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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5

       유세하는 도대체 어떻게 [드래곤 브레스]를 개방하는 방법을 알았을까?

         

       ‘……’

         

       침대 위에 드러누운 주나용은, 가슴 위에 손을 올렸다.

         

       근래, 한 치수 더 커진 두툼한 화염 주머니 안으로, 쿵, 쿵, 쿵 하는 맥박이 느껴졌다.

         

       맥박은 강한 진동을 일으키며, 마치 길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굉장히 섬세하게…

         

       그 무엇보다 강하게 연결된 길.

         

       심장부터 시작해, 정확하게 목까지 도달한 이것을 주나용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용맥이란다.

       ―용…우맥?

         

       어린 시절 우연히 물어본 질문에, 어머니가 말하였던 단어, [용맥].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듣자하니 용의 힘을 원활하게 사용하는 데 중요한 뭐 대충 그런 거라고 하였다.

         

       어머니는 나중에 자세히 알려주겠다는 말로 넘어갔지만…

         

       주나용은 확신하였다.

         

       자신 또한 어머니처럼 <용의 힘>을 완전히 개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그리고 <용맥>을 잇는 데 성공한 자는, 기본적으로 [브레스]를 사용할 자격이 주어졌다.

         

       주나용의 가문에서도, 일부 선택받은 이들만 쓸 수 있는 힘.

         

       듣기로, 역대 가주 중에서 어머니를 포함한 몇몇 분들만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괜히 평소 조용한 팀장 언니가 호들갑을 떤 게 아니다.

         

       [브레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용검미르> 후계자 자리에 도전할 권리를 가지는 거니까.

         

       여기에 주나용은 정통한 피를 이어받은 자.

         

       사실상 <용검미르>의 후계자 자리에 확실한 도장을 찍은 거였다.

         

       따라서 주나용은 궁금증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강제로 [브레스]의 개화가 가능하다?

         

       그런 건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런 게 가능했다면, 선조님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다.

         

       ‘무조건 잡아야지…’

         

       장담하는데 유세하의 지식은 족히 수백억은 우습게 도달할 거다.

         

       ‘아니지 돈이 문제가 아니야.’

         

       <용검미르> 입장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손에 넣어야 했다.

         

       그 정도의 가치가 있었다.

         

       ‘…잠시만?’

         

       순간, 한 가지 묘한 생각이 든 주나용.

         

       ‘용끄응…’하고 고민하였다.

         

       그러면…

       이론상…

         

       우리 가문 여자들은, 유세하랑 키스만 하면 [브레스]를 개방할 수 있다는 건가?

         

       “……”

         

       주나용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브레스]를 개방하는 건 둘째 치고…

       그냥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이어, 절로 흠칫 놀랄 정도로 위험한 생각이 불쑥 들었다.

         

       적발을 가진 자신과는 다른, 마치 오랫동안 불에 달구고 달구어.

       시커멓게 변질된 숯덩이 같은 검붉은 머리를 가진 미인.

         

       자신보다 조금 더 많은 나이.

       가문에서 비슷한 위치로 추앙받는 천재.

         

       그리고…

         

       주나용은 끝끝내 하지 못했던 [날개]를 펼치는 데 성공한 인물.

         

       “주유리.”

         

       주나용의 사촌 언니였다.

         

       여기까지 생각한 주나용은 눈을 가늘게 떴다.

         

       “……”

         

       생각해 보니 이거, 단순히 그렇구나 하고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명확히 용에 대한 재능이 자신보다 드높은 ‘주유리’ 조차 [브레스]를 개방하지 못했다.

         

       이는 그 [날개]보다 난이도가 높다는 증거였다.

         

       그런 그녀가 만약 유세하에 대한 소식을 입수한다?

         

       “……”

         

       주나용은 손을 꽉 움켜쥐었다.

         

       주유리 또한 <용의 피>가 흐르는 인물이다.

         

       이는 곧,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을 <용의 탐욕>을 가진 인물이라는 소리다.

         

       “…용우우.”

         

       불길한…

       그렇지만…

       뚜렷한 환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늦은 밤.

         

       곤히 자는 유세하의 옆에 알몸으로 누워있는 주유리의 모습이 펼쳐진다.

         

       그의 가슴팍에 장난을 치다, 문득 눈치챘다는 듯 시선을 내린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있었어?’ 하듯 자신을 향해 비웃는 그녀의 미소와 함께 절로 화딱지가 날 말을 내뱉는다.

         

       ―니 남자 쩔더라.

         

       “씨발!”

         

       쾅-!

         

       황급히 상상을 멈춘 주나용은, 옆에 있던 샌드백을 후려쳤다.

         

       애꿎은 샌드백이 터져 바닥을 뒹굴지만, 개이치 않았다.

         

       단순히 주나용의 망상이 지나쳐서 이런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절묘했다.

         

       그 여자라면…

       진짜, 그러고도 남을 것 같았다.

         

       “…후우, 좋아. 좋다고! 안 그래도 받을 생각이었는데 의지가 불타오르네!”

         

       주나용은 머리를 뒤로 넘겼다.

       이거 더더욱 데이트를 받아들일 목적이 생겼다.

         

       “유세하에게 직접 알려줘야 해.”

         

       주유리를 조심하라고.

       그리고 절대로 이러한 지식을 다른 이에게 말하지 말라고.

         

       오로지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바로 나.’

         

       자신만 믿고 따라오라고.

       위험하다 싶으면 내 품에 있으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지켜주겠다고.

         

       ‘유세하는…’

         

       내 거다.

         

       절대 그 여자에게 안 줘.

         

       *

         

       여담이지만, 주나용은 궁금한 걸 떠나서.

         

       딱히 유세하를 추궁할 생각은 없었다.

         

       이미 그가 수상할 정도로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건 문보라, 마하나에게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여기에 두 사람 모두 공통된 말을 하였다.

         

       ―세하라면…

       ―므아아~세하는…

         

       믿을 수 있습니다.

       있어.

         

       이건 주나용도 마찬가지다.

         

       확신한다.

         

       유세하는 죽어도 자신들을 배신하지 않을 거다.

         

       ‘이미 그것을 증명한 녀석이야.’

         

       그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결과적으로 반드시 자신들을 위함이라고.

         

       그래. 예를 들어…

         

       키스도 결국은 최종적으로 도움이…

         

       ‘…아.’

         

       주나용은 아차 싶었다.

       일부러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을 떠오르고 말았다.

         

       ―츄으으우읍.

       ―…요, 요으아아…

         

       허리를 끌어안고 깊숙이 혀를 집어넣는 그때의 기억.

         

       주나용은 입술을 매만졌다.

         

       건강함을 증명하는 앵두 같은 붉은빛의 입술이 촉촉한 물기를 머금는다.

         

       지금도 확실하게 감촉이 느껴진다.

         

       쿵, 쿵, 쿵.

         

       큰일났다.

         

       겨우 진정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아, 안돼!

         

       주나용은 억지로 몸을 일으켜 가부좌를 틀었다.

         

       이럴 때를 위한 특효약이 있는 법.

         

       존경하는 팽진아 언니가, 자주 하는 명상법을 시도해 본다.

         

       언제나 번뇌가 가득 찰 때 이걸 하면 진정된다고 하였다.

         

       자신 또한 따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터득하였다.

         

       ‘뭐 엄밀하게 말해서…’

         

       팽진아 언니에 대한 마음으로 가득 차 진정되는 거지만, 아무튼 효과가 있었다.

         

       ‘자, 주나용…’

         

       떠올리는 거야.

         

       어린 시절.

         

       팽진아 언니가 옥상에서 나를 구해줬을 때의 기억을…

         

       ‘망토와 안대를 흩날리며…멋진 대사를 외치던 그 순간을…’

         

       그걸로 마음을 달래는…

         

       음…?

       어…

       어라?

         

       “어?”

         

       주나용은 자신도 모르게 당혹하였다.

         

       “…어?”

         

       잊히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유세하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어?”

         

       이럴 리가 없다고 부정하다, 곧 눈치챈다.

         

       ‘기울어졌다.’

         

       주나용에게 있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던, 팽진아에 대한 존경심.

         

       언제나 천칭에서 승리하던 그것이 졌다.

         

       천칭의 추는…

         

       명확하게 유세하에 대한 감정으로 쏠려 있었다.

         

       “…와.”

         

       뭐야, 나 그러면 지금…

         

       “…진짜로 유세하를…”

         

       그 무엇보다 1순위로 여기고 있는 거야?

         

       ……진짜로?

         

         

       * * *

         

         

       한편, 주나용이 온갖 생쇼를 다하며, 용아아 이불 킥 100만 개! 각을 찍고 있는 그 시각.

         

       <아카데미>에 재직 중인 교수들을 위한 고급 숙소 안.

         

       “음음~”

         

       베이지색의 미인이, 헛기침을 내뱉고 있었다.

         

       머리만큼이나 큰 빵빵한 검술 주머니가, 매력적인 이 인물.

         

       유세하의 담당 교수이자…

         

       그의 단·하·나.뿐·인·스·승·님. 팽진아였다.

         

       그녀는 유독 스승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며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팽진아는, 거실 바닥에 여러 도구를 깔고 앉아있었다.

         

       그중에서도 그녀답지 않게 밝은 미소를 그리게 하는 물건이 존재하였다.

         

       바로 숫돌.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숫돌은, 소중한 유세하가 선물해 준 물품이었다.

         

       무려 레어(Rare) 등급의 물품.

         

       고작 레어 아닌가? 싶겠지만.

       제대로 된 장비가 아닌 물품에, 등급이 붙는 건 매우 드문 경우였다.

         

       필시 경매장에서 억은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런걸…’

         

       유세하가 직접 자신을 위해 챙겨 건네주었다.

         

       팽진아는 잠시 <해룡 신전>을 토벌하고 난 직후를 상상하였다.

         

       *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하며 다가오는 유세하.

         

       그를 보며 헛기침하는 자신.

         

       함부로 따라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양손을 저으며 해맑게 웃는 유세하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진다.

         

       ―걱정해 주셔서 오신 거잖아요? 감사합니다. 스승님.

         

       스승님.

       스승님.

       스승님.

       스승님.

       스승님…

         

       “음, 음, 음!”

         

       음, 음! 음!!!

         

       팽진아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따스함에 헤프게 미소 지었다.

         

       “헛!”

         

       그러다 곧 멈춘다.

         

       스스로 생각해도 푼수 같다고 여기며, 정신을 차렸다.

         

       ‘누, 누가 보면 제자 바보인 줄 알겠군.’

         

       마치, 자신은 아니라는 듯 애써 부정하는 팽진아.

         

       사실 마음이 쿡쿡 찔리는 게…

         

       팽진아는 예전부터 친분을 유지하는 지인이자, 사매 되는 사람.

         

       동시에 존경하는 인물인, <매화검후((梅花劍后)>에게 제자 자랑을 한 지 오래였다.

         

         

       ———————————-

       【흑염룡】: 사매. 저도 제자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노처녀 아니에요】: (대충 놀라는 이모티콘 난사).

         

       【흑염룡】: 사매. 어지럽습니다. 대체 그런 소녀다운 걸 몇 개나 모은 겁니까?

         

       【노처녀 아니에요】: 어머나, 세상에! 우리 진아가 제자라고? 진짜? 어떤 아이야. 얼마나 어여쁘고 재능 넘치는 여아(女兒)이길래…

         

       【흑염룡】: 남자입니다.

         

       【노처녀 아니에요】: …응? 어? 저, 정말?

       ———————————-

         

         

       그 이후는 톡이 아닌 전화로 이어졌다.

         

       원래라면 그냥 그렇게 됐다. 하고 넘어갈 생각이었지만.

         

       워낙 꼬치꼬치 캐묻기에 하는 수 없이 유세하의 업적(?) 일부를 자랑스럽게 눌어놓았다.

         

       ―저기, 진아야? 거짓말이지? 나도 [패천검법]은 못 따라 하겠는데. 그걸 그냥 입학시험에서 보고 배웠다고? 심지어 한 달 만에 제약도 해제?

       ―덤으로 [팽아랑]도 익혔습니다.

         

       계속되는 유세하에 대한 칭찬.

         

       제자를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에 하나둘씩 내뱉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검후의 반응이 흥미진진하게 변해갔다.

         

       이는 곧 팽진아도 예상치 못한 폭탄 발언으로 변질되었다.

         

       ―나 만나볼래. 그 아이.

       ―……네?

       ―유세하라고 했지?

         

       그 아이랑 검을 섞어보고 싶어.

         

       ‘…음.’

         

       팔짱을 끼는 팽진아.

         

       뭐, <검후>가 찾아오는 건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분명, 유세하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니까.

         

       팽진아가 걱정하는 건 다른 거였다.

         

       ‘…만약에, 혹시라도…’

         

       검후가, 사매가…

       그를 눈독 들이면 어쩌지 하는…

       그런 마음이 뒤숭숭하게 올라온다.

         

       우습게 여길 이야기는 아닌 게…

         

       실제로 유세하는 누구나 눈이 돌아갈 정도의 재능을 보유한 천재이다.

         

       적어도 팽진아가 아는 한, 순수 재능만으로 그를 뛰어넘는 인물은 단연코 없었다.

         

       그래, 그 <검후>보다도 더 대단한 재능을 가졌다는 소리다.

         

       ‘누구나 갈망하는 재능의 그릇.’

         

       대다수, <각성자>가 갈망하는 건 강력한 아이템이나, 스킬이라고 여긴다.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며, 더는 나아 갈 수 없다는 확신과 거대한 벽을 마주친 모든 이들이 갈망하는 것은 변한다.

         

       ‘제자.’

         

       자신이 살아왔다는 것을 남기기 위한 의지.

         

       적어도 <패천검>의 눈으로 본, 수많은 강자는 다들 하나같이 이러한 이를 원해왔다.

         

       언제나 하늘 위에 있을 거로 생각하였던 그들이, 최종적으로 눈길을 돌리는 건 자기 대신 위로 올라가 줄 이에 대한 희망이었다.

       

       이건 S급, 천외천에 도달한 <검후>도 예외는 아닐 거다.

         

       도착한 그녀조차 ‘공허’라고 불리는…

         

       팽진아는 이해 못 할 영역에 대해 절망하는 말투를 내뱉었으니까.

         

       ‘아마 틀림없이…’

         

       <검후>도 그를 보고 갈망을 느끼겠지.

         

       최악의 경우 유세하를 두고, 사매끼리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

         

       잠시 고민하는 팽진아.

       고개를 털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라는 마인드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촥!

         

       잡생각을 떨치고, 본격적으로 칼을 갈 준비를 하였다.

         

       숫돌 위로 물을 뿌린 다음, 허리춤의 환도를 꺼내 들었다.

         

       “……”

         

       팽진아는 잠시 뽑혀 나오는 검날을 바라보았다.

         

       무려, 에픽(Epic) 등급의 무기.

         

       사실 그런 건 팽진아에게 있어 아무래도 좋은 거였다.

         

       ‘어머니…’

         

       이 검은 살아생전 어머니가 쓰셨던 검이었다.

         

       동시에…

         

       어린 시절 팽진아를 죽기 일보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검이기도 하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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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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