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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0

       유리아의 마음은 무너지고 있었다.

         

         

       변해버린 얼굴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망가지고 부서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유리아는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도회 당일에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언제나처럼 활기찬 아침을 맞이했고.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예쁘게 꾸밀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모든 게 틀어져 버렸었다.

         

         

       유리아는 창피했다.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나도 창피했었다.

       

         

       마음을 가라앉힌 뒤 많은 고민을 했었다. 무슨 드레스를 입고 가야 할지 생각하고 고민하기를 유리아는 반복했었다.

         

         

       리카르도가 준 드레스를 입고 갈까.

       아니면 루인이 준 드레스를 입고 갈까.

         

         

       어떤 옷을 입더라도 망가져 버린 얼굴 때문에 비난을 받을 거란 걸 유리아는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유리아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드레스를 골랐다.

         

         

       -그래… 이걸 입자.

         

         

       고심 끝에 고른 드레스는 루인이 선물한 연두색 드레스였다. 루인이 선물해준 드레스를 입는다면 루인이 알아봐 줄 것 같았으니까.

         

         

       변해버린 자신을 알아 봐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기를 바랬다. 이번에도 홀로 외롭게 무도회를 보내기 싫었으니까.

         

         

       루인이 알아봐 준다면 지금 생긴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고 동시에 쓰라린 마음에 조금의 위안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루인은 내면을 본다고 했으니까.

         

         

       유리아는 루인을 믿으며 드레스를 선택했다.

         

         

       어제저녁. 루인은 얼굴이 아닌 나라는 사람을 보고 있다고 했다. 설령 추악한 외모로 변하더라도 반드시 알아봐 줄 거라는 말을 유리아는 믿고 있었다.

         

         

       유리아는 리카르도가 준 순백의 드레스 대신 루인이 준 연두색 드레스를 입고 연회장으로 걸어갔다.

         

         

       리카르도가 준 드레스를 못 입어서 아쉽지만, 일단은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싶었으니까.

         

         

       무도회로 가는 길은 멀게만 느껴졌다.

         

         

       자신을 지나치는 학생들은 얼굴을 힐끗 바라보고 속닥속닥 이야기했었고, 어깨를 들썩거리며 비웃는 소리가 귓가에 쉼 없이 들려왔었다.

         

         

       평소에 듣던 것보다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비난을 견디며 연회장을 향하여 걷는 걸음은 정말이지 최악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었다.

         

         

       복잡한 생각에 숨이 막히는 유리아는 벤치에 앉아 고민했었다.

         

         

       차라리 가지 말까 하고.

         

         

       무도회의 참석은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는 학생의 의무였지만, 지금 자신에게 닥쳐온 상황을 말해준다면 이해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유리아는 겁이 많은 사람이었다.

         

         

       만약에 이해해 주지 않는다면 어떡하지. 징계를 받은 상태에서 또 다른 물의를 일으키면 더 큰 징계를 받는 게 아닐까 하고 유리아는 걱정을 하며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힘겹게 들어 올렸다.

         

         

       한 걸음.

       두 걸음.

         

         

       떨어지는 걸음 사이로 느껴지는 공기의 무게는 견디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유리아는 한가지 희망을 안고 열심히 걸었다.

         

         

       ‘루인은 알아봐 줄 거야.’ 하는 희망으로 말이다.

         

         

       유리아는 루인을 믿었으니까.

         

         

       확신에 찬 루인의 말을 믿었고, 선물해준 드레스를 입었으니까. 알아봐 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연회장 안에 들어왔을 때.

         

         

       많은 비난이 유리아를 향하고 있었다.

         

         

       -못생긴 주제에 꾸미고 왔네.

       -푸흡. 저건 좀…

       -엄마 옷을 빌려 입고 온 것 같아.

         

         

       고작 외모 하나가 달라졌을 뿐인데,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모두가 유리아를 욕하고 있었고.

         

         

       -뭐야. 저 여자.

       -엄청 못생겼네.

       -다시 태어나는 걸 추천.

         

         

       누구도 억울한 자신을 알아봐 주지 못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과제를 하던 중 치료를 받아 고맙다고 인사를 해주던 후배도.

         

         

       모두가 조롱 섞인 웃음을 보내어 무시를 하고 있었다.

         

         

       유리아는 속이 울렁거렸다.

         

         

       그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고 동시에 이해할 수 있었음에도 속이 미친 듯이 울렁거렸다.

         

         

       모두의 대화가 추해진 모습에 대한 질타로 들려왔고, 모두의 시선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머리가 어지럽고.

       당장에라도 토할 것 같은 울렁거림이 유리아를 덮쳐오기 시작했다.

         

         

       딱 한 번만 눈을 감고 참으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강하게 먹고 참아내면 될 거라고 위로를 했었는데, 막상 무도회에 오고 나니, 속 편한 생각이었다는 걸 유리아는 깨달았다.

         

         

       유리아는 고개를 숙이고 연회장의 구석을 향해 달려갔다.

         

         

       살고 싶었으니까.

         

         

       이 이상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아서 미칠 것 같으니까. 유리아는 뛰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숨어있으면 마음은 나아지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으면 무시하는 소리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유리아는 거친 숨을 내쉬며 숨을 고르기를 반복하고 있었고, 천천히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익숙한 친구의 얼굴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뱉었었다.

         

         

       ‘루인.’

         

         

       루인은 구석에 숨어있는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한 걸음씩 천천히 조급하지 않은 걸음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루인을 보며 유리아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루인이 선물해준 드레스를 입고 오길 잘했어.’

         

         

       리카르도에게 미안하지만 루인이 알아봐 줘서 유리아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에 이 넓은 무도회에서 홀로 숨어있다면 그것만큼 비참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조금은 나아졌다고 생각했고.

       작년보다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아직은 어색한 친구들이 많지만 웃고 떠들 수 있는 친구를 사귀었던 아카데미의 무도회가 조금은 자신이 기대했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에 유리아는 다가오는 루인의 걸음에 감동하며 눈시울을 붉혔었다.

         

         

       ‘알아봐 줬구나.’

         

         

       다가오는 루인을 보며 유리아는 손을 포개고 고개를 숙였다.

         

         

       부끄럽고 억울한 일을 당한 것에 이야기하고 싶었다. 눈 떠보니 얼굴이 변해있다고, 해결할 방법을 찾자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이 답답한 마음을 친한 친구에게 털어내고 싶었다.

         

         

       그렇기에 유리아는 루인에게 많은 기대를 품었고 그가 빨리 오기를 바랐었다.

         

         

       -터벅.

         

         

       한걸음.

         

         

       -터벅.

         

         

       두 걸음.

         

         

       -멈칫.

         

         

       어느새 자신에 앞에 온 루인을 보자, 유리아는 울컥한 마음을 숨기며 루인의 이름을 불렀고.

         

         

       -루인.

       -야.

       -옷 좀 바꿔입으면 안 되냐.

         

         

       커다란 실망을 하게 되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내면을 바라봐주겠다던 루인이.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확신을 담아서 말했던 루인이 차갑게 돌변한 모습이 유리아는 너무나 낯설었다.

         

         

       -어?

       -너랑 이 드레스 x나 안 어울려.

         

         

       반드시 어울릴 거라고 꼭 입고와 달라고 칭찬을 했으면서 반대의 말을 뱉는 루인의 모습을 유리아는 믿을 수 없었다.

         

         

       믿었는데.

         

         

       알아봐 줄 거라고 믿었는데.

         

         

       루인은 차가운 말을 자신에게 뱉고 있었다.

         

         

       유리아는 속으로 강한 부정을 뱉었다.

         

         

       ‘네가 어울릴 거 같다고 했잖아.’

       ‘꼭 입어달라고 했잖아.’

       ‘리카르도가 준 드레스를 입지 말라고 네가 그랬잖아. 그래서 입고 왔는데…. 왜 못 알아보는 거야?’

         

         

       유리아는 거짓말을 했던 루인에게 거대한 배신감을 느끼며 주먹을 꼭 쥐었다.

         

         

       루인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렇게 차갑게 대할 줄은 몰랐으니까.

         

         

       이름도 물어보지 않고 차갑게 말을 뱉는 루인의 모습에 유리아의 자존감은 더욱더 심연을 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루인의 완고함은 유리아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이름을 밝혀도.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두드려봐도 달라지지 않은 루인의 대우는 당장에라도 드레스를 바꿔입지 않으면 손을 쓰겠다는 답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내면을 본다면서.

       얼굴이 바뀌어도 알아봐 준다면서.

       듣기 좋은 소리만 뱉던 거였어?

         

         

       자꾸만 바보처럼 흘러나오는 눈물에 유리아는 고개를 숙이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루인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자신을 보며 한숨을 뱉었다.

         

         

       -울지마.

       -…

       -울지 말라고 못생겨서 기분 나쁘니까.

         

         

       언제는 우는 모습이 마음 아프다고 했으면서, 앞으로 웃게 해줄 테니까, 계속 자신과 친구를 해달라고 했으면서 루인은 그런 과거를 잊고는 서글픈 말은 차갑게 반복하고 있었다.

         

         

       세상이 어두웠다.

         

         

       시야가 까무룩 하게 잠들고 고요한 감정이 귓가를 타고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거야…?’

         

         

       고난은 매번 나만 당하고.

       고난을 주는 사람들은 잘난 듯이 떠들고 있는 모습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고 싶었고.

       모두와 웃고 싶은 게 그렇게 잘못됐던 걸까. 유리아는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터트렸다.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배신한 친구도.

       자신의 고난을 비웃는 저 여자들도.

       모든 것을 초기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려는 찰나.

         

         

       -콰앙!

         

         

       “음.”

         

         

       화사한 샹들리에의 빛을 받으며 한 명의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언제나 여유롭고 장난기 많은 남자.

         

         

       그리고 자신의 친구.

         

         

       유리아는 당황했다.

         

         

       리카르도가 무도회에 참석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유리아는 황급히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숨었다. 초라해진 모습을 리카르도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리카르도가 루인처럼 자신을 못 알아볼 거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었다.

         

         

       ‘오지마.’

       ‘오지말라고…’

       ‘저리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유리아의 귓가에 발소리가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터벅.

       -터벅.

       -터벅.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는 어느 한 지점에 멈춰서 움직이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과 복잡한 감정에 슬픔이라는 감정이 봇물 터지듯 밀려오는 순간.

         

         

       머리 위에 따뜻한 손길이 살포시 얹어졌다.

         

         

       따뜻했다.

       무척.

       지금까지의 아픔을 위로해주는 것처럼 포근하고 따뜻했다.

         

         

       당황한 유리아의 머리 위에 따뜻한 미성이 들려왔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자상한 목소리가 자신의 귓가를 향해 들려왔다.

         

         

       “오늘도 아름다우십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못했던 자신을 리카르도는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후원감사]

    하늘연달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오늘도 찾아오신 독자님…!
    이 요정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따뜻해지는 날씨 속에 감기 조심하세요!

    독자님에게 사랑이 무럭무럭자라는 행운의 요정! 화분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다이애나원챔님 5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이 요정…!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왓따 껌을 좋아한답니다!
    예전에는 후라보노를 좋아했지만 너무나 아재스러운 느낌이 들어섯…!

    독자님에게 휙휙 바뀌는 환절기에 안전을 책임져주는 마법의 요정…! 나무 보일러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웃음웃음별님 5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히익! 감사합니다!
    이 요정 새해를 마지해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웃어봅니다.
    물론 새해가 시작된 지, 2달이 지났는데 말이죠 ㅎㅎ
    올해도 열심히 달려가 보겠습니다!

    독자님에게 지치지 않는 체력을 선물할 특급 요정! 자전거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라켱님 1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흐이이익! 감사합니다!
    이 요정 부족함이 많고 흔들리느 일이 많았지만 열심히 달려가는 마음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개인적인 일이 끝나면서 활력을 되찾은 요정…!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카르도가 어떻게 무도회의 초대권을 얻었는지, 힌트를 드리자면…!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캐릭터의 도움으로 받았습니닷! (능력자)

    독자님에게 늦은 시간까지 행복을 전파하는 확성기의 요정…! 북극성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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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13년간 모신 악녀가 쓰러졌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t’s a story about a man who got transported into a novel and possessed a slum boy. He met a noble girl and served her as a butler for 13 Years. Now the girl has already fallen from her noble life and lives in an abandoned mansion with paralyzed legs. Why did she become like that? Of course because she is the villainess in the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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