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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2

       [작성자: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제목: 방송 공지입니다.]

        [안녕하세요.

       

       다들 식사는 맛있게 하셨나요.

        

       저는 요즘 입맛이 없어, 대신 맥주 한잔과 함께 책을 읽었습니다. 마음의 양식입니다.

        

       사실 책을 읽은 건 아니고, 위게더를 탐방했습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하니까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잘 확인했어요.

        

       유독 빈도가 높았던 의견들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에요.

        

       통계를 돌린 건 아니지만, 제가 기억하기론……월즈 결승 중계 거짓말이면 이런저런 심한 짓을 하겠다, 제발 캠을 정상적인 위치에 설치해라, 나만의 작은 아따먹이 그립다. 이 3 종류가 가장 많았던 것 같네요.

        

       결승 중계는 합방으로 할 예정입니다. 그 때 아마 캠을 켤 거고……그 분이 설치한 위치는 정상적일 테니, 한 번에 2가지 민원을 해결하게 되었어요.

        

       캠에 제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요.

        

       3번째 의견은 오늘 방송에서 반영해보겠습니다. 잠시 후 뵈어요.

        

       감사합니다.]

       –     ㅠㅠ식사 잘 챙겨드세요 걱정되네요

       –     ㄴ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게 이 텐련 걱정임

       –     ㄴㄴ 밥을 안 먹는다는데 걱정은 안 하고 텐련거리는게 팬이 맞음?

       –     ㄴ칼로리는 술에도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     ㄴㄴ 스트리머부터 시청자까지 싹 다 알중새끼들만 모였나

       –     나작아 거리는 건 1명이 도배 쳐 하는 거잖아 미친년아……그걸 왜 반영을 하겠다는 거야

       –     ㄴ 하지만 글은 많았죠? [나만의 작은 아따먹이 사무치게 그립다]

       –     ㄴㄴ 아 씨1발 진짜 위게더 관리 좀 하라고

       –     ㄴ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자~ 안 그래도 시청자 너무 많아 [나만의 작은 아따먹이 사무치게 그립다]

       –     ㄴㄴ 진짜 다양하게 역겹구나

       –     와 결승 중계 진짜 하는구나ㅠㅠㅠㅠㅠ고마워….고마워…

       –     ㄴ 아니 근데 씨1발 지금 보니까 또 합방이라고? 캠도 키기만 하고 아따먹은 안 나오고?

       –     ㄴ 생각해보니 컨텐츠 꿀도 빨고 돈도 버는 건 아따먹인데 왜 내가 고마워야 하지

       –     ㄴㄴ 어어 얘 왜 머리 봉합되냐

       –     아니 나작아 거리는 새끼 의견은 대체 어떻게 반영하는 건데

       –     ㄴ 정보) 아따먹은 니들이 가서 방송하라고 시청자 8할을 밴한 적이 있다

       –     ㄴㄴ 시청자 만 명이 넘는데 8천명 밴하면 방송 끝날 시간 되겠다

       –     ㄴㄴ 2천명도 너무 많아 아따먹 방송은 300명 결사대 시절이 진국이었다 [나만의 작은 아따먹이 사무치게 그립다]

       –     ㄴㄴ 방송 존나 빨리 컸는데 300명은 지랄 ㅋㅋㅋㅋ 사흘은 갔냐?

       –     ㄴㄴ 유입 상대 안 함 [나만의 작은 아따먹이 사무치게 그립다]

        

       이예나의 방송은 불규칙했다.

        

       방송 시작 시간도, 방종을 하는 타이밍도. 심지어 방송의 내용까지.

        

       좋게 표현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스트리머라고 할 수 있으리라. 나쁘게 표현하는 이들은, 비슷한 묘사에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욕설을 붙였지만.

        

       그런 그녀의 방송에서 그나마 일관되게 유지된 건, 늘상 붙잡고 있던 도적. 방제에 적힌 도적부흥운동. 그리고, 방송 시작 화면이었다.

        

       그러나 도장뺏기 컨텐츠를 계기로 나오나 외의 다른 게임들도 하기 시작하고- 언제부턴가, 방제 역시 다채로워진 지금.

        

       아직까지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통은 밋밋한 방송 시작 화면뿐이었다.

        

       모니터가 꺼진 것 아닌가 의심하게 만드는, 디테일 하나 없는 검은 배경.

        

       검은색이 취향이라면 조금이라도 보기 좋게 우주 사진이나, 하다못해 밤하늘이라도 걸어 둬도 되지 않느냐는 민원이 쏟아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그에 대한 이예나의 답은 ‘아무것도 안 보이면 조금 기대되지 않나요. 뭐가 나올지 궁금하고.’였고- 화면이 달라지는 일은 없었지만.

        

       이어서, 그 검은 화면이 그림판으로 수제작한 것임을 굳이 인증까지 했더랬다.

        

       제대로 된 인트로 화면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사항이 빗발치고, 방송 시작 화면으로 써달라는 팬아트가 몇 개씩이나 올라오는 와중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오던 그 검은 화면이-

        

       처음으로 자취를 감췄다.

        

       『???』

       『뭐야 이거』

       『??』

       『디스코스?』

       『오늘 합방인가요』

       『엥 웬 디스코스』

        

       방송에 찾아온 이들을 반기는 건, 디스코스 단체 채팅방이었다.

        

       참여자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한 명.

        

       단체 채팅방의 제목 옆에는 입장 가능한 정원이 50명이라는 의미의 ‘1/50’이 적혀 있었다.

        

       《아. 잘 들리시나요.》

        

       그렇게 시작된 방송에서, 이예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고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만족은 결핍에서 온다, 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 참 인상깊었던 문구예요.》

        

       『또또 뭔 헛소리 하려고』

       『존나 불안하다』

       『시참임?』

        

       -ㅇㅇ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예 방송을 존나게 결핍시키셨으니 저희가 잘 알지요 예예】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런 큰 뜻이었구나ㅎㅎ죽여버리고 싶네요』

       『만족이 아니라 분노가 오는데요 선생님』

       『근데 올 때 엄청 반갑긴 함…』

       『만?족』

        

       불안감에 술렁이던 채팅창이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그마한 스파크라도 튀면 대규모 화재가 발생할 분위기가 번져가던 순간-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방송은 작은 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50분 정도 모실까요. 규칙은 간단해요. 위게더에 최근 나오나 10게임 중 도적을 한 게임이 5개가 넘는 본인 전적 스크린샷을 비밀글로 올리시면 됩니다. 지금부터 선착순 30분이에요.》

        

       예상치 못한 선언에, 일순 침묵이 찾아왔다.

        

       만족은 결핍에서 온다는 이예나의 발언에서 ‘일부만 볼 수 있는 방송을 하겠다’는 의도를 캐치해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허튼 소리일 리도 없었다. 이예나는 하겠다고 한 걸 안 한적도, 안 하겠다고 한 걸 한 적도 없는-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 일관된 사람이었으니.

       

       시청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벙찌는 이들. 자신의 전적을 바삐 검색하고, 스크린샷을 찍는 자들. 먼저 글부터 파 놓고 수정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들.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서 남의 도적 플레이 기록 이미지라도 찾아내려는 사람들까지.

        

       그러나 어느 쪽이든, 채팅 따위를 칠 시간이 없음은 명확했으니- 채팅창은 평소의 10%도 안 되는 속도로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작성하신 글에 디스코스 아이디를 남겨주시면, 단체방에 초대해드릴 거예요. 남은 20분은 룰렛으로 뽑아서 메시지 드리겠습니다.》

        

       집단적 패닉에 가까운 행태 속에서, 이예나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컨텐츠는……, 잔잔한 고민상담 소통방송 어떤가요. 예전에 시청자분들 고민을 들어드려던 건 실패했어서……제 고민을 이야기할 것 같기는 한데. 아. 캠 관련해서도 고민이 좀 있어요.》

        

       《벌써 글이 30개가 넘게 올라왔네요. 도적 유저가 이렇게 늘었다니……기쁘네요. 감사합니다.》

        

       《그러면, 작은 방송 시작해볼까요. 작은 아따먹을 원하시던 분들께서 만족하시는 방송이었으면 좋겠네요.》

        

       * * * *

        

       작은 모임에는 작은 모임만의 분위기가 있듯이, 방송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서로 소통도 잘 되고……더 친근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오붓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니,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

       

       “다들 화면 공유 보이시나요. 네, 이 단체방에 계신 분들한테만 보일 거예요. 실수로라도 나가시면 다른 분 모실 거니, 유의해주세요.”

        

       내 컴퓨터 화면 전체를 단체방에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비교적 손쉽게 작은 방송을 구축하고- 50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을 잠시 바라보았다. 

       

       화력이 장난 아니네. 50명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속도다.

        

       역시, 작은 방송이 주는 만족감이 큰 걸까. 50명 모두 제법 기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 트위트 채팅창과 도네이션은 껐어요. 작은 방송이 방해받지 않기 위한 조치이니 양해 부탁드려요.”

        

       그래도, 정말로 이대로 트위트는 방종……해버리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방송에 무언가가 송출되기는 해야겠지.

        

       내 목소리와 함께, 디스코스 채팅창만 방송에 송출되도록 설정했다. 작은 방송이지만, 밖에서 구경하는 정도는 괜찮잖아.

        

       평소에도 사실상 목소리만 나가니까. 큰 차이도 아니고.

        

       “여러분, 채팅은 바깥 분들도 보실 수 있어요. 매너 채팅 부탁드려요.”

        

       [캬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개꿀맛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밖에 많이 춥냐? 여긴 뜨뜻하다^^ 밖에 많이 춥냐? 여긴 뜨뜻하다^^ 여긴 뜨뜻하다^^ 여긴 뜨뜻하다^^ 여긴 뜨뜻하다^^]

       [감사합니다ㅠㅠㅠ감사하빈다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병신들 글을 미리 팠어야지 스샷부터 찍으면 선착순에서 되냐 ㅋㅋㅋㅋㅋㅋㅋ]

       [응~ 밖에서 채팅 실컷 쳐봐~ 센세는 우리만 보고 있어~]

        

       글을 미리……저건 조금 반칙 아닌가. 마음 속으로 옐로카드 한 장을 부여했다. 다시 잘못이 포착되면 강퇴해야지.

        

       “자, 그러면……일단, 첫번째 고민부터 말씀드릴게요. 월드시리즈 결승 중계를……아마, 이 분들이랑 하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메모장을 켜서, [아크? 레반? 별포크? 확정x]라고 적어 넣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긴 한데. 고민 중이고……혹시라도 폐를 끼치면 안 되니까.

        

       “그런데 그렇게 되면, 이게 고민이 되어서요…….”

        

       이어서, [캠? 노캠?]을 써서 드래그했다.

        

       정말로 고민이 되기는 했다. 결승 어그로로 몰려들 사람의 수를 생각하면, 나오나 스트리머들에게는 얼굴을 알릴 절호의 기회 아닌가. 그 와중에 나 하나 때문에 캠을 못 키는 건 너무 민폐잖아.

        

       그러니 역시 스키마스크가 정답인 것 같기는 한데, 동료 스트리머들의 반발이 제법 있었던 게……무시하기엔 조금.

        

       그런 의미에서, ‘이 타이밍에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렴해보는 게 도움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특히, 대중심리에 휩쓸릴 가능성도 낮고……주목받겠다고 이상한 목소리를 낼 이유도 없는, 작은 방송을 하는 김에.

        

       “그래서 일단 이 쪽으로 가되, 저는 이걸 쓰면 어떨까……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오]

       [흠 역시 ‘이쪽’이 좋아보이네요^^]

       [캬]

       [큰 거 온다]

       [와 이런 이야기를?]

       [캬 메모장이 이렇게 갓-도구였구나]

       [‘그거’는 좀 그렇고 ‘이쪽’이 좋아보이네요]

        

       시청자들 반응이 조금 과도하기는 한데……소규모가 된 만큼 텐션이 올라간 거겠지.

        

       ‘캠’에 동그라미를 치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스키마스크 스크린샷을 띄웠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일단 이거부터 살까요.”

        

       * * * *

        

       『이게 뭐고 이 쪽은 뭔데 이 씨1팔련들아 이게 뭐고 이 쪽은 뭔데 이 씨1팔련들아 이게 뭐고 이 쪽은 뭔데 이 씨1팔련들아 이게 뭐고 이 쪽은 뭔데 이 씨1팔련들아 이게 뭐고 이 쪽은 뭔데 이 씨1팔련들아 이게 뭐고 이 쪽은 뭔데 이 씨1팔련들아 이게 뭐고 이 쪽은 뭔데 이 씨1팔련들아』

       『엄마 여기 너무 추워 제발 열어줘  엄마 여기 너무 추워 제발 열어줘 엄마 여기 너무 추워 제발 열어줘 엄마 여기 너무 추워 제발 열어줘 엄마 여기 너무 추워 제발 열어줘 엄마 여기 너무 추워 제발 열어줘』

       『이게 뭐하는 짓이야 씨1발 제발 다시 기회를 줘 룰렛 한번만 더 돌리자』

       『다 죽여버리고 싶다』

       『안쪽 개새끼들 절대 뭔지 말 안 하는거 개패고싶네 진자』

       

       『제발 방송을 정상적으로 해주세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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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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