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48

       

       

       

       

       

       

       [시발 진짜 큰 거 왔다. 927 작가 신작 제작 확정!]

         

       후… 방금 스튜디오엔믹스에서 공식 발표함.

         

       심지어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란다 얘들아.

         

       근데 여주인공 역은 당연히 설소영인데 아직 남주인공 역을 누가 맡는지는 공개 안 함.

         

         

       -1년 전에 멈췄던 내 세상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ㄴ진짜 숨 참다가 뒤질 뻔했다

       ㄴ정체 공개하자마자 바로 다음 작품? ㄹㅇ 까와 빠를 미치게 하네

       ㄴ심지어 평소 해오던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여서 뭔가 더 기대됨

       ㄴㄹㅇ 이번에는 또 어떤 괴랄 한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궁금하긴 하다

       ㄴ그나저나 설소영은 진짜 927 작가 작품에 고정 출연이네. 이 정도면 찐 사랑 아니냐?

       ㄴ하… 설소영 부럽다. 그런 의미에서 나 남잔데 남는 자리 없나

       ㄴ……?

       ㄴ미친 놈이네 ㅋㅋ

       -근데 여주인공은 공개했는데 남자 주인공은 왜 공개 안 하는 거지?

       ㄴ아직 캐스팅 중인 거 아닐까

       ㄴ그건 절대 아님. 수요일쯤에 스튜디오엔믹스 스태프들이 한빛예고에 방문해서 촬영했음

       ㄴ뭔가 박하준일 삘이다

       ㄴ이게 정배긴 해

       ㄴ내 예상은 927 작가의 절친인 차무식임

       ㄴ윗 댓 또 차무식이냐? 이 새끼는 ㄹㅇ 맨날 보이네 ㅋㅋ

       ㄴ차무식이고 나발이고 927 작가가 남주인공 아님? 키야 예리했다

       ㄴ쓰으읍… 작가 일에 배우까지? 그건 좀 무리순데;;

       ㄴ927 작가 작품 안 봄? 딱 봐도 완벽주의자인데 당연히 연기 잘하는 배우 쓰겠지

       ㄴ근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지금까지 주연 자리에 거의 신입 썼음. 다들 알고 보니까 연기력이 미친놈들이어서 그렇지 ㅋㅋ

       ㄴ솔직히 박하준이나 설소영을 보면 윗 댓 말처럼 발굴왕임. 그런 의미에서 이제 자신의 연기 재능까지 눈 떠버린 게 아닐까?

         

         

       오.

         

       곧 성지가 될 댓글이 몇 개 보이긴 하네.

         

       커뮤니티의 말처럼 일단 여주인공 역을 설소영이 맡게 된 것만 공개된 상태다.

         

       차차 주연 조연들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겠지만, 최대한 남주인공을 내가 맡은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마 내가 남주인공을 맡았다는 사실은 예고편에서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내 얼굴과 목소리가 공개된 순간 내 작품을 줄곧 기다려온 팬들에겐 더 큰 임팩트를 선사해줄 수 있겠지.

         

       어쨌든 예고편이 방영되는 것은 조금 나중의 일이었고, 일단 촬영부터 끝마쳐야 했다.

         

       물론 촬영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보통 수요일과 토요일은 한빛예고에서 촬영을 하고, 그 외의 요일은 촬영할 씬에 맞는 장소에 촬영하는 것.

         

       이것이 기본적인 촬영 루틴이긴 한데 오늘은 지금까지 분주하게 달려왔던 촬영을 잠시 쉬어가는 조금 특별한 날이었다.

         

       기본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나 촬영을 할 때 계획이 다 정해져 있는 편이고, 보통 생각보다 넉넉하게 잡는다.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실제 촬영 현장에선 어떤 변수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잠깐 예를 들어보자면 대표적으로 배우들의 컨디션 문제라든가, 촬영 장비의 문제라든가, 촬영 장소에서 사고라도 일어나는 것 정도.

         

       하지만 반대로 변수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떨까?

         

       나름 여유롭게 정했던 계획에서 한층 더 여유로워지겠지.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12월까지 방영을 목표로 삼았기에 사전에 정했던 계획이 그리 여유롭지 않았다.

         

       사실 오늘 쉬는 것도 겨우 쥐어짜 낸 귀중한 시간이긴 했다.

         

       그리고 그런 귀중한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냐 하면은…….

         

         

       “야, 서은우.”

       “……왜.”

       “혹시 이번 작품의 남주인공 모티브가 너냐?”

         

         

       차무식과 열심히 전공 수업 시간에 열심히 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어딜 봐서 나랑 ‘강하늘’이 닮았다고 느꼈는데?”

       “서사는 조금 달라도 결은 비슷하다. 딱 이 느낌이어서.”

         

         

       서사는 다른데 결은 비슷하다라…….

         

       상당히 어려운 표현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말에는 모순이 있다.

         

       그야 나랑 강하늘은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맞이했으니까.

         

       ‘네가 없는 여름’이라는 작품의 남주인공인 강하늘은 학교에서 그리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다.

         

       주변의 평가로는 조용하고, 혼자 다니기를 좋아하는 그런 학생.

         

       하지만 여주인공인 ‘한여름’은 완전히 그 반대다.

         

       주변에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다.

         

       누가 봐도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이 둘은…….

         

       쉽게 말해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이 둘은 정말 우연한 계기로 큰 접점이 생기고, 순식간에 가까워지게 된다.

         

       그리고 그 계기가 바로 한여름의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18살의 한여름은 앞으로 8개월 안에 어떻게든 죽는 시한부의 인생이었다.

         

       한여름이 시한부인 이유는 췌장암 때문이었다.

         

       치매와 함께 흔히 발생하는 질병 중 가장 치명적인 질병이며, 최악의 암으로 악명이 자자한 췌장암.

         

       이런 췌장암의 가장 무서운 점은 무증상이라는 것과 조기진단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초기에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고, 발견될 경우 대부분 사실상 가망이 없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심지어 믿을 만한 사후 치료는 아예 없을 정도.

         

       때문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인생을 포기하고 유언장이라는 것을 작성하게 된다.

         

       이는 한여름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족을 제외하고 아무에게도 자신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평소처럼 생활하며 유언장이라는 것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하늘이 우연히 그녀가 작성한 유언장의 일부를 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기까지 보면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차무식은 나와 강하늘이 결이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건 아마 강하늘이 느끼는 심경의 변화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강하늘이 맞이하는 결말 역시 어쩌면 내가 겪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니까 뭐…….

         

         

       “그래서 어땠을 것 같은데? 만약 내가 강하늘과 같은 결말을 맞이했다면.”

       “내가 정신 차리라는 의미에서 한 대 쥐어박아 줬겠지. 너같이 뻔뻔한 놈이 방구석에서 주눅 들어 있는 것만큼 꼴보고 싫은 건 없으니까.”

       “허, 거참 고마운 말이네.”

         

         

       나는 차무식의 말에 쓴 미소를 지었다.

         

       뭔가 개인적인 원한(?)이 조금 담겨 있는 것 같지만, 참으로 든든한 말이었다.

         

       아, 참고로 강하늘과 같은 결말이란 말은 좋아하는 여자의 죽음을 뜻했다.

         

       강하늘과 한여름의 만남은 결말만 봤을 때 시작부터 비극이었다.

         

       왜냐하면, 어차피 그들에게 제한된 시간은 8개월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동시에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인물이었기에 희극이기도 했다.

         

       18살의 한여름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죽음에 관해 유일하게 알게 된 강하늘과 함께 다니며 하나씩 이루기 시작한다.

         

       강하늘 역시 그녀의 적극적인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끌려다녔다.

         

       처음에는 그래… 분명 동정심으로부터 시작된 행동이었다.

         

       하지만 점차 한여름이라는 사람에 관해 알아가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면서 동정심은 점점 다른 감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겨우 인지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자 결심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안타깝게도 칼부림 사건에 휘말린 한여름은 정해진 8개월이라는 시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죽음을 맞이한다.

         

       이건 작중 초반부에 짧게나마 떡밥을 뿌릴 예정이었다.

         

       내가 줄곧 아이돌 스토커에 관한 뉴스를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던 것처럼 강하늘 역시 이 소식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듣겠지…….

         

       참으로 갑작스럽고 허무한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죽음을 마주한 강하늘의 심정은 아마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울 것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분명 비극에 그칠 수도 있는 얘기였다.

         

       하지만 강하늘은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것을 읽게 된다.

         

       바로 한여름이 강하늘과 함께 다니면서 완성한 유언장이었다.

         

       그리고 그 유언장에 적힌 내용은…….

         

         

       “서은우 학생?”

         

         

       앞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정신이 화들짝 들었다.

         

       전공 선생님이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자세히 보면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어 있었다.

         

       쓰으읍…….

         

       영화 생각한다고 전혀 못 들었는데 어떡하지.

         

         

       “너한테 작품에 대한 좋은 영감을 주로 어떻게 얻냐고 물어보셨음.”

         

         

       옆에서 차무식이 한숨을 내쉬며 작은 목소리로 내게 답을 알려주었다.

         

       뭔가 요즘 들어 느끼는 건데 교사분들이 내게 질문 같은 것을 많이 한다.

         

       심지어 지금처럼 학생에게 하기에는 제법 난해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이해는 한다.

         

       927 작가로 봤을 때 나는 학생들에게 분명 좋은 교본이 될 만한 사람이긴 하니까.

         

         

       “일단 운이 좋아야겠죠.”

       “음? 그럼 서은우 학생의 말은 운이 나쁘면 영영 영감을 얻지 못한다는 말인 건가요?”

       “아니요. 영감이라는 것은 정말 상대적이라서 불현듯 찾아오기는 해도 모든 작품이 영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때로는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걸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일단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말도 있잖아요? 천재는 99프로의 노력과 1프로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결론은 작품을 만들 때 영감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노력과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 의지는 동기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다.

         

       나 역시 어렸을 적 드라마를 보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에서 시작했으니까.

         

         

       짝짝짝-

         

         

       그리고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교실 곳곳에서 일제히 나를 향한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그 열렬한 반응을 보니 조금 무덤덤한 표정이 지어졌다.

         

       뭔가 무료로 강연을 해준 기분이 들긴 하는데…….

         

       이래서 교사분들이 요즘 들어 나에게 질문 같은 걸 많이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