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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

        

       탕수문주의 패배.

         

       탕수문주의 패배는 사천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충격을 남겼다.

         

       낭인에게…패배?

         

       저런 인간 쓰레기에게..패배?

         

       사천인들의 기대와 달리 사천성에 있는 문파들은 전 중원무림에서 따져보면 그리 경쟁력 있는 자들이 아니었다. 이미 수많은 거목들이 있는 사천. 워낙 거대방파가 많아서 재능있고 뛰어난 이들은 물론이고 조금만 쓸만해도 거대방파들이 채 가는 판국이다.

         

       그러니 결국 상대적으로 중소방파의 수준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디 사천인들이 그런 사정을 알겠는가? 사파 없는 청정지역. 최강무림 무적사천인줄 알았던 사천성의 무인들이 고작해야 일개 낭인에게 패배하는 모습만이 크게 다가왔겠지.

         

       탕수문이 해체 수순을 밟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나…

         

       그와 별개로 사천에서는 기묘한 소문이 돌았다.

         

       독영찬이 탕수문주에게 하독했다. 혹은 사술을 부렸다.

         

       탕수문의 문주는 사라졌고 탕수문의 핵심 고수들 모두 완전히 종적을 감춘 상태인지라 진위여부를 가릴 수 없는 말이었다.

         

       영지문의 사태를 경험한 탕수문의 고수들은 그런 소문을 듣고도 나타나지 않았다. 어차피 사천인들이 자신들을 용서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전혀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었지만 사천인들은 그 사실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들이 품고 있는 자부심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으니까.

         

       탕수문을 무너뜨린 어떤 사천의 악마는 또 다시 낭인을 고용했다.

         

       월야도 야적의 비무첩이 자장문주에게 날아갔다.

         

       그리고 자장문주는 월야도 야적과의 비무에서 승리했다.

         

       혈투 끝에 간신히 야적을 물리친 자장문주는 비무장에서 주먹을 쥐며 기뻐했다. 영지문처럼 엄청난 인기를 얻지는 않을 테지만 잠봉문과의 세력 싸움에서 결정타를 먹일 수 있게 되었구나!

         

       그러나 사천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아니 일부러 반응하지 않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영지문의 승부조작을 겪고 탕수문의 패배를 겪은 사천인들은 더 이상 낭인과의 대전에서 승리한 자장문에게 환호를 보내지 않았다.

         

       그저 지켜 볼 뿐.

         

       그 후로도 타 지역에서 온 낭인들이 사천성의 문파들에게 비무첩을 던지는 일은 종종 있었다. 패배하면 사천의 수치로 몰려 문파가 분쇄됐지만 승리해도 사천인들은 환호하지 않았다.

         

       승리를 거둔 낭인들에게는 정체불명의 추문도 붙었다.

         

       누군가는 남색가라는 오명을 얻었고 누군가는 유부녀를 탐했다는 오명을 얻었다.

         

       *** ***

         

       나와 흑묘가 앉은 자리를 중심으로 이 낭인객잔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흑묘와 나는 지금 이 낭인객잔의 태풍의 핵이었다.

         

       한쪽은 절세미녀이고 나는 깨달음 주머니. 우리 둘을 주목하던 낭인들은 아주 많았고 나는 딱히 목소리를 낮추지는 않았다. 그리고 흑묘 또한 우리들의 대화를 차단하지 않았다.

         

       사천낭인의 평균 수준을 생각해보면 어지간한 낭인들은 다 우리 말을 들었다고 보면 됐다.

         

       모두 나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듯 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힐끗 보니 유사연의 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다.

         

       …유사연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

         

       “계속해주세요.”

         

       “그래. 비무에 승리한 낭인들은 하나씩 추문을 달게 되었지.”

         

       흑묘에게 이야기한다기보다는 낭인 전체에게 이야기한다는 느낌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 ***

         

       낭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얼마나 분통 터지는 일일까? 그저 의뢰를 받아 비무를 했을 뿐인데. 소아성애자가 되고 유부녀 킬러가 되고 돈에 부모자식을 팔아 먹은 자식이 되고 비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구석이 있었으면 사술을 쓰는 마두가 되었다.

         

       그러나 낭인들의 결백을 증명해줄 자들은 없었다. 패배한 문파는 멸문했고 비무자들은 모두 정체를 감추고 사라지거나 남아 있더라도 굳이 낭인들을 옹호해 줄 이유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의뢰를 받고 사천에 도착한 낭인이 있었으니.

         

       지금은 낭야검이라 불리는 정철이었다.

         

       정철이 뒤집어 쓴 누명은 스승을 살해하고 검법을 빼앗았다는 것. 정철은 격노했고 이 사천의 지금 상황이 어떤지 깨달았다.

         

       그리고 정철은 이 사천 바닥을 뒤집어버리기로 결심했다.

         

       정철은 사천성의 모든 문파들을 없애버릴 기세로 비무행에 나섰다. 매일같이 비무대에 올랐으며 비룡십이검을 구사해 늘 승리했다.

         

       그 당시 사천성의 문파 중에서 정철을 막을 수 있는 고수는 없었다.

         

       정철은 돈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낭인들과는 전혀 달랐으니까. 정철은 진정 오직 검의 완성을 위해 세상을 떠돌며 검을 나누는 구도자였으니까.

         

       하루에 하나의 문파가 문을 닫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 때 사천성에 자리잡은 문파들은 모두 정철이 방문할까 하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문파들은 합심하여 정철에게 재물을 모아 내밀었지만 정철은 단칼에 거절했다.

         

       그렇게 이 주가 흐르자 정철은 하루에도 몇 번씩 암습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비무첩을 받으면 문파의 현판을 내려야 하는데 어디 사천성의 문파들이 물불을 가렸겠는가?

         

       그 모습을 보다 못해 나선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사천의 낭인들이었다.

         

       *** ***

         

       “사천의 낭인들은 매우 억울한 일들을 당하고 있었지. 뭐 지금의 낭인 취급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거야. 낭인혐오가 정점에 달했을 때니까 말이야. 그러니 낭인들은 이 기형적인 사천성의 구조가 박살나기를 그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하고 있었겠지. 그래서 그들은 정철을 보호했어.”

         

       나는 손가락으로 흑묘를 가리켰다.

         

       정확히는 그 위의 흑립을.

         

       “사천의 모든 낭인들이 정철을 보호하기 위해 그가 사용하던 검은 삿갓을 쓰고 체격을 위장하기 위해 피풍의를 둘렀지. 사천 전역에 수많은 정철이 나타나고 암살자들은 당황했다.”

         

       [사천 낭인]의 탄생이다.

         

       “사천 낭인들은 흑립을 두르고 피풍의를 걸친 순간 [악]이 되었다.”

         

       사천성의 문파들을 박살내고 있는 외지 낭인의 편을 들었으니까.

         

       “정철은 사천낭인들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문파를 박살내고 있었어. 사천낭인들이 은신처를 제공해주기도 했고 암살자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했으며 문파에 비무첩을 전달해 주기도 했으니까.”

         

       낭야검은 순조롭게 문파들을 격파했다.

         

       “그러나 낭야검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했지.”

         

       “무엇을 간과했죠?”

         

       “거대문파.”

         

       *** ***

         

       언제나와 같이 비무를 하러 나간 낭야검은 황보세가의 [맹호팔도]와 마주했다. [후예십시]와 같이 황보세가 대표 고수들의 집단.

         

       명분은 간단했다. 그 맹호팔도의 동생이 그 문파에 속해 있었고 그 동생이 비무에 나서기로 했는데 갑자기 주화입마에 들어서 대신 나왔다는 것이었다.

         

       삼척동자도 에반데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 허술한 변명이었지만 정철은 물러서지 않았다.

         

       혹시 모를 위험으로 인해 대문파와 중소방파들의 연결고리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연결고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마구잡이로 사천성 내의 문파들을 박살냈으니 그 문파들의 뒷배들 중 하나였던 황보세가에서 나선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천성이었지만 지나가면 끝나는 지금까지의 사건과 달리 정철은 이 사천성을 아예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위험종자였으니까.

         

       정철의 입장에서는 뭔가 싶었을 것이다.

         

       외지인이었던 그는 이 사천의 깊은 사정을 몰랐을 테니까. 하지만 중소문파들 뒤에 거대문파들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금세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러니 그 비무를 거절하지 않았겠지. 진정한 원흉이 앞에 나타났으니까.

         

       맹호팔도의 일좌. 벽력일도 황보진천.

         

       비룡십이검의 계승자. 낭야검 정철.

         

       그 누구도 낭야검 정철의 승리를 점치지 않았지만.

         

       승리자는 정철이었다.

         

       그리하여 비룡십이검은 이 사천에서 모르는 자가 없는 검법이 되었고

         

       낭야검 정철이라는 이름 역시 모르는 자가 없게 되었다.

         

       *** ***

         

       “정철은 그대로 목적을 사천에 자리잡은 구파일방으로 바꾸었지. 그리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잘 알지?”

         

       “…후예십시의 일좌에게 패배했죠.”

         

       정철은 아미파의 혜정 선사를 꺾었다.

         

       그리고 옥룡신협 혁기린의 전대 후예십시의 일좌. 참룡검 천여에게 패배했다.

         

       정철이나 천여나 대충 비슷한 나잇대였으니 뒷말도 필요가 없었다.

         

       정철은 그냥 천여보다 부족했다.

         

       그러나 세상을 떠돌며 검을 닦은 일개 낭인이 구파일방의 간판고수들을 몇이나 꺾을 정도의 역량을 쌓았다는 것만으로도 정철은 전설이 되기에 충분했다.

         

       “정철은 그 자리에서 울었다고 전해진다. 스승을 욕보인 자들을 단죄하지 못함을 분하게 여기며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그리고 맹세했다.”

         

       그 맹세야말로 사천무림의 모든 무인들이 비룡십이검의 기수식을 알아보는 이유일 것이다.

         

       “언젠가 사천 모든 무인들을 꺾을 수 있게 되는 날 다시 돌아오겠노라고.”

         

       흑묘는 최고의 사천낭인이 되는 것이 목표라 했다. 

         

       “사천낭인의 최고가 되겠다 말했지.”

         

       “…그랬죠.”

         

       “그렇다면 네가 생각하는 최고의 사천낭인이란 대체 뭐냐? 뭐 하는 존재냐?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 존재냐? 뭘 하면 될 수 있는 존재지?”

         

       흑묘는 대답하지 못했다.

         

       “하루아침에 정해질 목표는 아니겠지. 그러나 기억해라. 머릿 속에 들어 있다고 아는 것이 아니다. 그 앎이 나의 혼과 나의 생에 사무칠 때 우리는 그것을 비로소 깨달음이라 부르며 알았다고 한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말을 너무 많이 했는지 목이 칼칼했다.

         

       “나는 너를 [사천낭인]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나 최고의 사천낭인은 난 모르는 녀석이야. 그러니 언젠가 똑바로 그 녀석에 대해서 말하도록. 그럼 그렇게 되도록 해 줄 테니.”

         

       나는 폐강을 선언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호에에에에…

    넘모 힘든 것이에여..

    다음 화부터는 본격적인 사천낭인 라이프가 시작되는것입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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