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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4

       “언데드 리치가 이끄는 혈교 좋지 않아요?”

       

       “안 돼.”

       

       “데스나이트들이 일어나서 혈마 천세, 천천세! 같은 거 외치면⋯⋯.”

       

       “안 돼.”

       

       빠꾸먹었다.

       

       ===============================================================

       

       푹.

       

       “크억⋯⋯.”

       

       누군가의 단말마를 마지막으로 비 오듯 쏟아지던 쇳소리가 마침내 그치자, 이름 없는 숲에 짙은 혈향이 퍼져나갔다. 살아남은 자들 사이에서 하나둘 한숨이 터져 나오고, 날카로운 살의도 누그러진다.

       

       전투는 끝났다.

       

       피칠갑을 한 귀공자가 시체의 옷자락으로 칼날을 닦아 내며 지시했다.

       

       “모두들 정리하도록. 혈교 놈들의 수급은 잘라서 보따리에 넣고, 사이한 물건은 따로 한쪽에 모아 둬라.”

       

       “목 없는 시체는 어찌합니까?”

       

       “들짐승들의 먹이가 되도록 내버려두어라. 이들은 염할 가치도, 묻을 가치도 없다. 망자가 되어 떠돌게 하도록.”

       

       “예!”

       

       푸른 무복을 입은 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들은 붉은 옷을 입은 자들의 수급을 잘라 챙기고, 품을 뒤져 여러 물건을 수거했다.

       

       닭의 피로 쓴 부적, 뒤틀린 부처의 모습이 새겨진 석장, 마흔네 개의 알로 이루어진 염주, 그리고⋯⋯.

       

       “⋯⋯⋯⋯?”

       

       금줄과 온갖 보석으로 호화롭게 꾸며진 상자.

       

       심상치 않다. 혈교 무리들은 무언가를 소중히 운반하려는 모양새였고, 습격을 당하자 제 목숨보다도 물건을 지키려고 들었다. 

       

       워낙 번잡한 난전이었고 목표가 몰살이었던지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는데, 정황상 혈교가 지키려던 기물은 이 상자일 확률이 높았다. 

       

       말단 무사는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였는데, 그 안에는 사이한 기운을 내뿜는 책이 있었다.

       

       꺼림칙하여 쉬이 집을 수도 없는 불길한 책이다. 말단 무사는 그 표지에 적힌 네 글자를 읽어보았다. 마강신술(魔降神術).

       

       혈교는 괴악하고 잔인한 사술을 부리는 자들이다. 그런 이들이 이토록 귀중하게 보관하는 서적이라고 한다면, 필히 외도의 비법이 적혀 있을 터.

       

       어떤 글은 보기만 해도 사람을 홀린다고 하니, 말단 무사는 황급히 상자 뚜껑을 도로 덮었다. 그 역시 무림에 발 담근 사내답게, 무공의 성취에 대한 열망은 항상 있었으나.

       

       외도를 걸으면서까지 추구할 생각이냐고 하면 아니올시다였다. 사람을 죽여가며 얻은 힘에 무슨 가치가 있으랴?

       

       말단 무사는 상자를 수레에 실었다.

       

       그리고 푸른 무복의 무인들은 철수했다.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는 혈교 악적 놈들을 무찔렀으니, 이제는 귀환하여 제 공적을 사방으로 알릴 차례였다.

       

       무리를 이끄는 이는 커다란 상을 받을 것이요, 무사들은 약간의 금과 함께 술안주거리를 얻게 되리라. 혈교의 잔당을 무찌르는 순간에, 나 또한 그곳에 있었노라고.

       

       그러나, 세상에는 인륜보다도 힘을 쫓는 인간이 언제나 있었으며. 목적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버리고 내달릴 수 있는 승냥이의 눈에는, 이 마강신술(魔降神術)이 만 근의 황금처럼 보였다.

       

       어둠 속에서 상자를 조용히 내려다보던 어느 그림자는.

       

       달칵.

       

       결국, 상자를 열고 몰래 서책을 챙겼던 것이다.

       

       3년 전의 일이었다.

       

       ===============================================================

       

       째잭. 짹.

       

       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엔버스의 정신을 깨웠다. 슬며시 눈을 뜨면,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기분 좋은 햇살이 비쳐 들어온다. 숲이었다.

       

       “⋯⋯여기가.”

       

       여기가 무림인가.

       

       “⋯⋯⋯⋯.”

       

       솔직히 장담할 수는 없었다. 엔버스는 주변의 생태를 보고 세계의 다름을 추측할 재주도 없었고, 주변은 사람 그림자라곤 코빼기도 뵈지 않는 삼림이었으므로.

       

       이곳이 정녕 거지 스승과 천마가 거닐었던 땅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었다. 지나가던 행인도 민초도 좋으니 누구든.

       

       부스럭.

       

       엔버스는 자신의 몸을 덮은 잎사귀를 치워 내며 몸을 일으켰다. 

       

       주변을 살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 심산이었다. 부디 가까운 곳에 민가가 있다면 좋으련만. 

       

       타탓.

       

       엔버스는 표홀한 움직임으로 나무를 박차 꼭대기에 올랐다. 그리고 몸을 360도 돌리면, 저어 멀리에 커다란 도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난생 처음 보는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이다. 

       

       가슴이 뛰었다. 거지 이르길, 얻어먹는 어향육사가 그토록 맛있다던데. 그의 수중에는 돈 한 푼 없으나, 재주를 이용하여 일을 얻으면 금방 벌 수 있을 터였다.

       

       나이는 소년에 머물러 있었을지언정, 그는 아카데미의 동량지재가 아니던가. 거지 또한 그의 경지가 얕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몸과 병장기에 자유롭게 내공을 담아내는 경지에 도달해 있으니, 이는 일류 고수라. 무림에서도 드물게 나타나는 경지라 했다.

       

       폭쇄결(爆灑結)이라는 거꾸로 뒤집어봐도 사파스러운 마공을 썼을 경우에는 절정고수와도 손속을 겨룰 수 있으리라 평한 바 있었다.

       

       “상단 호위병을 표사라고 부른다 했었지⋯⋯ 우선은 표사가 되어 돈을 벌어야겠다. 그 뒤에 개방을 찾아 타구봉법을 반환하고, 다른 무공이 있다면 배울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아야지.”

       

       외인(外人)에게는 무공을 전수하는 법이 없다 하였으나.

       

       개방 방주의 전언과 실전된 무공을 반환하는 공적이라면, 무공 몇 가지 정도는 요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엔버스는 스스로 다짐하였다. 이 세상에서 가능한 한 배우고 익혀, 보다 위의 경지를 노려보아야겠다고.

       

       [힘의 추구 : 절정 고수(답파, 충만, 조율 달성)에 오르기]

       

       도시까지는 거리가 상당했다. 달음박질로 도시까지 닿으려거든 족히 이틀은 걸릴 터였다. 어차피 이동 시간이 길다면, 힘을 비축하면서 느긋하게 걸어가는 쪽이 나을 터.

       

       루나의 식량 보따리 덕분에 먹을 것을 구하려 노력할 필요도 없다. 또한 숲이니만큼, 수분을 찾을 만한 곳은 제법 많았다. 

       

       찾아내지 못하더라도, 근처의 풀을 뜯어 쥐어짜면 목을 축일 수 있을 테지.

       

       셀비어의 도구들 덕분에 불을 피우기 위해서 공중제비를 돌 필요도 없다. 적당히 땔감만 주워 쌓으면 간단하게 캠프파이어가 가능하리라.

       

       든든하다. 친구들의 덕분이었다.

       

       소년은 근심 없이 숲길을 걸어 나갔다.

       

       ===============================================================

       

       걷고, 불을 피우고, 먹고, 자고.

       

       지난 하루간은 그렇게만 지냈다. 홀로 숲속을 가로지르는 건 제법 외로운 일이었지만, 그럴 때 무공 연습을 하면 좀 나았다.

       

       엔버스는 거지로부터 여러 무공을 배웠다. 검법, 장법, 봉법, 도법. 그러나 이중에서 무엇을 집중하여 익혀야 하는지는 정하지 못했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길을 결정하지 못했으니 폭넓게 연습할 수밖에. 그는 번갈아 가며 수련했고, 노력이 분산되는 만큼 병장기의 숙련도는 느릿하게 올랐다. 

       

       이번에는 나뭇가지를 칼 삼아서 검법을 수련하던 도중이었다.

       

       나뭇가지를 쥐고 걷다가, 눈앞에 나뭇잎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거든 휘두른다. 그렇게 하여 단번에 벨 수 있다면 성공하는 수련 겸 놀이였다.

       

       현재까지의 성공률은 1할가량. 십중팔구는 놓치고, 이따금 하나씩 벨 수 있었다. 단면은 베었다기보다도 터짐에 가까웠지만⋯⋯.

       

       그러다, 엔버스는 저 멀리서 울려 퍼지는 소란을 들었다.

       

       덜컹, 덜커덩, 마차 바퀴가 들썩이는 소리와, 말발굽 소리. 이곳을 지나가는 상인이 있음인가? 엔버스는 나무를 잡고 꼭대기로 기어올라 살폈다.

       

       흙먼지를 뿜으며 미친 듯이 달리는 마차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뒤를 쫓는 흑의인들도.

       

       마부는 이 질주가 끝나면 말이 죽어도 좋다는 양, 마구잡이로 채찍질을 하며 다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면 평화로운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추적자와 도망자.

       

       자세한 사정은 알 길이 없지만, 마차의 모양을 보면 상당히 부유한 것 같았다. 

       

       상황을 두고 봐야겠지만, 어느 한쪽에 은혜를 입힌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게 가능하다면 중원에 안착하는 것이 크게 쉬워질 터.

       

       다만, 문제가 있다면 저들의 전력이 미지수라는 점이다.

       

       추적자들이 달리는 속도를 감안하건대 그렇게까지 강자는 아닐 것이다. 승화급 괴물이었다면 진작에 마차를 멈춰 세웠을 테고, (개화한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화만 되었어도 결착이 났을 터다.

       

       “⋯⋯스크롤.”

       

       셀비어에게 받은 물건이 있었다.

       

       ●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스크롤

       

       이거라면, 혹시나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제 몸 하나는 건사할 수 있을 터. 그렇다면 위험에 기꺼이 뛰어들자.

       

       엔버스는 나무를 잡고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와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폭쇄결(爆灑結)을 응용한다.

       

       발끝으로부터 폭발을 일으켜 추진력을 받으면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갈 수 있다. 육신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약한 폭발을 일으킨다. 

       

       퍼엉──!

       

       나뭇가지가 엔버스의 몸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섬세한 컨트롤은 무리가 있어, 오로지 직선으로 쏘아질 뿐이지만⋯⋯ 유사 경공이라고 보아도 좋을 터.

       

       엔버스는 지면에 깊은 족적을 남기며 마차를 따라잡았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저들의 목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오기 시작했다.

       

       “⋯⋯달려라! 좀 더 속력을 내!”

       

       “어디까지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으냐, 너희들은 살아서 이 숲을 벗어날 수 없다!”

       

       “이, 빌어먹을 놈들! 후환이 두렵지 않으냐! 남궁을 노리다니, 너희들은 크게 후회할 것이다!”

       

       “크하하하하! 남궁세가? 마교가 그런 이름에 겁을 먹을 것 같으냐?!”

       

       “⋯⋯⋯⋯!!”

       

       엔버스는 귀를 쫑긋 세웠다. 쫓기는 쪽은 남궁세가이고, 쫓는 쪽은 마교인 모양이었다. 마교라면, 그 천마를 섬기던 자들이며, 중원에 혈사를 일으킨 범인들이다.

       

       ⋯⋯마교가 스스로를 마교라고 칭하던가? 본래는 제대로 된 이름이 있고, 마교는 멸칭이라 들었는데.

       

       여하간, 고민할 시간은 없을 터. 엔버스는 미심쩍은 감정을 뒤로 미뤄두었다.

       

       탓!

       

       엔버스는 크게 땅을 박차고 도약해, 내달리는 마차의 지붕 위에 올라섰다. 그러자 마차 안쪽의 인물들이 크게 경계하였다.

       

       “지붕 위에 한 놈 올라왔습니다!”

       

       “어서 떨어트려라! 놈들이 바퀴를 망가뜨리면 끝이다!”

       

       “⋯⋯잠깐! 오해요! 나는 당신들을 도우러 왔소!”

       

       “바보도 안 속을 거짓말을!”

       

       부우욱!

       

       마차의 겉을 덮은 가죽을 찢으며 뾰족하게 잘 갈린 창날이 솟아올랐다. 엔버스는 거칠게 내달리는 마차 위에서도 용케 무게중심을 잡으며, 이리저리 창날을 피했다.

       

       “흡!”

       

       그리고 마차 지붕을 내리쳐 부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쫓기는 도중이라 쉬이 사람을 믿기 힘든 것 같으니, 내려가서 눈을 직접 보고 설득할 생각이었다.

       

       엔버스가 착지하자, 마차 안에는 네 명이 있었다. 모두 청색 무복을 입고 있었으나, 그 재질과 무늬가 각기 달랐다.

       

       둘은 호위로 보였고, 하나는 호위대장,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작은 소년이었다. 겉보기로 짐작하건대 나이가 열 살은 되었을까.

       

       “⋯⋯색목인?!”

       

       “마교 놈들은 색목인도 주구로 쓰고 있다는 말인가!”

       

       “다시 말하지만, 나는 당신들을 도우러 왔소. 마차를 쫓는 저들이 마교 맞소?”

       

       “간악한 혓바닥으로 우릴 속일 생각 마라! 당장 마차에서 내리게 해 주마⋯⋯!!”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진 호위무사들이 칼을 뽑아들 때,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던 소년이 손을 들어 올리며 그들을 제지했다. 그리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엔버스를 마주 보며 물었다.

       

       “소협, 정말로 우리를 돕기 위해 온 것이 맞아요?”

       

       “⋯⋯그렇소!”

       

       “도와주신다면 크게 사례할게요. 남궁의 이름을 걸고!”

       

       “현명한 판단이오. 내가 스크롤을 찢을 테니, 보고 계시오!”

       

       “?”

       

       스크롤이 뭔데.

       

       갑자기 나온 양이들의 언어에 당혹이 스칠 때, 엔버스는 검은 연기 스크롤을 가방에서 꺼내 들고 마차의 뒤를 겨누었다.

       

       칼을 찬 흑의 복면인들이 매섭게 쫒아오고 있었다. 그 수는 열둘. 맞서 싸우기에는 부담스러운 수다. 역시 써야 할 타이밍은 지금이었다.

       

       엔버스는 스크롤을 찢었다.

       

       찌이익!

       

       퍼엉──!!

       

       삽시간에 검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시야를 새까맣게 만들었다. 마차를 쫓아오던 흑의인들은 갑작스레 맞닥뜨린 기묘한 조화에 놀라, 사방으로 흩어지는 듯했다.

       

       다시금 그들이 추격해 온다면, 이번에는 산불을 각오하고 대폭발 스크롤을 갈기리라. 엔버스가 검은 연기 너머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자니, 움직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대충 쫒아낸 것 같구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엔버스가 뒤를 돌아 바라보자, 남궁가의 네 명은 입을 떡하고 벌린 채로 굳어 있었다. 양이 오랑캐놈이 부적을 찢으니, 반경 10장가량을 뒤덮는 먹구름이 지상에 일지 않았는가!

       

       간단한 손짓으로 이만한 술법을 부릴 줄 안다면, 필히 명망 높은 도사일 것이었다. 아니면 아주 사악한 요술쟁이 마두이거나.

       

       모두가 놀라 굳어있는 새에, 소년은 크게 감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 대협께서는 고명한 도사이신 건가요?”

       

       “도사⋯⋯?”

       

       “저희 남궁가에서 이번에 가주님의 생신을 축하하는 연회가 열리는데, 아주 유명한 도사 한 분을 부르게 되었다 들었어요. 혹시 대협께서⋯⋯?”

       

       “그건 아니오만. ”

       

       엔버스는 마법사로 착각 당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졸음을 미루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지 않나요? 아침에 엄청 졸린 기운 그대로, 밤에 느낄 수 있으면 꿀잠 잘 텐데.
    밤만 되면 정신이 또랑또랑해지니 슬플 따름입니다. 그러면 마이 프렌즈, 내일 또 봐요!

    +마교 부분이 사알짝 패치되었습니다. 거리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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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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