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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

        파란이 연속으로 일었던 펜타곤 아카데미의 입학식.

        

        그날 밤, 아카데미 이사장이자 각성자 협회 협회장. 설하연이 달빛 아래 고민에 빠졌다.

        

        

        ‘각성자 증식 계획과, 1급 빌런 윈터러….’

        

        

        유진의 입을 통해 들은 서하루의 과거.

        그리고, 지나가듯 짤막하게 언급된 빌런.

        

        …두 달 전, 아카데미를 습격했던 빌런 아닌가.

        그것도 그녀를 직접 노린.

        

        

        [네 년만 뒤져주면, 이 나라는 더 재미있어져!!!]

        

        ‘필시 재습격하겠군. 그것도 빠른 시일 내에.’

        

        

        대한민국이 각성자 최강국이자, 밤거리를 빌런 걱정 없이 활보할 수 있는 치안 강국인 이유.

        빌런을 구별할 수 있는 그녀의 S급 고유 재능. ‘육감’.

        

        빌런들 입장에선 눈엣가시 같은 능력 아니겠는가.

        습격할 이유로는 충분했다.

        

        

        ‘서하루. 이 아이를 빼앗기 위해서라도.’

        

        

        거기에 더해, 그녀는 이제 서하루까지 손에 넣었다.

        

        윈터러가 지금까지 편리하게 부리던, A급 최상위에 육박하는 인재.

        부하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다시 습격할 거라 예상하는 게 당연했다.

        

        …요즘 들어 약간 쎄하던데. 이게 원인이었나.

        이사장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경비를 강화하고, A급 각성자를 최소 두 명 상시 대기시키고는 있지만… 이걸로도 모자란가.’

        

        

        그녀의 육감이, 몇십 년간 쌓은 경험이 경종을 울려댔다.

        

        다시 다가올 습격은 전에 겪은 것처럼 무르지 않을 거라고.

        S급 4위이자 한국 각성자들의 대표인 자신이, 아무리 경비를 강화해도.

        이번엔 안위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더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고민에 고민이 꼬리를 물었다.

        

        

        ‘S급이 필요해. 하지만, 어떻게?’

        

        

        그녀는 빌런을 색출하는 능력으로 S급 4위가 된 각성자.

        게다가 세월은 그녀에게서 전성기 때의 힘을 앗아간지 오래.

        

        이름값과 달리, 1급 빌런 윈터러와 1 대 1 상황에 몰리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저들은 망설임 없이 상대를 죽이는 반면, 각성자들은 일단 생포가 우선이니까.

        

        그러니 외국에서 S급을 초빙할 필요가 있다.

        윈터러에게 대적할 수 있을 만한 S급 각성자를.

        외부에 들키지 않고, 비밀리에.

        

        한데, 어떻게?

        S급 각성자란 곧 국가 권력급 강자 아닌가.

        사실상 각 나라의 핵무기 같은 존재인데, 그런 존재를 외국에서 과연 파견해 줄까?

        애초에 그들에게 한국을 도울 의사가 있기나 할까?

        

        유진 앞에선 미처 내색하지 못했던 답답함이 한숨이 되어 흘렀다.

        

        

        “하아….”

        “할머니. 왜 한숨이야?”

        “음? 하루?”

        

        

        그런 그녀 옆,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동물 잠옷 차림으로 다가와 앉는 서하루.

        그녀가 데리고 키우기로 한 불쌍한 아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것아. 할머니라고 부르지 말거라.”

        “할머니는 할머니라 부르라고, 아빠가 그랬는데.”

        “……그 놈이 진짜. 하아.”

        

        

        할머니라는 호칭은 조금 그랬지만. 아무튼.

        

        그녀의 손이 하루의 머리 위에 척 올라갔다.

        정말 손주를 대하듯, 애정을 담아서.

        

        

        “…어땠느냐? 유진, 네 아빠는.”

        “최고. 아빠, 완전 좋아. 돈가스도 잘라주고, 어부바도 해주고. 주말에 놀이동산도 가 준대. 기대돼서 잠이 안 와.”

        

        

        서하루 역시 그 손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쓰다듬어달라고 부비대기까지.

        지금까지 겪은 것과는 다른, 따듯한 호의가 달가웠던 탓이었다.

        

        

        “그래. 다행이구나.”

        ‘…지켜야겠지. 이 어린 것들의 미래를. 한국을.’

        

        

        행복을 재잘대는 모습이 이사장의 모성애에 불을 붙였다.

        

        그래. 난 이 나라의 유일한 S급 각성자 아닌가.

        자신에겐 무릇 마땅히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사명이 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지켜야만 한다- 라는 결심은 덤이었다.

        

        

        ‘서유진. 그 녀석이 빨리 성장해 준다면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 텐데 말이다….’

        

        -띠링.

        

        “…음?”

        

        

        그리고, 마침 서유진에 대해 생각하자마자 울린 휴대전화.

        그녀의 개인용 휴대전화였다.

        

        

        ‘뭐지, 누가 이 늦은 시간에 내게 연락을….’

        

        -띠링!

        

        ‘…그것도 두 번이나?’

        

        

        밤 늦은 시간, 무려 S급 4위에게 사사로이 연락할 정도의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머릿속에 의문을 띄우며, 그녀가 휴대폰의 알림을 확인했고…

        

        이내, 멍청한 표정이 되었다.

        

        

        “……?”

        ‘S급이 둘이나…? 서유진 자네, 몸에 꿀이라도 발라둔 겐가?’

        

        

        * * *

        

        

        한편, 다른 나라 역시 난리가 났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유진의 입학시험 영상 탓이었다.

        

        

        [한국 각성자 마이너 갤러리]

        제목 : 최면 능력 구라핑이라는 놈들 뚝배기 깨고 싶은 게

        

        (나무 망치를 든 꽃게 짤)

        능력 거짓말 해서 걔가 얻는 이득이 없음

        그리고 다른 능력이면 6단계랑 9단계가 설명이 안 됨

        풀영상 1:12:57 부터 보면 답 나오는데

        캡쳐본만 보고 떡밥 태우는 놈들 진짜 뚝배기 깨야 함

        

        ㄴ 게짤 나와서 게드립인가 했는데 왜 진짜임

        ㄴ 너야말로 알못 티 내지 마셈 그거 발도하는 거 누가 봐도 스킬이구만

        ㄴㄴ 그것도 사실 최면임 ㅇㅇ 간지 개쩌려고 이펙트 보이게 착시 최면 건 거임

        ㄴㄴ 씹타나에 어디까지 진심인 거임…

        

        

        한국은 당연, 전 인류가 그의 능력에 관심을 보였다.

        

        오래간만에 나온 S급 유력 후보의 능력이 최면이라니, 최고의 이야깃거리 아닌가.

        그게 사실인지부터 시작, 유진의 전투를 분석하는 이들까지 수두룩하게 나올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소란은, 다른 이들에게도 닿았다.

        

        

        “니노미야 양! 이번 S급 게이트 토벌,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3일 정도 검만 휘둘렀으니 원. 그동안 별 일 없었지?”

        “별 일… 아, 니노미야 양이 펜타곤에서 세웠던 기록, 한국인 신입생이 갱신했다고 난리예요. 지금.”

        “흐음? 그걸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우선, 일본.

        S급 1위. 니노미야 아이카.

        

        

        “어디… 음? 이 자의 도법은……?”

        “니노미야 양?”

        “……한국행 비행기표 끊어줘. 최대한 빨리.”

        “예? 갑자기 왜… 정부에서 출국 허락 안 해줄 걸요?”

        “그 대머리 놈들 몰래 다녀오면 되니까. 빨리.”

        “네, 네에!?”

        

        

        유진의 스승이었던 그녀가 관심을 보이고.

        

        

        “헤에, 최면이라….”

        “어쩌실래요. 보스?”

        “사실이라면 꼭 한 번 보고 싶네. 마침 한가하니, 잠깐 다녀올까?”

        

        

        S급 7위이자, S급 각성자 중 유일한 남성 역시 흥미를 가졌다.

        서유진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S급이라는 거물들의 시선조차 한 눈에 사로잡은 유진이었다.

        

        

        * * *

        

        

        한편, 유진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찬 사람들이 둘 있었다.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른 이유로 머리가 복잡한 여성 둘.

        

        회귀 전, 그의 아내였던 유시아와 앨리스였다.

        

        

        “시아 님? 무슨 용건으로 연락을….”

        “서유진에 대해 싸그리 조사해. 가족 환경부터 성장 배경. 어떻게 저리 강한지까지 전부.”

        

        

        시아는 천화 클랜 간부라는 지위를 철저히 활용.

        유진에 대해 샅샅이 조사하기로 마음먹었다.

        

        

        “하긴, 그만한 인재이니….”

        “…그, 그리고. 연애 관계라던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던가? 그런 것도 좀 알아봐 줬으면 좋겠네?”

        “……예?”

        “여, 영입하려면 알아야 할 거 아냐!!”

        

        

        조금 많이 사심이 섞여 있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유시아는 그 몰래 정보 수집을 시작했다.

        

        

        ‘그 불여시년이랑, 걔 딸이니 뭐니 웃기지도 않는 소리 하던 년들한테 밀리고 있으니까 말야. 이렇게라도 해야 해!’

        

        

        성별만 바뀌면 스토킹이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오늘 하루. 서하루와 앨리스에게 당한 수모.

        그 분노를 유진을 향한 집착으로 승화시킨 것.

       ​

        시아의 눈은 어느덧 위험하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한편,

        

        

        “하아….”

        ‘솔잎의 눈 동지라 그럴까요? 자꾸 생각나네요. 전화번호 받아둘 걸 그랬어요.’

        

        

        앨리스 역시 제 숙소에서 궁상을 떨고 있었다.

        

        그가 줬던 음료수 캔.

        깨끗이 씻어 방 안에 전시해둔 그 캔을 손으로 툭툭 건드리며.

        

        

        ‘유진, 유진… 그러고 보니 최면, 굉장했죠. 몸이 멋대로 움직였어요.’

        

        

        이어 떠오른 건, 그에게 최면 걸렸을 때 느꼈던 감각이었다.

        

        오늘 처음 만난 남자가 제 몸의 자유를 빼앗았건만.

        그게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기분 좋아서. 안심돼서.

        더 해줬으면 해서.

        …기분 좋아서.

        

        그 생경한 감각은, 알게 모르게 그녀의 입꼬리를 실실 올라가게 했다.

        

        

        ‘또 걸어달라 해볼까요? 들키면 혼날 테니, 단 둘이 있을 때… 으음. 뭘로 걸어달라 하죠?’

        

        -톡톡.

        

        

        어쩐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휴대폰을 톡톡 건드렸다.

        

        유진에게 어떤 최면을 걸어달라 조를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그리고,

        

        

        “음? Female:Mind control…? 왜 한국 사이트인데 영어가?”

        

        -톡. 톡톡.

        

        “………!!!!!!!!!!?”

        

        

        ———그녀는, ‘눈동자’를 켜버렸다.

        

        

        “W, What the…?!!”

        ‘야한 만화!? 아니, 이게 다 최면 만화예요!!?’

        

        

        최면 하면 심리 치료나 클리닉 같은 것만 떠올릴 정도로 순수했던 앨리스.

        야한 동영상이니 뭐니 하는 거엔 흥미도 없고, 오히려 징그러워 꺼리던 그녀.

        

        그런 그녀에게, 인류의 성욕이 만들어낸 자극적 콘텐츠의 홍수가 들이닥쳤다.

        

        

        -꿀꺽.

        

        ‘조, 조금이라면 봐도 되겠, 죠? 전 성인이니까. 응.’

        

        -톡. 톡톡.

        

        ‘…최, 최면으로 이런 짓을?! 게다가 저런 짓이랑, 그런 짓까지…!!!?’

        

        

        결국, 앨리스는 밤을 세워 ‘눈동자’를 탐구했다.

        달뜬 한숨을 바삐 내쉬며. 눈을 크게 뜨고서.

        

        

        ‘영국에서 온 유학생을 최면으로… 이, 이거 저랑 똑같…!!?’

        

        

        그녀의 성벽은, 그날 새로운 지평을 맞이했다.

        

        

        * * *

        

        

        마지막으로, 그 모든 소란의 중심에 있는 유진.

        

        유진은 그저 목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진지한 얼굴로. 쓸데없이 건실한 태도로.

        

        

        ‘특성 ‘불굴’에, 아내들과도 관계가 좋고. 금전적으로도 여유로워졌어. 최고의 시작이야.’

        

        -휙. 휙.

        

        ‘하지만… 어차피 1일차. 아직 난 한참 약해. 호들갑 떨 정도는 아냐.’

        

        

        미래에서 회귀한 유진에겐, 이 모든 성과조차 그저 첫 발자국일 뿐.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의 높이를 알고 있기에, 유진은 잠도 줄여가며 수련에 매진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강해지고자.

        건실하게.

        

        

        ‘내일부터 아카데미 시작인가. 게임에선 1학년 교육은 스킵이 불가능했지만….’

        

        -씨익.

        

       ​

        ‘이사장이랑도 안면을 텄으니, 필요 없는 건 넘겨도 되겠지. 2회차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김이파리 님 30코인 선물 감사합니다!
    감사의 짱멋진 상남자포즈를 도동

    + 프롤로그 격인 입학 시험 에피소드는 요걸로 끝!
    이제부턴 본격적?인? 아카데미 파트!

    ++ 허접웨이 암캐웨이 이런
    작품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작가 억까는
    이제부턴 되도록 자제를 부탁드림니다…!!!

    그런 각이 보여서 하는 거면 모를까
    관성으로 그냥 하는 거며는 뉴비 독자님들 당황하니까요
    그냥 드립을 넘어 알페스로 느껴질 정도 그거는 그만!
    다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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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n with Hypnotic Powers Doesn’t Hold Back the Second Time Around

The Man with Hypnotic Powers Doesn’t Hold Back the Second Time Around

2회차 최면교배 아저씨가 능력을 안숨김
Score 5.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Since I regressed, I decided not to hide my abilities.

“Hypnosis, huh? That’s amazing! Hypnotize me too!”

“How about me, instead of that sly fox? If you join our clan… you, you can hypnotize me!”

…Maybe I exposed it too m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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