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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5

       

        

        

        

        

       “하, 죽겠다, 으으….”

        

        

        

        하나의 경기가 끝난다.

        

        다섯 번째의 경기가 끝난다.

        

        그리고 다이스는 비틀거리며 퍼스널 룸의 침대에 주저앉았다.

        

        99명의 패자 사이에서 단 한 명의 승자가 됐을지언정, 그것이 경기가 종료된 이후의 피로감을 완전히 가릴 수는 없다. 승자라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가장 오랫동안 전장 위에 남아있었던 사람이란 소리였으니까.

        

        그리하여 승자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는다. 불과 10분이 지나면 새로운 경기가 또다시 시작될 테니까. 어떻게 보면 끊임없는 순환을 유도하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탈락이 빠를수록 다음 경기를 위한 준비 시간은 길어진다. 세션 극초반에 로비로 방출당한 이들은 그 다음 판에 더 잘할 수 있도록 심사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가지게 된다.

        

        요컨대 한 판이 끝나고 난 후 쉬는 시간은 10분이었지만, 먼저 탈락한 이들은 적잖아 30분 이상을 마인드 컨트롤 및 다음 판 준비에 사용 가능한 것이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1등은…그러니까 나 같은 경우는 10분이 지나면 바로 다음 경기에 투입되는 거고.

        

        

        고작 600초로는 정신적 피로의 해소 및 다음 경기 준비는커녕 경기 결과를 복기하는 것도 벅찼다. 게다가 1등을 거머쥐기 위해 모든 집중력을 다 끌어다 썼으니….

        

        아무튼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쉬어야만 했다.

        

        

        

       “조금만 자야겠다….”

        

        

        

        침대 위에 몸을 뉘였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여기는 – 가상현실은 현실에서처럼 여름이랍시고 몸이 끈적이지도 덥지도 않았다. 오히려 항상 서늘하고, 살짝 건조했다. 거기에 VR이었기에 의도적으로 수면 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었다.

        

        가상현실이 탄생하면서, 인간은 부분적으로나마 많은 것들에게서 자유를 얻었다.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잘 수 있는 건 가상현실에서 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일의 긴 하위 목록 중 하나일 뿐이었다.

        

        현실의 신체 상황과 호르몬에 영향을 받아 널뛰는 감정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VR에 접속하면서 연결되는 아바타는 현실의 신체와 많은 관련이 생략되었기 때문이었는데, 재밌게도 그로 인해 무지막지한 수혜를 본 이들은 다름아닌 여성들이었다.

        

        다르게 말하면 나 역시도 그러했단 소리였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어.”

        

        

        

        수면 유도까지 대략 20초 정도 남은 시점.

        

        다이스는 경기 시작 1분 30초 전에 깰 수 있도록 알람을 설정해둔 뒤, 잠에 빠져들기 직전까지 간단히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실제로 작년에도 이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잠깐이나마 자는 사람이 있었다. 교전하며 소모한 대량의 집중력을 보충하고, 격렬한 행동 등으로 인해 뇌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만큼 생산적인 휴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잘못하다간 잠결에 다음 경기를 하게 되는 대참사의 가능성도 있었지만.

        

        

        수면 시작까지 앞으로 대략 10초.

        

        그러고 있자니 문득 유진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 양반은…모르겠다. 일단 한 40년에 한 명 정도 있을 법한 괴물인 건 틀림없었다. 아마 과거에 태어났더라면 역사를 뒤엎었을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자왕 리처드나 저어기 항우처럼 말이다.

        

        그러면 나는 그런 사람한테 실시간으로 가르침을 받고 있는 건가? 이 생각도 예전부터 여러 번 했던 것 같지만, 솔직히 모르겠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닐 테니까.

        

        10초가 지나고, 걷잡을 수 없는 수마와 함께 필름이 끊긴다.

        

        

        

        

        

       ───삐비비비빅!

        

       “…으아, 말도 안 돼…눈만 감았다가 떴는데.”

        

        

        

        그리고 당연하게도, 8분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보통 낮잠도 20분 정도는 잔다는 걸 감안하면 정말이지 짧은 시간이 아닐 수 없었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이 1등의 무게인 것을. 물론 유진한테는 딱히 적용되지 않을 확률이 높았지만, 아무튼.

        

        몇 번이고 숨을 깊게 들이쉰다. 산소를 몸에 집어넣어 잠기운을 떨쳐버리고는 다음 맵을 확인했다.

        

        

        

       -[알림 : 다음 맵은 아타카이아 화산섬입니다.]

        

        

        

        대체적으로 하와이를 모티브로 제작된 맵.

        

        현실이었더라면 돈을 주고서라도 여행을 가고 싶은 휴양지였겠지만, 안타깝게도 여기는 우쿨렐레 소리나 관광지에서 들을 수 있는 흥겨운 음악 대신 화약 터지는 굉음과 마을이 불타는 소음만이 불협화음을 이룰 뿐.

        

        머릿속에 입력된 기존 대전략과 유진이 가르쳐준 모든 경험들이 섞여 몸 위로 척수반사적으로 떠오른다. 침대에서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 그래도 잠기운을 완전히 털어버리진 못했기에, 초반은 천천히 갈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경기까지 1분 정도 남은 시점.

        

        

        

       “어디 보자.”

        

        

        

        첫 사이클에서 거둔 점수는 무려 41점. 작년에는 첫 사이클 때 고작해야 12점을 거뒀던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3배 이상으로 뛴 셈이었다. 그리고 5번째 경기에서 19점을 거뒀으니, 현재 점수는 딱 60.

        

        과거와 대조해본다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따로 없는…아니,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 성적이 그냥 수직으로 날아오른 거나 다를 바 없었다. 이 정도면 결과에 상관없이 다음 판을 적당히 치르면 이긴단 소리였다.

        

        그래도 적당히 할 생각은 없었다. 칼은 갈아야만 날카로워졌고, 담금질해야만 단단해졌으니까…뭔가 이렇게 말하니, 유진 그 양반한테 너무 많이 영향을 받은 느낌이네.

        

        

        손끝을 이리저리 움직여 예상 투입 지점을 정한 뒤, 머릿속으로 간단하게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생각이 저절로 낙관적인 방향으로 돌아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음 판이면 지긋지긋한 KSM도 끝일 확률이 높았으니.

        

        고작 하루조차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는 게 이상하긴 했지만,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다.

        

        요 몇 판 동안 받아든 성적표는 작년에 비해선 매우 우수한 결과였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한 판 한 판을 죽으면 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플레이했기 때문이었다.

        

        이 말은 즉슨 작년이라면 반쯤 포기했을 상황에서도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살아남았다는 소리였다. 따라서 아슬아슬한 상황에서의 생존 횟수는 비교를 불허했다. 그러니 벌써부터 KSM이 질리지 않을 수가 있나.

        

        모든 판을 본선 마지막 게임처럼 했는데 말이야.

        

        

        

       -[알림 : 세션 투입까지 10초.]

        

        

        

       “…다음은 블루밍인가?”

        

        

        

        잠에서 깨자 슬슬 몰려오는 이런저런 생각들.

        

        고작해야 KSM에서 멈춰설 생각이 없는 자신과는 다르게, 블루밍은 이전부터 1군과 2군을 느릿하게 왔다갔다하던 비교적 평범한 SSM 소속 프로게이머였다. 아직 더 많은 전장 – 더 높은 전장이 결코 아니었다 – 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르게 말하면, 이번 년도의 그는 이곳까지일 확률이 높았다. 유진의 커리큘럼으로 실력이 확 뛴 덕에 예선 랭크에서 선전했다곤 하지만, 각 구단의 1군 중에서도 벼려지고 또 벼려진 이들을 상대하긴 무리가 아닐까.

        

        아무튼 그건 신경쓸 바가 아니었다. 결과는 결과고, 훈련은 훈련이니까. 그가 이 대회에서 어떤 결과를 받든, 오늘 그는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KSM이 끝난 후 사격장으로 직행하게 될 테지.

        

        시간이었다.

        

        

        

       -[알림 : 전장에 투입됩니다.]

        

        

        

        눈 앞이 하얗게 물들며, 공기에 매캐한 탄내가 섞였다.

        

        그녀는 지옥이 되어버린 휴양지에 발을 디뎠다.

        

        

        

        

        

        

        

        

        

        

        

        

        

        

        

        

        

        작전이란 건 언제나 유동적이었고, 개개인이 들고 나온 택틱이란 더더욱 그러했으며, 심지어는 코치와 감독의 주관 하에 창조된 여러 개의 전략적 기동 역시도 그러했다.

        

        물론 아예 방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KSM이 흘러가는 분위기를 감안한 결과기도 하고, 그날그날의 선수 컨디션을 고려하여 변하기도 했으며, 그것보다 좀 더 작게는 시작 지점이나 획득한 총기에 따라 갈렸다.

        

        그리고 이번 년도에는 거대하다 못해 심대한 변수가 여럿 존재하였기에, 코치들은 기존에 상정하고 있던 수많은 택틱들이 마치 쿠크다스처럼 바스러지는 것을 몇 번이고 느껴야만 했다.

        

        당연하게도, 첫째 변수는 굳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었다.

        

        

        

       ‘유진 보면 그냥 도망가도 되죠?’

        

       ‘…아니, 그렇게 세디?’

        

       ‘킬존에 싸움 건다고 생각해보세요.’

        

        

        

        인정하긴 싫었지만,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쩌리.

        

        유진은 당장이라도 본선에 출전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금의환향할 정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더하여 이미 수많은 분석가들은 그녀가 미국의 전직 티어 1,2 특수부대 출신 유저와도 충분한 맞상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상황.

        

        아시아 예선전도 아니라 지역 예선전에 해당하는 KSM은 그저 사실상의 발판이었다. 자존심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한국의 선수와 코치들조차 수없이 쏟아지는 탈인간급 플레이에 백기를 들고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유진은 그렇기에 전략적으로는 예상하기 쉬웠다 – 즉, 그 누구도 그녀가 첫 번째 사이클에서 우선 선발될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했듯, 그녀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승천해버렸다.

        

        

        물론 그것 뿐이면 더 이상 말이 나올 리는 없을 것이었다.

        

        

        

       ───콰아앙!

        

       ‘…저거 뭐냐?’

        

        

        

        사이버-세상에서의 폭발이라 다행인 수준의 정신나간 폭발 규모.

        

        모두의 입을 크게 벌려버린 것도 모자라 도통 다물지 못하게 완벽히 굳혀버린 질산암모늄 3천 톤 가량의 폭발. 사람보다 훨씬 큰 컨테이너 수백 개가 태풍에 휩쓸린 종이박스마냥 허공을 나는 장면이 모두의 뇌리에 박혀버렸다.

        

        요컨대 이럴 때 쓰이는 말은 아니지만 – 꿩 대신 닭이라고 했듯이, 유진이 없으면 유진을 사사한 어느 누군가가 난장판을 부리기 마련. 안 그래도 단독으로 SSM의 AP 솔로잉 부문을 견인하던 다이스가 그 무엇보다 우수한 선생을 만나며 극적인 화학 작용이 발생했다.

        

        그 결과의 종지부는 거대한 폭발이었다.

        

        다르게 말하면, 이는 유진이 사라짐으로서 비교적 평범한 KSM이 재개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던 타 구단의 모든 분석가들과 코치, 감독의 대가리를 정면에서 후려버리는 초특급 트롤링이었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만.

        

        

        

       ‘저거는…어떻게 막지…?’

        

        

        

        막아야만 했다.

        

        하지만 어떻게?

        

        크면 수십 평방킬로미터가 넘어가는 거대 맵들이 즐비한 AP에서, 꼴랑 단 한 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극한의 이지선다였다. 뭘 하든 결과적으로는 손해였다. 막으면 막는 대로, 놔두면 놔두는 대로.

        

        막자니 기존에 세워놓은 기동 루트 등등이 어그러지고, 안 막으면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확실한 건 전자든 후자든 계획이 수정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박살났다.

        

        어떻게 보면 유진의 가르침을 가장 잘 흡수했다고 봐도 되었다.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는 절대로 해주지 않는 것도 모자라, 모두가 상정하는 ‘판’ 자체를 뒤엎어버리는 건 어느 누군가의 특기였으므로.

        

        

        그러나 유진과 다이스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전자는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였지만 다이스는 그 정도는 아니란 점이었다.

        

        그리하여 내려진 결론은 유진을 상대하는 방법과는 극적으로 달랐다.

        

        

        

       ‘다이스는 보이면 죽이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은데.’

        

       ‘그치?’

        

        

        

        척살령.

        

        어중간하게 힘이 있는 존재가 가장 눈에 띄는 법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살짝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 또는 의도적으로 조금이라도 무시하고자 했던 – , 다이스는 전략적 역량보다도 전술적 요소를 더욱 집중적으로 교육받았다는 점이었다.

        

        

        

       ‘뭐야, 왜 죽었어?’

        

       ‘다이스도 너무 셉니다.’

        

       ‘와우.’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과였다.

        

        다이스는 전등이 아니라 화염 그 자체였고, 부나방처럼 달려든 이들은 그에 걸맞는 최후를 맞이했다 – 그리하여 태풍의 중심을 제외하고는 완전한 대환장파티가 열린 시점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맞은 6번째 경기. 어느덧 KSM 첫 번째 날의 경기가 고작해야 두 개만 남은 상황이었다 –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다이스 역시도 곧 우선 선발로 빠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곧.

        

        아직은 아니란 소리였다.

        

        

        

       “여기는 올 때마다 덥네.”

        

        

        

        습기가 가득하고,

        

        흘러내리는 용암으로 인해 무지하게 더웠으며,

        

        하늘로 끊임없이 솟구치는 연기와 눈처럼 쌓이는 화산재로 인해 시야는 엉망진창.

        

        그런 자연재해적 아포칼립스의 한복판에 뛰어든 99명, 그리고 그 사이에서 햇빛을 받아 유달리 반짝거리는 듯한 금발. 평소에 비해 살짝 처진 눈매는 졸린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주고 있었다.

        

        다이스.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KSM 경기일지도 모르는 아타카이아 화산섬 위에 발을 디뎠다.

        

       

        

       ───철컥!

        

        

        

        박스를 열었더니 튀어나오는 총들.

        

        주변에선 벌써부터 총소리가 이만큼이다. 아무래도 초반 눈치싸움이 실패한 듯했다. 사람들이 조금 덜 올 것 같은 곳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비슷한 논리 전개를 한 이들이 여럿 있었나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하나 있었는데,

        

        

        

       “…뭔가 마가 꼈나?”

        

        

        

        ASh-12.7.

        

        왜 이전 판부터 수상하리만치 구경 큰 총들이 자꾸 나를 졸졸 따라오는 거지? 그렇다고 해서 잘 못 쓰는 건 아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나는 그 양반처럼 되고 싶은 건 아니란 말야.

        

        그래도 다행히 주변을 조심스레 돌아다니며 다른 상자를 까자 5.56mm 나토탄을 쓰는 총기가 금세 쏟아지긴 했다. 익숙한 감촉과 익숙한 무게에 절로 마음이 안심되었다…만.

        

        음….

        

        

        

       -힐끔.

        

        

        

        …그래. 부무장으로 들고 다니는 건 문제 없겠지, 뭐.

        

        난 결코 화력에 미친 게 아니야.

        

        그렇게 나는 등짝에 두 번째 총기를 짊어진 채, 어쩌면 마지막 판이 될지도 모르는 길을 나섰다.

        

        

        돌이켜보면, 난 그렇게 슬그머니 전염되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새 표지가 작업 중입니다

    좀 더 진전되면 여러분들을 위해 함 들고와보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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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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