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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

       맞았다.

         

       어디서 들어온 지도 모를 더러운 새끼한테!

         

       베버릭은 비틀거렸다. 불시에 맞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타격이 컸다. 얻어맞은 뺨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뭐지.

         

       그냥 싸다구가 아닌 거 같은데?

         

       “이 개새끼가!”

         

       곧바로 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눈앞의 소년은 간단히 얼굴을 튼 것만으로 손을 피했다.

       어쭈. 그래.

         

       꼴에 뭔가 한 수 숨기고 있다 이거지?

         

       베버릭은 소매를 걷었다. 입맛이 영 썼다. 드디어 맛을 좀 보나 싶더니,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를 당해버렸다.

         

       기분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했으니, 이 망할 새끼의 팔다리 하나쯤은 부숴버려야 성이 찰 터.

         

       그다음에 취할 것을 취한다. 베버릭은 쓱 아이린을 쳐다보았다.

         

       절벽의 꽃.

         

       그녀를 온전히 따먹기 위해 1년을 버렸다. 불과 코앞이었는데…!

         

       불쑥 음심이 튀어나왔다. 그보다 더 크게 맹렬히 분노가 타올랐다.

         

       “죽여주마!”

         

       교단 본부에서 온 견습 사제. 베버릭은 주교를 부모로 둔, 종교인 집안 출신이었다.

       당연히 어렸을 적부터 믿음을 배웠으며, 주교였던 아버지에게 성흔까지 물려받았다.

         

       부여받은 성흔이라지만, 그 힘만큼은 진짜였다. 라를 섬겼으며, 꾸준히 쌓은 공양과 기도의 대가로 그 또한 성력을 운용할 수 있었다.

         

       오직 세상에 사제들만이 지닌 힘. 베버릭의 손에서 소용돌이친 성력이 불꽃이 되어 확 타올랐다.

         

       “뼈 하나까지 다 태워버린다!”

         

       불꽃이다. 심지어 뜨겁다. 당연히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상하게 눈앞의 소년은 낯빛 하나 바뀌지 않았다. 직접 데어보지 않으니, 놀라지도 않은 것이겠지.

         

       자신의 손에 있는 것은 뜨겁다. 인간의 피부를 파헤치고, 그 뒤엣것을 상처입히기에는 충분하다.

         

       베버릭은 자신이 우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었다.

         

       싸움의 승패는 명확. 들어온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견습 사제가 성법을 쓸 수 있을 리도 없으니.

         

       베버릭은 자신이 저 견습 사제의 얼굴 가죽을 죄다 태워버릴 수 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허나.

         

       그런데. 분명 그래야할진데.

         

       “…야. 시발. 본부에서 나왔다는 견습 사제가 고작 잿불? 그것도 강도가 뜨거운이 전부야?”

         

       내뻗은 손이 잡혔다. 불꽃이 사그라들고, 눈앞에서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소년이 따분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붙잡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있는 힘껏 흔듦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보다 아득히 위에 있는 포식자에게 손을 잡힌 듯한 느낌.

         

       “여자에 미쳐 있을 때부터 알아봤더니…하…씨…”

         

       베버릭의 손에서 잿불이 꺼졌다. 불꽃이 한순간 먹어 삼켜졌다.

       그보다 훨씬 큰불이 눈앞에서 피어났다. 손끝부터 타오르는 명백한 뜨거움에 베버릭은 입을 벌렸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 그치?”

         

       소년의 손에서 잿불이 타올랐다.

       라의 불꽃처럼, 붉게 달아오르는 열기로.

         

       “가진 거 다 꺼내. 1초라도 더 살고 싶으면.”

         

         

         

       . . .

         

         

         

       이왕 저지른 거, 뭔가 더 뜯어볼까 했더니…

         

       “이런 시발!”

         

       베버릭이 눈앞에서 허우적거렸다.

       몸짓에는 절도가 없다. 그렇다고 성력이 개쩌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펼치는 성법조차 내가 지나쳤던 과정. 견습 사제로 꽤나 오래 해 먹었다고 들었는데…

         

       이 새끼, 그냥 반푼이 자식이잖아?! 뜯어낼 성법도 없어?!

         

       “개, 개새…”

         

       욕도 제대로 못 하고 헐떡거린다. 다리가 풀려 쓰러지는 것도 제 풀에 지친 것뿐이다.

       체력은 바닥이고, 대가리는 텅텅 비었으니…

         

       교단의 미래가 뻔히 보이는구만. 이게 주교의 자식이라고?

         

       그냥 능력 없어서 외지에 갖다버린 거 아니야?

         

       “야.”

         

       녀석을 툭 건드렸다. 힘없는 주먹이 휙 날아왔다. 한숨이 나올 정도로 느린 움직임.

       붙잡고 싶지도 않아 옆으로 피했다. 턱을 걷어차 강제로 눕혔다.

         

       “너 뭐 믿고 깝쳤던 거야? 응?”

       “너, 너 이러고도 무사할 줄…”

       “상황판단 안 돼? 지금 무사하지 못한 건 어느 쪽인 거 같아?”

         

       가슴을 그대로 발롯 짓밟았다. 컥컥거리던 베버릭이 눈을 부릅떴다. 고개를 돌려 우두커니 굳어 있던 아이린에게 손을 뻗었다.

         

       “도, 도와…”

         

       아이린이 움찔했다. 황급히 나에게 다가와 내 어깨를 붙잡았다.

         

       “그, 그러면 안 돼요!”

       “왜요?”

       “베버릭은 교단 본부 주교와 연이 닿아 있어요! 당신이 이런 짓을 벌이면 교단 본부로 갈 수 없게 되어버린다고요! 거기다가 교단 본부에서 감찰까지 오면…!”

       “크흐흐…”

         

       베버릭이 어깨를 들썩였다. 가슴이 짓밟힌 그대로 나를 올려다봤다.

         

       “드, 들었냐? 병신 같은 새끼야…당장 안 비켜? 지금이라도 비키면 내가…”

       “비키면 뭐.”

       “요, 용서…”

       “용서어어어어어어어?”

         

       나는 발에 체중을 실었다. 컥컥거리며 베버릭이 발버둥 쳤다.

         

       “용서라 했냐? 응?”

       “요, 용서…!”

       “한 번 더 말해봐. 자. 용서? 용서어어어?”

       “어, 없던 일로…!”

       “없던 이이이이이이일?!”

       “아, 아무 일도 없었…!”

       “아무 일도 없었?!”

       “뭐, 뭐라 말하라는 건데?!”

       “뭐라 말하기는.”

         

       나는 코웃음 쳤다.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나섰으니, 적어도 이 새끼 뼈다귀는 죄다 분질러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빌어라!”

       “자, 잘못했…!”

       “늦었다!“

         

       나는 녀석을 들어 올렸다. 그대로 얼굴을 유리창에 박아넣었다.

         

       와장창!

         

       ”끄아아아악!“

         

       헐떡거리는 신음 속에서 아이린이 움찔했다.

         

       “뒤, 뒷일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선배님. 이왕 이렇게 된 거 솔직해지죠.”

         

       베버릭의 눈깔은 이미 뒤집혀 있었다. 아이린이 그 얼굴을 보고 움찔했다.

         

       “뭐, 뭘요?”

       “솔직히 말해서, 패고 싶지 않아요? 저는 고작 2주 정도만 견뎠지만, 아이린 선배님은 순례를 빼고도 1년이 넘도록 견뎠다는 거잖아요.”

       “…….”

       “자, 그러지 말고. 어차피 일 이렇게 된 거…”

         

       나는 슬쩍 베버릭의 머리끄덩이를 넘겨주었다. 그녀에게 상큼하게 웃었다.

         

       “선물이에요. 선배님.”

       “…….”

         

       아이린이 조심스럽게 베버릭의 머리끄덩이를 잡았다. 이게 맞나 하고 나와 그 녀석을 번갈아 보았다.

       아직 가르침이 필요할 차례로군.

         

       나는 그녀의 손을 내 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그대로-

         

       옆의 멀쩡한 유리창에 베버릭을 쑤셔 박았다.

         

       와장창!

         

       “아아아악!”

       “자. 선배님. 기분이 어떠신가요?”

       “이, 이러면 안 돼…”

       “이미 해버렸잖아요? 거기다가 이 새끼 얼굴을 보세요…”

         

       나는 베버릭의 얼굴을 불쌍한 듯 쓰다듬었다.

         

       “참 좆같이 생겼다. 그쵸?”

       “……”

       “이렇게 끝낼 거예요? 아니죠? 알잖아요. 저희 둘 다 당한 게 많잖아요. 선배님은 저보다 몇 배, 몇십 배나 많을 테고요. 이 좆같이 생긴 얼굴을, 이대로 내버려 두고 싶어요?”

       “하, 하지만 죽을 수도…!”

       “선배님. 평소의 철두철미한 선배님이 어디로 간 거예요. 저희는 사제잖아요. 견습 사제이기는 해도, 사.제.”

         

       나는 보란 듯이 성력을 끌어올렸다.

         

       “사제가 사람을 죽이게 내버려 두겠어요?”

         

       넘실거리는 치료의 힘에 아이린의 표정이 바뀌었다.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아이린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어차피 ‘죽지’ 않을테니…조금 더 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전력으로 보조하죠. 베버릭 사제의 목숨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고마워요. 후배님.”

         

       이제는 그냥 될 대로 되라는 듯 아이린이 처음으로 상큼하게 웃었다.

       베버릭의 얼굴을 돌벽에 대고 주르르 갈아버렸다.

         

       “멋진 선물이에요!”

         

       우리는 밤새 장소를 바꿔가며 베버릭의 얼굴을 쭉쭉 갈았다.

       중간중간 기절에서 깨어난 베버릭이 비참한 비명을 내질렀지만 상관없었다.

         

       그럴 거면 그 지랄을 떨지 말았어야지.

         

       다 인과응보로다.

         

         

         

       . . .

         

         

         

       “아하하!”

         

       아이린은 웃었다. 즐겁다. 이렇게나 즐거운 적이 있었던가. 앓던 이가 빠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이가 자라난 느낌이다.

       베버릭을 그대로 휙 내던졌다. 진흙에 얼굴을 처박은 녀석은 그대로 굴러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그대로 꿈틀꿈틀. 그 모습이 하도 벌레 같아 아이린은 그 엉덩이를 뻥 걷어차 버렸다.

         

       베버릭의 목소리는 이렇게나 돼지 멱따는 소리였구나-

         

       감상에 젖은 아이린은 이윽고 현실로 돌아왔다. 부풀어 오른 가슴에 손을 올리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즐거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즐겁다고 느꼈다.

         

       “…고마워요. 후배님.”

         

       고개를 숙이는 나날이 많아졌다. 남을 위해 눈치를 보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것.

         

       은혜를 갚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왔던 것.

         

       그것들이 곪고 곪아 어느새 고름처럼 엉켜 있었던 거 같다. 그러지 않았다면 교단 본부의 견습 사제를 때렸으며, 주교를 아버지로 둔 교단 내부의 권력자를 팼음에도 이렇게나 상쾌할 수 없었겠지.

       하룻밤의 꿈이 끝나면 모든 게 다 엉망이 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기쁜 밤이었다.

         

       이런 선물을 준 그를, 평생의 은인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덕분에 즐거웠어요. 후배님.”

       “뭘요.”

         

       아이린은 그를 비스듬히 내려다보았다. 자신보다 약간 작은 소년. 아마 날이 지나면 자신보다 훌쩍 커버릴 게 분명할 견습 사제.

         

       자하드.

         

       그 이름을 마음속으로 불러본다. 신비한 아이였다. 아마 이 아이가 없었으면 모든 게 그대로였겠지.

         

       아니.

         

       더 악화됐을 게 분명하다.

         

       “…미안해요.”

       “갑자기 뭐가요?”

       “처음에…교단을 나가라고 했던 거. 죄송해요. 제가 사람을 잘못 봤어요.”

       “에이. 다 잊었어요. 거기다가 선배님은 절 알게 모르게 챙겨줬잖아요?”

       “…다 알고 있었어요?”

       “잠자리가 매일 같이 정리되어 있고, 밤마다 간식을 놓아두고 간 것도 선배님이잖아요. 사제님이 그럴 리는 없었을 테니까. 은근 짠돌이라, 간식 같은 건 꿈도 안 꾸시는 분이잖아요. 간식을 사서 먹을 바에는 돈을 아끼겠다고 하시는 분.”

         

       아이린은 쿡하고 작게 웃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게 보였으니까요. 후배님은 똑똑해요. 영특하고, 착해요. 교단 본부로 가겠다고 열심히 하는 후배를 안 챙겨주는 게 더 이상하잖아요?”

       “착한 건 아닌 거 같지 않아요?”

       “글쎄요. 알게 모르게 아이들을 챙겨주는 거 다 알고 있는데, 발뺌할 거예요? 돈도 혼자 삼킬 수 있었을 텐데, 굳이 교회 전부에 나눠줬잖아요.”

       “…그거야 뭐, 제가 사는 곳이니까.”

       “그 돈을 들고 교단 본부로 갔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지 않고 여기 남았다는 건…”

         

       아이린은 무릎을 모았다. 그의 옆에 앉아 슬쩍 시선을 피하는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은혜를 갚기 위해서였죠? 미어칸트 사제님에게.”

       “…착각이에요.”

         

       귀가 살짝 빨간 건 뭘까. 본심이 들켜서 그런 걸까.

       귀엽다. 아이린은 작게 웃었다. 아. 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조금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어야 했는데.

         

       “오늘 일은 걱정하지 마세요.”

       “예?”

       “베버릭 견습 사제를 혼낸 건 저예요. 후배님은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돼요. 나머지는 제가 책임질게요.”

       “…그게 무슨?”

       “당신은 유능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보다 미어칸트 사제님에게 더 도움이 될 게 분명해요. 당신이 무사하다면, 그건 아마 제가 이제껏 해왔던 그 어떤 은혜를 갚는 행동보다 더 값진 일이 되겠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을 수는 없다.

       아이린은 달을 올려다보았다.

         

       “…있죠. 후배님. 저는 낮의 무녀가 되고 싶었어요. 힘을 가지고 싶었어요. ‘라’를 믿는 것보다, 어쩌면 그 뒤에 따라올 힘이 더 중요했을지도 몰라요. 힘이 있으면…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까.”

       “…….”

       “그러니까 후배님이 제 뒤를 이어주세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힘을 가져서, 미어칸트 사제님을 도와주세요. 당신도 알다시피, 그분은 무척이나 자애롭고, 착한 분이시니까요. 남에게 베푼 것 이상으로, 그분은 행복해질 자격이 충분해요.”

         

       아이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껏 내뱉었던 한숨 중, 가장 속 시원한 한숨이었다.

         

       “약속해주실래요?”

       “……”

         

       자하드가 머리를 벅벅 긁적였다. 그러다 이내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섰다.

         

       “선배님.”

       “네?”

       “늘 그렇게 살아오셔서, 다른 사람의 몫까지 뒤집어쓰는 게 익숙하신 거 같은데…저한테까지는 안 그러셔도 돼요.”

         

       아이린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어째서인지 자신보다 훨씬 작아 보이던 그가,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다.

         

       “책임은 제가 져요. 선배님이 질 필요 없어요. 그러니 저한테만큼은 그런 얼굴 하지 마세요. 뭘 그렇게 억지로 참아요. 참고 싶지 않으면 참지 마세요.”

       “…에?”

       “절 지키려 할 필요 없어요.”

       

       자하드가 웃었다. 아이린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제가 선배님을 지켜드릴게요. 그러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전부 제가 해결할 테니까.“

         

       …지켜준다?

         

       아이린은 무심코 얼굴을 돌렸다. 왠지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뭐지.

         

       왜…

         

       왜 멋있어 보이는 거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제가 어제 좀 아파서, 뒤늦게 두 편 올려요 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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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성기사가 성물을 독차지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 world where magic reigns supreme and the influence of gods wanes, a young boy finds himself unexpectedly thrust into the role of an acolyte in the declining Sun God’s Temple. Blessed with the divine stigma of the Sun God, he must navigate the temple’s internal politics, the hostility of his fellow acolytes, and the challenges that come with his newfound powers.

As he delves deeper into the mysteries of the temple, he discovers hidden secrets and powerful artifacts that could change the course of his destiny. With the guidance of an enigmatic senior acolyte and the unwavering faith in his own abilities, he sets out to prove his worth and carve his own path in a world that has all but forgotten the true power of the di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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