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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2

       나는 떠오르는 <시스템>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뭐 숨 쉬듯 당연하게 발동되는 [역천의 눈동자].

         

       최근 느낀 거지만, <해룡>과의 싸움 이후.

       확연하게 [역천의 눈동자]가 더 강해진 것을 느꼈다.

         

       ‘뭐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다만…’

         

       영향력이라고 해야 할까.

       존재감이라고 해야 할까.

         

       꾸준히 상승한 숙련도.

         

       여기에 결정적으로 [드래곤 하트]라는 기연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준 게 아닌가 싶었다.

         

       ‘어디 한번 살펴볼까.’

         

       비록 <선택>이 발동된 건 아니나, 그런 것에 아쉬움을 표할 필요도 없을 만큼 좋은 게 당첨되었다.

         

       무려 영웅(Hero) 등급 스킬의 획득.

         

       명중하기만 하면 물리 피해에 최대 5초까지 <기절>을 걸게 하는 [차지 크러쉬]를 얻은 거다.

         

       덕분에 전략적으로 취할 수 있는 가짓수가 한 가지 더 추가되었다.

         

       덤으로 원래라면 2레벨로 습득되는 것이, 3레벨까지 증폭되었다.

         

       영구적인 건지 아니면 이번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본 레벨이 올랐다는 건 고무적인 법이다.

         

       ‘여기에 새로 얻은 스킬도 아주 훌륭해.’

         

       과연, 전설(Legendary) 바로 아래인 에픽(Epic) 스킬답다고 해야 할까.

         

       [용오름 치는 해일]은 내 예상 이상으로 강력한 능력이었다.

         

       어째서 마법도 제대로 못 쓰는 <해룡>에게 압도적인 전능감이 느껴졌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다만…’

         

       직접 써보니 확실히 체감되었다.

         

       강력한 위력과 범위를 자랑하는 만큼 단점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다루기가 너무 어렵네.’

         

       의아할 수 있다.

       이걸로 멋지게 녀석들을 쓸어버렸으니까.

         

       다만 이건 반만 정답인 게…

       [쓰나미]는 중반부터 명확하게 나의 통제에 벗어나 있었다.

         

       이는 내가 마력을 다루는 데 있어 운영이 떨어짐을 명시하는 부분이었다.

         

       ‘뭐 당연한가…’

         

       애초에 다루기 어렵다고 소문난 게 바로 <속성> 스킬이다.

         

       내가 문보라처럼 마법을 오랫동안 연구한 것도 아니고.

       그저 [타오르는 화염], [바위 굳히기] 같은 찔끔찔끔 쓰는 것만 해본 사람이다.

         

       이 정도로 방대한 규모의 속성을 쓰는데, 마음대로 다뤄지면 그게 더 이상할 거다.

         

       다행인 건, 생각 이상으로 <마나> 소모가 크지 않아, 다른 능력과 병행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다는 거였다.

         

       이거라면, 단점을 여러 가지 방면으로 커버 할 수 있을 거다.

         

       “므아아~고생했어. 세하야.”

         

       물에 휩쓸릴까봐 천장에 매달려 있던 므냥이.

         

       휘리릭-! 소리를 내며 멋지게 히어로 랜딩을 하였다.

         

       해맑게 웃으며 ‘므앗!’ 하고 품을 뒤진다.

       귀엽게 생긴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므끙, 므끙! 거리며 까치발을 든다.

       그리곤 땀과 그을음으로 얼룩진 나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므아아~깨끗하다.”

       “고마워.”

       “이제 B급 보스는 그냥 잡아버리네?”

         

       배시시 웃는 미소에 나 또한 웃어주었다.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건 운이 좋은 거다.

         

       ‘상성상 너무 유리했지.’

         

       녀석이 전혀 다른 속성이기만 하였어도, 이리 쉽게 처치할 수 없었을 거다.

         

       ‘물론…’

         

       시간이 좀 더 걸릴 뿐.

       이기는 건 나라는 사실을 변하지 않았을 거다.

         

       ‘현재 내 능력치는 평균 35.’

         

       조금 전 능력치 상승으로, [근력]은 중견급인 40에 돌입하였다.

         

       사실상 C급은 우습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B급 시험도 노려볼 법하였다.

         

       ‘B급 승급 시험의 능력치 평균은 50.’

         

       필요한 굵직한 업적 또한 지금까지 한 걸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

         

       “…음?”

         

       그렇게 슬슬 돌아갈까, 하던 찰나.

       <앨리게이터 맨>의 사체에서 무엇인가 떨어져 있는 걸 눈치챘다.

       다가가자, 은은한 붉은빛이 감도는 머리 장식이었다.

         

       ‘이건…’

         

       기억에 있는 물품이다.

       레어(Rare) 등급의 장비, [샐러맨더의 꼬리 바늘].

         

       겉모습은 예쁘장한 머리핀처럼 생긴 물건으로, 장착 자의 화염 속성 공격력을 소폭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트레져룸>도 아닌데 이런 드랍이라니…

       역시 므냥이.

       행운의 상징답게 데리고만 다녀도 소소한 보물을 챙기기 좋았다.

         

       “으음…므냥아.”

       “므아?”

       “미안한데, 혹시 이거 나용이에게 줘도 될까?”

         

       나의 머릿속에 주나용의 기억이 밟혔다.

         

       정확하게는 강제로 키스하여 브레스를 개방한 것에 대한 미안함.

         

       눈가에 맺힌 눈물과 당혹감에 몸을 부르르 떨며, ‘용에? 용에엣?!’ 거리는 모습까지.

         

       안 그래도 계속해서 마음이 쿡쿡 찔렸다.

         

       여기에 추가로 알게 된 사실도 있었다.

         

       ‘…나, 주나용에게만 선물 같은 걸 준 적이 없었지?’

         

       므냥이에게는 지금은 부서졌지만 [자라의 방패]를.

       문보라에게는 [인어공주의 목소리]를 주었다.

         

       그러나 주나용은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뭐…마땅한 기회도 없었고 꼭 선물을 줘야 친구인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한 그녀에게도 뭔가를 주고 싶었다.

         

       나의 말에 갸웃거린 므냥이는 ‘므응!’하고 해맑게 웃었다.

         

       전혀 꺼리지 않는 미소에 나 또한 따라 웃는다.

         

       *

         

       <지하수로>를 던전을 공략하고 1시간 뒤.

       우리는 밖으로 나와, 공원 벤치에서 오순도순 점심을 먹었다.

         

       당연하다는 듯 나의 무릎 위에 앉은 므냥이가, 별빛처럼 두 눈을 빛낸다.

         

       “므, 므아아…정말로 이거 세하가 만든 거야?”

       “응.”

       “므아아!”

         

       대답에 감탄하는 므냥이.

       조금 부끄러웠다.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 계란마요 샌드위치였으니까.

         

       ‘옛날에 다짐했었지.’

         

       처음 므냥이의 집에 방문한 그날.

       반드시 요리를 배워, 맛있는 걸 먹여주겠다는 다짐.

         

       사실 지키지는 못했다.

       근래 너무 바빠서 요리 같은 걸 연습할 여유도 없었고…

         

       ‘…너무 어렵더라고.’

         

       단련하고, 스킬을 배우는 건 그리 잘만하면서, 요리책에 적힌 레시피는 왜 그리 따라 하기 어려운지…

         

       이거 만드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여기에 뭐만 하면 바로 습득하는 재능조차, [요리]에 한해서는 조금도 발동되지 않았다.

         

       덕분에, 온갖 실수를 난발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기는 했는데…’

         

       과연, 입에 맞을지가 영…

         

       곧이어 한입 베어 무는 므냥이.

         

       나는 약간 기대되는 눈빛으로 마른침을 삼켰다.

         

       “…어, 어때?”

         

       *

         

       ‘…으음.’

         

       오물오물.

         

       마하나는 빵빵한 볼을 움직이며, 약간 난감한 느낌을 받았다.

         

       맛이 없는 건 아니다.

         

       뭔가 이상한 걸 넣는다거나, 자기만의 과식 철학을 주장하는 게 아닌 그저 평범한 샌드위치.

         

       ‘다만…’

         

       므아아…

         

       너무 짰다.

         

       마하나는 입에 감도는 소금에서, 양념을 과하게 했다는 걸 깨달았다.

         

       ‘므앙~’

         

       그렇지만 그게 뭐가 대세겠는가.

       그녀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뻤다.

       자신을 위해서 만들어 온 유세하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니까.

         

       ‘여기에…’

         

       반창고투성이인 그의 손이, 이러한 따스함을 더욱 느끼게 해주었다.

         

       이것만으로도 마하나는 배가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꿀꺽-! 하고 삼키는 마하나.

         

       신빛가람 선배가 해주었던 말을 응용하여, 그를 향해 천사 같은 웃음을 선보였다.

         

       “므아아~미식이야!”

       “…후, 다행이다.”

         

       물론, 유세하의 안도는,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한입 먹어보는 순간 바로 깨졌지만.

         

       어찌 되었든 서로 식사를 진행하는 두 사람.

         

       여러 시시콜콜 나누던 이야기는 곧 자연스럽게 주나용으로 이어졌다.

         

       “저기, 세하야. 아까 나용이의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우물우물…음?”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므냥이.

       살짝 눈치를 보며 넌지시 물어본다.

         

       “나, 나용이랑은…요새…”

         

       대화는 좀 해봤어?

         

       *

         

       그녀의 말에 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꿀꺽.

         

       “…역시 므냥이가 보기에도 좀 그런가?”

       “…응.”

         

       작게 신음을 삼켰다.

         

       혹시나 오해할까봐 미리 말해두지만.

       주나용과 싸웠다거나 불화가 있었던 건 아니다.

         

       서로 잘 지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 톡만 보내도 바로 답장이 올 정도로 말이다.

         

       ‘그저…’

         

       문제가 좀 있을 뿐.

         

       “나용이. 요새 명백히 세하를 피해 다니지?”

       “……”

         

       그렇다.

         

       이게 참 곤란한 문제였다.

         

       주나용이 자꾸 내 얼굴만 보면 ‘용우에에에!’ 거리며 피해 다녔다.

         

       ―어이, 주나용~

       ―용아앗! 용이익! 용에엣! 용후우! (대충 용다다-! 하고 도망치는 주나용.)

       ―…주나용?

         

       대충 저런 식의 비명을 내지르며, 냅다 도망쳐 버린다.

         

       수업도 끝나면, 슈웅-! 하고 재빠르게 도주해 버렸다.

         

       ‘한 번은 몰래 접근해서 어깨를 잡아봤는데…’

         

       ―어이~ 주나용. 잠깐 대화라도…

       ―용아아아앗!

         

       그대로 ‘용다다-!’ 펀치 몇 번 날린 다음 다시 달아나 버렸다.

         

       그 뒤로도 홍당무처럼 시뻘게진 얼굴로, ‘용우에…’거리는 걸 반복하는 주나용.

         

       나의 상념에, 므냥이가 기어들어 가듯 말을 이었다.

         

       “므아아. 역시, 세하의…키, 키, 키, 키스가…너무 강력했던 거 아닐까? 므아아…”

         

       부끄럽다는 듯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므냥이.

       두 개의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리며, 시원한 바람을 일으켰다.

         

       “음…”

         

       키스라…

         

       확실히…

         

       ‘너무하긴 했지.’

         

       주나용 입장에서는 아무리 친구여도, 외간 남자가 갑자기 입술을 훔친 거다.

         

       여기에 나도 눈치(?)가 있다.

         

       주나용은 어딘지는 몰라도, 분명 좋은 집안 아가씨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쉽게 말해 금지옥엽이라는 소리지…’

         

       그런 절벽 위의 꽃 같은 낭자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거다.

       오히려 두들겨 맞고 파티 탈퇴를 선언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했다.

         

       아무튼, 결국 문제는 이거다.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내빼버린다.

         

       언제나 당차고, 활기찬 주나용이 그런 소녀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건 그것 나름대로 귀엽지만.

         

       ‘계속 이대로는 곤란해.’

         

       파티에도 지장이 갈 테고, <던전> 공략에도 영향이 미칠 거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좋아, 정식으로 사과하자!”

       “므아아~좋은 생각이야!”

         

       다만, 뭘 어떻게 하면 되려나…

       이런 경험은 없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어디 맛난 거라도 먹자고 꼬셔야 하나?’

         

       주나용은 설정상 뭐든 잘 먹긴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식탐이 강한 편은 아니다.

         

       <깻잎민초> 시리즈도 사실상, 기호식품인 거지.

         

       본격적인 식사는 아니라서 어디 초청하기도 애매했다.

         

       *

         

       ‘어떻게 하면 좋을까… ‘

         

       그런 고민과 고뇌의 연속.

         

       이러한 나의 근심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므냥이와 헤어진 다음.

         

       저녁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도 이어졌다.

         

       으음 하고 고민하는 나의 모습에, 눈치 빠르게 알아채는 상대.

         

       넌지시 말해보라는 손짓에, 드문드문 설명하였다.

         

       “어머나…입술 박치기라니…세하 후배님도 대담한 짓을 하셨네요.”

       “…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말고는-”

       “-쉿. 변명은 구차합니다. 뭐가 어찌 되었든 소녀의 순정을 강제로 취한 것. 그것이 사실이지요. 안 그런가요?”

         

       나는 예쁘게 윙크하면서도, 확실하게 이어지는 말에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으음 하고 고민하는 나를 보며, 귀엽다는 듯 빙그레 미소 짓는 여성.

         

       기품 있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미소녀.

         

       바로 신빛가람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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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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