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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5

       “므아아!”

         

       힘차게 외친 므냥이.

       네발로 땅을 짚으며, 발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이 네발로 움직이면 추해 보일 수밖에 없음에도.

       우리 므냥이는 워낙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런가.

         

       꽤 그럴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들려오는 소리도 앙증맞았다.

         

       므다다-!

       므다므다다-!

         

       특유의 귀여운 발소리에 입꼬리가 절로 움찔거린다.

       다시금 들어도 도대체 어떻게 발바닥에서 저린 소리가 들려오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속도는 전혀 무시할 게 못 됐다.

         

       나는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거리를 좁히는 므냥이를, 겨우 피하며 놀란 듯 입을 열었다.

         

       “므냥아. 너 설마 [사족보행] 스킬을 배운 거야?”

       “므아! 추가로 [사족 질주]도!”

         

       [사족보행], [사족 질주].

       이름에서 알겠지만, 4개의 발을 이용했을 때 이동속도 보정을 해주는 스킬들이다.

         

       보통 괴수에게서 볼 수 있으며, 보통의 [질주] 보다 높은 이동속도가 특징인 능력이었다.

         

       당연하지만, 지금 눈앞의 므냥이처럼 캐릭터들도 배울 수 있는 고효율의 스킬이었다.

         

       ‘다만…’

         

       말 그대로 손, 발을 밑으로 내려야 쓸 수 있기에 대다수 배울 일이 없는 능력이었다.

         

       설령 기회가 주어져도, 싫어해서 안 배우는 애들도 많았고 말이야.

         

       그런데 우리 므냥이는 도대체 무슨 수를 쓸 건지 이걸 습득한 모양이다.

         

       “므아, 므아아!”

       “어이쿠!”

         

       이런, 태클에 당할뻔했다.

         

       <묘인족> 특유의 탄성 있는 몸.

       여기에 [사족 질주]를 이용한 날렵한 속도까지.

         

       말 그대로 종횡무진 이동하는 므냥이는, 한 마리의 야생 고양이 같았다.

         

       덥석-!

         

       “…!”

         

       결국, 므냥이는 나의 팔을 붙잡는 데 성공하였다.

       달려오던 속도를 이용해 앙증맞은 팔에 힘을 주었다.

       붙잡은 팔을 안으로 당겨 나의 가드를 해제한다.

         

       퍽-!

         

       “컥!”

       “므앗!”

       

       그대로 망설임 없이 팔꿈치로 나의 명치를 후려쳤다.

       평소 므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공격적인 기술이었다.

         

       뒤로 재빠르게 거리를 벌린 므냥이가 힘차게 하악질을 하였다.

         

       전력을 다해 ‘므샤아악!’ 하는 게 여간 귀여운 게 아니었다.

         

       “…므아.”

         

       그래도 므냥이는 므냥이인건가.

         

       한 대 때리고 나서 마음이 걸리는지 우물쭈물하며 기어가듯 말하였다.

         

       “대, 대련이니까…안 봐줄 거야.”

        “물론!”

         

       오히려 상대가 나라고 망설였다면 크게 호통쳤을 거다.

         

       <헌터끼리의 대인전> 수업은 서로의 기술을 연마하고 실력을 상승하는 수업이다.

         

       이는 <괴수>는 물론이고,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르는 <빌런, 마인>들을 상대를 위한 일종의 시뮬레이션이기도 하였다.

         

       대련인 이상 서로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예의이며…

         

       “예전 뒷마당에서 서로 했던 약속이잖아?”

       “므아앙! 응!”

         

       말을 마친 므냥이가 재빠르게 달려왔다.

         

       나 또한 더는 피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들어오는 므냥이를 붙잡고 잠시간의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므응앙!”

         

       역시 근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지, 므냥이는 살짝 몸을 빼었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므냥이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부러질 것 같은 말랑말랑한 감촉이 손으로 느껴진다.

         

       물론, 대련이기에 그런 사적인 감점은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말랑말랑하네.”

       “므아앙?!”

         

       어, 이런…

       음…본심이 나와버렸네.

         

       어쩔 수 없다.

       그만큼 므냥이의 뱃살은 말랑말랑하니까.

       이걸 어떻게 참는다는 말인가?

         

       ‘당장 배방구 안 한 것만으로도 스스로 칭찬해야지.’

         

       “배, 뱃살 따위 없어! 다 복근이라고!”

       “므냥이 비록 조금이지만, 이건 살이야. 아주 말랑말랑하다고?”

        “므아아!!!”

         

       얼굴이 붉어진 므냥이가, 번개처럼 몸을 돌린다.

       순간 나조차도 당혹할 정도의 몸놀림.

       한 손을 이용해 내 목을 조르며, 다른 손으로 어깨를 찍어 누른다.

         

       이 기술.

       몇 달 전 므냥이에게 관절기를 알려주며, 보여주었던 내 기술 중 하나였다.

         

       “므아아…!”

       “좋아! 므냥아! 잘하고 있어!”

       

       절로 뿌듯한 심정이 들었다.

         

       근래, 방패만 연습하는 걸 봐서 격투기는 연마하지 않나 싶었다.

         

       나중에 만날 ‘그 녀석’을 상대로는 격투+관절기가 제격인데 하는 조금의 아쉬움을 가졌으니까.

         

       하지만 지금 보여주는 기술에서 그것이 기우였다는 걸 인지한다.

         

       ‘이거라면 충분히 도움이 되겠어.’

         

       뭐 물론……

         

       “어설퍼!”

         

       “므아아?!”

         

       나는 등에 힘을 주며, 단숨에 뿌리쳤다.

         

       애초에 내가 알려준 기술이다.

         

       파훼법 또한 나보다 잘 아는 이는 처음 가르쳐준 아버지 말고는 없다.

         

       “간다!”

       “므아아!”

         

       잠시간의 티격태격.

       서로의 기술을 보여주고 선사한다.

       그 과정에서 스킬의 발현도, 도움도 받지 않았다.

         

       *

         

       잠시 뒤, 서로 뒤엉키며 어린아이 다툼처럼 투덕거리는 공방이 몇 분째 이어지던 찰나.

         

       ‘기회다!’

         

       나는 일순, 므냥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빈틈을 발견하며 단숨에 태클을 걸었다.

         

       “므아아!?”

         

       설마, 아래 하단을 노릴 줄 몰랐는지 므냥이의 입에서 당혹 섞인 비명이 나왔다.

         

       번쩍-!

       

       깃털처럼 가벼운 만큼 단숨에 들리는 므냥이의 신체.

         

       마무리를 지을 엎어치기 한판!

         

       그것을 선사하려던 그 순간이었다.

         

       ‘……어?’

         

       바로 코앞.

       나의 눈앞을 스치듯 부드러운 감촉을 느꼈다.

         

       마치 실타래 같은…

       아니 머리카락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촉감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게 하였다.

         

       므냥이의 바로 등 뒤.

       희미한 인상의 여성이 서 있음을 인지한다.

       서로 눈을 마주친다.

         

       ‘……어?’

         

       나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굳어졌다.

       여담이지만, 놀란 건 갑자기 나타난 여성의 모습 때문만은 아니었다.

         

       ‘닮았잖아?’

         

       눈동자.

       우리 므냥이와 똑 닮은 노란빛의 홍채를 가진 여성.

       여기에 두 개의 꼬리까지 가진 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므냥이라 연관이 있는 인물임을 직감하였다.

         

       그녀가 나를 보며 희미하게 웃는다.

         

       “므아아! 빈틈!”

       “앗!”

         

       곧이어 므냥이가 소리쳤다.

         

       단숨에 양다리 양팔을 이용해 나의 몸에 매달리며, 쿵-! 하고 힘으로 밀어 쓰러트렸다.

         

       팔꿈치가 나의 목젖을 향한다.

         

       “내가 이겼어!”

       “……”

         

       의기양양한 므냥이를 바라보며 다시 시선을 돌렸다.

       분명 똑똑히 두 눈으로 보았던 여성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착각…인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대련부터 끝마쳐야 할 듯싶었다.

         

       나는 쓰게 웃으며 므냥이의 팔을 여러 번 탭하였다.

         

       “응. 내가 졌어.”

       “므아아~”

         

       *

         

       ‘므헤헤…’

         

       마하나는 유세하의 항복선언에 배시시 미소 지었다.

         

       기뻤다.

       정말이지 므아아한 기쁨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단 한 번도 순수 체술로 그를 이겨 본 적이 없는 마하나이다.

         

       치열한 공방 끝에 승리하였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웅성웅성.

         

       “므아아?”

         

       그때 마하나의 귓가로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

         

       청각이 좋은 마하나는 유리창 넘어 다수의 이들이 웅성거리고 있는 걸 깨달았다.

         

       대련을 마친 동기생들이 놀란 눈빛으로 자신과 세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나 세상에…

       ―진짜로 그렇고 그런 사이인가?

       ―…부럽다. 마하나 너무 부럽다…나도 저런 꽃미남 품에 안겨봤으면…

       ―역시 남녀관계인데 그냥 평범할 리가…

       ―…듣기로 이미 혼인신고서도 마쳤다던데…

         

       ‘…므아아?’

         

       마하나는 왜 다들 저러지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옆에 설치된 전신 거울 벽을 보며 돌처럼 굳어졌다.

         

       “므, 므아 므아아…?”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과 훈련복.

         

       특히 원활한 움직임을 위한 레깅스 차림이기에 더더욱 착하고 달라붙어 있었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몸매가 돋보인다.

         

       방금까지 대련하느라 각자 거친 숨결이 입에서 뿜어졌다.

         

       마지막으로 마치, 연인처럼…

         

       서로 끌어안은 채 달라붙어 있다는 사실까지 깨닫는다.

         

       “…므, 므아아…?”

         

       그제야 마하나는 자신과 유세하의 모습이 동기생들에게 어떻게 보였을지 깨달았다.

         

       “므, 므아아, 므아아!” 

         

       차마 입으로 내뱉지 못한 므아아가 속에서 뒤죽박죽 터져 나온다.

         

       새빨개진 채 ‘므, 므아아…’거리는 므냥이.

         

       “므냥아?”

       “므아앗!”

         

       의아함을 느낀 유세하가 몸을 일으켰다.

       대체 왜 그러냐는 듯, 그녀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아니, 이것으로 모자라서…

         

       “체온이 높나?”

       

       얼굴을 닿을 듯이 좁히며, 이마와 이마를 대었다.

         

       놀란 동기생들에게서 ‘엄머!’하는 비명이 들려온다.

         

       “흐음? 조금 뜨겁지만, 감기는 아닌 것 같은데.”

       “므, 므앙…”

         

       보드라우면서, 백옥같이 하얀…

       그러면서 남자다운 손아귀.

         

       평소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손이지만, 지금 이런 상황이기에 더더욱 치명적이었다.

         

       마하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내려갔다.

         

       땀으로 범벅이 된 유세하의 상체가 적나라하게 두 눈에 새겨졌다.

         

       현재 그는, 조금 전 보데노프 실라와 싸운 여파로 훈련복 여기저기가 찢어진 상태였다.

         

       갈라진 틈 안으로 유세하의 탄탄한 복근이 눈에 밟혔다.

         

       “므, 아, 아…”

       “므냥아?!”

         

       마하나의 눈동자가 빙글빙글 돌아갔다.

         

       수치심과 부끄러움.

         

       오랜만에 느끼는 이성적 자극을 견디지 못하는 마하나.

         

       그녀의 머릿속에는 불과 며칠 전 들었던 <수인족의 발정기> 수업의 내용이 상기되었다.

         

       *

         

       ―지금 이곳에 있는 모든 수인족 여러분! 조심하셔야 합니다. 뭐를? 바로 체취를 말입니다!

         

       같은 수인족인 여교수가, 염소 꼬리를 요리조리 흔들며 칠판 위로 유익(?)한 내용을 적었다.

         

       ―우리 수인족들은 아인으로 분류되지만, 기본적으로 원본이 되는 동물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따라서 대다수 주기적으로 발정기라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날이 찾아옵니다.

         

       ―그때 가장 영향이 받는 건 바로 체취.

         

       평소 관심이 있는 이성이, 어느 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걸 넘어 더욱 강한 욕망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모두 다 체취가 큰 역할을 합니다.

         

       ―명심하세요!

         

       언제나 대처를 잘하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바로 애 생기는 건 우스운 일이에요!

         

       *

         

       “므아, 므아아!”

       “므, 므냥아?”

         

       마하나는 크게 소리치며 유세하에게서 처음으로 도주하였다.

         

       어쩔 수 없었다.

         

       일부러 내색하지 않았지만…

         

       ‘므아아…’

         

       현재 마하나는 발정기에 돌입한 상태였으니까.

         

       일부러 호전적인 연기를 하며 열심히 몸을 쓰고, 전투에 임한 이유도.

         

       원래라면 안 썼을 [사족 질주] 같은 스킬을 쓴 이유도.

         

       지금 계속해서 치고 올라오는 성욕을 잠재우기 위함이었다.

         

       전희주를 상대로 땀을 뺐기에 괜찮을 줄 알았는데…

         

       어리석은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고작 그런 거로 떨치기에는…

         

       ‘세하가…’

         

       유세하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결국, 훈련장 구석 빈틈을 파고들어 숨는 므냥이.

         

       우물쭈물하는 유세하에게 ‘제발 조금만 내버려 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그날 수업은, 부끄러워하는 므아므아한 므냥이의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 * *

         

         

       한편 같은 시각, 같은 장소.

         

       “……”

       

       <헌터끼리의 대인전> 수업의 교수, 차여주.

       그녀의 시선은 마하나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정확하게는…

         

       “……”

         

       흔들리는 2개의 꼬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마하나에게서 누군가를 투영하듯이 말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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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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