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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8

       레이나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다.

       판자 격파를 성공한 이후로 그녀는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던 어떠한 굴레를 벗어던진 것 같았다.

         

       그녀는 나흘 동안 엘라가 ‘고난도’로 분류했던 훈련들을 최고 성적으로 통과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

       ‘프리셀’이라는 훈련뿐이었다.

       

       레이나는 사방팔방에서 무작위로 날아오는 카드들을 한 손으로 받아냈다.

       마지막 카드까지 낚아챈 그녀는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그녀의 다섯 손가락 사이.

       네 갈래의 틈에는 52장의 카드가 하트, 클로버, 다이아몬드, 스페이드 무늬별로 A부터 K까지 각각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었다.

         

       날아오는 카드에 박힌 무늬와 숫자를 읽어내고 손가락 사이로 받아야 하는 훈련이었다.

       인지력을 극한까지 요구하는 일이었다.

       엘라도 몇 번 성공한 적 없는 이것을 그녀는 단 한 번에 성공시켰다.

         

       단원들이 환호성을 지르려는 순간, 붕대 사이로 흘러나온 밴딕의 거친 목소리가 그들을 제지했다.

         

       “조커 카드는 어디 갔지?”

       “얼레?”

       “그러고 보니 2장 더 있잖아. 블랙 조커랑 레드 조커.”

         

       프리셀은 날아오는 54장의 카드 중 숨어 있는 조커 카드 2장은 걸러내야 했다.

       그것을 손에 잠시라도 쥐면 그대로 탈락이었다.

         

       그런데 조커 카드는 바닥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잘못 섞은 건 아닐까?”

       “그, 그러게? 그저께 카드 게임 하고 놀 때, 우리가 옷섶 사이에 숨겨둔 걸 안 뺐나?”

       “뭐? 야, 너희들 어쩐지 필요할 때마다 조커가 튀어나온다고 했다!”

         

       단원들이 웅성거리는 그때, 원더스타인은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양복 앞주머니에서 카드 한 장을 빼 들었다.

       거기에는 검은색 복장을 한 광대가 그려져 있었다.

         

       동시에 레이나도 자신의 앞주머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냈다.

       거기에는 붉은색 복장을 한 광대가 있었다.

         

       빗발치는 카드들 가운데 그녀는 그 둘만은 정확히 받아쳐 그와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은 것이다.

       이것은 엘라도 하지 못했던 묘기였다.

         

       단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걸로 그녀는 엘라의 도전과제를 10일 만에 모두 달성했다.

         

       그 열기 어린 현장의 가운데 선 레이나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고수했다.

       그녀도 무척 기뻤지만, 곡예를 성공시킨 후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은 그녀의 몸에 밴 버릇이었다.

         

       스벤은 해골을 달그락거리며 외쳤다.

         

       “핫핫, 엘라 양의 훈련을 모두 격파했군요! 이걸로 레이나 양의 야심이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그 말에 그녀의 굳어 있던 표정이 살짝 무너졌다.

         

       “아, 아닙니다! 누, 누가 부단장 자리를 노렸다고…….”

         

       해골 광대는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꼬집었다.

         

       “어라? 전 부단장 자리를 노린다고 안 했는데요. 그냥 ‘야심’이라고 했지?”

       “그, 그거야……지, 지금까지 내내 그걸로 놀렸으니…….”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의 반응에 단원들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가장 변한 점이 있다면 그녀의 태도였다.

         

       군대 교관 같았던 딱딱한 말투에 약간의 부드러움이 깃들었다.

       단원들의 장난에도 날을 세우기보다 당황해하며 얼굴을 붉혔다.

         

       지금 그녀의 모습을 보면 도저히 첫날의 그 싸늘했던 그녀와 동일인물이라고 믿지 못할 정도였다.

         

       “레이나 양.”

         

       원더스타인이 레이나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네?”

       “부단장 선발시험은 언제로 할까요?”

       “부, 부단장! 아, 아니…….”

         

       순간 혹해서 입술을 씰룩거렸던 그녀는 원더스타인의 입에 걸린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고는 얼굴을 더 붉혔다.

         

       “다, 단장님까지 절 놀리시는 건가요!”

       “하하, 다들 장난을 치니까 저도 한마디 거들고 싶어지더군요. 후후, 그건 그렇고 레이나 양은 정말 우리 서커스단의 부단장 자리를 노리고 있나요?”

         

       아예 대놓고 묻는 그의 질문에 레이나는 반대로 쿵쿵 뛰는 심장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아버지의 냉소적인 화법에 평소에 시달렸던 덕분일까?

       이런 직설적인 말 앞에서는 오히려 차분해졌다.

         

       당신의 부단장이 되고 싶냐고 묻는 겁니까?

         

       그녀는 솔직히 대답하기로 했다.

       가능성은 둘째치고 그의 반응이 궁금했다.

         

       “저는…….”

         

       그녀가 입을 뗐다.

       그러나 동시에 원더스타인이 웃음을 터트리며 손을 내저었다.

         

       “알아요. 엘라 양에 대해 경쟁의식을 불태우다 보니 그렇게 비치는 거. 레이나 양은 황금 카니발로 돌아가야죠”

       “네? 아, 아니 저는…….”

       “괜찮아요. 후후, 저도 장난을 쳐본 거니까.”

       “아…….”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면 레이나는 또 강하게 나가지 못했다.

       상대가 직설적으로 나오면 얼마든지 맞받아칠 수 있는 그녀였지만, 장난을 치거나 부드럽게 돌려 말하면 당황하고 머뭇거리다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단원들을 그런 레이나의 모습을 보며 서로 쑥덕거렸다.

         

       -단장님 정말 모르시는 건가?

       -예전부터 뭔가 감정이 엇나간 사람이었잖아.

       -저 악마적인 초인도 저런 부분은 참…….

       -들이대려면 엘라처럼 해야…….

         

       마침 레이나가 떠올린 사람도 엘라였다.

         

       자신도 그녀만큼 적극적인 성격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녀는 황금 카니발의 지인으로부터 그녀가 거기서 얼마나 잘 지내고 있는지 들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죽지 않고 나이 많은 단원들과 스스럼없이 굴며 금방 친해졌다고 했다.

         

       자신은 황금 카니발에 몇 달이나 있으면서도 대부분 서먹서먹했는데…….

         

       그나마도 친해진 사람들도 그녀가 아버지에게 구박받는 것을 보고 먼저 위로하기 위해 다가와 준 것이지, 그녀가 먼저 나서서 인간관계를 가진 적은 없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지내도 딱히 상관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아버지가 원하는 최고의 곡예사가 되겠다는 생각만 가득했으니까.

         

       무엇보다 자신은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했다.

       이름나고 신분이 높은 사람을 대할 때도 침착했다.

       수천 명의 관중 앞에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나타나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하고 싶은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라, 자포자기에 기반한 것임을 깨달았다.

         

       상대가 뭐라고 생각하든 자신은 ‘황금 천칭’을 연기하면 그만이니까.

       진정으로 사람들과 소통했던 것이 아니라, 벽을 보고 혼자만의 연기를 했던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막상 ‘벽’으로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 나타나자 그녀는 급격히 소심해졌다.

       자신이 한심했다.

         

       뭐가 황금 천칭이야.

       바보, 찐따, 오줌싸개.

         

       원더스타인은 레이나의 표정이 울적해지는 것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황금 카니발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에 그녀가 우울해한다고 생각했다.

         

       로드 판타스틱.

       그 밑에서 다시 시달릴 걸 생각하니 괴로울 것이다.

         

       “레이나 양.”

         

       원더스타인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따뜻한 열기가 그녀의 정수리를 감쌌다.

         

       “아…….”

         

       그녀의 입술 사이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정말 오랜만에 받는 ‘애 취급’이었다.

       기억에 남지 않은 시절을 제외하고는.

         

       “덕분에 단원들이 너무나 즐겁게 곡예를 배웠어요. 2주 안 되는 시간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고마워요.”

         

       고맙다.

       그것은 레이나가 오히려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었고, 자신의 실력 또한 향상할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해주었다.

         

       엘라가 설계한 훈련은 다중의 변수를 동시에 조작할 수 있어야 했다.

         

       황금 카니발이었다면 전문 지원팀이 장비를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더스타인 측에는 따로 소도구나 장비를 제작하는 기술자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이 직접 훈련의 맞상대를 해줘야 했고, 상대는 훈련에 임하는 사람과 동급의 기술을 지니고 있어야 했다.

         

       원더스타인은 훈련 대상이 바뀌었는데도 너무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맞춰주었다.

       단검을 받아내는 연습을 할 때도 그녀의 신장과 팔 길이, 점프력을 완벽히 꿰뚫어 보고는 적절한 한계선을 향해 단검을 던졌다.

         

       이것은 재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직접 그녀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인지 몇 번은 봐야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그 앞에서 그렇게 움직임을 보인 적은 딱 한 번밖에 없었다.

         

       신입생 선발시험.

       그는 거기서부터 자신을 보고 있던 게 틀림없었다.

       아버지도 자신을 외면하고, 강당 안 대부분이 엘라의 화려한 움직임에 눈길을 뺏겼을 때.

         

       그때부터 그는 자신이 하던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그의 염려와 관심은 자신이 이곳에 머무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기뻤다.

         

       “저야말로 감사해요.”

         

       그러나 그것은 레이나의 오해였다.

         

       원더스타인에게는 평균 호감도 15 보상인 ‘스킬북’이 있었다.

       그는 2번째 예선전의 과제가 ‘기술’이라는 것을 듣고 스킬북의 공간을 2칸까지 확장했다.

         

       그는 스킬북에 곡예 기술을 번갈아 장착해가며 그녀의 훈련을 도운 것이었다.

         

       예를 들어 ‘투척술’을 스킬북에 장비하기만 해도 단검이나 판자 따위는 어디에 던져야 원하는 표적에 닿고, 어디에 던져야 상대가 받아내지 못하는지 훤히 파악되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건축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건설 가능한 영역은 녹색으로, 건설 불가능한 영역은 적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선명하게 구분되었다.

         

       무엇보다 레이나가 받는 훈련은 엘라와 한번 치렀던 일이었다.

       어떤 훈련을 할 때마다 어떤 기술인지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훈련과 격려.

         

       원더스타인은 이 정도면 그녀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은 다 베풀었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금요일.

       이제 남은 날은 며칠 없었다.

       그는 이제 자신의 욕심을 조금 채우기로 했다.

         

       그는 그동안 참느라 입이 근질거렸던 제안을 꺼냈다.

         

       “다음 주 화요일이면 돌아가는 날이잖아요.”

       “그런데요?”

       “그래서 말인데요. 주말 동안 잠시 외출하지 않겠어요?”

         

       외출?

       나들이?

       데이트?

         

       몇 가지 유의어가 혼란스럽게 머릿속을 맴돌았다.

       레이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외, 외출이요? 저, 저는 괜찮지만……저랑 가면 재미없을 거예요…….”

         

       레이나는 자신이 말재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거기다 상대에 맞춰주는 능력도 형편없었다.

         

       그녀는 그가 엘라와 즐겁게 떠들며 골목길을 걷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나마 훈련과 교육을 통해 자신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겼는데, 괜히 함께 나갔다가 엘라와 비교당하고 ‘재미없는 애’로 낙인찍히기 싫었다.

         

       원더스타인은 조바심이 나서 그녀를 달랬다.

         

       “하하, 얘기할 일 별로 없을 걸요? 재미있는 것을 구경하러 가는 거예요. 그런데 한 명이 더 필요해서요.”

         

       레이나는 그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그렇지.

       서커스 단장인 그가 어디 꽃놀이라도 가자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공연인가요?”

       “공연이 아니에요. 슬라그보르트 제과 공장에 갈 겁니다.”

         

       원더스타인이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슬라그보르트 제과 공장은 예테린푸르크에 나오는 양대 미궁 중 하나였다.

       게임에 직접 나온 장소는 ‘성지순례’하고 싶은 것은 게이머로서의 순수한 욕구였다.

         

       루즈에서는 본의 아니게 유령을 잡으러 들어갔다가 하수도를 탐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도통 기회가 없었다.

       하수도는 애초에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었다.

       그래서 제멋대로 폐쇄된 우물 뚜껑을 따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가 가고자 하는 곳은 현재 멀쩡히 운영되고 있는 공장이었다.

         

       정규 루트를 밟아야 했다.

         

       ‘아이 또는 청소년을 동반한 견학’이 가장 쉬운 입장 방법이었다.

         

       그러나 그의 서커스단에 있는 10대 두 사람은 그것을 거부했다.

         

       -그딴 데 하루를 쓰라고?

       -저는 어린애가 아니에요.

         

       우몬이 있기는 했지만, 그가 밖에 나설 수 있는 때는 할로윈 시즌밖에 없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는 사탕을 나눠주는 행사 때문에 공장 견학이 임시로 중지되었다.

         

       유라크네는 함께 별장으로 들어가는 원더스타인과 레이나를 바라보며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쉽네요. 제가 3년만 젊었어도 10대라고 속여보는 건데.”

         

       스벤이 그녀를 흘끗 바라보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10년이 아니고요?”

         

       마야가 별장으로 돌아온 것은 딱 유라크네가 스벤의 목을 조르고 있을 때였다.

       마야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훈련은 끝났나요?”

         

       유라크네는 스벤의 목에서 목을 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방금요.”

       “크핫, 목뼈 안에 울림통이 찌그러진 느낌!”

         

       스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마야는 마당을 둘러봤다.

         

       “단장님은 어디 계세요?”

       “아, 단장님은 내일 있을 외출에 대해서 레이나 양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안에 계세요.”

         

       불안한 예감이 마야의 전신을 관통했다.

         

       “……외출이요?”

       “핫핫, 네! 슬라그보르트 제과 공장이라고…….

         

       스벤의 설명을 들은 마야는 못 박힌 듯 그 자리에 섰다.

       그녀는 멍청한 표정으로 별장 건물을 바라봤다.

         

       -에옹…….

         

       월리가 풀죽은 얼굴로 그녀 옆에 섰다.

       안락하게 몸담던 상자를 뺏겼을 때 그가 그런 표정을 지었던가?

         

       마야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레이나가 그냥 머물렀다가는 손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스승의 능력을 너무 얕봤다.

         

       고작 2주도 안 되는 시간에……?

         

       -에오옹.

         

       월리가 서글프게 울었다.

       유기견에게 빈집털이를 당한 고양이의 모습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십사일 님, 2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다음 일러스트로 레이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이 아나이스? (에피소드 흐름에 맞춰서요) 후원금은 전부 일러스트 제작에 쓸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검성 님, 1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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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
Score 4.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 protagonist, a famous YouTuber known for playing the game trilogy “Tril Trilo Trilogy,” finds himself possessing the final boss of the game world. Before the release of the new instalment in the series, he receives an offer from the game’s developer to play a prequel, “Part 0,” which explores events that occurred before the first instalment. Since he is a fan of “Tril Trilo Trilogy,” he eagerly accepts the offer. However, through some twist of fate, he wake ups in the world of “Tril Trilo” in the dreadful body of the final boss of the trilogy, a character named Frank Wonder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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