도박수.

        

        시청자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실시간으로 캠 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상당한 긴장감 속에서 이를 행하고 있었다 – 혹여나 다이스가 너무 쉽게 압살당하거나 하면, 쏠린 이목에 비해서 너무 보람이 없으니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다이스와 유진은 결코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드르르륵!

        

        

        

        소구경 고속탄과 그냥 더럽게 쎈 라푸아 매그넘이 서로를 향해 몇 번이고 교차한다. 다이스가 엄폐물로 삼은 컨테이너를 완전히 관통하며 삐져나온 .338과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 내부. 리튬이온 배터리가 관통당하며 발열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 사이에서 일반인들은 눈치챌 수조차 없는 십수 번의 수싸움이 교차한다. 쿨타임이 비는 대로 스킬을 쏟아붓는 다이스와 그것을 묵묵하게 맞고, 때로는 피하고, 어쩔 때는 대응 사격으로 일관하는 유진.

        

        그것이 조금씩 길어질수록 모두가 하나의 사실을 알게 된다.

        

        

        

       “아, 다이스 선수! 그 어떤 상황에서도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 과연 이곳에서 청출어람을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샘솟습니다! 한 치의 본능조차 개입하지 않은 두 이성의 날카로운 대립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무의미한 화력 투사가 아니었다. 가장 필요할 때 적절하게 배분된 화력은 유진의 돌파 시도를 하나둘씩 좌절시키고 있었다.

        

        시커 마인이 요격당하는 지점을 확인하여 유진의 위치를 끊임없이 파악한 후, 범위 폭발탄으로 한 지점에 머물러있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끄집어낸다. 그러나 유진 역시도 만만히 당하고 있진 않겠다는 듯 면적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계속해서 기동했다.

        

        프로게이머가 아닌 한 명의 부대원으로서 천천히 벼려진 다이스는 아직 미흡할지언정 적재적소에 그 날을 휘두른다. 그것이 바로 유진을 향한 그녀의 경의였으니까.

        

        

        그러나 유진은 그 누구보다도 막강한 어드밴티지 – 범접 불가능한 화력적 갭을 이곳의 어떤 유저보다 더욱 능숙하게 다룰 수 있었다.

        

        다이스의 탄환이 잽이라면, 묠니르가 투사 가능한 라푸아 매그넘은 일격일격이 훅이요 스트레이트였다. 어딜 맞아도 방벽이 말 그대로 도려내진다. 충분한 파워는 정면에서 적을 압살 가능했고, 유진은 불필요한 두뇌싸움 대신 우직한 압박을 선택했다.

        

        그리하여 다이스는 일견 유리해보이나 한순간의 판단 미스로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황을 몇 번이나 겪는다.

        

        

        

       ‘이대로는 안 되겠는데….’

        

        

        

        머릿속은 이미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몇 번이고 생각을 거듭해봐도 이대로라면 말려 죽는다는 결론만이 남을 뿐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여전히 유진은 거대한 벽이었고 도망치는 것만이 유일한 살 길일 가능성이 높았다.

        

        다이스는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선택하는 성격이었다.

        

        그녀가 망설임없이 수류탄을 꺼내들었다.

        

        

        

       ───핑!

        

        

        

        물론, 그것은 유진에게 던지는 것이 아니었다.

        

        

        

       “아앗, 다이스 선수! 갑작스럽게 수류탄을…컨테이너가 가득히 쌓여있는 곳으로 던집니다! 무슨 일인가요! 유진 선수에게 던지지 않고 주변 기물에 던-와악!”

        

        

        

        콰앙!

        

        날아간 수류탄이 폭발하며 벽면에 수백 개의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있는 배터리를 관통하자, 또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며 불똥이 튀어 – 프로판 가스 뭉텅이와 함께 그대로 폭발, 또다시 지형지물이 뒤바뀔 정도의 난장판이 발생했다.

        

        물론, 이번에도 의도된 것이었다.   

        

        다이스는 새빨갛게 달아오른 철조각이 비처럼 쏟아지는 집하장을 가로질러 달린 후, 적당히 주차해두었던 버기를 타고는 액셀을 밟아 그 자리를 그대로 벗어난다.

        

        섬뜩한 도탄음이 귓전을 마구잡이로 울려댔지만, 다이스는 결국 어찌저찌 그 지역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 개인적인 입장에선 패배였지만, 전략적인 입장에서는 승리였다. 살아만 있으면 기회는 언제든 오는 법이었으니까.

        

       

        그 와중, 그로부터 대략 10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작게 웃음을 띤 유진이 슬그머니 덧붙였다.

        

        

        

       “몇 분 뒤에 봅시다.”

        

        

        

        그리고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

        

        

        그 후로 10분도 지나지 않아, 다이스는 해골 세 개와 2등 트로피를 받은 채 로비로 사출당했다.

        

        이변은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유진을 거부하면 모두 죽는다!

    따당 따당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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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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