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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

       베링 해협에서 북쪽으로 470km정도 헤엄치면 추크치 해가 나온다. 여기부터는 정말 북극해라 일 년에 사 개월을 빼면 수면이 빙하로 가득 차 항해가 불가능하다.

       

        물론, 빙하고 뭐고 바닷속에서 움직이는 오케아노스에게는 별 관계없는 이야기다.

       

        베링 해협과 마찬가지로 추크치 해도 원래 지구의 바다와는 많이 다르다. 본래라면 깊이가 50m 미만인 바다가 면적의 약 56%를 차지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추크치 해 전체가 10km 이상의 깊이를 가지고 있다.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가 11km의 깊이를 갖는 것을 생각하면 어이없을 정도다.

         

        그리고 해저 5km.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

         

        ㅡㅡㅡㅡ……

         

        그곳에서 유유히 헤엄치던 ㅡ사실 압도적인 크기 탓에 거의 정지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ㅡ 변이 향고래 여섯 마리 앞에, 오케아노스 6인이 나타났다.

         

        “헤엑… 헤엑…!”

         

        베르테아, 꼴찌.

         

        “너희는 싸울 힘도 안 남기고 수영에 다 때려부었냐? 질린다 질려 진짜.”

         

        “후우…패자의 말 따위, 허억, 듣고 싶지 않은데? 하아….”

       

        “숨이나 쉬면서 말해. 너나 베르테아나 몇 초밖에 차이 안 났거든?”

       

        힘들어 죽으려 하는 엘비라에게 러셀이 능글거렸다.

       

        “얼른 잡고 집에 가자~ 나 슬슬 피곤해.”

       

        파랑이 기지개를 켰다. 귀찮은 기색이 역력하다.

         

        “안 그래도 빨리 끝낼 생각이야. 먼저 간다!”

         

        러셀이 더는 참기 힘들었는지 앞으로 치고 나갔다. 파랑이 옆을 보니 디에고도 말없이 자기 몫의 고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먼저 끝낸 사람은 그대로 퇴근하는 걸로.”

         

        엘비라가 어느새 숨을 회복하고는 고래에게로 쏘아져 나갔다.

         

        파랑이 이번에는 샤오를 돌아보았다.

         

        “아, 파랑아.”

       

        “왜.”

         

       “너, 홍콩까지 올 때 수영해서 올 거야?”

       

        “응. 당연하지.”

       

        “당연하지는 무슨…하여간, 수영해서 올 거면 오는 길에 그것들 좀 처리해 줘.”

       

       

       “아, 그거?”

       

       

       포항에서 홍콩까지 가는 길에 있는 세 개의 특수 오브제들을 말하는 것이다.

         

        졸지에 업무를 떠안은 파랑이다. 뭐,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맨입으로 짬처리를 부탁하는 건 아닐 터다. 가는 길에 방송이라도 킬까.

         

        쐐애액-

         

        파랑이 잡생각을 하는 사이, 샤오도 고래를 향해 돌진했다.

         

        베르테아는 언제 사라졌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얼른 끝내고 집에 가서 한 숨 자야지. 파랑도 제일 큰 고래를 향해 헤엄쳤다.

         

         

        #

         

         

        러셀 브라이트.

         

        “으하하하!! 얼마만의 향고래냐!! 반갑다 임마!!”

         

        그는 지금 기분이 좋다. 오래간만에 정말 좋아하는 사냥감인 향고래를 마주했으니까.

         

        엘비라의 호출을 받자마자 ‘혹시 향고래?’ 하며 달려왔다.

         

        제일 작은 300m 짜리인 건 아쉽지만, 규칙은 규칙이니까.

         

        그의 부름에도 300m짜리 향고래는 묵묵부답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높이가 381m다.

         

        인간이 빌딩을 상대로 싸우는 꼴이다.

       

        마치 눈앞에 거대한 벽이 있는 것만 같다.

         

        게다가 변이한 향고래의 강함은 크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러셀에게는 알 바가 아니다.

         

        “오늘 한 번 질펀하게 놀아 보자! 이 고래 새끼야!”

       

        그의 눈동자가 노랗게 물들더니, 이내 일렁거리는 안광을 만들어냈다.

         

        어느새 그의 이빨은 날카로운 삼각형을 한 상어의 이빨로 변해 있었고, 꼬리뼈에서는 정말로 상어의 꼬리가, 등에는 삼각의 등지느러미가 자라 있었다.

         

        그가 고래에게로 돌진해, 그것의 몸을 크게 한 입. 베어물었다.

         

        으드드득!

       

        그의 입에 물린 고래의 고기조각이 꿈틀거리며 원래의 몸과 합쳐지려고 했으나-

         

        꿀꺽-

       

        러셀은 그것을 무시하고 고기를 씹어 삼켰다. 잠시 위장에서 꿈틀거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곧 사라졌다.

         

        300m 길이의 고래에게 난, 약 5cm의 이빨 자국.

         

        고래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유유히 헤엄치고 있을 뿐이었다.

         

        다만,

         

        으드드득!

       

        방금 러셀이 베어 물었던 그곳을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깨물기라도 한 것처럼, U자 모양의 입자국이 다시 생겨났다.

       

        으드드득!

         

        그리고 또다시. 점점 많이. 하나가 둘로, 둘이 넷으로, 넷은 여덟으로, 여덟은 다시 열여섯, 서른둘, 예순넷, 백스물여덟.

         

        ㅡㅡㅡㅡ!!!!

         

        고래도 변고를 알아챘는지 자신의 떨어져 나간 조각들을 붙여 보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말하자면, 러셀은 고래와 상극이었다.

         

        그렇게 입자국이 1024개, 2048개. 수많은 상어가 달라붙어 고래를 유린했다. 지느러미, 꼬리, 뇌, 눈, 허파, 갈비, 내장, 심장.

       

        이렇다 할 규칙성 없이 앞과 뒤, 왼쪽과 오른쪽, 안과 밖을 동시에 물어뜯는 굶주린 투명 상어 떼.

         

        어느샌가 고래의 몸통 절반이 뼈조차 남지 않고 처참히 뜯어먹혔다.

         

        이제 고래는 간신히 온 몸에 구멍이 숭숭 뚫려, 마치 좀비 같은 모양새로 피를 사방에 흩뿌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최후의 입질 한 번.

         

        으드드드득!!!

         

        그렇게, 고래가 사라졌다.

         

        러셀은 배를 만족스럽게 쓰다듬으며 하와이에 있는 그의 집으로 돌아갔다.

         

         

        #

         

       

        “……”

         

        디에고 로페즈 마르틴. 그가 눈앞의 고래를 노려보았다.

         

        잠수복의 얼굴 부분을 가린 井모양의 철창.

         

        그 사이로 비쳐 보이는 고래는 정말 무지막지하게 컸다.

         

        생명체의 크기가 300m.

         

        이건 이미 생명체에게 허락된 크기가 아니었다.

         

        생명체라기보다는, 전함. 물속에서 항해하는 전함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디에고는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생명체에게 허락되지 않은 크기라. 자신이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조금 웃겼다.

         

        “……”

       

        디에고가 잠시 몸을 움츠리더니, 쭈욱 폈다.

         

        스스스스스-

         

        그러자 디에고의 몸과 잠수복이 커지기 시작했다. 원래의 1.8미터에서 5미터, 10미터, 50미터, 100미터….

         

        “………!!!!!”

       

        거대한 쇳덩어리 아래서 그가 울부짖었다. 무슨 말인지는 들리지 않았으나, 그가 울부짖는 것임은 명확했다.

         

        “….”

         

        그의 거대화가 끝났다. 최종 신장, 500m.

         

        이제 디에고에게 300m짜리 고래는 120cm짜리 물고기와 같았다.

         

        그가 팔을 벌려 고래의 양끝을 붙잡았다.

         

        ㅡㅡㅡㅡㅡ!!!!!!!

         

        그리고는 우지지직.

         

        그가 향고래를 반으로 부러트렸다. 반으로 갈라진 향고래의 앞과 뒤가 서로 다시 달라붙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근처에 벽이나 바닥이라도 있었다면 반씩 나누어 파묻었겠으나, 안타깝게도 그가 돌아다녀 본 바, 근처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디에고는 반으로 갈라진 고래를 들고 바닥이 보이는 곳까지 이동한 다음 땅을 파헤쳐 하나를 묻고, 다시 100km쯤을 이동해 나머지 한쪽을 파묻고는 멕시코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

         

       

        “아으으….”

       

        엘비라 페트로프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눈앞의 450m짜리 고래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고래를 전부 눈에 담을 수 없었다. 등산로의 입구에 서서 산의 전경을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크기는 무식하게 큰 데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기라도 하면 다시 붙으려고 서로 자동으로 모여드는 개 같은 생선.

         

        엄밀히 말하자면 생선은 아니지만 개 같기는 한 향고래를 엘비라는 끔찍이도 싫어했다.

         

        그래도 할 건 해야지.

         

        그녀가 물속에 서서 손을 뻗자, 수많은 기뢰들이 고래 주위에서 생겨났다.

         

        무식하게 폭약을 때려박고 스킬까지 바른 기뢰다. 어지간한 전함 정도는 한 방에 대파시킬 수 있다.

         

        그런 기뢰가 자그마치 수십 개.

         

        반지름이 7m는 되는, 하나같이 무식하게 커다란 성게 모양의 기뢰들이 향고래의 주변에 빼곡이 들어찼다.

       

        그리고는 하나가 콰앙. 고래의 오른쪽 지느러미 반절을 날려 버렸다.

         

        그 바람에 옆에 있던 기뢰가 콰앙. 이번에는 복부가 터지며 갈기갈기 찢어진 살점들이.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어느새 향고래는 온 몸에 걸쳐 일어난 폭발에 갈가리 찢어져, 원래의 형체를 파악할 수조차 없게 되었다.

         

        수중에 넓게 퍼진 분홍색 고기조각과 붉은 피만이, 이곳에 생명체가 있었음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고기조각들이 꿈틀대며 모여들었다.

        다시 합쳐져 고래를 만드는 것이다.

         

        엘비라가 향고래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이유였다.

         

        다른 오케아노스 멤버에게 도움을 받으면 쉽겠지만, 절대 그러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냥 고기의 무더기 중심에서 소형 핵기뢰를 터트렸다.

         

        ‘아니, 방사능이 얼마나 위험한데!’ 라고 그녀를 질책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수질 오염? 바다의 생태계? 그런 것들은 천박한 농담이 된 지 오래다.

         

        딱히 엘비라가 사막을 걷고 있진 않았지만, 어쨌든.

         

        방사능이 물속에서 퍼져나가며 고깃조각들을 세포 단위에서 파괴했다.

       

        이윽고 고깃조각들이 꿈틀대다가 고래가 아닌 분홍색의 살덩어리로 엮여, 깊은 바다로 가라앉았다.

         

        아마 머지않아 다른 괴어의 먹이가 될 것이다.

         

        엘비라는 시베리아에 위치한 자택으로 퇴근했다.

         

         

        #

         

         

        베르테아 파브론. 그녀는 별 생각이 없었다.

         

        다른 거면 몰라도 향고래라면 너무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니까. 빨리 끝내고 집으로 가고 싶었다.

         

        그녀는 무서운 속도로 향고래의 앞부분 아래, 그러니까 아래턱으로 향해 그곳에 손을 댔다.

         

        치이이익ㅡ

         

        그러자 고기 굽는 소리와 함께 베르테아의 손이 닿은 부분에서 물이 부글거리기 시작했다.

         

        끓고 있는 중인 것이다.

         

        ㅡㅡㅡㅡ!!!!!!

         

        향고래가 고통스러운 듯이 몸부림치지만, 그녀를 떼어낼 수는 없다.

         

        ㅡㅡㅡㅡ!!!!!!

       

        아래턱에 위치한 것을 깨닫고 물을 빨아들여보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

         

        고래의 두개골은 양쪽 눈의 사이, 그러니까 머리 하단에 위치해 있다. 사람으로 치면 아래턱 안에 뇌가 들어있는 셈이다.

         

        그리고 5분 뒤, 향고래의 눈에서 빛이 사라지더니, 그대로 정지한 채 가라앉았다.

         

        초고온의 열 때문에 머릿속의 주요 장기가 전부 녹아내리거나 타버린 탓이다.

         

        이러면 재생도 소용이 없다. 조직의 결손이 아니므로.

         

        베르테아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프랑스의 자택으로 귀가했다. 제일 빨랐다.

         

         

        #

         

        “아, 진짜!! 왜 하필 고래야!!”

         

        샤오는 고래를 보며 괜히 역정을 내보았다. 그렇다고 고래가 알아서 죽어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래는 그녀와 상성이 최악이었다.

         

        남들이 까다로워하는 재생력은 사실 문제가 아니었다.

         

        다만, 그 압도적인 크기가 문제였을 뿐.

         

        샤오는 초대형 어류를 사냥하는 데에 적합지 않았다. 물량전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일단은 뭐, 해봐야지.

         

        “흐으으으아아아아!!!”

         

        그녀가 기합을 넣자, 눈에서 보랏빛 안광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저 밑바닥에서부터 우르르릉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밑에서 울려오던 소리의 정체가 드러났다.

         

        땅.

         

        축구장 정도의 넓이로 보이는 땅이 샤오가 있는 곳까지 솟아올랐다.

         

        마치 누군가 손으로 잡고 끌어올린 것처럼 부자연스러운 모양새로.

         

        그리고는 쿠드드득, 쿠드드득-

         

        돌이 으깨지는 소리를 내며 땅이 열렸다. 안에서는 옅은 청록색을 띠는 불길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깔깔깔깔깔깔깔-!”

         

        덜그럭, 덜그럭.

         

        열린 땅 속에서 뼈들이 기어나왔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대충 일자로 생긴 몸통에 팔다리 역할을 할 길다란 뼈를 네 개씩 붙여 놓은 것이 전부였다.

         

        샤오는 인체나 뼈의 구조에 관해 깊게 알지 못했다. 그러고 싶지 않기도 했고.

         

        그리고 열린 땅에서 기어나온 뼈들은 제각기 헤엄쳐 향고래에게 달라붙었다. 그 수가 수백을 넘어 수천에 달했다.

         

        그리고는 서걱, 으드득, 푸슉.

         

        향고래를 베고, 으깨고, 찌르며 그들은 각기 한 움큼씩의 살점을 쥐고 열린 땅 안으로 들어갔다.

         

        뼈 하나가 들어가면 다시 하나가 나와 향고래의 살점을 뜯어 갔다.

         

        향고래가 울부짖으며 몸부림치지만, 당연히 그것이 멈추지는 않는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 향고래는 갖고 있던 모든 장기며 살점을 잃고 뼈만을 남겼다.

         

        “들어가.”

         

        그러자 향고래의 뼈가 헤엄쳐 열린 땅 속으로 들어갔다.

         

        쿠르르르릉-

         

        이윽고 땅이 닫힌 뒤, 솟아올랐던 것이 끝없는 심연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샤오는 홍콩에 위치한 자택으로 퇴근했다. 가장 늦었다.

         

        #

         

        ㅡㅡㅡㅡ!!

         

        파랑이 향고래를 바라보았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뻗었다.

         

        “크라켄.”

         

        그러자 파랑의 푸른 머리가 어느새 문어의 그것처럼, 촉수로 변했다. 귀는 갈퀴 모양으로, 눈에는 세로 동공이 자리잡았다.

         

        파랑은 이 능력을 쓰는 것을 꺼린다.

         

        자꾸만 그때가 생각나는 탓이다.

         

        “파랑아, 파랑아!!!”

       

        그때, 조금만 자신이 강했더라면 어땠을까.

         

        파랑이 머리를 탁탁 흔들어 상념을 떨쳤다. 얼른 마무리짓고 가서 자야지.

         

        그녀의 곁에는 어느새 거대한 푸른 촉수들이 생겨나 있었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어 여기로 온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촉수들은 척 보기에도 기괴한 생김새였다.

         

        두 갈래로 갈라진 것이 있는가 하면, 세 갈래, 네 갈래로 갈라진 것, 갈라진 뒤 또다시 갈라진 것, 옆으로 붙어 자라난 것도 있었다.

         

        파랑을 제외한 오케아노스 5인의 눈앞에 창이 하나 떠올랐다.

         

        [스킬, ‘워터프루프 새니티’가 발동 중입니다.]

         

        방송에서만큼은 절대 파랑이 크라켄을 불러내지 않는 이유다.

       

        파랑이 무표정하게 손을 뻗었다.

         

        그러자 촉수들이 일제히 600m 길이의 향고래에게 달려들어 그것을 옭아맸다.

         

        ㅡㅡㅡ!!!ㅡㅡㅡ!!!ㅡ!!!!!

         

        향고래가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향고래를 뒤덮은 촉수들은 늘어만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촉수가 완전히 향고래를 뒤덮었다.

         

        ㅡㅡㅡ……

       

        그러자 향고래의 울음이 멈췄다.

         

        향고래는 더 이상 향고래가 아니었다.

         

        촉수가 된 그것이 다른 촉수들과 함께 사라졌다.

         

        튀어나올 때보다 갈라지거나 덧붙은 부분이 유독 많아 보이는 촉수들이었다.

         

        크라켄. 촉수와 맞닿은 생명을 ‘자신’으로 만들어 버리는 괴어.

         

        파랑의 스킬, ‘크라켄의 딸’은 그러한 크라켄의 촉수와 격을 가져와 사용하는 스킬이다.

       

       촉수에 흡수된 것들이 크라켄의 힘을 키워주는 것인지는 모른다.

       

       애초에 파랑은 크라켄을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다.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애초에 존재하긴 하는지.

         

        이것이 어떤 존재인지, 왜 자신에게 힘을 빌려주는지도 파랑은 모른다.

         

        스킬명처럼 정말 자신이 그것의 딸이라서 그런 것인지, 무언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힘을 사용하지 않을 생각은 없다. 당장 눈앞의 향고래를 잡지 않으면 놈들은 번식할 것이다. 설령 단 한 개체만 남겨둔다고 해도.

         

         

        그리고 죽지 않는 재앙이 되어 바다를 떠돌겠지.

         

        그런 것들의 씨를 말리는 데 주저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 뭐, 정체불명의 괴어라고 해도 어쩌겠는가. 도와달라고 해야지.

         

        그리고 그 괴어는 실제로 상당한 도움을 주니까.

         

        바닷속에서 세포를 가진 모든 생명체는 파랑의 아래에 있다.

         

        고래는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파랑은 대한민국에 위치한 자택으로 귀가했다.

         

        “기다려!! 이 개새끼들아!! 앨리스!!!! 으아아아아아!!!!!!”

         

        파랑은 그날 밤 꿈을 꿨다.

         

        자고 일어나니 기분이 아주 거지같기 짝이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연맨님, 하늘편지님, 뿔두드럭고둥님, Sheha님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잘 받았습니다.

    다음화는 내일 저녁 7시 30분에 올라갑니다.

    6/26 수정: 파랑과 샤오가 고래를 잡기 전 대화하는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다음화 보기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심해어 사냥 전문방송
Score 4.5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He reincarnated into a hunter world and became an underwater hunter.

There were only 20 people in the entire country in this minor profession, but it didn’t matter. He liked the sea.

“Crazy! There’s a real artifact?!”

“Ahahaha!! How much is all this worth!!”

But then, the Great Diving Era began.

“Ah, it’s so beautiful… I want to see more, more…”

“W-What is that!! Save me!!!”

“Aaaargh!!! My head!! It feels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t would be better not to go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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