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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9

       “흐음! 발도의 자세가 균형이 잡혀 있군! 하루 이틀의 단련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자세야!”

         

       “신체의 발달도 역시 훌륭하군! 정말 대단해!”

         

       “무재! 이런 무재가 있었다니! 왜 이제야 나타났단 말인가!”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칭찬의 연속!

         

       “이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라면 장래에는 사천성을 대표하는 무인으로 성장할 수도 있겠어!”

         

       “죽립 때문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얼굴 역시 잘 생겼음이 분명해!”

         

       “여자에게 인기 많을 상이로군!”

         

       그러니까 지금 이거…문파 영입인 거지? 그런데 왜 이 가입권유자들이 나한테만 몰려 와서 이러는거지? 저기 흑묘랑 혁기린이라는 초거대 매물이 있는데 말이야.

         

       “정말 대단해!”

         

       “아무튼 탐나!”

         

       “그래서 원해!”

         

       “자, 잠깐! 잠깐!”

         

       내가 손을 들어 제지했지만 각 문파의 가입권유자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무지성 칭찬을 시전하며 자신이 할 이야기들을 내뱉었다.

         

       “아니 이 사람들이 좀 진정하라니까!”

         

       “우리 청운관에서 함께하지 않겠나? 청운관은 산적토벌전에서 은 등급 평가를 받은 유서 깊은 무관이라네!”

         

       “상일문은 금테를 두른 문파일세! 자네의 실력이라면 우리 상일문의 제자가 되기에 충분하지! 지금 가입하면 숙소 역시 제공일세!”

         

       “우리 도동파에서는 현재 외부 고수를 절찬리에 초빙중일세! 숙소는 물론이고 정착지원금 까지 지급 중!”

         

       이건 글렀군. 보험 권유 전화처럼 그저 무호흡으로 퍼부어 거절한다는 선택지를 입으로 내뱉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아주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쏟아지는 무수한 악수의 요청…이 아닌 종이!

         

       “자자! 나한테 주게!”

         

       한 사람이 나서 종이를 모아 주기 시작했는데 맨 앞장을 보니 [상서문 영입제안서] 라고 쓰여진 문구가 보였다.

         

       “허헛, 내 이 거리에 좌판을 깔고 영입을 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많은 영입제안서가 쌓인 것은 처음 보는군! 나중에 술자리에서 자랑이라도 하게나.”

         

       “…음. 고맙습니다.”

         

       사천성 문파에 들 마음은 없었지만 아무튼 영입제안서의 내용이 궁금하기는 했다. 제안서를 읽어보는 정도야 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도동파를 잊지 말게!”

         

       “상일문의 조건은 얼마든지 상향 조정될 수 있으니 본문에 방문해 주시게나!”

         

       가입권유자들은 영입제안서를 받아들자 한마디씩을 남기고 깔끔하게 물러섰다.

         

       솔직히 말해서 무력적 충돌까지 각오했었는데…생각해 보니 말도 안 되는 가정이었다.

         

       저들은 나를 본인들 문파에 영입을 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최대한 좋은 인상을 줘도 모자를 판에 강압적인 수단을 사용할 리가 있나.

         

       7년간 사천성 무인들과 마주치기만 하면 칼을 뽑고 싸워댔으니….무인들이 다가오자 척추반사적으로 무기를 뽑을 뻔했다.

         

       나름대로의 직업병일까.

         

       우리 셋은 빠르게 가입권유구역에서 벗어났다.

         

       “휘유, 이게 무슨 소란일까요.”

         

       “별 충돌 없이 끝나서 다행이군요.”

         

       “사천성에 큰 변화가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정파에서 이렇게 외부 무인을 적극적으로 모집하는 일은 드문 편인데 말이지요.”

         

       “그러게 말입니다.”

         

       나는 일단 영입제안서를 반으로 접어 품에 넣고는 꼬치구이 노점 앞에서 꼬치를 사며 물었다. 기념비 앞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이니 인근 소문에 빠삭하겠지.

         

       “이게 다 무슨 소란이오? 사천성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겠소?”

         

       아까의 소란을 다 지켜보고 있었던 노점장 주인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영입관들에 대해서 물으시는 겁니까?”

         

       “그렇소.”

         

       “요새 산적토벌 이후 사천무림계가 아주 난리지요! 낭인분께서는 문파 테두리에 대해서 아시는지요?”

         

       “그렇소. 백금 현판을 두고 나중에 비무대회가 열린다는 것 역시 들어 보았고.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왜 토벌비 앞에 저렇게 문파 가입 권유인원들이 나와 있냐는 것이지.”

         

       “하하 그것은 요새 사천성에 대한 소문을 듣고 외부의 무인들이 이 사천성을 방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

         

       “지금 사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 어디 보통 일입니까? 사천성의 무인이 일치단결해서 산적을 토벌한 것. 사천성을 배경으로 펼쳐진 홍죽군협 여일예 대협의 복수극과 권선징악! 잠봉문과 황금가의 몰락!”

         

       여기까지 말하고 딱 끊은 채 손가락을 비비는 노점상을 보며 추가로 꼬치를 구입했다.

         

       이 아저씨 요전법 잘 하네.

         

       “모두 무인들을 흥분케 하기에 충분한 소식이지요. 웅심을 키우고 사천성의 영웅들의 정기를 받고자 사천성을 방문하는 외부 무인이 한둘이 아닙니다.”

         

       “음.”

         

       이건 예상하지 못했던 점이었는데 말이야. 생각해보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이 무림천하에 무인을 위한 거대 석비가 있는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무인을 기리기 위해 무언가 만들어지는 일 자체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과연…이해가 갑니다. 무인들의 삶은 소문으로 떠돌다가 덧없이 스러지는 것이니까요.”

         

       혁기린이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혁기린의 말은 맞는 말이었다. 전대 고수? 전전대 고수? 그냥 죽거나 오래 소식이 끊기면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소림의 조사인 달마대사나 무당의 조사인 장삼봉 정도나 사람들 머릿속에 영원히 이름을 남길 뿐.

         

       99.99%의 무인들은 그저 생애 한 때 사람들에게 언급되는 것을 끝으로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무인들이 무공을 전수하고 제자를 기르는 것에 집착하는 것도 뭐 그런 영향이 크지 않을까.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니까.

         

       “…그렇군요.”

         

       자신의 무공을 전수하고 제자를 기르는 것도 어느 정도 격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애초에 전수할 수 있을 수준의 무공을 지니고 있는 자들이 천하에 한 줌밖에 없으니까.

         

       사천성에 있으면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뭐 이런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무인들이 몰려든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런 무인들이 오면 가장 먼저 어디를 가겠는가?

         

       기념비 앞이겠지.

         

       “그래서 기념비 앞에 문파 가입관들이 그렇게 많았던 것이었군요.”

         

       사천성은 무인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환경이 되었다. 영웅건이야 토벌자들의 전유물이 되었지만 뽐내길 좋아하는 무인들에게 있어 등급이 달린 허리띠만 해도 충분히 매력적이겠지.

         

       거기에 백금 문파로 도약하기 위해 칼을 갈고 전력을 확충하고 있는 문파들의 영입전쟁까지.

         

       “거기에 아무래도 사천은 황보세가나 구파일방에서 꽉 잡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사태로 황금가와 손을 잡았던 황보세가와 아미파, 청성파, 종남파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지면서 무인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점도 있겠지요.”

         

       점창파는 상인연합회, 정확히는 황금선이 견제를 넣어서 대놓고 갈등을 일으켰던 만큼 황금가와 한패라는 의심을 벗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 거대문파들은 황금가에게 놀아나거나 황금가에게 협력했다는 꼬리표가 붙어서 명성에 꽤나 타격을 입었겠지.

         

       오대세가 구파일방이라는 천장에 막혀 있던 이들에게 사천성은 자유의 땅처럼 여겨졌을지도 모르겠다.

         

       “음. 이야기 잘 들었소.”

         

       “예이, 무사님도 관광 잘 하시길 바랍니다!”

         

       혁기린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음. 앞으로 사천성이 꽤나 크게 발전하겠군요. 발판은 충분했으나 무인들의 질이 떨어졌었는데…앞으로 외부 무인들이 계속 몰려든다면 오 년, 십 년 후에는 사천성의 무인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겠습니다.”

         

       “이제 외부 고수 초빙에 대한 맛을 보기 시작했으니 본격적으로 외부 고수를 유치해오는 문파도 생기겠는걸요? 꽤나 재밌어지겠어요.”

         

       사천성의 생태가 점차 독특해지고 고유의 색을 띄고 있는 만큼 그 특색에 매력을 느껴 둥지를 옮기는 고수들도 많아지겠지.

         

       “백금 현판을 걸고 하는 비무대회는 제법 볼만하겠어요.”

         

       “후후, 그렇습니다. 그때 구경을 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어요.”

         

       “앗, 그럼 그때 다시 오는거에요?”

         

       “예. 특별한 일이 없다면 저도 비무대회는 관람을 하고 싶군요.”

         

       “선배, 잘 기억해놔요. 나중에 무공 수련한답시고 빼면 가만히 안 있을 거에요!”

         

       “아, 그래 알았다고.”

         

       나들이를 나왔다가 졸지에 또 나들이 약속이 생겼군. 흑묘는 벌써부터 신이 나는지 혁기린의 팔을 잡아끌며 앞장섰다.

         

       “천천히, 천천히 가시지요!”

         

       “앗 저기, 못 보던 쌀튀김 노점이!”

         

       폭주하는 흑묘에게 이리 저리 휘둘리는 혁기린. 뭐…곤란해 보이기는 하지만 사마염의 처소에 있었던 때와는 달리 미간의 주름은 깨끗하게 펴졌다.

         

       음. 두 사람다 즐기고 있으니 됐나.

         

       “선배 빨리 오라고요!”

         

       “아, 그래 간다.”

         

       무사라고 불러야지 무사라고.

         

       나는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리며 발걸음을 빨리 했다.

         

       *** ***

         

       황제의 부름에 혁기린은 호천안에 대한 걱정부터 앞섰다.

         

       기인(奇人).

         

       혁기린이 평가하는 호천안은 기인 그 자체였다. 재주는 있으나 그 재주를 바탕으로 권력이나 부를 추구하는 대신 그냥 흥미본위로 살아가는 사람.

         

       혁기린이 볼 때 호천안은 자유롭고 명예나 권력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점창파의 후예십시 중 일원인 여일예. 그런 여일예의 은원패의 가치는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그걸 그냥 여일예를 말리는 데 서슴없이 던져버리고는 그 뒤로 은원패의 보상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않았다.

         

       또한 사마염에게 보상을 받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활약상을 따지면 천금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취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운종 선사가 깨달음을 얻었을 때도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음에도 호천안은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선사님들과 아이들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진심을 발휘하는 사람.

         

       그 결과 점창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했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었다.

         

       혁기린에게 있어 호천안은 여러 가지 의미로 참 고마운 사람이었다.

         

       그런데 자신 때문에 황궁에 가게 되었다.

         

       호천안은 황제의 부름에도 좋은 보상을 받게 되었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혁기린은 호천안의 그런 모습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한창 무공이 발전할 시기에 안정적인 환경을 버리고 여행길에 오르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재물에 별달리 관심이 없는 호천안에게 있어 달갑지 않은 사태일 터.

         

       그냥 황명이니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황궁에 가서도 아무 일이 없다면 좋으련만…’

         

       혁기린이 나라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도 오랜 세월이 지났다. 혁기린을 이용해 권력을 꾀하고자 하는 이들이 힘을 잃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는 했지만 힘을 잃기만 했을 뿐 완전히 뿌리 뽑힌 것은 아니었다.

         

       ‘오라버니는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건지…’

         

       아무리 세력을 잃었다고는 해도 그들은 권력의 핵심. 황성에 들어서자마자 자신들의 세력을 부흥시키고자 일을 벌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다시 오지 않을 천재일우의 기회일 테니까.

         

       반드시 소요사태가 일어날 것이고…호천안이 그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았다. 아니 혁기린이 걱정하는 것은 호천안이 휘말리는 걸 걱정하는 게 아니었다.

         

       호천안이 휘젓는 것이 걱정되었지.

         

       그러다가 황제의 눈에 띄어서 덜컥 관직이라도 받게 되면 호천안의 자유로운 인생은 끝이었다.

         

       ‘그건 안 돼!’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안 될 일이었다. 비무대회를 관람하러 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막아야 할 사태.

         

       “호 무사님.”

         

       “예?”

         

       “황궁에서는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혁기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호천안을 보면서 결심을 굳혔다.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다. 결국 송곳은 가죽주머니를 뚫기 마련. 그렇다면 송곳이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철 상자에 넣어야지.

         

       “아시겠지요? 저만 믿고 그저! 가만히!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있으시면 됩니다!”

         

       “….아. 예.”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호천안을 보며 혁기린은 콧김을 내뿜었다.

         

       ‘저만 믿으세요, 황실에서 무사히 빠져 나오게 만들어 드린 뒤 자유로운 삶을 이어가도록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혁기린은 그렇게 다짐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요새 지각이 습관화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내일부터는 철저한 정시연재로 찾아오겠습니다!

    *[비공개]님께서 [5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 있다니 힘이 나는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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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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