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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

       

       * * *

       

       

       표트르 브란겔.

       

       원 역사에서 백군을 이끌며 남러시아에서 수없이 적군과 싸워온 사나이. 오죽하면 볼셰비키들의 ‘붉은 군대는 가장 강력하다’라는 군가에 실리지 않던가.

       

       분명 백군과 검은 남작(표트르 브란겔)이 차르의 옥좌를 다시 준비하려 한다 였나.

       

       이 가사에서만 봐도 표트르 브란겔이 구시대의 회귀를 바라는 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가사에 언급할 만큼 볼셰비키에 위협적이었다는 뜻이고. 

       

       그가 검은 남작이란 별명이 붙은 건 캅카스 지역 민족의 전통 복장인 초하를 즐겨 입어서다.

       

       카자크를 지휘하면서 즐겨 입게 되었다던데. 그게 검은남작의 상징이 되었다.

       

       감회가 새롭네.

       

       이 사람이 백군 최후의 희망이었는데, 이번 생에서는 부디 살기를 바란다.

       

       

       “안톤 데니킨 중장의 뜻은 어디에 있습니까? 독자적으로 활동? 아니면 예카테린부르크에 합류?”

       “중장께서는 합류를 원하십니다.”

       “그런가.”

       

       

       문제는 이 무렵이라면 우크라이나 무정부주의자나 빨갱이나 날뛸 때가 되었다.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쪽을 기반으로 두고 있지 않든가.

       

       

       “우크라이나 쪽은 어떻습니까?”

       “영국군이 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이요?”

       

       

       그렇군. 독일의 이권을 영국에 준 것이다.

       

       그럴 생각도 없지만, 내전 후에 러시아가 이들 땅을 되찾기 힘들 터다.

       

       우크라이나의 풍요로운 땅에서 나오는 농작물은 흠.

       

       역시 한동안 다른 지역에서 늘릴 필요가 있겠지.

       

       우크라이나는 열강들의 난입으로 복잡 기괴해지지 않을까.

       

       

       “황녀님. 이 기세로 당장 모스크바로 진군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모스크바로 진군하라.

       

       솔직히 지금이 타이밍이긴 하지, 아직 트로츠키의 붉은 군대 개혁이 되지 않은 지금이 기회다.

       

       하지만 급하게 해서 좋을 것이 없다 이거지.

       

       트로츠키는 군대 재건을 할 것이나, 쉽지는 않을 거다.

       

       나라는 존재가 있으니까.

       

       진군은 하되 백군 통합이 우선이다.

       

       

       “우리는 이제 막 서서히 힘을 키우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가 보낸 전차가 있다고는 하나 놈들이 정신 차리고 머릿수로 밀어붙이면 우리도 답이 없어요. 어차피 준비하는데 시간은 좀 걸릴 겁니다. 열강의 지원을 받고 백군이 통합 되는대로 진군을 개시합시다.”

       

       

       실제로 적백내전에서 적군은 500만을 동원했다.

       

       오로지 머릿수. 머릿수만 믿고 밀어붙인 것이다.

       

       반면에 백군이 동원할 수 있는 숫자는 그 5분의 1. 심지어 통합된 것도 아닌 것을 감안하면 그 전력은 꽤 허약한 편이고, 군벌들이 저들끼리 기 싸움하다 망한다.

       

       물론 그렇기에 더 빠르게 내전을 진압하는 것이 맞지만. 아마 이 역사에서는 그리 쉽지만은 않을 거다.

       

       

       “그래도 저 스탈린이란 놈을 그대로 넘겨 주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저놈이 모스크바로 돌아갔으니, 군대 재건에 제동이 걸릴 겁니다.”

       

       

       차리친 전투에서 패배한 스탈린은 책임을 트로츠키에게 뒤집어씌우려 할 테고, 능력을 의심받는 트로츠키의 군대 개혁은 늦어지겠지.

       

       우리가 쳐들어가기 전에 스탈린은 기회를 잡으려 할 테니 트로츠키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다.

       

       적어도 원 역사와 달리 쉴 틈은 생긴다는 소리다.

       

       남러시아까지 확보했고. 우리는 이제 단순한 시베리아 백군이 아니다. 

       

       더군다나 핀란드나 발트 쪽에서도 소련에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리 우리를 반동이라고 선동하려 해도 이미 니콜라이 2세를 겪은 러시아인들도 바보는 아닐 것이다.

       

       원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현상유지를 바라지만, 저들은 계속 내전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일 테죠.”

       “네. 바로 그겁니다. 볼셰비키는 결코 오래가지 못합니다.”

       

       

       보이는 대로 다 죽이고 급하게 움직이면 될 것도 안 된다.

       

       늘 말하는 거지만, 공산주의가 철저히 실패했음을 보여 줘야지.

       

       스톨리핀의 개혁보다 더욱 진보한 개혁을 시행하면서. 세계의 모든 공산주의자가 알게 해야 한다.

       

       너희가 믿는 것은 허황한 것이라고 말이지.

       

       지금 무렵이면 소련이 조약 파기를 외치고 벨라루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폴란드,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를 다 노리고 있을 텐데. 이걸 서방공세라고 하지.

       

       아니지. 영국군 진주와 내가 생각보다 활약해서 서방 공세를 못하는 것인가.

       

       여기에 폴란드 소련 전쟁까지 터지면 좋은데.

       

       

       

       * * *

       

       

       소련 모스크바

       

       

       소련의 모스크바는 한동안 혼란에 빠졌다.

       

       스탈린의 퇴각.

       

       이것은 남러시아가 황녀의 손에 떨어졌음을 의미했다.

       

       안 그래도 최근 극동지역의 볼셰비키들도 콜차크의 군대에 의해 탄압받으면서 자기들 장기인 선동도 못 하고 있었다.

       

       그런 마당에 스탈린이 태연하게 뻔뻔한 얼굴로 돌아왔다.

       

       당연히 소련의 군대를 책임지고 있는 트로츠키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 스탈린을 노려봤다.

       

       

       “차리친을 빼앗기다니! 코바. 자네 무슨 생각인가! 혀를 깨물고서라도 그곳에서 버텨 냈어야지!”

       

       

       예카테린부르크 공략이 실패로 돌아갔다.

       

       애초에 이제 막 재건한 군대라 승리는 확실치도 않았으나, 이대로 두면 반동들이 힘을 키워 몰려올 것은 당연했기에 무모한 도박이라도 해야 했다.

       

       그래. 그 실패는 어쩔 수 없었다.

       

       트로츠키는 자기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마 반동들도 자신과 같은 처지였으면 예카테린부르크를 공략했으리라.

       

       하지만 선택지가 그만큼 없었다는 점은 소련이 몰려있다는 것.

       

       차리친이라도 방어해야 했다.

       

       

       “누구누구 덕에 황녀가 대군을 몰고 왔고, 어느새 반동들은 전차까지 굴리고 있었네. 막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나?”

       “인민들을 독촉했어야지! 아무렴 혁명의 노동자들이 피와 눈물을 흘려가며 막는데, 황녀라고 버틸 수 있겠나!”

       

       

       퍽이나.

       

       스탈린은 대놓고 조소를 숨기지 않았다.

       

       애초에 이건 황녀와 반동의 연합을 막지 못한 트로츠키 탓이니까.

       

       이 기회에 트로츠키를 축출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왜 네놈이 싼 똥을 나보고 치우란 것인가.”

       “뭣?”

       “말이야 바른 말이지. 트로츠키. 네가 예카테린부르크를 제압하지 못하는 바람에 콜차크 그 반동 놈의 군대까지 황녀에게 합류해 버리고 말았잖나?”

       “뭐라고?”

       “그 덕분에 반동들의 군대가 차리친까지 몰려왔네. 고립 처지에서 어찌 싸우란 말인가? 오히려 거기서 계속 싸웠으면 민심만 돌아섰을 것이네.”

       

       

       어떻게든 트로츠키를 물 먹이기 위해서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싸움이 될 정도가 되어야 기를 쓰고 살을 저며가면서라도 틀어막았을 것이 아닌가.

       

       도무지 싸울 수가 없는 상황에서 어쩌란 건가.

       

       실패했지만, 그나마 볼셰비키 몇으로 황녀를 암살 시도를 한 것만으로도 이쪽은 충분히 할 일을 다한 것이다.

       

       

       “그게 무슨 궤변을.”

       

       

       트로츠키가 자신을 몰아세우며 핏대를 세우는 스탈린에게 반박하려는 순간, 레닌이 중간에 나섰다. 

       

       

       “그만들 하게. 지금 우리끼리 싸워야 하는가? 지금 남러시아를 빼앗기고, 우크라이나엔 영국군까지 진주했네.”

       

       

       지금 소련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대전쟁이 종결되어 열강들이 소련은 신경 쓰게 되었고, 막대한 양의 군수물자가 흑해와 극동을 통해 백군에게 보급되고 있다.

       

       처형사건이 미국에서는 대서특필까지 되었고, 서방에서 소련은 상종못할 집단으로 불리고 있었다.

       

       여기에 콜차크의 합류도 있으며, 차리친 방어 실패로 남러시아까지 황녀의 수중에 들어가 버렸다.

       

       이 무렵, 아직 발트쪽의 반동들도 제압하지 못한 상황에, 인민들은 다시 전쟁에 신음하고 있다.

       

       이래서야 혁명의 의미가 사라진다.

       

       심지어 여기다 황녀가 각종 개혁을 추진하고 앞으로의 개혁을 인민들에게 공개했는데, 그게 본래 소련이 추진하려던 개혁과 같았다.

       

       사회주의 맛이 살짝 나는 그런 개혁.

       

       이대로 소련의 개혁을 이어가면 황녀를 따라 한다는 꼬리표가 따라붙을 거다.

       

       즉, 소련이 존재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아나스타샤 황녀라도 죽였으면 군벌 연합체 정도야 쉽게 잡았을 테지만, 그게 실패했으니.

       

       여러 의미로 지금 소련은 좋지 못했다.

       

       

       “트로츠키 동지. 제정 시절 장교들은 어찌 되었나?”

       “전혀 협조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나마 가족들을 인질로 잡힌 몇은 붉은 군대에 참여했지만,”

       

       

       혁명의 아이돌 레닌의 씁쓸한 시선에 트로츠키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군대는 전부 트로츠키의 담당이었다.

       

       명색이 소련의 국방장관이니까.

       

       

       “그조차도 협력적이지 않겠지.”

       “일부 장군들은 가족들과 야반도주하였습니다.”

       

       

       가족들과 야반도주.

       

       그들이 어디로 갈지는 뻔할 뻔자다.

       

       다른 열강으로 망명가는 이들도 있을 테고, 아마 대다수는 볼셰비키가 잘못되었다 여겨 백군으로 넘어가리라.

       

       

       “반동 놈들 기만 살려 준 셈이 되어 버린 건가.”

       

       

       옆에서 스탈린은 열심히 트로츠키를 비꼬았다.

       

       트로츠키가 자기 스스로 흠집을 낼 수록 스탈린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황녀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스탈린은 어차피 이 내전이 장기전은 갈 것으로 판단했다.

       

       트로츠키가 욕을 처먹어가면서 만들어둔 군대로 어떻게든 황녀를 격파하고 레닌의 뒤를 이을 수만 있다면.

       

       완벽한 계획이었다.

       

       그런 스탈린의 속내를 알 리 없는 트로츠키는 열심히 변명했다.

       

       

       “하지만 동지.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붉은 군대를 이끌 지휘관들이 턱없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실제 역사와 다른 아나스타샤의 생존으로 인해 소련은 제정 시절 장군을 붉은 군대에 들이는 작업이 어려워졌다.

       

       더군다나 아나스타샤가 내전에서 군수물자 지원 제외 외국군의 지원을 거부하면서, 그나마 볼셰비키가 매국노에 맞서 러시아를 지키는 수호자로 비치는 일도 없어졌다.

       

       

       “브루실로프 장군은 설득이 안 되겠나?”

       “가족들을 인질로 잡았으니. 곧 넘어오지 않겠습니까. 그나마 황녀가 바로 군을 몰아 모스크바로 오지 않는 것은 다행입니다.”

       

       

       제정 시절의 명장 알렉세이 브루실로프.

       

       제8군 사령관으로 1차 세계대전에서 갈라치아 방면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을 격파하며, 그 기세를 몰아 카르타피아 산맥 근처까지 진격하기도하고, 그 유명한 브루실로프 공세의 주인공이었다. 

       

       때마침 황녀도 쳐들어오지 않고, 그자가 붉은 군대를 이끌어 준다면 이 고착화된 전선에 유의미한 성과를 보지 않겠는가.

       

       

       “어째서일까. 어째서 승기를 잡았는데.”

       “아무리 질 좋은 군대가 있다고 한들 붉은 군대의 압도적인 숫자를 경험했으니 황녀도 쉽사리 공격해 오지 못 하는 겁니다.”

       

       

       어쨌든 한때 러시아 제국의 신민이었던 자들이기도하고.

       

       다시 제정을 세우고 싶어 하는 아나스타샤 황녀에게 그들을 잡는 것은 곧 신민을 잡는 일일 것이다.

       

       그들을 다 죽이려 든다면 황녀도 정치적 타격과 동시에 피를 볼 것이다.

       

       물론 군대 통합을 하는 아나스타샤 황녀가 들으면 이 무슨 개소리냐고 말할 만한 이유겠지만, 레닌을 비롯한 볼셰비키들은 그렇게 판단했다.

       

       질이 떨어진다고 하나 아나스타샤 황녀가 쳐들어오지 못 하는 것은 붉은 군대의 머릿수 때문이라고.

       

       무엇보다 트로츠키는 급하게 붉은 군대를 정비하며 징집한 병력으로 예카테린부르크 공격을 실패했으니, 자신이 길러 낸 붉은 군대의 머릿수 덕에 황녀가 감히 쳐들어오지 못 하는 거라며 선동하고 있었다.

       

       만일 황녀가 모스크바를 노린다면, 필시 요단강 티켓을 끊을 것이라 트로츠키는 자부했다.

       

       아니, 그렇게 믿어야만 했다.

       

       이 무렵, 제정 시절 장교들은 트로츠키로부터 붉은 군대에 들어오라며 협박당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황녀보다 정통성 없잖아.”

       “이 새끼들이 우리를 알아모셔도 모자랄 판에 협박을 해?”

       “난 백군으로 갈란다. 수고.”

       

       

       실제 역사에서도 군대를 재건하기 위해 제정 시절 장교들을 회유해 보고 안 되면 가족들을 인질로 잡아 그들을 붉은 군대로 편입했다.

       

       다만, 당시에는 소련이 우위를 점하는 것을 알아챈 기회주의자들도 많아 가능했던 일이었으나, 이 역사에서는 백군이 황녀를 중심으로 뭉치고 승리를 거듭하자 이들의 눈은 자연스럽게 백군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이 빨갱이놈들은 주제도 모르고 협박하고 있으니 차라리 백군으로 가겠다는 판단하게 된 것이다.

       

       한편, 볼셰비키가 그리도 바라는 알렉세이 브루실로프는 붉은 군대에 들어간 아들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아버지. 지금 붉은 군대에는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하아.”

       “지금 소련은 탄생하자마자 절체절명의 위기입니다. 아버지께서 도와주셔야 합니다.”

       

       

       브루실로프는 아들의 애절한 간청에 그 주름 가득한 눈살을 찌푸리는 것으로 대답했다.

       

       그는 붉은 군대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다.

       

       그 어느 쪽도 지금은 관심이 없었다.

       

       탄생하자마자 절체절명의 위기. 애초에 볼셰비키가 제대로 된 세력이었으면, 그런 위기를 맞이했을까.

       

       

       “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은 중립을 지키고 싶었다.

       

       

       “아버지. 설마 황녀에게 흔들리시는 건 아니겠죠?”

       

       

       황녀에게 흔들린다.

       

       애초에 그런 말 자체가 소귀에 경 읽기였다.

       

       브루실로프는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았다.

       

       소련은 이제 더는 전쟁은 없고 노동자의 미래를 약속한다더니 청년들을 징집해 군대를 모아 황녀 한 명을 잡기 위해 예카테린부르크로 몰려가 다 죽여 버렸다.

       

       심지어 이렇다 할 개혁도 하기 전에 이미 황녀가 먼저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제정에 더는 희망이 없다. 여긴 그였으나, 그렇다고 소련도 답은 아니었다.

       

       브루실로프는 아들의 설득에도 결국 붉은 군대의 참여를 거부했다.

       

       트로츠키 역시 다른 장교들의 반발을 우려해 브루실로프에게는 협박을 할 수 없었다.

       

       이 역시 아나스타샤의 생존으로 바뀐 나비효과가 아닐 수 없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실제 역사에서 알렉세이 브루실로프는 결국 붉은 군대에 입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스탈린의 친구 클리멘트 보로실로프와는 다른 인물입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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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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