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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2

   에벨아스크 베나포치.

   세계 유일의 네크로맨서.

     

   그녀가 다루는 시체는 번호를 매긴 이들부터.

   인간이 아닌 백골로 만들어진 괴물들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하덴하르츠의 산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백골의 괴물들이었다.

   네발짐승부터 시작해 다양한 모습을 지닌 괴물들은 저마다 생체 무기를 지닌 채 산에서 내려왔다.

     

   광도제와 검왕의 전투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함이었다.

     

   “크라슈 님.”

     

   몰려오는 백골의 괴물들을 보고 있으니 8호가 말을 걸어왔다.

   크라슈가 그녀를 돌아보자 8호는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주인님께서 방해 말고, 당장 떠나시라고 합니다.”

     

   방해라.

   크라슈가 한차례 코웃음을 쳤다.

     

   “걔 어디 숨어 있대냐.”

   “그건…….”

     

   8호가 우물쭈물하기 시작했다.

   그야, 그녀는 아무리 그래도 에벨아스크의 명을 거스를 수 없다.

     

   그러니 섣불리 입을 뗄 수 없었다.

     

   “됐어.”

     

   딱히 말해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 녀석이라면 성격상 어디 잘 숨어 있을 테니까.

     

   「네크로맨서는 절대로 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네크로맨서가 보이지 않는 전장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곳이니까.」

     

   에벨아스크가 예전에 입버릇처럼 말하던 것이다.

     

   찾아내는 건 이쪽 몫이다.

     

   “하링, 세나 마이어 교수님.”

     

   하링과 세나는 제각기 무장을 꺼내고 있었다.

   전투 준비를 마친 것이다.

     

   “저놈들은 몸 내부에 중심점이 되는 핵이 있습니다.”

     

   저마다 핵을 지닌 장소가 다 다르긴 하지만 약점은 확실하다.

     

   저 수를 뚫어내려면 그 약점을 확실히 공략해야 한다.

     

   “흐음, 특기 분야네.”

     

   세나가 한쪽 날이 크게 휘어진 박도를 뽑아 들었다.

   그녀의 붉은 눈이 번뜩이며 입가가 쫘악 째졌다.

     

   “크라슈 소년은 밤까마귀 단 수장을 찾을 생각이지.”

   “예, 제대로 혼내주기 위해 무조건 찾아낼 겁니다.”

   “좋아. 그러면 힘 좀 아껴보렴.”

     

   세나의 박도에 새하얀 기운이 서렸다.

   동시에 그녀의 옷차림이 조금씩 변형하기 시작했다.

     

   새하얗고 긴 천이 그녀의 팔을 휘감았다.

   그리고 얼굴에 기다란 천이 덧씌워져 그녀를 가렸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어깻죽지에서 흰색의 깃털이 돋아나며 날개의 형태를 이루었다.

     

   그녀의 별호는 귀주.

   그리고 또 다른 별명으로는 신의 무녀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본디 신에게 부여받는 건 스킬이다.

   그러나 그녀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신들의 계약을 하지 않았다.

     

   신명(神明)

     

   신의 스킬이 아닌 신이 지닌 본연의 힘을 부여받는 비기.

     

   얼마 전, 만난 월묘의 종, 침식사 주요 이르마가 밤의 신의 힘에 잡아 먹혀 밤의 사자가 되었던 것과 같은 형태다.

   그때 주요는 이성이 완전히 소거되었지만 그녀는 다르다.

     

   세계에서 신의 힘을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육체.

     

   신무지체(神巫肢體)

     

   그러한 육체를 타고난 그녀는 신의 힘을 직접 하사받는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녀의 힘으로 직결된다.

     

   “잘 따라오려무나.”

     

   면사포 사이로 웃음 지은 그녀가 바닥을 박찼다.

     

   콰앙!

     

   그리고 울려 퍼진 것은 대량의 폭음이었다.

   크라슈의 눈이 쫓기도 아슬한 정도의 속도.

     

   그 여파로 몰려오던 백골의 괴물들이 있던 장소가 뻥 뚫렸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박도는 무척이나 정교하기 그지없었다.

   왜냐하면 그 일격 속, 세나의 박도는 백골 괴물들에게 깃든 핵을 정확히 파괴했기 때문이었다.

     

   “와.”

     

   그 광경을 보며 하링은 순간 감탄을 금치 못했다.

   라헬른 아카데미 교수의 수준을 체감한 것이다.

     

   “하링, 난 지금부터 에벨아스크를 찾을 거다.”

     

   크라슈는 세나를 놓칠세라 달려 나갔다.

     

   “지금부터 집중할 거니까. 부탁 좀 하자.”

     

   크라슈의 부탁을 들은 하링은 눈을 조금 크게 떴다.

   그러고는 자신의 가슴팍을 툭 두드렸다.

     

   “맡겨줘. 반드시 지킬게.”

     

   그녀의 눈에는 굳은 결의가 서려 있었다.

     

   하링은 스스로 움직이기보다 부탁받을 때 훨씬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분명 오래전, 아무것도 하지 말란 말이 트라우마가 되어 나온 반증일 것이다.

     

   이런 쪽으로 눈치가 빠른 크라슈는 그 점을 인식했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효율을 최대로 낼 방법이 있다.

     

   하링에게는 이 방법이 맞겠지.

     

   “잘 부탁한다.”

     

   크라슈가 웃음 지어 말하자 하링은 비수를 쥔 손에 보다 힘을 주었다.

     

   “응!”

     

   힘찬 대답을 보아하니 최선을 다해줄 모양이다.

   그러니 크라슈는 천천히 제 육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제 육감을 전투를 위해 사용하던 크라슈다.

     

   하지만 예전에 마성궁에서 길을 찾았을 때처럼.

   이번에는 에벨아스크를 찾기 위해 그가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그 녀석 기척은 내가 제일 찾기 쉬우니까.’

     

   귀의를 지닌 세나도 있지만 그녀는 에벨아스크를 만난 적 없다.

   그러니 에벨아스크를 찾는 건 순전히 크라슈의 몫이었다.

     

   크라슈의 오러가 얇은 거미줄의 형태로 변하며 주위에 뻗어 나갔다.

     

   그러한 오러의 얇은 거미줄 위.

   라이오너가 섞이며 보다 정교한 오러의 거미줄이 완성되었다.

     

   평소 사용하는 벽력의 감지 버전이었다.

     

   그러한 오러의 거미줄이 끝도 없이 뻗어져 나가며 주위를 메꾸기 시작했다.

   동시에 크라슈의 집중력도 점점 더 올라갔다.

     

   3차원 공간 속.

   끝도 없이 쏟아지는 백골 괴물 대군의 소음들이 차츰 사라져 갔다.

     

   그리고 그러한 소음 너머 그들의 내부에 깃든 핵이 일정 간격으로 두드리는 신호가 느껴졌다.

     

   백골 괴물들은 단독으로 움직이는 생물이 아니다.

   그들은 에벨아스크를 통해 오러를 받아 움직이는 이들이다.

     

   하물며 이만한 대군을 다루고 있다.

   아무리 에벨아스크라 한들 그들에게 보내는 신호를 끊을 순 없다.

     

   ‘정확히는 이 멍청이는.’

     

   신호를 쫓던 크라슈의 눈이 천천히 떠지기 시작했다.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숨길 줄 모르니까. 이런 곳에서도 무심코 드러나는 거겠지.’

     

   말로는 자신을 찾지 말라고 하지만.

   결국 이 녀석도 찾아 주기를 바라는 거다.

     

   본인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 들면 하기 싫은 티를 아주 팍팍 내주니까 말이다.

     

   ‘참 한결같다.’

     

   어이없는 웃음을 삼킨 크라슈의 고개가 들어 올려졌다.

     

   백골 괴물들에게 나온 신호들은 전부 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산등성이 위.

   다른 백골 괴물들과 같이 내려오는 척을 하는 백골 괴물을 크라슈가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순간 백골 괴물 하나가 흠칫한 모습과 함께 스리슬쩍 발을 뺐다.

   저쪽도 이쪽이 알아차렸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 순간 눈앞에 날아든 백골 괴물 하나를 하링이 갈랐다.

   크라슈는 그 사이로 앞서 나가고 있는 세나의 뒷모습을 포착했다.

     

   “교수님!”

     

   집중에서 빠져나온 크라슈가 힘차게 소리를 내질렀다.

   백골 괴물들을 또 한 번 날려버린 세나가 이쪽을 보았다.

     

   “크게 한 번 날려 줄 수 있습니까?”

     

   크라슈의 질문을 들은 세나도 그의 말뜻을 이해했다.

     

   크라슈가 에벨아스크를 찾았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그녀의 입가가 호선을 그렸다.

     

   “달려오렴!”

     

   담당은 신학 교수긴 하나 그녀는 무투파.

   그녀 또한 타고난 성질이 거칠기 그지없다.

     

   그러니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크라슈의 몸이 흑염으로 뒤덮였다.

     

   “하링, 갔다 온다.”

   “조심해.”

     

   하링의 주의를 들은 크라슈가 즉시 바닥을 박찼다.

   흑염의 잔적을 남긴 크라슈가 그대로 세나에게 쏘아졌다.

     

   그러자 백골 괴물을 주변에서 치워낸 세나가 천을 휘날리며 몸을 돌렸다.

   동시에 그녀의 팔이 춤을 추듯 원을 그려 나갔다.

     

   세나의 주위 바람이 일렁여 나가기 시작했다.

   일렁인 바람은 이윽고, 돌풍이 되어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그 바람은 어찌나 거센지 주변에 있던 거대한 백골 괴물들을 날려 버릴 정도였다.

     

   “착지는 알아서 하렴.”

     

   그 말을 끝으로 돌풍에 크라슈가 뛰어들었다.

     

   후웅, 콰아아아아아앙!

     

   일어난 돌풍이 폭음과 함께 크라슈를 하늘 높이 치솟아 올렸다.

   순식간에 하늘을 날게 된 크라슈가 얼굴을 때리는 바람을 느끼며 일직선으로 나아갔다.

     

   발아래, 끝없이 펼쳐진 백골 괴물들이 허우적거렸다.

   그러나 그들로서는 날아가는 크라슈가 너무 빨라 붙잡을 수가 없었다.

     

   “윽!”

     

   그리고 그건 크라슈도 마찬가지였다.

     

   이 교수, 날리랬더니 신나서 너무 빡세게 날렸다.

     

   멸화침식을 썼는데도 정신이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크라슈는 꼴사납게 정신 잃을 생각은 없었다.

     

   멸화침식으로 보다 몸을 강화한 크라슈의 눈이 아래에 집중했다.

   아래쪽, 뒤도 안 돌아 보고 열심히 도망가고 있는 백골 괴물 하나가 보였다.

     

   그것을 본 즉시 크라슈의 몸에 흑염이 휘몰아쳤다.

   날아가던 자세에서 몸을 틀자 날아가던 방향이 꺾였다.

     

   후욱!

     

   꺾이는 방향과 함께 느껴진 부하 탓에 몸이 덜덜 떨렸다.

   하지만 크라슈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세 그대로 아래를 향해 쏘아졌다.

     

   “어?!”

     

   백골 괴물 쪽에서 당황한 음색이 한차례 울려 퍼졌다.

   그 얼빵한 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삼킨 크라슈가 즉시 발을 내질렀다.

     

   “일단 좀 한 대 맞아라.”

     

   빠악!

     

   내질러진 다리와 백골 괴물의 두개골이 맞부딪치며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엑!”

     

   그리고 깨진 두개골 사이로 바보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쿠당탕!

     

   백골 괴물이 바닥을 나뒹굴고, 크라슈도 덩달아 바닥을 나뒹굴었다.

     

   대체 무슨 힘을 다해 날려 버린 건지 한참을 구른 크라슈가 겨우 멈췄다.

   그러곤 고개를 털어 제멋대로 돌아가는 시야를 겨우 되잡았다.

     

   앞으로 다시는 날려 달라는 말 같은 거 안 한다.

     

   굳은 결심과 함께 크라슈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바닥에 엎드린 채로 스리슬쩍 도망치고 있는 백골 괴물이 보였다.

     

   크라슈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도약해 그대로 백골 괴물의 등을 콱 밟았다.

     

   “악!”

     

   비명과 함께 백골 괴물의 몸이 점차 흐물흐물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보인 것은 기다란 검은색의 머리카락이었다.

     

   평소에 입던 복장과는 한참 먼 로브를 뒤집어쓴 그녀는 다름 아닌 에벨아스크였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지만 크라슈의 입에서 먼저 나온 건 한숨이었다.

     

   “아주 그냥 가지가지 해라. 뭐, 찾지 말아줘? 은혜를 갚는다더니. 개뿔이.”

     

   크라슈는 그대로 에벨아스크의 등을 꾹꾹 눌렀다.

   그러자 에벨아스크가 발아래에서 비명을 질렀다.

     

   “으익, 익, 아, 아파! 가슴 눌려서 아파! 그만해엥!”

     

   우는 소리를 내는 그녀를 크라슈는 한심하게 보았다.

   그러면서도 발은 치울 생각 없었다.

     

   왜냐하면 에벨아스크도 쪽팔린 건지 바닥에 얼굴을 묻고 일어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야, 당연했다.

   그녀로서는 낯짝을 들고 크라슈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제국의 노예로서 제멋대로 쓰이던 삶에서 구해준 크라슈다.

   그런 그를 배신하고, 하덴하르츠를 위험에 빠트렸다.

     

   얼굴을 들 낯짝이 있을 턱이 없었다.

     

   크라슈는 그런 에벨아스크를 내려 보다가 다시금 한숨을 쉬었다.

     

   “막을 거면 전력으로 막지, 그랬냐.”

     

   에벨아스크의 몸이 움찔거렸다.

     

   에벨아스크가 다루는 백골 군단은 분명 그 수만큼이나 강하다.

   그러나 크라슈는 백골 군단을 보며 확실히 느꼈다.

     

   그녀의 진심이 조금도 담겨 있지 않음을 말이다.

     

   크라슈는 에벨아스크가 전장에서 어떤 활약을 했는지 안다.

   일인 군단이라는 말에 어울릴 만큼 그녀의 전력은 상상 이상이다.

     

   아무리 세나가 있다고 한들 크라슈가 이렇게 몸 성히 뚫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하물며 그녀의 넘버라 불리는 그녀의 진짜 전력인 시체들도 나오지 않았다.

     

   ‘못해도 삼일은 광도제와 라이 형님께 아무도 접근 못 하게 막을 수 있었겠지.’

     

   즉, 크라슈의 앞길을 막은 백골 군단은 사실상 허수아비였다.

     

   그런 크라슈의 핀잔을 들은 에벨아스크가 조용히 침묵했다.

   정확히는 침묵이 아니라 훌쩍이는 소리를 내었다.

     

   “……그야, 내 바보 같은 욕심 때문이었으니까.”

     

   오래전, 잃었던 동료를 살리겠다는 욕심.

   그 욕심으로 반복된 네크로맨서 연구.

   그리고 실패할 수밖에 없는 현실.

     

   그녀에게 있어 동료를 살리겠다는 일념은 어쩌면 저주와 같았다.

   그녀로서는 절대 풀지 못할 저주 말이다.

     

   그리고 그 저주 탓에 이번에는 자신을 도와준 이까지 배신했다.

   타고난 성질이 남을 배신하지 못하는 성격인 그녀로서는 깊은 죄악감에 짓눌렸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크라슈는 한숨을 쉰 것이다.

     

   “그래서 익시온에 들어간 거냐.”

     

   에벨아스크가 멈칫했다.

   크라슈에게는 크림슨가든이 있다.

     

   그가 익시온을 안다 해서 이상할 건 없었다.

     

   “익시온에 들어가면 네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거 같냐.”

   “……약속했어. 흑마녀가 내 동료들을 되살려 주겠다고.”

     

   에벨아스크가 입술을 꽉 깨문 채 그리 말했다.

     

   “아니, 너도 알 텐데.”

     

   하지만 크라슈는 에벨아스크를 부정했다.

     

   “네 동료를 살릴 방법은 애초에 없잖으냐.”

     

   에벨아스크의 눈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의 눈이 표독스럽게 떠졌다.

     

   그 순간이었다.

   에벨아스크의 몸이 그림자처럼 뭉그러짐과 함께 사라졌다.

     

   동시에 그녀의 모습이 숲에서 드러났다.

     

   검은색 로브를 늘어트린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퀭했다.

   평소 숨기고 있던 그녀의 감정이 여실히 묻어 나온 얼굴에는 짙디짙은 암흑이 깔려 있었다.

     

   “……뭘 안다고 멋대로 말하는 거야.”

     

   에벨아스크의 두 눈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조금 전 크라슈의 발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라슈는 그녀를 이렇게 둬서는 안 되었다.

     

   에벨아스크는 익시온에 들어가면 안 된다.

   네크로맨서인 그녀의 전력이 더해진다면 익시온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테니까.

     

   그리고 광도제와 검왕 라이 발하임의 전투를 끝내려면 반드시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다.

     

   ‘광도제가 지닌 다른 비기.’

     

   혈천세계.

     

   광도제가 대상으로 한 이와 자신을 독립적인 공간에 가둬 버리는 엿 같은 비기.

     

   광도제라면 분명히 혈천세계를 라이를 대상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거기에 들어가려면 광도제보다 출력이 강하여 강제로 뚫어내는 수밖에 없다.

     

   혹은.

     

   “에벨아스크, 너 광도제의 혈천세계에 시체를 놔뒀지.”

     

   에벨아스크의 어깨가 한차례 움찔거렸다.

   그녀도 마냥 바보는 아니다.

     

   만약을 대비한 수 정도는 그녀 또한 준비해 두었다.

     

   혈천세계에 개입할 수 있도록 사전에 시체를 두어 언제든 길을 뚫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니 크라슈는 에벨아스크의 도움이 필요했다.

   혈천세계를 뚫느라 힘을 다 써버린다면 본말전도였으니까.

     

   [ 설득할 생각이냐. ]

     

   설득이라.

   크라슈가 짧게 헛웃음을 삼켰다.

     

   “협조하라는 거야? 나는 익시온이랑 거래했어. 네가 뭘 아는지는 모르지만 내 동료들을 되살려 주겠다고 했다고.”

     

   현실을 부정하듯 외치는 그녀를 보고, 크라슈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를 망상에서 현실로 이끌 시간이었다.

     

   “네 동료를 살리기 위한 조건인 육체의 일부분.”

     

   부릅떠진 에벨아스크의 눈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크라슈가 도대체 어떻게 그 사실을 알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 그만.”

   

   

   

   

     

   

   현실을 일깨워 주려는 크라슈의 말을 멈추려는 듯 에벨아스크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크라슈의 말은 멈추지 않았다.

     

   “그건 전부 소실되어서 존재하지 않잖아.”

     

   쩌적-

     

   에벨아스크의 마음속 어딘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가 평생토록 네크로맨서 학에 매달렸음에도 시체로 조차 동료를 되살리지 못한 이유.

     

   살던 세계에서 혼자 도망쳐 나온 도망자의 말로.

     

   그 현실이 다시금 고개를 들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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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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