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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7

       당가의 안정화를 위해 한동안 자리를 비웠던 독봉 당선영의 복귀 소식으로 인해 한동안 학관이 시끌벅적했다.

         

       이유인즉, 그녀의 미모가 한층 더 빛을 발하기 시작한 탓이었다.

         

       요염하고, 다가가면 미색에 홀려 파멸할 것만 같은 위험한 분위기가 옅어지고 햇살처럼 따스하고, 고혹적으로 변했다는 얘기들로 가득했다.

         

       그렇게 변한 분위기는, 그녀를 둘러싼 무시무시한 소문이 만들어낸 높다란 장벽 때문에 섣불리 다가서지 못했던 사내들의 용기를 자극했다.

         

       “다, 당 소저! 나와 혼인을 전제로 사귀어주시오!”

       “흐응…?”

         

       그녀로서도 놀랄 만한 일이었다.

         

       일 년 차부터 제 곁에 섣불리 다가서는 사내들은 모조리 망신살이 뻗치게 만들어 주었건만.

         

       마음속에 진 응어리가 모두 풀린 그녀는 더 이상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당선영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그의 고백에 답해주었다.

         

       “미안하지만, 공자께선 제 취향이 전혀 아니세요.”

       “억…!”

         

       차후의 기회마저 완벽하게 차단하는 단호한 말투에 한 사내가 심장을 부여잡은 채 떠나간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들이 재차 자신을 노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토록 매몰차게 거절했으니 섣불리 다가오는 이들은 없으리라고.

         

       허나, 그녀의 매몰찬 대답은 오히려 사내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취향이 아니라 거절했다고? 그렇다면 나는 어떠냐!’

         

       우리 중 당신의 취향이 한 명쯤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사내들이 줄지어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당 소저! 나는 어떻소? 혹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대를 위해 내 모든 걸 바꾸리다!”

       “나 또한 마찬가지요!”

       “말만 하시오! 뭐든 그대의 취향에 맞게 바뀔 터이니!”

         

       여인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양손에 잔뜩 쥐고 구름떼처럼 몰려온 사내들.

         

       “아, 아니 이게….”

         

       그들을 바라보는 당선영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그들을 보며, 당선영이 눈을 빛냈다.

         

       “후후.”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백우진으로 가득 차 있다.

         

       흔들리는 당가를 안정시키고, 십수 년 만에 만난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그에 대한 생각을 잠시도 멈춘 적이 없었을 만큼.

         

       오랜만에 재회한 그 또한 자신을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글쎄.

         

       ‘그새 또 여자가 늘었어.’

         

       그의 곁에 있는 여자의 수가 늘었다.

         

       난데없이 영웅님이라 부르는 천진난만한 여인에, 당가를 습격했던 여인까지.

         

       ‘농도를 봐선 아직 누구와도 동침을 하진 않은 것 같지만….’

         

       지난밤 그에게서 나온 결과물을 확인했을 때, 분명 지금까지 독수공방한 건 사실인 듯하나, 그녀들 또한 머잖아 그의 것이 될 터였다.

         

       ‘욕심 많은 사내 같으니.’

         

       그의 눈은 순수하지만, 탐욕적이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그녀가 보기엔 그러했다.

         

       사람 하나하나에게 품는 감정은 더없이 순수하나, 고작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어린애 같은 욕심 또한 돋보인다.

         

       단순히 욕심만 많은 이라면 배가 터져 죽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는 그럴 것 같지도 않다.

         

       ‘더 강해졌어.’

         

       분명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어렴풋하게 느껴졌던 그의 경지가 이제는 전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짧은 사이에 또 한 번 벽을 부수고 나아갔다는 뜻.

         

       ‘약관에 벌써 초절정이라니.’

         

       그녀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그려졌다.

         

       처음 그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건 분명 다른 사내들과는 다른 행동거지와 성격 때문이었으나, 완전히 빠지게 된 계기에 그의 능력이 한 몫 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렇기에 그녀는 확신했다.

         

       이 넓은 땅덩어리를 전부 샅샅이 뒤져도 그보다 나은 남편감은 없으리라.

         

       향기로운 꽃에 벌이 꼬이듯, 그토록 능력 있고, 수려한 사내에게 여인의 마음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일.

         

       그와의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일은 없으리라 예상했다.

         

       그러니 이제 와서 그에게 정이 떨어졌다거나, 사랑이 식었다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조금 괘씸해.’

         

       조금 얄밉고, 괘씸하게 느껴지는 것까진 어쩔 수 없는 일 아닐까.

         

       “저를 얻고 싶으시다면, 어떤 식으로든 옥면신룡에게 허락을 받고 오셔요.”

       “오, 옥면신룡이라면….”

       “백우진?”

         

       각양각색 변하기 시작한 그들의 얼굴 위로 그녀의 말이 뒤를 이었다.

         

       “그 사내에게 있답니다. 저를 소유할 수 있는 권한이.”

         

       그녀의 한마디는 학관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 * *

         

         

       학관에 복위한 이후, 백우진의 일과는 언제나 동일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조원들을 굴리는 것.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이기에, 혹자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상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단 하루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똑같기는 무슨.’

         

       눈앞에서 조원들이 단 한 치라도 어제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때에는 그조차도 생각지 못한 수를 보여주며 깜짝 놀라게 만드는 날도 있다.

         

       그럴 때면 깜짝 선물을 받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옥면신룡!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그 다음은 나다!”

       “나도!”

         

       단숨에 그 평화가 깨졌다.

         

       조원들에게 휴식 시간을 주고, 잠깐 밖으로 나왔더니 사내들이 몰려와 다짜고짜 결투를 신청하는 게 아닌가.

         

       더욱 가관인 것은 놈들이 꺼낸 뒷말이었다.

         

       “내가 이기면 당 소저와 나의 사이를 허락해라!”

       “……?”

         

       왜 이놈들의 입에서 당선영의 이름이 거론되는 걸까.

         

       백우진은 그들의 뒤에 모종의 흑막이 존재함을 느꼈다.

         

       “허허.”

         

       그는 술을 들이켰다.

         

       자신의 여인이 이토록 많은 사내들을 설레게 만드는구나 하고 기쁜 한편, 제 것을 내놓으라 말하는 놈들의 행태가 심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 다들 한 명씩 차례대로 결투하자.”

         

       그는 선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빠악!

         

       “구웨에엑!”

         

       한 놈, 한 놈 손수 밟아주었다.

         

       앞선 사내가 당하는 모습에 지레 겁먹고 도망치는 이들이 생길 정도로 아주 강렬하게.

         

       해가 저물 즈음이 되자, 두 발로 서 있는 이는 오직 백우진 한 명뿐.

         

       무모한 용기로 도전해온 이들은 모두 바닥에 널부러졌고, 제 주제를 정확히 파악한 이들은 이미 돌아간 지 오래였기에.

         

       “이게 끝이 아니지….”

         

       결투는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백우진은 곧장 밤의 장막을 이용해 여자 기숙사의 담벼락을 손쉽게 넘어갔다.

         

       그 다음, 곧장 당선영의 방으로 돌진하여 그녀와의 결투를 시작했다.

         

       “자,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으니까앙…!”

         

       제발 한 번만 쉬게 해달라는 말조차도 내뱉을 힘이 없을 만큼 듬뿍 사랑해주었다.

         

         

       * * *

         

         

       백우진과 당선영을 둘러싼 이야기로 학관이 연일 시끄러웠다.

         

       그녀를 얻기 위해 겁도 없이 백우진에게 결투를 신청했던 이들이 전부 의약전 신세를 지게 됐다는 소식과 더불어, 또 하나의 말도 안 되는 소식이 전해졌다.

         

       “독봉이 용봉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독봉조 부조장에게 봉의 자리를 넘겨줬다는군!”

         

       다름 아닌 당선영이 봉의 자리를 내려놓았다는 소식이었다.

         

       전날 밤, 정말 선계의 문을 두드리기 직전까지 갔다가 돌아온 그녀는 마침내 결심했다.

         

       더 이상 그녀에게 명성이니, 명예니 하는 것들은 그 의미를 잃은 지 오래.

         

       한 시진이라도 더 백우진과 함께 있는 게 더 소중해진 그녀는 결심했다.

         

       독봉의 자리에서 물러난 뒤, 백우진이 이끄는 신룡조의 조원이 되기로.

         

       “…그런고로, 앞으로 당 소저는 우리의 조원이다.”

         

       백우진의 짤막한 설명이 끝맺을 즈음, 당선영이 한 걸음 앞으로 걸어나오며 손을 흔들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

         

       장삼과 구왕수는 헤벌쭉한 얼굴로 그녀의 인사에 화답했고, 신예화와 제갈연지는 불안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안 그래도 그와의 사이에 좀처럼 진전이 없어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는데 이미 갈 데까지 가버린 여인이 떡하고 나타났으니, 경계심이 들기 시작한 것.

         

       거침없이 연심을 드러내고 있는 신예화 그리고 제갈연지가 자신의 등장을 반가워하지 않으리라는 것쯤, 당선영 또한 예상했다.

         

       ‘신 소저는 차치하고….’

         

       대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쁜 여자라면 마다하지 않을 그가 희한하게도 그녀의 마음만은 단호하게 거절하고 있다.

         

       그러니 자신 또한 그녀와의 관계 개선을 당장 도모하지 않아도 될 터.

         

       그녀가 당장 신경 써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제갈연지였다.

         

       “제갈 소저, 우리 잠깐 얘기 좀 할까요?”

       “…좋아요.”

         

       제갈연지는 제법 당찬 표정으로 그녀의 제안에 응했다.

         

       훈련이 모두 끝난 뒤,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고 앉았다.

         

       먼저 말을 꺼낸 이는 당선영이었다.

         

       “저번에는 고마웠어요. 제 제안에 응해줘서.”

         

       당선영은 제갈연지에게 빚을 졌다.

         

       때는 백우진이 당가에 숨어든 마교도 놈들을 모두 해치우고 마무리를 할 무렵이었다.

         

       백우진이란 사내에게 모든 걸 바치기로 한 그녀는 한껏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지독한 악몽으로부터 벗어난 이 기쁨을, 그와의 아름다운 하룻밤으로 방점을 찍고 싶었다.

         

       당선영은 그가 자신보다 앞서 제갈연지와 깊은 감정의 교류를 나누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백우진과의 하룻밤을 보내기에 앞서, 제갈연지에게 먼저 허락을 구했다.

         

       당연히 그녀는 노발대발하며 거절했지만, 당선영은 온갖 감언이설로 그녀를 공략했다.

         

       “…당 소저가 그때 분명히 말했죠. 아무리 처음이라도 성에 대한 지식이 없는 여인을 안는 사내는 즐기지 못한다고.”

       “그, 그랬었죠.”

         

       사실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이었다.

         

       자신은 제갈연지와 백우진이 밤을 지새운 이후의 두 번째여도 상관은 없었다.

         

       다만, 그 두 사람의 초야를 먼저 치르게 하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이미 안달이 난 상태의 그녀는 약간의 수를 썼다.

         

       성에 대해 무지한 여인을 안는 사내는 즐길 수가 없다고 말하며, 난처해진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자신이 모든 걸 알려줄 테니, 그와의 밤을 양보해달라고.

         

       “저, 당 소저가 읽으라고 보내준 서책들 다 읽었어요….”

         

       제갈연지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말했다.

         

       그녀가 지금껏 읽고 있던 책들의 절반은 당선영이 보내준 것들이었다.

         

       서책은 하나 같이 방중술에 대한 것들이었다.

         

       주로 여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사내를 만족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들.

         

       하나 같이 시중에선 구할 수 없는 매우 귀한 것들이었다.

         

       그녀는 오로지 백우진과의 하룻밤을 위해 모든 내용을 머릿속에 담았다.

         

       바꿔 말하면, 초야에 앞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는 뜻.

         

       “그러니까, 이제 저도 백 공자와 하, 하….”

         

       직접적으로 입 밖에 내려니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기회를 놓친 채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마음 졸이고 싶지 않았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가질 수 있다고 했던가.

         

       ‘요, 용기를 내야 해…!’

         

       그래야만 백우진을 가질 수 있다.

         

       제갈연지는 눈을 질끈 감으며 당선영을 향해 당찬 요구를 내던졌다.

         

       “저, 저, 저도! 배, 백 공자와 하, 하룻밤…, 보낼 수 있게 해줘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과연 제갈연지는 하룻밤을 쟁취할 수 있을까요,,,!

    다음화를 기대해주십시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고, 저는 내일 또 찾아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매번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셔요. (_ _)

    다음화 보기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주정뱅이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sent a 5,700-character message and ended up transported into a novel world once. Then after returning, I got reincarnated into a second martial arts novel by the same damn author. Only this time, I really didn’t write 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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