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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2

       

       연쇄살인마는 마치 음미하듯 눈을 감은 다음, 온 신경을 호흡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했다. 

         

       두근.

         

       심장 박동이 점차 느려지고, 점차 원래 속도를 되찾았다.

         

       연쇄살인마는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다시 올리비아를 쳐다보았다.

         

       두근. 두근.

         

       가슴이 다시 마구 뛰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그의 눈동자 또한 커져만 갔다.

         

       탓.

         

       연쇄살인마는 올리비아에게서 도망치듯 물러났다. 당황한 것이다. 마법적인 소행인가? 그도 아니라면 저주? 그는 다시금 온 몸을 더듬었다. 이렇다 할 상처는 없었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떻게든 이걸 다스려야 했다. 그는 낫을 꺼내들고, 황급히 땅을 박찼다.

         

       드높은 하늘을 활공하는 새 떼가 보였다.

         

       연쇄살인마는 낫에 오러를 덧씌운 다음, 그대로 쏘아보냈다.

         

       촤아아아악!

         

       흉악한 소리와 함께, 붉은 핏물과 깃털이 비처럼 쏟아지며 땅바닥을 적셨다.

         

       그 한가운데에 연쇄살인마가 있었다.

         

       그는 오롯이 서서, 온 몸이 붉은 색으로 물들도록 내버려두었다.

         

       “으음, 으으음…….”

         

       연쇄살인마가 낭패라는 듯한 얼굴을 지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하면 정신이 차분하게 가라앉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효과가 조금도 없었다.

         

       연쇄살인마의 미간은 펴질 줄 몰랐다. 혹시나 하여 올리비아를 다시 쳐다보았지만, 곧바로 후회했다. 심장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두근거리고 있었다.

         

       연쇄살인마는 제 낫과, 올리비아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음, 올리비아. 아까부터 네 쪽을 쳐다보면 심장 박동이 평상시보다 두 배는 빨라지는데? 혹시 마법이라도 걸었어……?”

       “아, 그거? 부정맥이야.”

       “과연……부정맥이구나.”

         

       그제서야, 안도하는 연쇄살인마였다.

         

       “오오, 돌아왔다!”

         

       올리비아는 옅은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야. 미친 싸이코 꼬맹아. 나 좀 봐봐.”

         

       연쇄살인마가 고개를 들었다. 눈도 마주치지 못했던 방금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꽤나 오랫동안 시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어때? 아직도 빨리 뛰어?”

        “확실히……아까보다는 나아졌어.”

       “또 두근거리면, 바닥 보면서 돌멩이 개수나 세고 있어. 한 천 개까지 세면 조금 나아질테니까.”

       “으음, 참고할게.”

         

       진짜 제대로 미친놈이라서 다행이었다.

         

       어중간하게 미친놈이었더라면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근데 아까부터 땅바닥에는 왜 낙서하는거야?”

       “낙서가 아니라 텔레포트 마법진 그리는거야. 아, 방해되니까 옆으로 좀 떨어져.”

       “…….”

         

       연쇄살인마는 구석으로 간 다음 처량하게 쭈그려 앉았다. 그는 시무룩한 얼굴을 한 채 손가락으로 애꿎은 개미들을 눌러죽였다. 마법진이 다 그려졌을 땐, 개미들의 사체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이제 끝난거야?”

         

       연쇄살인마는 신기하다는 얼굴로 마법진을 관찰했다.

         

       “이건 어디로 연결되는건데?”

        “토(土)의 마경.”

        “……마경?”

       

       올리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월(月)의 마경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얻어야 하는 열쇠는 총 세 개.

         

       [화(火)의 마경 열쇠]

         

       [금(金)의 마경 열쇠]

         

       그리고 올리비아가 가지고 있는 열쇠는 총 두 개였다.

         

       ‘원래는 목의 마경에서 얻으려고 했었지만…….’

         

       올리비아는 깔끔하게 대수림 에우란으로 가는 것을 포기했다. 한 번 회귀자들에게 된통 당했던 장소인 만큼, 다시 찾아가는 미련한 행동을 할 생각은 없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엘프가 득실거리는 그런 곳을, 연쇄살인마와 함께 갔다가는 무슨 참사가 생길 지 모른다.

         

       함정이 깔려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고.

         

       ‘굳이 리스크를 짊어질 필요는 없지.’

         

       말은 그렇게 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토의 마경은 올리비아로서도 조금 꺼려지는 장소였다.

         

       기본적으로 몇 백년 전부터 존재했던 다른 마경들과는 다르게, 토의 마경 모리아는 역사가 그리 깊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이 마경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거기가 마신교의 본거지니까.’

         

       마신을 숭배하는 광신도가 모인 집단. 마신교.

       그리고 그들의 교주는, 마계 서열 3위. 대악마 아가레스였다.

         

       솔직히, 그곳만큼 ‘마경(魔境)’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곳도 없었다.

         

       ‘아가레스가 바포메트의 죽음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관건이기는 한데…….’

         

       솔직히 모를 가능성이 더 높기는 했다.

         

       대악마들 간의 사이는 조금 과장해서 원수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계에 존재하는 모든 악마들은, 자신의 서열과 직위를 놓고 겨룬다. 그것을 서열전이라고 하며, 대악마, 심지어는 마왕조차 이 서열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00위는 99위에게, 99위는 다시 98위에게.

         

       약자는 강자에게 도전하고, 강자는 그런 도전을 거절하지 못한다.

         

       ‘아가레스는 3위지. 바포메트는 4위고.’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 없는 관계였다.

         

       아무리 아가레스가 마신교의 교주라지만, 항상 토의 마경에 기거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아가레스는 아스모데우스처럼 뒤에서 모략을 꾸미기보다는, 앞에 나서서 싸우는 걸 즐기는 호전적인 악마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올리비아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여김없이 불행이 찾아왔었기 때문이다.

         

       ‘으음…….’

         

       한참동안 고민하던 올리비아는 눈치껏 마법진의 일부를 수정했다.

         

       “……뭐해?”

        “도착 좌표 좀 바꾸려고. 좀 걸리니까 가서 개미들이랑 놀고 있어.”

       “올리비아.”

         

       연쇄살인마가 곤란하다는 듯 올리비아를 보았다.

         

       “살아있는 녀석이 한 마리도 없는데?”

        “거기 돌멩이 많네. 돌멩이들이랑 놀아.”

        “음. 어. 알겠어…….”

         

       수정을 완료했을 땐, 못 보던 돌탑이 생겨나 있었다. 그 잠깐 사이에 재미라도 들렸는지, 연쇄살인마는 양손을 꼼지락거리며 돌무더기를 매만지고 있었다.

         

       무너뜨리고 싶다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올리비아는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돌탑을 무너뜨리는 것을 참아내며 말했다.

         

       “가자.”

         

       츠츠츠츠츳!

       

       [스킬, ‘텔레포트’를 사용합니다.]

         

       마법진에서 빛이 점멸하며, 일행의 신형이 사라졌다.

         

         

       *****

         

         

       같은 시각, 암주는 모리아 협곡에 별 어려움 없이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

         

       [끄윽…….]

         

       암주는 신음하는 악마의 목에 카마를 박아넣은 뒤, 머리채로 갈라버렸다. 악마들도 많이 상대하다보니, 이제는 어느정도 상대법을 깨달았다.

         

       물론, 대악마가 나타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입구에 도착하려면 멀었는데, 벌써부터 악마가 나타날 줄이야.’

         

       지성이 없는 몬스터가 아닌 악마들이 떼거지로 몰려 다녔고, 중상위 격의 악마들이 그들을 이끌었다.

         

       부하들이 맥도 못쓰고 죽은 이유를 알고 나니 괜히 속이 쓰렸다.

         

       ‘분명 이곳이 본거지겠지.’

         

       이 정도 되는 곳이 그저 지부일 리는 없었다. 오랜 경험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파스스슷!

         

       어렴풋이 들리는 인기척에, 암주는 재빨리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멀지 않은 곳에, 또다른 악마들이 보였다.

         

       ‘바퀴벌레처럼 많군.’

         

       암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품 속의 단도를 매만졌다.

         

       화악!

         

       암주의 몸이 순식간에 그림자를 가로질렀다.

         

       그의 속도는 몇 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가레스와 아스모데우스. 두 대악마와의 전투에서 뼈아픈 패배를 겪은 이후, 피나는 수련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촤아아악!

         

       암주의 그림자가 수십 갈래로 나뉘며, 같은 수의 분신으로 일변했다. 그제서야 암주의 접근을 눈치챈 악마들이 다급히 온몸에 마기를 둘러 저항했지만, 종잇장처럼 찢겨나갈 뿐이었다.

         

       딱 한 명을 제외하고.

         

       “커흑!”

        “마녀인가?”

       

       암주가 물었다. 마녀는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하고서 암주를 올려다보았다.

         

       “안내를 좀 받았으면 하는데.”

        “크……크윽……!”

       

       암주의 그림자가 더욱 더 세게 마녀의 목을 짓눌렀다. 마녀는 컥컥 거리는 소리를 내며 버둥거리면서도, 눈에 힘을 풀지 않았다.

         

       암주는 남모르게 혀를 찼다.

         

       경험 상, 이런 놈들은 말하지 않는다. 괜히 시간을 끌릴 바엔, 죽이는 편이 이득이다.

         

       서걱!

         

       암주는 망설임 없이 마녀의 목을 내리그었다.

         

       “그게 마지막인가?”

         

       암주가 뒤로 시선을 돌렸다. 악마사냥꾼이 서 있던 나뭇가지에서 사뿐히 내려왔다.

         

       “내 쪽은 방금 마무리했거든.”

        “……빠르군.”

       

       악마사냥꾼이 어깨에 맨 활을 툭툭 건드렸다.

         

       “상성 차이지.”

        “그쪽에는 몇 마리나 있었지?”

       “악마만 사백하고도 서른 셋. 그중 고위 악마는 셋이었다. 그리고, 마신교의 본거지로 추정되는 곳도 알아냈다.”

       “그곳이 어디지?”

       

        악마사냥꾼은 손끝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협곡을 가리켰다. 암석이 아닌 흙으로 된 협곡이었다. 경사는 거의 수직에 가까워, 경지에 이른 레인저들조차도 제대로 된 장비 없이는 내려가기 힘들 거라 여겨졌다.

         

       “……저런 곳에 숨어있으니 그동안 찾지 못했을 수밖에.”

         

       암주가 탄식하듯 말했다.

         

       말이 협곡이지, 반대편까지의 거리가 웬만한 강보다 넓었다. 게다가 깊이는 추정할 수 없을 정도로 깊었다.

         

       휘이이잉!

         

       스산한 바람을 타고, 진득한 마기가 풍겨왔다.

       

       잠시 고민하던 암주가 말했다.

         

       “내려간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Ilham Senjaya님!

    [독자, ‘하아심심하다’가 작가, ‘무연참작가’에게 700코인을 후원합니다.]

    이뤄질 수 없는 것.

    그것은 바로 세멸마의 ‘연참’이다.

    갑작스런 후원에, 마뉴이엘은 미간을 찌푸렸다.

    “……뭐야?”

    제발.

    [독자, ‘하아심심하다’가 작가, ‘무연참작가’에게 700코인을 후원합니다.]

    “이런거 준다고 연참할 줄 알아?”

    [독자, ‘하아심심하다’가 작가, ‘무연참작가’에게 700코인을 후원합니다.]

    “감정에 호소할 셈이야? 700코인이란 거금을 던지면, 내가 미안할 줄 아냐고!”

    미안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너, 마뉴이엘은 원래 그런 놈이니까.

    얼마를 후원받든, 죽어도 하루에 한 편만 올리는 그런 막되먹은 녀석이니까.

    “마뉴이엘님. 갑자기 왜 그러세요?”
    “아니, 독자가 나한테 후원을 하잖아.”
    “후원을요?”

    깜짝 놀란 뉴벨피아 PD가 독자를 보며 말했다.

    “포기하세요. 그런다고 연참할 작가님이 아닙니다.”

    [독자, ‘하아심심하다’가 작가, ‘무연참작가’에게 700코인을 후원합니다.]

    “허어.”

    PD가 기억하는 마뉴이엘조차, 그런 이기적인 작가인 것이다.

    아무리 빌어도 하루에 한편만 올리고, 1800코인을 후원받아도 연참하지 않는, 그런 작가인 것이다.

    이어서 간접 메세지가 쏟아졌다.

    [독자, ‘분뇨장애’가 당신의 노력은 보답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독자, ‘패링’이 내가 그 1800코인의 당사자라고 말합니다.]
    [독자, ‘야둘기가킹아’님이 그놈한테는 그냥 컵라면값만 줘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모두가 미련하다고 말하는데도.

    [독자, ‘하아심심하다’가 작가, ‘무연참작가’에게 700코인을 후원합니다.]

    그런데 왜, 나는 후원을 멈추지 않는 걸까.

    연참을 원해서가 아니다.

    그저, 작가에게 한 마디 말을 전하기 위해서.

    – 하루에 끝을 장식해주는, 갱장한 소설.

    회귀자를 15명이나 처 만들어서 고통받는 작가를 응원하듯, 시간선 계산하느라 엑셀 파일까지 만든 작가의 고충을 이해하듯.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마침내.

    [새로운 회차가 등록되었습니다.]

    하얀 화면 위로, 기다렸던 메세지가 떠올랐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700코인 후원 와아아아

    후원자님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아무튼 가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입니다.

    마뉴이엘이란 작가놈은 제가 봐도 조금 그렇기는 하네요;;

    -김이얀님 5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알파벳은 ‘b’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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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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