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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3

       

       쾅-!!

       스슥- 스스스-

       

       

       정체를 알 수 없는 푸른 기운과 마법사 계열들의 불속성 마력 공격이 부딪힌다.

       

       모든 걸 태워버릴 정도로 강렬한 마법들이지만, 이번 상대는 여유롭게 그를 받아치고 있었다.

       

       A급 괴수, 아오오니(あおおに).

       한자론 청귀(青鬼)란 뜻의 괴수인데, 강력한 저주들을 마음껏 쏟아내고 마력 내성은 깊은 탓에 상대하는 게 여간 까다롭기 그지없었다.

       

       덕분에 수색에만 집중하던 아키바도, 이번엔 지원 사격을 하고 있었다.

       

       

       스스스-

       

       

       “박진우! 조심!”

       

       또 한 번 아오오니들이 움직인다.

       

       나는 다급히 박진우를 향해 소리쳤다.

       

       [참회자의 검]의 특수효과 덕분에 난 여전히 사냥이 수월했지만, 이전보다 탱킹 부담이 더해진 박진우의 포지션은 꽤 위험했다.

       

       다수의 아오오니에 둘러싸여 공격받고 있었고, 언제 찔러 들어올지 모르는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고 있었다.

       

       그나마 녀석이 정신 계열 최고의 룬 [명경지수]를 보유해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진작 아오오니의 저주와 물리 공격 콤보에 당했을지도 모른다.

       

       내 외침에 박진우가 힘을 잔뜩 주며 답했다.

       

       “늦었어! 쫓아라!”

       

       박진우의 몸이 빗겨 가듯 움직이며 아오오니의 공격을 피해낸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한쪽 아오오니에게 몸을 틀어 검격을 몰아쳤다.

       육안으로 확인이 힘들 정도로 빠른, 총 17번의 베기.

       

       녀석의 주력룬인 [쫓을 수 없는 쾌검]을 극한으로 활용하고, 궁극스킬인 [비월참]까지 퍼부은 일격이었다.

       

       

       스캉- 캉- 카가가-!!

       스스- 스스스….

       

       

       그 공격에 아오오니 한 마리가 그대로 무너졌다.

       

       박진우의 [비월참]도 이젠 꽤 숙련도가 올라왔다.

       내가 처음 받아쳤을 때와 비교가 안 된다.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능숙해져 있었다.

       

       그런 강렬한 궁극스킬을, 일반 A급 괴수가 견뎌낼 수 있을 리 없었다.

       

       “흡…!!”

       

       나는 이에 감탄할 틈도 없이, 재빨리 녀석의 전투에 끼어들었다.

       

       궁극스킬을 시전한 후 무방비 상태가 된 박진우를 보호하고, 얼마 남지 않은 아오오니들을 처치하기 위해.

       

       이미 우리 파티의 화력으로 녹초가 된 괴수들이었기에, 다행히 마무리 짓는 게 어렵진 않았다.

       

       “야. 궁극스킬을 벌써 쓰면 어떡해.”

       

       그렇게 치열했던 전투를 마친 후.

       

       잠깐 숨을 몰아쉬며, 박진우에게 핀잔을 줬다.

       

       “그럼 맞아 죽게 생겼는데 안 쓰냐?”

       “죽긴 누가 죽어. 잘만 피하더만.”

       “이 기만자 새끼. 넌 싸우기 쉽다, 이거지?”

       

       말은 이렇게 해도 사실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어차피 이번 던전의 수색은 여기까지가 종착지다.

       우리는 보스 룸까진 가지 않는다.

       

       ‘음습한 요괴 소굴’의 보스 룸은 방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이 때문에 미허가 워프 게이트가 생성되면 누구나 눈치챌 수 있다.

       따라서 보스 룸은 가봤자 허탕이라는 걸 우린 이미 알고 있었다.

       

       게다가 아오오니는 우리가 지금껏 상대한 놈들 중 가장 까다로웠던 괴수다.

       

       여기서 힘을 아끼다가 만에 하나 다치면 오히려 큰 손해가 될 수 있기에, 박진우는 나름 최선의 판단을 내려 전력을 쏟아낸 것이었다.

       

       확실히 전투와 결투에 있어서만큼은, 두뇌 회전이 압도적으로 빨라지는 박진우였다.

       

       “회장.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뒤쪽에 있던 윤지아가 우리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

       이번 전투가 후방 지원 인력에도 꽤 고역이었음을 보여줬다.

       

       “여기가 중간부 마지막이고, 보스 룸까진 안 갈 테니까… 여기서 사냥 5팀을 기다려야죠.”

       

       나는 그렇게 대답하곤 아키바를 바라봤다.

       

       “아키바 씨. 여전히 결과는 그대론가요?”

       

       그에 아키바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재현님. 아무래도 음습한 요괴 소굴에선 밀수가 이뤄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에이. 아키바 씨가 뭐가 미안해요. 다 같이 조사하러 온건데.”

       

       애초에 이렇게 바로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지도 않았다.

       

       나는 오른편의 갈래 길로 시선을 돌렸다.

       

       권오준의 사냥 5팀이 맡았던 갈래 길.

       그들은 아직 사냥과 수색을 마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럼 조금만 기다리다가, A팀이 너무 늦으면 우리가 오른쪽 갈래 길로 진입하죠.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요.”

       “알겠습니다.”

       

       내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같아선 바로 출발하고 싶긴 한데, 방금까지의 전투가 워낙 치열했다.

       지친 팀원들에게도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했다.

       

       나도 잠시 바닥에 앉으며 정비 시간을 가졌다.

       

       

       [결투에서 승리했습니다! 결투에서의 높은 기여도로 인해 승리가 인정됩니다. 룬 사냥꾼의 신묘한 힘으로, 상대방의 룬 하나를 복제할 수 있습니다. 복제할 룬을 선택해주세요.]

       [‘악귀의 저주’를 선택하셨습니다. 6레벨의 에픽룬이기에 레벨이 하락해, 3레벨로 등록됩니다.]

       

       [새로운 룬을 얻었습니다.]

       [룬의 성향으로 신성을 5, 정신을 3 획득합니다.]

       

       

       ‘음습한 요괴 소굴’에서 얻은 룬 보상은 꽤 많았다.

       

       이번에 사냥하게 된 괴수들이 기존에 내가 싸웠던 괴수들과 종류가 달라서 그런지, 획득 가능한 룬들이 겹치지 않았다.

       

       개수는 총 3개.

       [오염된 신체], [혼의 외침], 그리고 방금 얻은 [악귀의 저주]라는 룬들이다.

       

       재밌는 건 이들이 모두 ‘신성’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룬은 내구와 신성 위주의 레어급 보조룬이었고, 두 번째는 정신과 신성 위주의 노멀급 보조룬이었다.

       

       ‘저주도 일종의 신성 능력으로 치는 건가.’

       

       예전에 내가 홉고블린 주술사를 처치하고 얻었던 [간단한 저주]의 보조를 생각해 보면, 확실히 저주는 신성과 관련이 있는 능력인 것 같았다.

       

       

       

         <홀더 정보>

       

       ◎이름: 도재현

       ◎성별: 남(20)

       

       ◎능력치

       [근력: 50] [마력: 45]

       [속력: 51] [신성: 31]

       [내구: 40] [정신: 40]

       

       ◎내성 능력치

       -속성

       [물: 10] [불: 8] [번개: 8] [땅: 6] [바람: 5]

       -특수

       [독: 11]

       

       …

       …

       

       

       덕분에 바닥을 치던 내 신성 수치는 31.

       정체됐던 정신 수치는 40을 찍고 있었다.

       

       처음엔 주력 능력치(근력, 속력, 내구) 위주로 수치가 편향되어 있어 다른 능력치들은 한없이 낮았었는데, 지금은 나름 균형이 잡혀 있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마력 수치는 그 중요성이 올라가며, 내구 수치를 뛰어넘어 버렸다.

       

       [구도자의 땀방울] 특수효과로 인한 랜덤 능력치 상승.

       그리고 [룬 사냥꾼]을 통해 얻어낸 결과였다.

       

       나는 가볍게 불러온 <홀더 정보>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새로 얻은 룬 정보를 확인해봤다.

       

       

       

       <룬 정보>

       

       ◎이름: 악귀의 저주

       ◎등급: 에픽(Epic)

       ◎레벨: 3

       ◎새겨진 부위: 왼쪽 손바닥

       ◎특수효과

       : 고위 저주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되며, 룬 레벨과 신성 수치에 비례해 더 강력한 위력을 낼 수 있다. 정식 주술서에 기록된 저주는 모두 사용할 수 있다.

       : 악독하고 강렬한 저주를 지닌 자는, 오히려 다른 이의 저주에 내성이 강해진다. 하루에 한 번, 정신 수치의 두 배에 달하는 저항력으로 저주 하나를 막아낼 수 있다. 이 효과는 자동으로 상시 적용된다.

       : 신성+5 정신+3

       

       ◎파생스킬

       [결계 파괴]

       

       ◎세부정보

       : 아흐리만을 숭배하는 악귀들의 저주. 깊은 신앙심의 방향이 어긋나면, 이는 때로 견딜 수 없는 저주로 변모한다.

       

       

       

       ‘와….’

       

       보스급이 아닌, 일반 A급 괴수.

       이들에게서 얻어낸 룬치곤 상당히 괜찮은 룬이 뽑혔다.

       

       붙어있는 제약이 좀 많긴 해도, 정신 계열 혹은 주술 계열로 나뉘는 룬 중 거의 최고 수준의 룬을 획득한 것 같았다.

       

       보조받는 능력의 수치가 상당히 높았고, 특수효과들도 모두 매력적이었다.

       

       ‘이제 주술서 좀 제대로 쓸 수 있겠네.’

       

       [저주받은 주술서].

       일전에 ‘홉고블린 부락’을 최초공략하며 얻었던 에픽급 아이템.

       

       이 아이템의 진정한 가치는, 주술과 관련된 룬 사용의 선생님이 되어준다는 점이다.

       

       도서관이나 일반 서재 등에서 구할 수 없는 다양한 저주들이 적혀있었고, 관련 룬만 있다면 누구나 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간단한 저주] 룬으로도 잘 써먹었는데, 이제 [악귀의 저주] 룬을 얻게 되며 그간 손대지 못했던 고위 저주들을 사용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주 내성도 괜찮고.’

       

       두 번째 특수효과.

       하루 한 번이긴 하지만, 정신 수치의 두 배에 달하는 저항력으로 저주 하나를 자동으로 막아낸다.

       이건 꽤 파격적인 효과다.

       

       앞으로의 사냥이나 공략에서 어떤 정신 공격을 받게 되든, 하나는 필연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

       

       일종의 저주 전용 안전장치가 생긴 셈이었다.

       

       ‘결계 파괴는… 써먹을 데가 있으려나.’

       

       파생스킬은 조금 애매하긴 했다.

       

       마력으로 구성된 결계를 시간을 들여 파훼할 수 있는 스킬.

       

       아마 당장은 효율이 나오지 않을 것 같고, 결계를 자주 활용하는 특수 던전에 들어갔을 때 효과를 볼 수 있을 듯했다.

       

       “흐응~ 역시 제 말이 맞았네요. 먼저 와 있을 거라고 했죠?”

       

       그렇게 정비를 마치던 중.

       익숙한 목소리가 건너편에서 들려왔다.

       

       오른쪽 갈래 길의 수색을 마치고 합류한 A팀.

       사냥 5팀의 멤버들이었다.

       

       “…팀장님, 이거 맞습니까? 어떻게 저희보다 쟤네가 빠릅니까.”

       “크흠. 딜러가 한 명 더 많잖아, 저긴.”

       

       머쓱한 얼굴로 변명 중인 권오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

       

       “권 팀장님, 뭔가 나온 게 있나요?”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권오준은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없다. 아무래도 여긴 허탕인 것 같아.”

       “아쉽네요.”

       “어쩔 수 없지. 어떻게, 다른 곳에 더 갈 생각이냐?”

       

       권오준이 편하게 내게 물었다.

       

       이번 작전의 총괄 지휘권은 내게 있다는 점.

       이를 다시 상기시켜주는 듯한 질문이었다.

       

       “아뇨. 오늘은 너무 늦어서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나는 잠시 팀원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내일부턴 저희 팀원들을 더 세분화해서 팀을 나누고, 조사하려 해요.”

       “나눈다고?”

       “네.”

       

       미허가 워프 게이트의 의심지점은 총 11개.

       

       그중 ‘음습한 요괴 소굴’은 가장 난이도 있는 중상급 던전이었다.

       

       초입부부터 붉은 외눈도깨비 같은 B급 괴수들이 우르르 몰려 있고, 중반부 마지막엔 아오오니 같은 A급 괴수가 나타난 걸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시작부터 고난도를 택해서 그렇지, 모든 의심지점이 위험한 것만은 아니었다.

       

       남은 10개 중 4개가 이번 던전과 같은 난이도.

       나머지 6개는 상대적으로 약한 던전 혹은 필드였다.

       

       “A팀은 그대로 가고, B팀을 다시 나눌게요. 저와 강주연이 B팀, 나머지 멤버들은 C팀입니다.”

       “뭐? 그렇게 해도 괜찮겠냐? 아무리 아가씨랑 네가 잘 싸운다지만….”

       

       무한한 신뢰를 보내던 권오준도 이번엔 놀란 모습을 보였다.

       

       두 명만으로 파티를 이뤄 조사를 감행하겠다니.

       그간 우리가 실력을 증명해왔어도 걱정부터 앞서는 일이었다.

       

       이에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 제 무기가 신성 계열 무기라서, 아무래도 요괴나 저주 계열 괴수들에게 잘 먹히더라구요. 오늘 사냥도 그 때문에 훨씬 수월했구요. 저희 B팀은 그런 괴수들이 나타나는 지점들 위주로 조사를 돌면 될 것 같아요.”

       “흠, 그래도….”

       

       권오준은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일본 파견에 온 후, 처음 있는 의견 충돌.

       그러나 충분히 이해가 가는 고민이었다.

       

       권오준이 내게 총괄 지휘권을 줬다곤 하지만, 이렇듯 파티를 세분화해 움직이는 것에 대해선 쉽게 동의할 수 없다.

       <불의 심판> 내 파견팀 팀장인 그는 단순히 작전참여뿐 아니라, 우리 써클을 호위하는 임무 또한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강주연은 클랜 마스터의 딸이자 후계자다.

       파견팀의 최우선 보호 대상이 되는 주요 인물 중 하나.

       

       그런 그녀를 작전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따로 떼어 놓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하지만….

       

       “…괜찮아요.”

       “예?”

       

       갑작스럽게 끼어든 목소리에, 나도 권오준도 당황했다.

       

       우리를 고민하게 만든 당사자.

       강주연의 첨언이었다.

       

       “저도, 도재현도… 호위받을 정도로 약하지 않아요. 조사 속도도 빠를 거고, 변수에도 잘 대처할 거예요. 그러니까, 작전대로 해도 돼요.”

       

       그녀는 평소처럼 차분한 말투로…

       

       하지만 누구보다 단호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했다.

       

       “작전대로 해요.”

       

       그걸로 상황 종료였다.

       

       한국에 돌아가면 사실상 최고 권위자인 그녀의 말을 거스를 순 없었다.

       그렇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도 아니었기에, 뭐라 더 반박하기가 힘들었다.

       

       “…….”

       

       그 깔끔한 결론에.

       권오준과 나는 순간 머리를 긁적이다가…

       

       서로를 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확신할 순 없지만, 슬럼프를 조금은 벗겨낸 기분이 듭니다!

    분량도 많아졌고, 퀄리티도 나름 만족스러워요.
    무엇보다 근래의 연재분 중 가장 스트레스 받지 않고 썼던 편인 것 같습니다.

    믿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정진해서, 항상 재밌는 글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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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Academy Scam Rune Got the Academy Scam Rune チートルーンを手に入れたモブの成り上がり ~主役たちのルーンを奪える俺、世界最強になります~ (JP)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KR)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ssessed an extra with a single rune.

After obtaining 7 runes directly according to the original Hidden Piece…

A fraudulent rune called [Rune Hunter] was cre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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