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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0

       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상대가 분전을 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모든 공격이 파훼되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어떻게든 내게 한 방을 먹이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 의도가 내 발을 떼는 것이 아니라 내 코를 꺾어주고야 말겠다는 것으로 바뀐 것 같긴 하다만 어느 쪽이라도 의욕이 넘치면 됐지.

       

       허나 결국 그의 분전은 실패로 돌아가고야 말았다.

       

       그가 공격을 성공시키는 것보다도 경기가 종료되는 것이 더 빨랐던 것이다.

       

       [무승부]

       

       “수고…”

       “너네가 와서 해봐요! 저 사람한테 공격을 성공시키는 게 되나!”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려 했으나 그보다 먼저 상대가 소리를 질렀다.

       

       나한테 하는 이야기는 아닌 듯 하고 방송의 시청자들에게 하는 소리겠지.

       

       처음에는 챌린저니 장인이니 하면서 치켜 세워주던 것들이 중간이 지나면서부터 거품이니 뭐니 조롱을 해댔으니 화가 나겠지.

       

       비난을 당하던 화산의 지원자들을 치켜세워주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또 불운한 피해자를 만들어 버렸군.

       

       “솔직히 나보다 신궁 잘 하는 사람 너희 중에 없잖아!”

       

       – 챌이면 뭐함. 암것도 못했는데.

       – 좀 추하게 져서.

        – 장인 사이에 글자 하나가 빠진 듯. 

        – 헉.

       

       “야!”

       “진정하거라. 아해야.”

       

       그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들의 부당한 평가는 점차 줄어들게 될 테니까.

       

       내 친히 앞으로 날 상대하러 오는 녀석들을 모조리 박살을 내 줄 터이니.

       

       자연스레 그대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본인이 너무 강했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바뀔 것이다.

       

       그러니 얌전히 물러나도록 하거라.

       

       상대는 이 말을 듣고서 웃음을 흘리더니 잘 부탁하겠다고 말하고는 떠나가 버렸다.

       

       “자. 다음 사람. 들어오도록.”

       

       내 발을 떼어내고 말겠다는 지원자는 쉼없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그 중에는 그저 내 얼굴을 보러 왔을 뿐인 별 대단치 않은 녀석들도 있었지만 여러 과감한 전략을 들고 온 녀석들도 있었다.

       

       제일 인상이 깊었던 것은 유적지를 전장으로 골랐던 녀석이다.

       

       그 놈은 내가 움직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주변의 유적을 다 무너트려서 본인을 압사시키려 들었다.

       

       자신의 힘으로 이길 수 없기에 주변의 기물을 이용한 것이다.

       

       훌륭한 전략이었다.

       

       상대가 본인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무너져 내리는 건물의 잔해들을 창으로 다 날려준 후 보게 된 녀석의 표정은 꽤나 재밌었다.

       

       이것도 안되냐는 것처럼 느껴져서 말이다.

       

       다른 이 중에선 병사들이 싸우는 전장을 고른 사람이 있었다.

       

       그 곳의 특성은 전장 내에 있는 여러 병사들을 자신의 아래에 규합 시킬 수 있단 것이었다.

       

       상대는 그를 이용해서 전장에서 모을 수 있는 모든 병사를 모아 나를 숫자로 찍어 누를 셈이었지.

       

       그 숫자만 해도 물경 백을 가뿐히 넘길 지경이었으니 어지간한 사람으로서는 극복할 수 없는 차이라 할 만 했다.

       

       그 물량을 데리고 온 녀석도 이 정도면 자신이 이길 거라 생각했는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는 몰랐다.

       

       잡졸은 아무리 많아도 잡졸에 불과하다는 것을.

       

       전장에 있는 병사들은 분명 수는 많았지만 그 중에 강자라 할 만한 사람은 없다시피 했으니.

       

       제자리에서 그를 반파시키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다수라 믿었던 이가 혼자가 되어 좌절하는 순간은 퍽이나 유쾌했다.

       

       이외에도 사람들은 여러 창의적인 전략을 선보였다.

       

       누구나 예상했던 것처럼 외신을 불러내려던 놈은 그를 성공시키기 전에 창으로 날려버렸고,

       

       이상한 로봇 같은 캐릭터를 골라와 내 근처에서 자폭을 하려던 녀석은 그 전에 목을 쳐주었고,

       

       수없이 많은 폭탄을 들고 다니며 지형 채로 본인을 박살내려던 녀석은 자신의 모든 공격이 지형을 부수긴커녕 내 창 아래에 허사가 된 것을 보고는 좌절을 해버렸다.

       

       이런 전략 말고도 순수히 자신의 실력으로 내게 도전한 녀석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결과는 대동소이하게 실패로 돌아갔으니.

       

       대략 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본인의 발을 떼는 데 성공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다음 사람.”

       

       – 이거 가능한 거 맞아?

       – 아무도 성공 못하겠네.

       – 치킨을 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군.(줄 생각 없음)

       – 아 혼자 치트 쓰지 말라고요.

       

       비어있는 자리에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익숙한 얼굴 중 하나였다.

       

       “데케이.”

       “안녕하세요! 화령님! 오랜만입니다!”

       

       – 오.

       – 네임드 등장.

       – 데케이 아쓰대 코치잖아. 여기서 이러고 있어도 돼?

       – 아직 스크림 하려면 한참 남았으니까. ㄱㅊ지 않을까.

       – 근데 데케이로 됨?

       – 다른 데선 황케이지만 화령 앞에선 채찍에 당하는 허접케이잖아.

       – 퇴물로는 좀…

       

       “그대를 의심하는 자들이 많구나.”

       “제가 보여준 게 워낙에 없어야죠!”

       

       데케이는 자신을 의심하는 여론 속에서도 별 것 아니라는 듯 웃어 보였다.

       

       확실히 대중에 모습을 비추는 게 익숙하다는 게 느껴지는구나.

       

       “그대의 전략은 무엇이지?”

       “알려주면 재미 없잖아요! 바로 갑시다!”

       “그래. 시작하자꾸나.”

       

       *

       

       아피스의 전투마법사 유저 중 하나인 이민기는 화령의 앞에서 데케이가 재롱을 부리는 것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데케이가 선택한 전략은 꽤나 괜찮았다.

       

       정령 궁수를 고르고 대지의 정령을 이용해서 화령이 서 있는 땅을 움직이는 것.

       

       디딤판이 될 땅을 조종함으로써 균형을 무너트려 발을 움직이게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어쨌든 화령의 발을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만큼 데케이의 전략은 옳았다.

       

       다만 그가 불운했던 것은 상대가 화령이었단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디딘 땅이 아무리 요동치더라도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요동치는 대지의 파도 위에서도 그녀는 한없이 느긋했으니.

       

       최초의 의도 자체가 박살난 셈이었다.

       

       데케이는 필사적으로 화령을 공격하다 어느 순간 현자타임이 온 건지 한탄을 내뱉었다.

       

       “상식적으로 이건 아니잖아요.”

       

       “본인에게 상식을 기대하는가?”

       

       민기는 화면 너머로 데케이에게 공감했다.

       

       아무리 보아도 그가 잘못한 부분은 없었다.

       

       전략도 괜찮았고 그걸 수행하는 실력도 좋았으니까.

       

       단지 화령이 규격 외의 존재였기에 준비한 게 박살났을 뿐이다.

       

       전략이 힘 앞에서 박살 나는 순간은 눈물 나지.

       

       비슷한 경험이 있는 민기는 헛웃음 짓는 데케이를 보고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에라이.”

       

       그 후 데케이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해보려는 듯 화령에게 달려들었으나 발악은 발악일 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의 시간이 끝났고 시청자들의 동정 속에서 패배를 맞이했다.

       

       민기는 데케이가 나가자마자 프라이빗 룸을 뒤져 화령의 방을 찾았다.

       

       화령에게 치킨을 얻어먹고야 말겠단 일념으로 기다린 지 어언 한 시간하고도 반!

       

       그녀가 언제 이 이벤트를 끝낼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민기는 다급했다.

       

       찾았다!

       

       들어가져라. 들어가져라!

       

       누구 먼저 들어간 사람이 없어라! 제발!

       

       미친 듯이 방에 들어가기를 터치하던 순간 갑자기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고 그의 앞에 방금 전까지 방송에서 지켜보던 얼굴이 나타났다.

       

       “반갑구나.”

       

       화령이었다.

       

       “이예예예예쓰!!!”

       

       수많은 경쟁자를 뚫고 드디어 방에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하려던 걸 다 포기하고 화령의 방송만 지켜보고 있던 보람이 있었어!

       

       화령은 자기를 보며 환호성을 지르는 민기를 다소 징그럽다는 듯이 쳐다봤다.

       

       “아해야. 이 방에 들어오는 것이 그토록 힘든 일이더냐?”

       “진짜 더럽게 빡셉니다! 경쟁자가 몇 명인지 모르겠어요!”

       

       – 아.

       – 또 실패했다.

       – 니들 왤케 빠르냐?

       – 화령 얼굴 보기도 힘드네.

       – 오. 마창인생이네.

       – 이번엔 전마 원챔이야?

       – 왜 시참에 네임드들이 계속 들어오냐.

       

       “다른 아해들이 하는 말을 보아 그대도 꽤 유명한 사람인가 보군?”

       “일반인 전투마법사 유저 중에선 최상위권이니까요!”

       

       민기는 자신의 주제를 알았다.

       

       프로 리그 중하위권을 머무는 그는 현직 프로들을 만날 기회가 여럿 있었는데 그들을 상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프로와 일반인 사이에 있는 격차는 한없이 크다는 것을.

       

       그래서 민기는 언제나 자신이 일반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다녔다.

       

       “흐음. 뭐어. 좋다. 바로 시작하겠느냐?”

       “예! 이 순간만을 기다렸거든요!”

       “부디 재밌는 것을 준비해왔으면 좋겠구나.”

       

       게임이 시작되고서 민기가 전장을 골랐다.

       

       호수.

       

       물에 다리가 잠긴다는 걸 제외하면 별 다른 특이점이 없는 장소.

       

       화령은 전장을 확인하더니 노골적으로 실망스럽다는 감정을 드러냈다.

       

       “아무 변수 없이 본인을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변수 넘치지 않나요? 호수잖습니까.”

       “흠?”

       “여기가 제 최고의 전장이거든요.”

       

       아직 제대로 된 전투마법사 유저를 못 만나 보셨나 보네.

       

       그러면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하지.

       

       민기는 화령이 전투마법사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에 속으로 환호했다.

       

       그렇단 소리는 지금부터 자신이 할 일에 대처를 못 할 가능성이 있단 소리니까.

       

       물론 그 가능성이 0.0003%쯤 되는 괴악한 가챠겠지만 그래도 있다는 게 어디인가.

       

       [3]

       [2]

       [1]

       [게임시작]

       

       민기는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마법을 그려냈다.

       

       VR시대의 마법이 정립된 후로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법을 사용해온 그에게 마법의 언어는 영어보다도 자신 있어 하는 언어였다.

       

       그렇기에 그 글귀를 허공에 새기는 것은 숨 쉬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마법 수류 조작.

       

       간단하게 말을 해서 물을 조작하는 마법.

       

       지금 민기와 화령이 서 있는 장소는 호수이고, 화령이 다리는 호수 안에 들어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수의 물이 그녀를 덮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민기는 자신의 영창을 막지 않는 화령을 보고 승리의 가능성을 보았다.

       

       이건 된다! 아무리 화령이 괴물이여도!…

       

       허나 그 순간.

       

       화령이 눈썹을 들썩이더니 웃음과 함께 창대를 잡은 손에 힘을 더했다.

       

       “괴이한 일을 벌이는구나. 물을 조작하려는 게냐?”

       “눈치 채셔도 늦었습니다!”

       “아니. 안 늦었다.”

       

       화령은 그리 단언을 하며 창을 횡으로 휘둘렀다.

       

       그러자 화령의 주변에 있던 호수의 물이 밀려나며 화령이 서 있던 자리의 대지가 드러났다.

       

       허. 미친.

       

       덕분에 화령이 서 있는 자리를 기점으로 그녀를 휩쓸어 버리려던 민기의 계획은 시작부터 박살이 나버렸다.

       

       “그렇지?”

       

       아직까진 괜찮다.

       

       첫 수가 간파 당할 것 쯤이야 예상한 바였다.

       

       화령이란 괴물이 이 정도에서 무너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여전히 이 호수가 그에게 유리한 전장이라는 건 똑같으니 아무런 문제도 없다.

       

       민기는 자신의 몸에 강화 마법을 몇 개 걸고는 허리춤의 칼을 뽑고 앞으로 내달렸다.

       

       “근접전을 하겠다고?”

       “이게 제 스타일이거든요!”

       

       미친 짓이라는 건 안다.

       

       여태까지 화령에게 근접전을 시도했던 이들이 모두 처참한 결과를 맞이하는 걸 봤으니까.

       

       그렇지만 민기는 자신의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줍잖게 원거리에서 공격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건 앞선 이들이 먼저 보여주었다.

       

       그러니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하겠다.

       

       근거리에서 마법과 검술을 뒤섞어 몰아침으로써 승리를 거머쥘 것이다!

       

       “흐음. 이번 것은 좀 신선하구나.”

       

       화령은 자신에게로 달려오는 민기를 보고서 웃음을 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화령에게 얻어먹는 건 무척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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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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