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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8

       

        

        

        

       “날씨 꼬라지.”

        

        

        

        칼라만스크 – 핵폐기물 처리장 인근 도시.

        

        하늘은 누런 것도 아니었고, 검은 계열의 초록색이다.

        

        공기는 서늘했지만 탁했고, 약한 납 맛이 공기 중에서 느껴진다. 하늘을 가득히 뒤덮은 구름은 썩어버리기라도 했는지 불길한 음색과 함께 짙은 녹색으로 암울히 빛났다. 아니, 어쩌면 진짜 썩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은 죽어가는 세상의 연출에 일가견이라도 있는지, 여러 맵들을 하다 보면 여러 이유로 멸망한 세계를 걷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늘에서는 타르 같은 검은 비가 내린다.

        

        이것이 이 맵의 킬존이었다. 하늘에서부터 방사능이 섞인 비가 내려온다. 뭐라고 해야 하나, 현실에도 이런 곳에 실제로 도시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우울증이 있으면 이 맵을 하면 안 되지 않을까 싶었다.

        

        SSM 중 유일하게 남겨진 나에게는 더없이 어울리는 곳이었다.

        

        

        

       “하아.”

        

        

        

        불과 15분 전, 다이스가 두 번째 우선선발자로 뽑혔다.

        

        그리하여 한 경기의 정원은 99에서 98이 되었고, 국가대표의 자리는 18개가 되었다. 자연재해 두 개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은 좋지만, 이제 의지할 곳 없이 오롯이 나만의 힘으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건 적응이 어렵다.

        

        당연하게도 경기 진행 와중에 도움을 받거나 한 건 아니지만, 일종의 가상-마음의 공허 비스무리한 거라고 해야 하나. 아무래도 날씨가 원인인 것 같다.

        

        이런 꾸무레한 날씨니까 기분도 싱숭생숭해지지.

        

        

        정신을 다잡고 주변 건물로 들어간다. 낡은 박스를 열자 완제품들이 튀어나온다. 게다가 바닥에도 총기가 널려있다보니 오히려 뭘 쓸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다.

        

        대구경 총기들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KSM이라는 대무대에서 ASh-12.7 같은 무지막지한 야생마 같은 총을 쏘는 건 내게는 너무 큰 모험이었다. 나름대로 다크 존을 오래 했다고 자부하지만 여전히 위는 높고도 멀었다.

        

        AP란 그랬다. 서로 다를 것 없는 플레이를 하는 것 같아보여도,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변수가 제각기 돌아가다 어느 순간 결과를 형성한다. 승리 또는 패배.

        

        그 사이에 무엇이 있길래 이 게임엔 더 위가 있는 걸까. 유진 코치에게 좀 더 배우면 뭔가 좀 알게 되려나?

        

        

        다이스가 날아다니는 걸 보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면…이제 어떡해야 하나.”

        

        

        

        하지만 입과 행동은 반대라 하였듯이, 몸은 이미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목표는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 곳. KSM인데 너무 대담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었으며,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지엄하신 어느 코치가 트레이닝 와중 내게 말하길,

        

        

        

       ‘KSM이라는 큰 대회를 맞이한 건 블루밍 뿐만이 아니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그곳이 바로 파고들어야 하는 간극이에요.’

        

        

        

        라고 하였다.

        

        쉽게 말하자면, 자신 이외에도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쯤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도리어 대놓고 활개치고 다니는 이들에 대한 대항력이 부족해진다는 소리였다.

        

        물론 프로게이머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 점에 대한 대비를 아예 안 한 건 아니겠지 – 만, 피아니스트들이 수많은 연습과 연습을 반복해도 무대 위에 올라가서 긴장하듯이, 평소보다 움츠러드는 건 본능의 영역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 자화자찬 같지만, 적어도 나는 그 긴장 속에서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여유가 없으면 만들어질 때까지 굴렀기 때문이었다.

        

        

        

       ───투두두두두!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아도 사방팔방에서 들려오는 콩 볶는 소리.

        

        최대한 조심하면서도, 어쩌면 칼라만스크에서 가장 위험할지도 모르는 대형 쇼핑몰 단지로 향했다 –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반드시 있을 거라고 말할 수 있을 거고,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이건 엄밀하게 말하자면 비율의 문제였다.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대회에서 긴장 덕에 평소보다 경직된 플레이를 하는 이들이 많을지, 혹은 좋다고 날뛰는 이들이 많을지는 조금만 생각해도 답이 나오는 문제였다.

        

        진즉 포기해버린 게 아닌 이상, 사전에 짠 택틱대로 돌아다니지 않다가 광탈이라도 해버린다면 잃을 게 너무나도 많았으니까.

        

        물론 이 또한 유진이 말해주었다.

        

        

        슬슬 이 즈음에서 조금 단어를 바꿔보도록 하자.

        

        대놓고 활개를 친다는 걸 조금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이는 공세의 주도권이나 선제공격권을 내가 쥘 확률이 더 높다는 소리였다. 그리하여 나는 한때는 물건들로 가득했을 쇼핑몰 안쪽으로 발을 들였다.

        

        이 즈음부터 스킬 활성화 구역이 나타나기 때문에 무지막지한 눈치싸움이 시작될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맵은 입에서 단 내가 날 때까지 외웠으니 – 비록 게임마다 맵의 구조가 바뀌긴 하지만 – 적의 위치는 대략적으로 예상이 간다.

        

        엄폐물을 끼고 달리면서, 총성이 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파고든다. 중간중간 먼저 온 선객들이 총탄을 쏟아붓지만, 나노머신 방벽은 그리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한창 다른 유저와의 교전에 정신이 팔린 적의 옆구리를 레드 도트에 놓고 방아쇠를 당겼다.

        

        

        

       ───드르르륵!

        

       “우억!”

        

        

        

        예상했던 대로 – 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 느닷없는 난입에 의해 한 명이 순식간에 퇴장했다. 그러나 파밍이고 나발이고, 이젠 반대 방향으로 도망쳐야 했다. 요컨대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칠 시간이었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야생마 메타? 이게 나중에도 다시 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결국 의표를 찌른다는 의도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사냥을 했으면 사냥당할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하는 법.

        

        

        

       -피이잉!

        

       “어으, 너무 설치고 다녔나.”

        

        

        

        방벽 위로 무섭게 쏟아지는 탄환.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나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또 다른 유저의 사선에 놓인 것이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 운이 좋다고 해야 하는지 적은 정면에서부터 다가오고 있었다. 재수가 없으면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납탄 세례를 맞는 게 일상다반사였으니까.

        

        보통이라면 뚫고 나가든 도망가든 했겠지만, 이 근방은 숨어있는 유저도 많고 구조도 복잡하니, 최대한 양각을 조심하면서 적을 샌드위치 안에 밀어넣어보도록 하자.

        

        

        

        투두두두두!

        

        쏟아지는 탄환. 그러나 반격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나노머신 방벽이 허용하는 한에서 최대한 조용하게 도망을 갈 필요가 있었다. 총 대신 수류탄 등등을 사용해 어그로를 저쪽에게 몰아버린다.

        

        짤깍 소리와 함께 핀을 뽑아 수류탄으로 견제한다. 어차피 조금만 파밍하면 폭발물은 금방금방 채워지니, 구태여 아낄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거리를 벌리고, 방벽을 조금씩 회복하며, 일정 교전 거리를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동네방네 어그로를 다 끌어댄다.

        

        그러자 어느샌가 조금씩 잦아드는 소음.

        

        

        

       “…갔네.”

        

        

        

        적은 더 이상은 부담스러운지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야 말았다.

        

        잡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소득은 있었으며, 살아만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회를 노릴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기력이 빠지는 느낌이다. 이걸 가르쳐준 양반들은 어떻게 이런 걸 밥먹듯이 하는 거지?

        

        

        

       ───스윽.

        

       “…어으, 뭐야.”

        

        

        

        어디서 한기가 이렇게 느껴지지?

        

        착각인가?

        

        

        

        

        

        

        

        

        

        

        

        

        

        

        

       “어…MOA를 점수로 환산하면 57점. 유진 씨가 건 목표 점수가 85점이었으니 아직 갈 길이 머네요. 그리고 사격 대신 수류탄으로 소란의 주체를 돌린 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목표는 나쁘지 않지만 방식이 위험하네요. 트래킹 페이즈를 조금 세분화해서 가르쳐야겠어요. 청강하실래요?”

        

       “…네에.”

        

        

        

        물론, 착각이 아니었다.

        

        호환마마보다도 더 무서운 이들이 블루밍을 실시간으로 관찰 중이었다.

        

        

        

        

        

        

        

        

        

        

        

        

        

        

        

        

        

        

        

       <Q : 유진은 언제부터 알게 된 사이인지?>

        

       “예선 랭크가 시작되기 전, Xi에서 주최하는 스크림에 참여한 적 있었죠. 그때 처음으로 이 분에게 당했어요. 시작하고 6분이나 됐었나, 심리전 한 번 잘못 걸려든 탓에 대차게 갈려버렸죠. 그 후 와일드카드까지 썼는데 안 오길래 어쩌나 했는데, 뭐에 흥미를 느꼈는지는 몰라도…네, 뭐.”

        

        

        

        사전 선발자들의 시간은 다른 유저들과 완전히 다르게 흘러간다.

        

        대략 20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새로운 질문 목록을 받아온 진행자들이 다이스&유진과 합동 인터뷰를 하는 동안, 어느덧 6번째 게임이 끝나고 7번째 게임이 중후반에 접어들었다.

        

        블루밍은 4킬 9위라는 상당히 준수한 성적으로 칼라만스크 핵폐기물 처리장을 끝낸 시점. 그러나 유진과 다이스는 대략적인 사실 정도만 살짝이나마 파악했을 뿐이었다.

        

        결국 메인은 인터뷰였기 때문에.

        

        

        

       <Q : 국가대표로서 선발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어떤 기분이신가요?>

        

       “글쎄요, 뭐라고 해야 하나. 작년에 비해서 더 진지하게 임하고 있죠, 아무래도. 지난 번에도 국가대표로서 선발될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긴 했지만, 그땐 사실…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책임감이 없었던 것 같단 느낌도 들어요.”

        

        

        

        그러고는 이어지는 말.

        

        

        

       “단순히 KSM의 상위 20%가 아니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진이 되면, 이제 사람들이 그에 대해 궁금해하는 바가 있잖아요? 근데 작년엔 아무래도 인터뷰도 그렇고, 조금 그런 자리가 부담스러웠는지는 몰라도…하여간 이번 년도에는 조금 더 저만의 색깔을 드러내보고 싶네요.”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앞으로 다이스 씨의 매력적인 점을 이번 인터뷰 등을 통해 마음껏 뽐내시면 좋겠네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린 진행자가 다음 질문을 띄웠다.

        

        한편 그런 와중에도 유진은 끊임없이 손가락을 놀리며 종이에 무언가를 적어내리고 있었다. 블루밍에 대한 개선점과 특이사항, 그에 따른 훈련 방법과 효율 개선점이 빼곡하게 적혀있는 종이는 점차 한 뭉치가 되어가고 있었다.

        

        인터뷰의 메인이 다이스였고, 필요할 때만 등장하는 걸 제외하면 유진은 외부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그것을 보며 다이스가 질린다는 표정을 짓는 사이, 질문이 이어졌다.

        

        

        

       <Q : 보통 저런 형태로 커리큘럼의 토대를 마련하는 건지.>

        

       “아무래도 그렇죠. 저 정도면 어지간한 공책만한 두께가 나올 것 같은데, 저게 제 게 아니라 블루밍 거라서 여러모로 정말 다행이네요. 저기에 적힌 장점과 단점 등을 가지고 맞춤형 훈련을 하는 거죠.”

        

       “아하. 원래 저렇게 많나요? 다이스 씨는 어떠셨나요?”

        

       “저도 얼마 전까지는 저 정도로 많았죠.”

        

        

        

        하하.

        

        서로간 웃음 교환이 이어졌다.

        

        이제부터가 본론이었기 때문이었다.

        

        

        

       <Q : 평소 유진과는 어떤 관계인가요?>

        

       “어떻게 보면…처음에는 비즈니스로 만난 거나 다름없죠. 공적인 거야 워낙 특출나서 따로 이야기할 부분은 없지만, 의외로 사적으로도 굉장히 재밌는 분이라서 지금은 많이 친해졌네요.”

        

       “의외로요?”

        

       “앗, 하하. 그게 아니라아. 자그마한 조크, 으갹!”

        

        

        

        슬그머니 등 뒤로 다가온 유진이 교과서에 실릴 법한 깔끔한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시전한다. 당연히 피험자는 다이스였다. 물론 진행자들은 얇고 가녀린 유진의 팔다리 어디에서 그런 강한 힘이 나오는지에 대해 더 궁금할 뿐이었지만.

        

        실질적으로 경기를 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지는 않는 법. 어느덧 두 명의 사전 선발자의 시간대는 이벤트 매치를 제외한 KSM 토요일의 마지막 경기 위에 놓여있었다.

        

        다르게 말하면, 인터뷰 시간 역시도 그 정도밖에 남지 않았단 소리였다 – 그러나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 이어졌다.

        

        

        

       <Q : 지난 번 유진 씨가 시전한 코브라 트위스트에 걸린 걸 보았는데, 서로 스스럼없이 장난치는 관계인지?>

        

       “아무래도 그렇죠. 게다가 직업이 직업인지라 현실 친구들보다 가상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많은 것도 있고…트레이닝 때문에 만나긴 하지만, 그래도 붙어다니는 시간이 엄청 많으니까요.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쵸, 유진 씨?”

        

       “으음….”

        

       “아니, 저기요! 왜 갑자기 그런 표정으로 봐요! 나만 진심이었어!?”

        

       “하하, 장난. 장난. 가벼운 조크, 아야! 꼬리를 물면 어떡해요!”

        

       “으갹!”

        

        

        

        아.

        

        저렇게 노는구나.

        

        생각보다 훨씬 스스럼없이 지내다 못해 탐스러운 꼬리를 와그작 깨무는 다이스를 보며, 두 명의 진행자들은 슬그머니 웃었다.

        

        물론, 이걸 그대로 올려야 하는지, 통째로 편집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대형 꿀밤을 얻어맞은 다이스가 정신 못차리고 의자에서 벌러덩 넘어진 사이, 유진은 꼬리를 아주 자연스럽게 움직여 축 늘어진 피해자를 의자에 다시 올려놓았다. 

        

        이후 그녀가 잠시 물을 마시러 가겠다며 아바타와의 연결을 끊자, 진행자 두 명은 다이스에게 부분적인 음소거를 걸었다.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홍보부 소속을 알리는 검은 불사조 마크가 두 명의 머리 위를 선명히 부유하고 있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꼬리를 진짜 자유자재로 움직이시네요. 물론 이건 오프 더 레코드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랫동안 연습한 것도 있고, 뭐어…있는 건 잘 써먹는 편이니까요.”

        

       “다이스 씨에게 알린 적은 있으신가요?”

        

       “음.”

        

        

        

        작게 웃은 유진이 덧붙였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고 하니…머잖아 알게 되겠죠. 그때 가서 무슨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긴 하네요.”

        

        

        

        뚝.

        

        다이스가 돌아오며 음소거도, 그에 대한 대화도 끝을 맺었다.

        

        대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토요일의 밤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들의 모티브는 아마 덤앤더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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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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