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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1

       

       

       

       

       원래 영화 제작 과정은 크게 3단계인 사전 준비, 제작, 후반 작업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좀 더 세분화해보면 2단계 더 확장된 5단계로 구분한다.

         

       왜 만드는가?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이것을 정리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1단계, 개발.

         

       제작 단계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준비하고 최종 점검하는 2단계, 사전 준비.

         

       사전 준비 단계를 거쳐 준비된 일정에 따라 현장에서 제작을 진행하는 3단계, 제작.

         

       녹음과 믹싱 작업, 편집을 통해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4단계, 후반 작업.

         

       마지막으로 영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5단계, 배급과 상영.

         

       아무리 정성껏 잘 만든 영화라 할지라도 상영이 되지 못하면 세상과 소통할 기회를 잃어버린다.

       

       여기서 영화 배급은 영화를 상영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배급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영할 극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배급 방법에는 전국 동시 개봉, 제한 개봉, 시장 개척 개봉, 직접 개봉 등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메이저 배급사가 영화 개봉에 관여한다.

         

       물론 스튜디오엔믹스에 투자를 하려는 메이저 배급사는 줄을 섰다.

         

       믿고 보는 보증 수표인 927 작가의 작품이니까 뭐…….

         

       어쨌든 12월 17일을 기점으로 ‘네가 없는 여름’은 전국 동시 개봉을 하게 되었다.

         

       제작 소식을 알린 지 고작 몇 달 만에 개봉일이 확정되었기에 사람들은 제법 놀란 반응이었다.

         

         

       ─정말 이례적인 스피드로 영화 제작을 완료하셨는데 어떻게 그 정도로 빠르게 영화 제작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까?

       “이것도 다 927 매직 덕분이겠죠. 흔히 영화 제작 단계의 처음이라고 불리는 개발 단계부터 마지막인 배급 상영 단계까지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하셨거든요. 저희도 이번에 처음으로 그분과 바로 옆에서 함께 작업하며 놀라는 일밖에 없었습니다. 아, 그렇다고 퀄리티나, 특히 작품성이 떨어질 일은 아마 없을 테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혹시 제작 속도를 높이신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하하… 그냥 모두가 파이팅 넘치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특히 배우분들이 거의 NG 없이 연기해주신 덕이 크겠죠.”

         

         

       한 기자의 질문에 나영진 PD가 막힘없이 술술 대답했다.

         

       뭐… 여기서 제작 속도를 높인 이유는 한빛예고의 축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였지만, 과연 그 말을 믿기나 할까 싶어서 그냥 대충 둘러댔다.

         

       어쨌거나.

         

       현재 이번 작품의 배우로 출연한 설소영과 송가람, 이번 ‘네가 없는 여름’의 제작을 함께한 주요 스태프들이 시사회(試寫會) 참여에 한창이었다.

         

       시사회는 본격적인 영화의 개봉에 앞서 특정 인원들에게 미리 상영하는 과정이다.

         

       참고로 시사회에도 기술 시사회라든가, 관객 시사회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시사회는 언론 시사회였다.

         

       여기서 언론 시사회는 기자들과 영화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시사회다.

         

       스튜디오엔믹스가 많고 많은 시사회 중에 굳이 언론 시사회를 고른 이유는 극장에 영화를 걸기 전에 먼저 전문가들에게 이 영화가 어떠한 영화인가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반응을 보기 위해서였다.

         

       서은우가 남주인공으로 출연한 것 때문에 개발 단계부터 시작해 촬영까지 완전 철통 보안을 거쳐 제작했기에 밖으로 알려진 정보가 매우 적었으니까.

         

       또한,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평론가들의 평가와 기사가 먼저 올라오기에 홍보 효과도 추가로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사회에서 예고편만 보여주고, 본편을 따로 방영하지 않을 예정이었기에 평론가들은 초청하지 않았다.

         

       어떻게 예고편만 보고 영화를 평가하겠는가?

         

       그렇기에 현재 시사회에 참여한 인원은 거의 대부분이 기자였고, 기자들은 평론가들이 초청받지 않는 것을 보고 이러한 추측을 할 수 있었다.

         

       평론가들의 평가와 피드백을 받을 필요도 없이 곧바로 상영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

         

       바꿔 말하면 스튜디오엔믹스 내부에서도 역대급 영화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물론 조금 과장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이번 영화의 대본을 적고 처음으로 모든 제작과정을 함께한 사람이 바로 927 작가였기에 순식간에 추측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지금은 예고편을 방영하기 전에 기자들의 신 나게 질문 세례를 퍼붓고 있었다.

         

         

       ─고동빈 감독님에게 질문하겠습니다. 혹시 이번 촬영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무엇입니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라…….”

         

         

       한 기자의 질문에 고동빈은 끝말을 흐렸다.

         

       굳이 인상 깊었던 점을 꼽으라면 역시 한빛예고에서의 촬영이 아닐까 싶다.

         

       생전 현장 경험이 없던 학생들과 촬영을 하는 것이었기에 약간의 고충이 있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을 꼽으라면 오프닝 씬과 엔딩 씬을 촬영했던 마지막 촬영 날이었다.

         

       고동빈은 지금까지 촬영 현장을 지휘하며 정말 많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봐왔는데 그중에서 특히 그를 놀라게 했던 배우는 설소영이었다.

         

       나이를 생각해봐도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기에 그의 머릿속의 원픽은 설소영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프닝 씬과 엔딩 씬을 연기했던 한 남자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남주인공 역을 맡은 그의 연기는 처음치곤 엄청 잘하는 것도 맞지만 설소영과 비교해보면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마지막 날 촬영에서 보여준 연기력… 아니, 정확하게는 감정의 호소력 하나만큼은 가히 고동빈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마치 그러한 경험을 직접 해본 사람 같은 깊은 연기.

         

       그렇기에…….

         

         

       “남주인공 역을 맡아주신 배우분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 깊더군요. 특히 엔딩 씬의 촬영을 했을 때는 소영 씨를 처음 봤을 때처럼 감탄했습니다.”

       ─호, 혹시 고동빈 감독님을 감탄시킨 그 남주인공 역을 누가 맡았는지는 언제 밝힐 예정입니까?

       “뭐… 그 부분은 일개 촬영 감독인 제가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아니군요. 바로 다음 질문받겠습니다.”

         

         

       사실 고동빈은 남주인공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답을 할 필요성을 딱히 못 느꼈다.

         

       어차피 곧 있으면 나올 예고편에서 대놓고 공개될 텐데 굳이?

         

         

       ─그럼 이번 927 작가님의 영화가 사람들에게 말 그대로 축제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는 추세인데 혹 고동빈 감독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즐거운 축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예?

         

         

       모든 촬영을 함께하고 완성된 영상까지 확인한 고동빈은 생각했다.

         

       이 영화를 즐거운 마음이나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보러 왔다면 조금 후회할 수도 있다고.

         

       다만, 확실한 것은…….

         

         

       “927 작가의 명성에 걸맞은 작품이라는 것만큼은 확신합니다.”

         

         

       고동빈의 단호한 선언을 끝으로 질문의 시간은 모두 끝이 났고, 이제는 최초로 예고편이 공개될 시간이었다.

         

       예고편의 시작은 검은 화면에서 남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기자들은 생소하면서도 한 번쯤 들어본 목소리에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곧이어 화면 상에 비춰지는 남자의 얼굴을 보며 차마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제야 기자들은 스튜디오엔믹스가 왜 남주인공의 캐스팅을 꼭꼭 숨겼는지, 왜 철통 보안을 유지했는지 깨달았다.

         

       왜냐하면 화면 상에서 서은우, 아니 927 작가가 직접 남주인공인 강하늘의 연기를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례적인 광경은 기자들의 군침을 싸악 돌게 만들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였다.

         

       지금까지 각본가로서 엄청난 위상을 자랑했던 927 작가가 이제는 자기 작품의 배우로 출연해 연기까지 도전? 심지어 그 파트너가 그의 실제 연인인 설소영이다?

         

       이건 어떤 식으로든 기사로 실으면 바로 1면을 장식할 만한 내용 투성이었다.

         

       역시나 시사회가 끝나고 고작 30분 만에 영화 ‘네가 없는 여름’과 관련된 기사들이 줄줄이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다음날 곧바로 예고편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엄청난 화제를 몰기 시작했다.

         

         

         

       ***

         

         

         

       [927 작가가 이제는 연기까지 도전한다고?]

         

         

       이건 작품이 재미없어도 927 작가 팬이라면 궁금해서라도 영화 챙겨볼 듯 ㅋㅋ

         

         

       -작품이 재미없어도? 너 지금 장난하냐?

        ㄴㄹㅇ 사탄 들렸네. 927 작가 작품인데 재미없다고 느껴지면 진지하게 그건 본인 문제 아니면 그냥 억까라고 봄

        ㄴ사실상 이제 종교화가 되어버렸네 ㅋㅋ

       -얘들아 큰 소식 하나 더 가지고 왔다. 927 작가가 이번 영화 본인 수입 20프로를 기부한다고 선언함. 이번에 국민분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감사의 의미로 한다는데?

        ㄴ아아… 또 당신입니까. 그저 GOAT

        ㄴ927 작가 정도 이름값에 20프로면 진짜 큰 결심인데 ㄷㄷ

        ㄴ애초에 사우디 왕세자가 친구인데 솔직히 돈은 전혀 문제가 안 됨

        ㄴ그래도 기부를 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둬야지. 나이에 맞지 않게 인성이 됐네.

        ㄴ이번에 연기까지 도전하는 거 보면 앞으로의 행보를 더 기대되게 만듦

        ㄴ일단 확실한 건 까와 빠를 제대로 미치게 하는 놈이긴 함

        ㄴ엥? 까가 있다고?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ㅋㅋㅋ

         

         

       원래도 내 얘기가 대부분이었지만, 뭔가 영화 예고편이 공개되고 더 불타는 느낌.

         

       어쨌든 여론은 좋았지만, 커뮤니티의 내 찬양 글을 볼 때마다 조금 어지러운 의미로 한숨이 내쉬어졌다.

         

         

       “음?”

         

         

       그나저나 문득 한숨을 내쉬니 자연스레 보이는 하얀 입김에 새삼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

         

       벌써 겨울인가…….

         

       어느덧 ‘네가 없는 여름’의 개봉일인 12월이 찾아왔다.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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