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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8

   8호와 크라슈가 대치한 장소.

   크라슈의 두 눈이 붉게 타올랐다.

     

   “그런데 내가 그 심상을 별로 안 선호하는 이유가 뭔지 아냐.”

     

   8호의 발이 뒷걸음질 치듯 물러섰다.

   어두운 공간 아래 크라슈의 눈이 붉은색으로 빛났다.

     

   그의 몸속에 깃든 천살성이 그와의 심상을 만나 살의를 쏟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크라슈의 심상은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끝없는 어둠이 옭아매고 또 옭아매어 나락으로 끌어 내리는 어둠.

     

   수많은 저주를 담고, 또 담아 이미 애저녁에 망가져 버린 그의 심상은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무저갱(無底坑)

     

   그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크라슈의 심상이었다.

     

   문제는 그런 크라슈의 심상은 천살성과 녹스를 만나 그 규모가 훨씬 더 커졌다.

     

   8호의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대, 대체 무슨 삶을…….”

     

   8호는 사체인 탓에 육체를 끌어 올리는 경지보다 심상의 비율이 훨씬 더 높다.

     

   덕분에 자신의 진짜 본연의 힘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상대방의 심상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8호는 긴 세월을 살아온 자신의 심상이 당연히 크라슈보다 우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크나큰 오산이었다.

     

   멸망까지 지독하리만치 수많은 저주를 삼켜내면서도 버텨낸 크라슈의 심상은 8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누구든 심상에서 밀리는 순간 전의를 잃더라. 이런 나보다 더한 것들도 어딘가에 있겠지.”

     

   특히 세계 침식자들은 극단적으로 심상의 깊이가 남달랐다.

   그렇기에 크라슈는 심상보다 경지를 택했다.

     

   만약 자신과 한참 차이 나는 심상을 마주했을 때.

   그 압도 때문에 벌어지는 틈의 차이는 치명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증거로 8호가 굳어 버린 사이.

   크라슈의 우뢰성에는 어느새 거센 흑염의 폭풍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해서.”

     

   그리고 그 폭풍이 끝을 맞이했을 때.

   크라슈의 깊은 정신의 호수 속에 파문이 일어나며 용오름이 피어올랐다.

     

   “내 속마음을 드러내는 거 같아서 기분 나쁘거든.”

     

   멸화침식(滅火浸蝕)

   일식(一式)

   멸화발검(滅火抜剣)

   

   

   

   

   뒤늦게 8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몰아친 흑염의 폭풍이 그녀를 집어삼켰기 때문이었다.

     

   콰가가가가가강!

     

   방이 박살이 날 만큼 거센 흑염 속에서 8호가 나뒹굴었다.

   크라슈의 심상을 정면에서 마주하느라 굳었던 몸의 반응이 늦었던 것이 패착이었다.

     

   텁!

     

   그 순간 바닥을 구르던 그녀의 몸이 멈춰 세워졌다.

   크라슈가 발로 멈춰 세운 것이다.

     

   8호는 자신이 어느새 봉을 놓쳤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대신 크라슈의 우뢰성이 그녀에게 겨누어졌다.

     

   “8호, 너도 네 주인이 지금 얼마나 위험한 짓에 가담하려는지 알잖냐.”

     

   에벨아스크도 8호도 바보가 아니다.

     

   세계 침식의 힘을 신을 창조할 만큼의 에너지 자원으로 뽑아냈을 때.

   그것이 마냥 좋은 결과가 나올 게 아니라는 것쯤은 그녀들도 안다.

     

   무엇보다 크라슈는 직접 보았다.

   익시온에 의해 탄생해 버린 신이라 할 수 없는 존재가 어떤 괴물이 됐는지 말이다.

     

   “익시온의 꿈도, 에벨아스크의 꿈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최악의 결과만 나올 뿐이야.”

     

   아서도 익시온만큼은 기필코 막으려고 발버둥 쳤다.

   아서가 없었다면 더 끔찍한 결과가 나왔으리란 걸 크라슈도 안다.

     

   그러니 이번에 익시온을 막을 이는 자신이었다.

   아서는 더 이상 없으니까.

     

   ‘쯧, 아서같이 다 아는 척 말하는 건 은근히 짜증 나네.’

     

   너희는 모르고, 나는 아니까 막는다.

   자신이 아서와 똑같이 행동하고 있음을 눈치챈 크라슈는 속으로 혀를 찼다.

     

   “그러니 뭐, 좀, 믿어 봐라.”

     

   크라슈는 우뢰성을 거두고, 8호에게서 발을 떼었다.

     

   “네 주인 녀석이 후회하게는 안 하게 해줄 테니까.”

   “……저번에도 느꼈지만, 크라슈 님은 여린 분이시군요.”

     

   상체를 일으킨 8호의 투구가 사라졌다.

   그녀는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토끼 머리띠를 머리에 다시금 쓰고는 말했다.

     

   “크라슈 님이 주인님을 위하시는 마음은 확실히 느꼈습니다.”

     

   8호도 은연중에 에벨아스크가 들어가려는 익시온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다.

   그녀는 개인적 사고가 가능한 시체였으니까.

     

   하지만 8호는 에벨아스크에게 조언을 할 수 없다.

   그녀가 아무리 개인적 사고를 지니고 있다고 한들 에벨아스크의 명을 따라 움직이는 시체기 때문이다.

     

   “……적어도 수상쩍은 세계 침식자보다는 저도 크라슈 님을 믿고 싶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크라슈에게 고개를 천천히 숙였다.

     

   “그러니 크라슈 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녀의 공손한 태도를 보고 크라슈는 우뢰성을 허리춤으로 되돌렸다.

     

   “말해.”

   “주인님의 동료가 돼주셨으면 합니다.”

     

   더 이상 에벨아스크가 과거에 붙잡혀 살지 않기를 8호는 바랐다.

   그런 그녀의 부탁을 듣고, 크라슈는 어려운 것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녀석 하는 거 보고.”

     

   크라슈다운 대답이 돌아오자 8호가 겨우 미소 지었다.

     

   “그래서 그 녀석 지금 어디 있냐.”

     

   이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여기서 별로 멀지 않은 곳에 계십니다.”

   “멀지 않은 곳이라면.”

   “하덴하르츠 영지 근처에 계시니까요.”

     

   돌아온 대답을 들은 순간 크라슈가 멈칫했다.

   자기가 있던 곳이 곧 에벨아스크 근처였음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괜히 먼 걸음 돌아왔나.”

     

   헛걸음했음을 깨달은 크라슈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대화에서 크라슈는 이상함을 느꼈다.

     

   익시온의 단원과 함께 진작 자리를 뜨지 않고, 거기서 뭘 하고 있단 걸까.

   8호를 바라보자 그거까지는 그녀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8호는 방의 정리를 하고 있을 뿐이었으니까.

     

   그러던 크라슈의 머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예전 익시온 녀석 중 한 명이 쓰던 수법이 떠오른 것이었다.

     

   ‘설마.’

     

   [ 크라슈. ]

     

   그 순간 크림슨가든의 브로치에 다시 불이 들어왔다.

   익시온의 정보를 찾고자 잠시 자리를 비웠던 크림슨가든이었다.

     

   그러니 그녀의 부름의 크라슈가 즉시 브로치를 들어 올렸다.

     

   [ 하덴하르츠로 온 녀석을 알아냈다. ]

     

   아니나 다를까, 크림슨가든이 정보를 물어왔다.

     

   [ 광도제(狂刀帝)다. ]

     

   돌아온 말을 들은 순간 크라슈가 입술을 깨물었다.

     

   옘병, 역시 놈이었다.

     

   세계 침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미치광이 광도제.

   그리고 놈이 불러일으키는 세계 침식은 강자를 상대할수록 훨씬 강해진다.

     

   그러니 광도제는 역으로 노린 것이다.

   하덴하르츠에 자신과 에벨아스크의 토벌을 위해 모인 검왕을 세계 침식의 제물로 삼고자 말이다.

     

   “하링, 8호.”

     

   크라슈는 두 사람을 호명하며 몸을 돌렸다.

     

   “당장 돌아간다.”

     

   하덴하르츠가 위험하다.

     

     

   * * *

     

     

   하덴하르츠의 북해 빙관 앞.

   눈이 덮인 장소에 걸터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검 갈색 머리카락에 푸른 눈이 눈에 띄는 그는 다름 아닌 평민의 영웅, 펠레이였다.

   그는 자신이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가 하고 고민했다.

     

   그도 그럴 게 그는 회의에서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간에서는 같은 평민들이 떠받들어 주고 있지만.

   펠레이 또한 신분의 차이를 마냥 무시할 수 없다.

     

   그 증거로 귀족은 물론 왕족, 황족까지 모인 자리에 펠레이가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이 없었다.

   그는 기껏해야 평민으로 올라온 학생 단장일 뿐이었으니까.

     

   솔직하게 말해 어깨가 꽤나 무거웠다.

   강해지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책임과 기대에 부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아카데미 내에서 평민들은 사실상 펠레이 하나만 믿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니 행동을 조심해야 했고, 남에게 모범 될 모습을 보여야 했다.

   자신이 평민의 얼굴이라는 걸 안 이상 펠레이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귀족들은 이런 걸 당연하게 하는 걸까.’

     

   세상이 참 어렵다.

   올해 16살이 된 펠레이에게 세상이란 참으로 어려운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무투 대회 당시의 날이 떠올랐다.

     

   자신과 같은 평민이자 크라드라는 밤 까마귀 소속의 소년.

     

   그 소년이었다면 어땠을까.

   그 소년이야말로 평민의 영웅이라는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을까.

     

   펠레이는 아른거리는 소년의 모습을 떠올리며 짧게 한숨을 삼켰다.

     

   “……크라드, 넌 하덴하르츠에 있는 거야?”

     

   그는 시그린의 명을 받고 거해단과 함께 이번 임무에 참여했다.

     

   시그린은 펠레이가 크라드라는 소년을 찾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귀띔해줬다.

     

   크라드라는 소년은 이번 임무의 주요 수색 대상, 에벨아스크 베나포치라는 세계 침식자의 시체라고 말이다.

     

   정확히 종인지 시체인지 구분은 할 수 없으나.

   결국 소년은 에벨아스크가 알 거라는 말을 그녀는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펠레이는 홀린 듯 이번 임무에 참가했다.

   물론 시그린의 이번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하고 샬롯을 유의 깊게 살펴보라는 임무가 주이긴 했다.

     

   현재 라헬른 아카데미를 다니는 평민들의 뒤를 봐주는 건 시그린이었으니까.

   만약 그녀가 아니었다면 귀족 중 악질 무리인 이들에게 평민들은 그대로 먹잇감이 되었을 것이다.

     

   “모르겠네.”

     

   펠레이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직 어려서일까, 아니면 짐이 무거워서일까.

   아카데미에서 볼 수 있을 거라던 크라드라는 소년이 자꾸만 떠올랐다.

     

   동시에 아카데미에서 본 한 소년도 떠올랐다.

   살아온 위치도 나이도 다 다를 터인 검푸른 머리카락의 소년.

     

   아카데미에서 늘 새로운 사건을 벌이는 그는 압도적으로 느낄 정도로 강했다.

     

   크라슈 발하임.

     

   어째선가 자꾸만 크라드를 떠올리게 하는 이였다.

     

   딱히 이렇다 할 공통점은 보지 못했지만 단 하나 줄곧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크라드가 사용하던 둔검을 크라슈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크라드에 비하면 한참 상위 호환의 검술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알 수 없는 공통점에 막연한 의문을 품고 있었을까.

     

   벌떡!

     

   펠레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냐하면 하덴하르츠의 하늘 한쪽이 점차 황색 빛으로 변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섬찟한 느낌.

   확실하다.

     

   “세계 침식!?”

     

   하덴하르츠 안에서 세계 침식이 발생한 것이다.

   그는 당혹스러웠다.

     

   정화의 마법으로 지어진 왕국의 성벽 안이라도 분명 세계 침식은 종종 일어난다.

   그러나 그런 성벽 안에서 나타나는 세계 침식은 4성이 한계다.

     

   하지만 지금 하늘은 황색 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상했다.

   분명 세계 침식이 영지에 나타날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당혹스러웠던 펠레이는 서둘러 정신을 차렸다.

     

   이럴 때가 아니었다.

   펠레이는 급히 북해빙관 안으로 들어섰다.

     

   어서 안쪽에 소식을 알리고 움직일 작정이었다.

     

   그러는 순간 펠레이는 걸어 나오는 사람과 마주쳤다.

     

   검푸른 색깔의 선명한 머리카락.

   이채가 없어 마주하기 두려운 눈동자.

     

   그리고 어느 때보다 진중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이름은 샬롯 발하임.

   검성이라 불리는 이였다.

     

   “펠레이.”

   “샬롯 님?”

   “준비해. 세계 침식자가 나타났어.”

     

   이어진 말을 들은 순간 펠레이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샬롯은 하늘을 본 즉시 이미 전투 태세를 마친 것이었다.

     

   과연, 발하임.

   당황해서 순간 멍했던 자신과 달리 누구보다 빨리 그녀는 움직이고 있었다.

     

   “늦으면 오빠한테 빼앗겨.”

     

   하지만 이어진 말은 펠레이를 당혹게 했다.

     

   샬롯의 오빠는 다름 아닌 발하임의 부가주이자 천하십강, 검왕 라이 발하임이다.

     

   “자, 잠깐, 샬롯 님, 빼앗긴다니요?”

   “오빠가 벌써 움직였거든. 기척을 제일 먼저 느낀 모양이야.”

     

   샬롯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아무리 천재인 샬롯이라도 후기지수.

     

   아직 세상이 인정한 검왕을 따라갈 수준은 아니었다.

     

   결국 시간이 지나 그녀의 재능이 꽃피울 때는 어느 누구도 그녀와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없을 테지만.

   시간이라는 건 샬롯 또한 묶일 수밖에 없었다.

     

   “혹시 검왕님께서 가시기 전에 한 말이 있습니까?”

   “대기하라던데?”

   “그럼 그 말을 따라야…….”

     

   상대는 세계 침식자다.

   당연히 펠레이는 지금의 자신이 세계 침식자에게 한주먹 거리조차 안 되는 걸 잘 알았다.

     

   그렇기에 샬롯을 말리려 들자 샬롯의 입꼬리가 비틀어지며 그녀 전매특허의 웃음이 그려졌다.

     

   “펠레이, 한 가지 조언해줄까.”

     

   조언이라는 말을 듣고, 펠레이가 움찔거리자 샬롯은 그 웃음을 유지한 채 걸음을 옮겼다.

     

   “강자가 싸우는 건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아니야. 나조차도 배우는 게 있거든.”

     

   그거야 부정하지 않겠다마는.

   죽어서는 전부 의미 없는 게 아니냐고 펠레이가 마음속에서 외쳤다.

     

   하지만 샬롯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 어차피 대기만 하지도 못할걸.”

     

   샬롯은 그렇게 말하며 황색 빛으로 물든 하늘을 바라보았다.

     

   “세계 침식이 발생했단 건 침식종들이 쏟아 나온다는 소리니까.”

     

   펠레이의 얼굴이 굳었다.

   그 말은 즉, 여기에서 대기한다 한들 달라진 걸 없다는 소리였다.

     

   세계 침식을 종식하는 건 세계 침식의 주인을 죽이는 것밖에 없으니까.

     

   검왕은 세계 침식자를 쫓아 죽여야만 하니, 그런 세계 침식종에 맞서게 될 이들은 이곳에 남은 이들이었다.

     

   “걱정하지 마. 하덴하르츠에는 일검의 일부분이 주둔 중이거든.”

     

   발하임 최강의 기사단 일검이다.

   그들이 있다면 어떤 세계 침식이라도 확실히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샬롯이 펠레이에게 조언하는 건 다른 부분이었다.

     

   “하지만 일검은 하덴하르츠의 북해빙관에 주둔할 거야. 빠르게 주인을 정리하려 할 테니까.”

   “그건…….”

   “그래, 주인 말고 외에 침식종들은 누가 막아?”

     

   펠레이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침식종이 나타나면 쑥대밭이 되는 건 다름 아닌 민가다.

   일반 민가의 사람들이 침식종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건 전혀 없으니까.

     

   그들은 그대로 위험에 노출될 것이고, 침식종에게 사냥당할 것이다.

     

   하물며 하덴하르츠는 산지.

   산 곳곳에 사는 시민들이 침식종에게 다 죽어 나갈 거다.

     

   펠레이는 그걸 절대 두고 볼 수 없었다.

   그가 라헬른 아카데미에 입학하며 세계 침식과 맞서게 된 이유도 자신의 마을이 세계 침식으로 전멸했기 때문이니까.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

   펠레이의 눈이 누구보다 굳건하고 밝게 빛났다.

     

   그 이채는 그가 평민의 영웅이라는 호칭에 가장 걸맞은 모습이었다.

     

   “거해단을 데리고 움직이겠습니다.”

   “그러렴. 겸사겸사 사자단도 같이 데려가.”

     

   사자단의 단장임에도 사자단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샬롯은 독단 행동 중이었다.

   그걸 알아차린 펠레이는 어이없는 기분을 느끼면서도 샬롯이기에 이해가 갔다.

     

   안타깝지만 라헬른 아카데미에서 샬롯을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이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

     

   ‘기껏해야 샬롯 님의 남동생이겠지.’

     

   부교수 카이란과 맞섰던 크라슈를 기억하며 펠레이는 그렇게 걸음을 옮겼다.

   그 모습을 힐끗 본 샬롯은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걸음은 점차 빨라져 갔다.

     

   “우리 바보 동생.”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얼른 찾아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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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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