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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6

        

       늦은 밤.

         

       천막에서 지도를 바라보며 요아네스는 미소가 지어진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땅을 한 뼘도 얻지 못했지만…

         

       요아네스는 전선에서 올라온 보고를 흡족하게 바라본다.

         

       야를 평야를 가로질러 보헤미의 요새를 타격해 심장부까지 진격하고 있는 상황이 만족스럽다.

         

       거기다가 사비넬리의 뛰어난 전략적 식견 덕분에 칸쵸와 제1 방어 전선을 무너트리고 2차 전선을 유린 중인 현 상황에 조금 뒤면 보헤미가 항복할 수밖에 없을 거라 요아네스는 생각한다.

         

       다만… 아직 걱정스러운 건.

         

       제국군의 상륙이 걱정된다.

         

       아직 듀폴 전선과 야를 전선이 만나지 못해 아드리아 해를 뺏긴다면 듀폴 쪽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진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침대에 누워 거의 헐벗은 모습으로 눈을 비비며 일어나며 말한다.

         

       “전하… 안 주무세요?”

         

       인근 마을에서 꽤 반반한 처녀들을 데려온 요아네스는 그중 제일 아름다운 여인을 자신이 취하고 남은 여인들을 휘하 장군이나 고위 귀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곧 잘 거다. 올리비아.”

         

       그도 사내이고 여자를 보기 힘든 전쟁터에서 올리비아가 없었다면 요아네스는 꽤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을 것이다.

         

       “후후, 어서 오시지요 전하. 제가 재워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요아네스를 침대로 이끌고 그를 꼭 껴안고 말을 건넨다.

         

       “아무래도 저 임신한 거 같아요.”

         

       올리비아의 말에 요아네스는 어처구니가 없다.

         

       올리비아는 이곳 듀폴 출신.

         

       듀폴을 점령한 지 이제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즉 요아네스가 올리비아와 관계를 맺은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임신이라니.

         

       올리비아가 의사라고 해도 알지 못할 텐데, 한낱 농부의 딸 주제 임신이라 주장하는 그녀를 보며 요아네스는 속으로 비웃는다.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을 텐데?”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올리비아가 기대에 찬 얼굴로 미소 짓는다.

         

       “한 달 밖에 안돼도 임신이 됐을 거예요. 그렇게 매일 같이했는걸요?”

         

       그녀가 왜 그렇게 임신에 적극적인 이유를 떠올린 요아네스는 씩 미소를 짓는다.

         

       요아네스가 가족과 떨어져 울고불고하는 올리비아를 보며 했던 제안.

         

       그로서 처음에는 우는 여자를 안고 싶지 않기에 건넸던 제안에 순종적으로 변한 올리비아를 보며 흡족하다.

         

       -지… 집에 보내주세요. 네? 제… 제발요.

         

       울며 두려움에 떨던 올리비아와 그녀를 보며 미소 짓는 요아네스.

         

       -만약 내 아이를 배게 되면 너희 가족에게 남작령을 수여하도록 하겠다.

         

       그렇게 말하며 올리비아를 억지로 취했고… 이미 순결을 잃어 시집가기는 글른 그녀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요아네스의 씨앗을 갈구한다.

         

       요아네스의 몸에 피임 마법이 걸린 것도 모른 채 그를 유혹하고 갈구하는 올리비아의 모습을 보며 요아네스는 자신의 음습한 취향을 채웠다.

         

       물론 그녀가 임신이 되지 않았다는 걸 알지만 그걸 숨기고 환한 미소로 올리비아를 축하하는 요아네스.

         

       “그럼 그 아이가 튜들링의 남작이 되겠군.”

         

       그런 기만적인 그의 속셈도 모르고 환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올리비아가 말한다.

         

       “약속 꼭 지켜주셔야 해요?”

         

       그렇게 말하며 요아네스의 하체를 더듬고… 이내 방안에서 한 차례 뜨거운 열풍이 불어닥친다.

         

         

         

       ***

         

         

         

       마틴의 보고.

         

       니케아 군이 야를 평야에 안정적인 보급로를 만들어 보헤미의 수도 프리다를 향해 진격 중이라는 내용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예상한 시간에 적절히 보헤미를 공격하는 니케아군을 보며 흡족하다.

         

       내 예상대로 전부 흘러갔어. 이제 마틴만 성공하면 된다.

         

       내가 최근에 마틴에게 내린 명령은 니케아군이 프리다를 공격하려 하면 보헤미의 왕을 빼돌려 후방으로 이동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유라고 한다면 프리다 근방이 작살날 때 보헤미의 왕이 니케아 군에 사로잡혀 항복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명령.

         

       만약 보헤미의 왕이 거절한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빼돌리라 이미 말해놨다.

         

       과격하긴 하지만… 지금은 물불 가릴 때가 아니다.

         

       보헤미가 항복하면 듀폴과 야를 평야 두 곳이 연결되어 아드리아를 장악한다고 해도 듀폴로 보급이 가능할 테니.

         

       니케아의 목에 밧줄을 걸기 직전에 탈출하는 건 안 되지.

         

       이제 슬슬 아그리파에게 명령을 내려볼까?

         

       아마 여기서 연합왕국 함대로 가는 시일까지 고려하면…

         

       이제 슬슬 요아네스의 목을 취할 때가 되었음을 느끼며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

         

         

         

       데비앙의 편지가 요아네스에게 전달된 지 며칠이 지난날.

         

       연합왕국의 함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연합왕국의 제독 복장을 한 40대 남자.

         

       길고 검은 머리와 트리코튼(해군들이 쓰는 삼각모자)이 잘 어울리는 요제프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끼며 저 멀리 보이는 니케아의 해군을 바라본다.

         

       “쯧쯧… 요즘 시대가 어느 때인데 저런 배를 쓰는 건지.”

         

       고대 시대에는 니케아의 배가 전 세계에서 제일 뛰어난 배를 만들었다.

         

       오랜 기간 해양으로 무역으로 돈을 벌던 국가였으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고, 신대륙이 발견되었으며 연합왕국이 신대륙을 장악해 가며 더 크고 더 강하고 더 빠른 배를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신대륙을 개척하고 강한 제국을 상대로 국가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니까.

         

       그렇기에 지금 세일(삼각형 모양의 돛. 바람이 역풍일 때도 향해 할 수 있는 돛.)과 용골이 없는 배를 보며 요제프는 혀를 찬다.

         

       “적들의 배는 우리가 백 년 전에 쓰던 배를 갖고 온 거 같군.”

         

       그도 그럴 게 요제프가 이끄는 갤리온이나 전열함은 둘째치고 카락이나 캐러벨에 비해 니케아 해군이 쓰는 배는 연합왕국에서 역사책에서나 볼법한 모양이니.

         

       “자! 구식 니케아 녀석들에게 본보기를 좀 보여줄까? 모두 진형을 펼쳐라.”

         

       요제프의 말에 들은 해군 병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이내 기함에 여러 가지 색이 달린 깃발이 올라가자, 배들이 질서정연하게 진형을 짜기 시작한다.

         

       연합왕국의 함대들이 측면을 적에게 향하며 길게 늘어지지만 니케아의 함대는 일자로 줄을 서며 속도를 더 빠르게 달려온다.

         

       “참나, 그렇게 달려오면 두들겨 맞아야지. 전 함대에 장전을 명령한다.”

         

       요제프의 말에 해군 장병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일사불란하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파이어볼 스크롤을 찢어 투포환에 마법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그 투포환을 크고 무거운 발리스타 위에 올려놓는다.

         

       “조주운!”

         

       그 말에 따라 발리스타의 각도를 조절하며 적의 함대를 조준한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

         

       “발사아아!”

         

       -휘이잉!

         

       발리스타에서 발사된 투포환이 포물선을 그리며 적의 함대에 떨어지자…

         

       -퍼엉!

         

       -퍼엉!

         

       폭발하며 배 위에 커다란 폭발과 함께 강렬한 화염을 일으키며 배를 태우기 시작한다.

         

       그 이후…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다시 포격이 시작된다.

         

       그렇게 하염없이 하늘에서 철과 화염의 비가 계속 니케아의 배 위에 떨어지며…

         

       압도적인 화력에 목선이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침몰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참관한 아그리파는 절대 연합왕국과 바다에서의 교전을 피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사거리도 사거리지만 측면으로 돌려서 화력을 집중시켜 요격하다니. 니케아의 발리스타도 꽤 사거리가 길다고 알고 있었는데… 저 발리스타에 마법이라도 인챈트를 했나? 어떻게 저렇게 사거리가 길 수 있지?’

         

       아그리파는 모를 것이다. 연합왕국에서 제국을 두려워해 저 발리스타를 만들었고, 저 발리스타를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마법사와 기술자들을 갈아 넣었는지…

         

       그렇기에 압도적인 사거리와 빠른 연사가 가능한 발리스타를 만들었다는 걸.

         

       단 한 번의 포격을 성공시키지 못한 니케아군을 보며 아그리파는 전율을 느낀다.

         

       ‘이게… 연합왕국의 해군?’

         

       바다에서 아무리 마법에 강한 기사라고 해도 물 위에서 싸울 수는 없는 법.

         

       저렇게 배를 태워 버리면 메리든 윌리엄이든 싸워 이길 수가 없다.

         

       제국이 자랑하는 기사단조차… 바다에서 빠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데비앙이 연합왕국과 싸움을 피하려는지 알겠군… 해양에서는 절대 이길 수 없겠어.’

         

       그렇게 니케아가 자랑하는 해군 122척을 수장시켰다.

         

       그렇게 아드리아 해를 점령한 연합왕국은 빠르게 아드리아에 윌리엄과 황금기사단, 그리고 윌리엄에게 주어진 병사들을 내려주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

         

         

         

       아드리아 해안에 상륙한 윌리엄은 병사를 이끌고 툴루즈 요새를 향해 나아가다가 해가 저물자, 근처에 야영지를 만들고 있다.

         

       ‘적들은 우리가 상륙할 걸 미리 알고 있을 것이다.’

         

       데비앙이 보내온 편지에 따르면 연합왕국과 동맹을 맺은 걸 요아네스가 알고 있을 것이기에 적당히 시선만 끌어도 된다고 했지만.

         

       제국의 영웅이라 불리는 윌리엄은 그걸로 만족할 생각이 전혀 없다.

         

       데비앙이 보내준 첩보에 따르면 아드리아에 배치된 총병력은 5만에 못 미친다.

         

       그에 반해 윌리엄이 갖고 있는 병력은 4만…

         

       공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적보다 숫자가 많아야 하는 게 병법의 기본이지만 윌리엄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반란군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다시는 이런 경거망동할 생각을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선 윌리엄은 척후병을 보내 근처에 적들이 있는지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때, 윌리엄의 부관인 마태오가 윌리엄에게 앞으로 계획에 관해 묻는다.

         

       “기사단장님. 정말 툴루즈 요새를 점령할 생각입니까?”

         

       이전 처음 로만을 떠날 때.

         

       아드리아 전체를 장악할 생각으로 데비앙은 자신을 파견했지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지.

         

       데비앙은 윌리엄에게 적들에게 시선만 끌라는 명령을 내렸다.

         

       굳이 무리하게 요새를 점령할 필요까지 없지만…

         

       그걸로 윌리엄은 성이 차지 않는다.

         

       “그렇다. 툴루즈 요새는 튼튼하긴 하다만 무적은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윌리엄의 눈에는 흉흉한 살기가 가득하다.

         

       “선황제 폐하께서 니케아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단 말인가? 내 직접 요아네스의 목을 쳐서 선황제 폐하를 뵈러 갈 때 선물로 챙겨갈 것이다.”

         

       “저희는 아드리아 해안가도 지켜야 하기에 병력이 부족합니다.”

         

       아드리아 해안가로 연합왕국이 보급품을 공급하기로 했기에 아드리아 해안가에 최소 만 명은 배치해야 하는 상황인데. 자신들보다 숫자가 많은 툴루즈 요새를 노리겠다는 윌리엄의 말에 마태오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걱정하지 말라, 나도 다 생각이 있다.”

         

       “하… 하지만 명령은…”

         

       마태오의 말을 자르는 윌리엄.

         

       “전쟁터에 들어온 장군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쟁 상황에 따라 아무리 황명이라도 거역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실제로 전쟁터에서 개인 지휘관이 상급 지휘관의 명령을 따르지 못할 때가 간혹 있긴 하지만…

         

       보통 그럴 때면 빛나는 전공을 세우지 못하면 명령 불복죄로 처벌을 당하기 마련이기에 삼가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마태오. 자네가 내 부관으로서 전쟁을 참여하는 것이니 잘 모르겠지만. 나와 황금기사단이 왜 대륙 최강인지 눈을 뜨고 잘 지켜보거라.”

         

       그렇게 말하며 막사로 들어가는 윌리엄을 마태오가 넋 놓고 바라본다.

         

       ‘저러다가 지면… 어쩌려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오늘 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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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오늘도 후원 해주신 디트리민님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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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여황제의 주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y say to leave when the applause dies down, and so I tried to depart.

I intended to give the Empress, who had married me despite her utter disdain, the gift of our marriage annulment…

But the Empress glares at me and says,

[ Did you really think… I would let you go? ]

Something is going terribly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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