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54

       * * *

       

       

       

       한편, 러시아는 영국 정부나 처칠에 대한 접근 말고도 국가 차원에서 직접 이스파노-수이사에 접근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러시아에 이스파노-러시아 자회사 설립이요?”

       

       

       굳이 돌려 말하지 않고 자회사를 설립해 달라 한 것이다.

       

       러시아의 제안을 받은 것은 카스트로 데 라 쿠아드라와 함께 이스파노-수이사 공동 설립자인 마크 비르킷이었다.

       

       마크 비르킷은 지난번 러시아의 요청에도 자동차 관련해서 지원해준 장본인이었다.

       

       그때는 러시아 자동차 사업이 망해 버려 동정심도 있었지만, 이스파노-수이사가 러시아 합중국의 자동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었지만.

       

       설마 이렇게 대놓고 자회사를 설립해 달라 요청할 줄은 몰랐다.

       

       

       “예. 우리는 이스파노-수이사의 도움이 각별하게 필요합니다.”

       “러시아가 자동차나 항공기 개발에 열을 올린다는 건 들어 알고 있습니다만. 이미 저희는 프랑스에서 크게 성공했습니다. 프랑스 법인이 독립까지 했고요. 굳이 러시아에 자회사를 설립하기에는 좀.”

       “프랑스가 적화될 위험이 있어도 말입니까?”

       “!!”

       

       

       이스파노 수이사는 공산주의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건 별개로 최근 코뮌이 날뛰는 건 알고 있지만, 정부가 뒤집어진 것도 아닌데 굳이 러시아로? 

       

       굳이 지금 확실하지도 않은 일로 러시아에 설립의 이유는 없기는 하다.

       

       

       “우리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여 이스파노-수이사의 도움이 각별하게 필요합니다.”

       

       

       러시아는 무언가에 쫓기듯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를 뽑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러나.

       

       대공황에서 공산주의 국가와 더불어 유일하게 멀쩡한 국가.

       

       그리고 공산주의 국가들은 러시아 체제의 적.

       

       

       “최근 독일이 전쟁을 한다 만다 말들이 많던데, 그때문입니까?”

       “그렇습니다. 덧붙여 프랑스도 코뮌이 늘고 있으니, 이스파노-수이사가 적화된 프랑스에 넘어간다면 저희로서는 굉장히 곤란합니다.”

       “으으음.”

       

       

       파리나 제네바에도 공장을 세우고 그러긴 했는데, 회사 설립은 좀 그렇지 않나.

       

       그러고 보니 프랑스는 대공황의 여파로 다른 국가보다는 피해가 덜해도 코뮌이 더 기세를 떨치고 있고. 정권이 뒤집어 질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반면에 대공황의 피해는 러시아가 거의 없다고듣기는 했다.

       

       

       마크 비르킷은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다.

       

       프랑스가 적화된다면 결과적으로 스페인도 위험하긴 할 거다. 그렇게 되면 외국의 도움도 필요할 것이고. 러시아가 도와주는 것도 좋다.

       

       러시아에 은혜를 입히는 것도 좋고, 겸사겸사 러시아에서는 무기 개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무기 분야에 나서는 것도 좋을 터.

       

       그럼, 프랑스에서는 하던 대로 자동차만 생산하면 될 터다.

       

       확실히 항공기 엔진도 생산하고 무기도 생산하고 있으니. 무기 개발을 작정하고 노리면 못할 것도 없다.

       

       더군다나 그 러시아의 여제는 어마어마한 권위를 가지고 있다지.

       

       반강제로 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가볍게 광고하는 것만으로도 국민이 침을 질질 흘리며 자동차를 사댔다고 한다.

       

       그 차르의 지원을 받는다?

       

       러시아에서 이스파노-수이사가 대박을 터트리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근본적으로 대공황으로 힘든데, 투자를 받으면 이스파노-수이사는 한결 편해진다.

       

       

       “아국의 차르께서도 지원은 하실 겁니다.”

       

       

       그럼 이야기는 끝난 거지.

       

       빨갱이가 될지도 모르는 프랑스에서 무기를 생산할 수는 없다.

       

       비르킷은 흡족하게 웃었다.

       

       

       “알겠습니다.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도록 하죠.”

       

       

       얼마 후. 이스파노 수이사는 프랑스에서는 자동차를,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항공 엔진을 비롯한 무기 개발을 위해 이스파노-수이사의 자회사인 이스파노-러시아를 설립했다.

       

       

       * * *

       

       

       일본

       

       

       모든 나라가 대공황의 여파에 고생하는 와중에 일본이라고 멀쩡할 리 없었다.

       

       대전쟁 당시, 유럽 국가들이 서로 머리끄덩이 잡고 서로에게 주먹질을 할 때, 일본은 주전장이 아닌 아시아에서 독일 조차지와 식민지를 뜯어냈다.

       

       여기에 유럽에 무기를 팔아 대고 러시아의 양보로 중국에서의 무역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 시기에 나리킨이라는 부자들이 나오고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물론 유럽국가들의 무역전쟁으로 불황이 잠시 오긴 했지만, 그조차도 경제는 성장하고 있었다.

       

       이후, 이어진 대지진 때문에 진재공황이 터지고 금본위제를 정지하냐 아니면 계속 하냐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금 해금(금본위제로 복귀)을 해 버렸다.

       

       그 결과는 금융공황이 뒤따라 대공황과의 환상의 시너지를 일으켜 쓰나미가 되어 일본을 덮쳤다.

       

       

       “하하 좆됐군.”

       

       

       대공황이란 원펀치에 일본 경제는 흔들리고 있었다.

       

       수출을 주력으로 성장으로 나아가던 일본 처지에서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일단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도 흔들리면서 수요가 격감하고, 당연히 일본의 수출품도 덩달아 재고가 쌓이고 수출액은 날이 갈수록 줄어 30년대에 들어설 때는 절반이나 줄었다.

       

       농가의 주 수입원인 생사의 수출도 감소하면서 농가도 가난해졌다.

       

       중국도 그간 짭짤하게 무기를 팔아먹었으나, 연성 자치 중인 중국은 군벌들이 너나 할 거 없이 한간이 되기 싫어 일본과의 교류를 꺼렸다.

       

       더군다나 서양열강에게 두들겨 맞으며 피폐함에 익숙한 중국과 달리 그간 승승장구하던 일본의 타격은 매우 컸다.

       

       외화 수입이 터무니없이 줄어들었으니, 당연히 원자재 수입 비용도 덩달아 나가리.

       

       국내 경기가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은 경쟁하듯 도산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정까지 이어졌다.

       

       정치적 불안정, 경제 불황. 이쯤 되면 제아무리 일본이라도 새로운 것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러다가 우리도 빨갛게 되는 수가 있어!”

       “황국신민이 빨개진다고? 폭도들을 다 진압해라!”

       

       

       일본 내부에서도 서서히 빨갱이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공산 독일이 대공황을 무사히 넘기니, 빨개지려고 하는 신민들이 늘어났다.

       

       당연히 일본은 일본답게 진압했다.

       

       그야 천황 폐하의 신민이 공산주의자일 리 없지 않은가?

       

       

       “이대로는 안 됩니다. 공산주의자가 황국에도 퍼지기 시작했어요.”

       “러시아의 방법을 따라 합시다.”

       

       

       러시아의 방법. 그냥 대놓고 공산주의자들을 철저히 죽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지금의 러시아를 백군이 통일해서 가능한 것이었다.

       

       볼셰비키의 혁명과 그들과 전쟁을 하며 악에 받친 백군 장병이었고, 민심이 볼셰비키를 떠나 그들이 죽든 말든 일반 러시아인은 신경을 쓰지 않아 먹히는 행위였다.

       하지만.

       

       

       “천황 폐하께서 적자들을 버리실 리 없다!”

       “정부는 물러나라!”

       

       

       빨갛게 물들고 있는 시민을 총으로 쏴 진압하면서 뭔가 더 일이 복잡하게 돌아갔다.

       

       식민지에서나 할 짓을 본국에서 하고 있으니 일이 커진 것이다.

       

       군부에서는 모든 권력을 천황폐하께 돌리자며 내부에서 파벌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일본 정부는 한 가지 방책을 떠올렸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차라리 이렇게 하죠.”

       

       

       대공황의 해결법으로 식민지를 수탈하자고.

       

       이렇게 하면 군부도 당분간은 진정할 것이고, 신민들도 만족할 것이다.

       

       그 후에 대공황은 차차 해결하면 된다.

       

       일단 ‘합법적으로 조약을 통해 합병’한 조선 쪽을 둘러봤지만, 이쪽은 훗날 지나와의 전쟁을 위해 조선인을 징병하는 것이 아니라면 쌀 외에는 수탈하고 싶어도 수탈할 게 없었고. 대만은 그나마 자원이 조금 나지만 이쪽도 큰 의미는 없었다.

       

       결국 조금이라도 해먹기 위해 무타구치 렌야가 총독으로 있는 남만주를 수탈하자고 결정되었고, 그나마 현상유지를 하는 것도 힘든 상항에서 매우 제국주의 같은 방법은 군부의 힘을 키워주기 충분했다.

       

       여기에 비록 연성 자치 중이어도 은본위제를 채택해서 아직은 별다른 여파를 받지 않은 중국은 일본의 미움을 받기 충분했다.

       

       물론 훗날 ‘아나스타샤 선언’이 되는 대공황 관련 연설 속에서 공산주의자가 배후라고 하면서 일본 역시 공산주의자를 경멸하였으나, 어쨌든 자신은 아픈데 이웃이 멀쩡하면 배 아프지 않겠나.

       그 이웃은 러시아도 있었지만, 이쪽은 그냥 궤를 달리하는 상대고 일본이 건드리기에는 너무 강한 상대였다.

       

       원래 분노조절 장애는 강자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되는 법이었다.

       

       이 무렵의 일본은 아직 폭주하지 않아서 북방으로 나아가 수백만의 러시아군과 싸우는 것은 아무리 봐도 득보다는 실이 크고 이긴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중국이 있지 않은가.

       

       겉으로는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중국은 일본이 보기에는 일본을 향해 티배깅하는 것으로 보였으며, 일본 군부는 중국 진출에 대한 열의로 불타올랐다.

       

       

       “중국을 먹읍시다. 지나로 진출하여 이 대공황을 해결합시다!”

       “저 거대한 대륙의 등골을 빨아야 우리가 삽니다!”

       

       

       빈곤에 빠진 자칭 황국 신민들도 군부의 손을 들어 주었고, 군국주의 정권이 일본을 장악하는데 대공황은 혁혁한 공을 세웠다.

       

       

       * * *

       

       

       베리야는 지금 실시간으로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최근에 친해진 프랭크 휘틀이란 친구.

       

       이 왕립 공군에 있던 이 녀석은 굉장히 시끄러운 영국인 친구였다.

       

       

       “베리야씨. 엔진이란 건 말입니다.”

       “아, 그렇군그래.”

       

       

       하지만 시끄럽긴 해도 무시할 수도 없다.

       

       그의 주인인 차리나의 명령도 있지만, 군법회의에서 회부되고 지금은 끈 떨어져서 그냥 엔진 연구에만 매진하는 몸이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베리야는 자신도 엔진에 대해 전문가가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굳이 이 녀석이 말하지 않아도 혼자 제트엔진을 연구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자네 괜찮나? 군법회의에서 그렇게 되고.”

       

       

       실제 역사에서는 그는 저공비행과 곡예비행으로 대중의 불만을 일으켜 군법회의에 회부될 뻔했다. 그러나 이 세계선에서 그는 무모한 비행으로 군법회의에 회부되었고, 유죄 판결을 받아 지금은 해임되어 그저 엔진 연구나 하게 되었다.

       

       하지만 프랭크 휘틀은 괘념치 않았다. 조금도 서운하지도 않았다.

       

       그야 엔진 연구에 더 힘을 붙일 수 있었으니까.

       

       심지어 수상하게 돈이 많은 러시아 사람이 자신을 위해 이것저것 지원해 주고 있으니까.

       

       

       “아쉽긴 하지만 차라리 엔진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낫죠.”

       

       

       씁쓸하게 웃으면서도 휘틀은 열심히 연구했다.

       

       

       ‘슬슬 때가 되었나?’

       

       

       자기가 연구한 걸 모조리 내뱉을 정도로 친분을 쌓았고,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니.

       

       뭐 지금 휘틀 입장에서 러시아로 오려면 신분 세탁을 해야 하니 직접 가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어쩔 수 없지. 흠. 그럼, 자네 자료를 받아가도 되겠나?”

       “러시아로요? 베리야씨가 러시아 사람이란 건 알지만, 설마 높은 위치에 있는 분이십니까?”

       “내 위에 계신 분이 높은 위치에 있기는 하지. 내 그분에게 자네 이야기를 하니 좋아하시더군.”

       “으음. 저야 제 것이 어디에서든 쓰이면 좋지만, 애초에 베리야씨도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프랭크 휘틀도 그간 베리야가 휘틀이 연구한 논문과 그가 만든 자료들을 보면서 많은 걸 공부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러시아를 위한 일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러시아가 적국도 아니고 더군다나 자신을 지원해 준 사람이 아닌가.

       

       

       “오, 정말 괜찮은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엔진개발에 몰두하고 있거든.”

       “그간 제가 베리야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상 제 연구의 반은 베리야씨 덕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 본인이 그렇게 말하면 되었지.

       

       베리야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프랭크 휘틀의 손을 잡았다.

       

       

       “고맙네. 그럼 일단 그분께 자네의 자료를 보내봐야겠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나?

       

       베리야는 휘틀이 넘겨 준 자료를 먼저 러시아로 보내기로 했다.

       

       따지고 보면 차리나는 예언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트로츠키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이고, 내전도 백계 러시아의 승리로 만든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프랭크 휘틀이 러시아로 가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 터.

       

       다시 말해서 이번 임무는 시험이었다.

        

       프랭크 휘틀의 연구 자료를 직접 받아오라고. 알아오라고 그런 것이다.

       

       그래서 열심히 프랭크 휘틀과 친해져서 배워온 것이 아닌가.

       

       베리야의 입꼬리가 귀밑까지 올랐다.

       

       이 정도면 여전히 아름다우신 차리나께서 자신을 예뻐해 주시리라.

       

       

       * * *

       

       

       대공황은 여전히 각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일본에서 들어오는 정보로는 제정 러시아에서 벌어졌던 일이 똑같이 벌어지고 있었다.

       

       빨갛게 물들 징조가 보이는 자들을 총으로 진압하고 있다는 것.

       

       어디서 배운 짓을 똑같이 하고 있다.

       

       그래. 러시아에서 볼셰비키들을 대규모로 처형했던 일. 그걸 따라 하고 있다.

       

       바보들인가. 그건 러시아나 되니 가능한 일이었다.

       

       볼셰비키로부터 민심이 떠나고, 백군의 볼셰비키에 대한 증오심도 커서 가능한 일이었던 거다.

       

       그나마 일본이 섬나라라는 환경도 있고, 공산 독일도 자기네 신경 쓰느라 일본 내의 공산주의 혁명을 할 수 없는 점이 유효한듯한데.

       

       

       “역시 동양인은 야만스럽군요. 식민지도 아닌 자국인들을 죽이다뇨.”

       

       

       마리아가 일본을 그렇게 평가했다.

       

       어, 음. 제정러시아도 솔직히 다를 바 없었다.

       

       마리아는 아마 어릴 때라 잘 모르는 모양인데. 뭐 그래. 지금은 러시아 합중국이니 괜찮긴 하지만.

       

       

       “뭐 원래 그런 나라니까. 전쟁도 선전포고 없이 해대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거든. 러일전쟁도 그렇게 터졌지.”

       “이 와중에 일본이 식민지 조선을 발전시킨다고 일부 공산주의자들이 정부는 조선의 정부냐며 선동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발전이라. 그거 다 중국진출을 위한 것일 텐데.”

       

       

       한반도를 거쳐 남만주까지 중국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는 거지.

       

       

       “일본이 중국은 언제 침공할까요?”

       “대충 40년 이전에?”

       

       

       중일전쟁은 솔직히 모르겠다.

       

       역사가 워낙 바뀌었다는 게 문젠데. 그나마 일본이 중국에 침을 바르는 건 확실히 알고 있거든, 그럼 언제 할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퇴고가 좀 늦었습니다!

    공산주의자의 절멸을 위해 치클론을 써야 하니, 화확전 관련해 프리츠 하버에 대해서도 한번 나올 것 같습니다.

    즈베노는 다음화나 다다음화? 에 나올 거 같기도…

    스페인은 역시 빰빰빠밤~이나 말랑해당이나. 으으음..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