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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5

       방송을 하던 중에 설아에게 연락을 받았을 때는 무슨 일인가 싶었다.

       

       화산을 공격하러 온 사람들이 있다니.

       

       처음에 들었을 때는 무슨 도적떼들이 온 줄 알았다.

       

       허나 바루가 있는데 평범한 도적을 가지고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에 급히 방송을 종료하고 여기에 달려왔지.

       

       그리고 보게 된 것은 한 무리가 적의를 가지고서 바루를 공격하는 모습이었다.

       

       그를 본 순간 오랜만에 제대로 열이 뻗쳤다.

       

       감히 내 주변인을 건드려 하다니.

       

       차라리 본인에게 직접 싸움을 걸었더라면 귀찮다 생각을 하면서도 넘겨버렸을 것이다.

       

       어디 그런 녀석이 한 둘이었던가.

       

       본인은 수없이 많은 시시비비 속에서 살아남은 인간이었던지라 시비를 걸려도 또 머저리 하나가 추가 되었구나 정도의 감상에서 그쳤을 것이다.

       

       허나 이들은 다르다.

       

       이들은 본인을 노리지 않았다.

       

       이들이 노린 것은 본인의 주변이었다.

       

       의도는 뻔히 보였다.

       

       어느 문파에 들어가더라도 주요한 직책을 얻을 무인 무리에 실력 있는 도술사까지.

       

       노린 것은 바루겠지.

       

       그렇지 않더냐?

       

       내 주변을 공격하여 나에게 경고를 할 생각이었을 터다.

       

       자신들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이런 결과를 낳게 되니 잠자코 고개를 숙이라 할 셈이었겠지.

       

       나라는 개인에게 목줄을 매달기 위해 무고한 이들에게 피해를 입히겠다 결정했을 것이다.

       

       무어가 정파고 무어가 대의인가.

       

       자신들이 정의이기에 무엇이든 해도 된다 생각을 하는 것이더냐.

       

       그런 생각 때문에 나라는 풍파가 밀려와 세상을 뒤엎었음을 잊는 건가?

       

       학습능력이 없는 작자들이구나.

       

       살의에 짓눌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아해를 가만 바라본다.

       

       이 녀석은 바지다.

       

       어쨌건 간에 바루를 해하려 든 것이 사실이기에 용서할 생각은 없으나 이 놈은 어디까지나 맹의 의도를 대행하는 병신일 뿐.

       

       “무림맹이 시킨 것이더냐?”

       

       내가 묻자 놈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은 몰랐다느니 백일이 시켜서 한 일일 뿐이라느니 같은 말을 해댔다.

       

       역시 백일 그 노친네인가.

       

       끌어들일 수 없다 판단을 내리자마자 공격을 준비하다니.

       

       정신이 나간 게지.

       

       그 이상은 들을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 추한 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머리를 날려 준 후에 옆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설아가 희열이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이 녀석은 딱히 바루를 지키기 위해 싸운 건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내가 머무르는 이 화산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몸을 던진 게 아니었을까 싶다.

       

       광신을 담은 놈들은 대개 그러니까.

       

       그 의도가 어찌 되었든 이 녀석이 바루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 건 사실이었다.

       

       씨앗이 개화하건 아니면 사그라들던 간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사람으로써 대하고자 마음먹었으니 일단은.

       

       하. 그래.

       

       감사정도는 전해야겠지.

       

       “수고했다.”

       “…네!”

       

       한 마디만을 전하고 저 뒤에서 두 손을 위로 들고 항복의 의사를 드러내고 있는 도술사에게로 향했다.

       

       “항복입니다. 목숨만 붙여 주신다면 제가 아는 것을 모두 다 말해드리겠습니다.”

       “맹의 졸개를 믿으라고?”

       “저는 고용된 용병에 불과합니다. 돈을 좋아하지만 그보단 제 목숨줄이 더 중요하죠. 무엇이든 물어만 보신다면…”

       

       놈이 지껄이는 소리를 흘려들으며 도술사에게 다가간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녀석은 돈을 사랑한다며 이곳저곳에 붙어 다니는 승냥이다.

       

       두 번째는 그럴 듯한 말을 지껄이며 뒤에서 다른 술수를 준비하는 도술사고.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 저 놈의 이야기를 굳이 들어 줄 이유는 없었다.

       

       맹의 졸개라는 것만 확인했다면 그걸로 족했다.

       

       거리가 지척에 달하자 도술사는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며 소매 안에 숨겨 두었던 부적을 내게 던졌다.

       

       저 안에 담긴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상관은 없다.

       

       내 여러 도술사를 상대해보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압도적인 힘 앞에선 도술이고 뭐고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이지.

       

       내기를 담은 주먹으로 가볍게 도술을 파훼하자 도술사의 얼굴에 절망이 서린다.

       

       “어찌.”

       

       이것이 네놈이 준비한 회심의 일격이었느냐?

       

       그렇다면 안 됐구나.

       

       더 이상 준비한 수가 없다면 네놈의 삶은 이걸로 끝이니라.

       

       자아. 그럼 남은 녀석들을 처리를 해야 하는데.

       

       눈동자를 움직여 이 곳을 습격하러 온 외부인의 얼굴을 살피자 저들이 질겁을 했다.

       

       본래라면 저딴 놈들은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본인은 가치 없는 놈들의 피를 묻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본보기가 필요했다.

       

       나를 건드리면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들게 만드는 본보기가.

       

       그를 위해선 날 공격한 이들 중에 그 누구도 살아 돌아가서는 안 됐다.

       

       저들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발을 앞으로 내딛으려던 순간 바루가 내 소매를 붙잡았다.

       

       “무어냐.”

       “민가야. 남은 이들은 내게 맡겨주지 않겠느냐? 다신 이 곳을 건드리겠단 생각조차 못하게 만들어주마.”

       

       그리 말하는 바루의 뒤에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서 있는 여러 혼령들이 있었다.

       

       아아. 그런 식으로 말이더냐?

       

       어찌 보면 그게 더 나을 수도 있겠구나.

       

       이들은 죽어도 죽지 않는 외부의 사람들이니까.

       

       “알겠다. 그럼 저들과 놀고 있거라.”

       “어디 갈 것이냐?”

       “이 일의 근원을 처리하고 와야지.”

       

       본인의 주변을 건드리려 한 대가는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

       

       *

       

       어둠에 물든 무림맹은 고요했다.

       

       가끔 가다가 인기척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들은 대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외부인일 뿐 무림에 사는 자들은 모두 다 밤에 취해 잠에 든 것 같았다.

       

       그 고요 속에서 내 발걸음 소리는 너무도 선명하게 퍼져 나갔다.

       

       터벅.

       

       이전에 무림맹을 습격하러 왔을 적에는 이런 고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전에 내가 벌여둔 일이 너무도 많았기에 나를 환영해주는 사람이 넘쳐났으니까.

       

       솔직히 말을 하자면 오늘도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그렇잖느냐.

       

       본인을 공격했으니 당연히 실패할 때를 위한 대비도 해두어야 하지 않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림맹이 이토록 고요하다는 것은 자신들의 계획이 실패할 것이라 생각지 않았단 소리겠지.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웃음이 샜다.

       

       정말로 본인을 만만하게 보고 있었구나.

       

       그래. 본인이 보여준 게 그리 많지는 않지.

       

       화산문주를 쓰러트렸다고는 하나 그는 어디까지나 이야기로 퍼진 것일 뿐.

       

       실제로 눈으로 담은 자는 무림의 사람 중에서는 없다.

       

       그러니 본인이 어떤 위협을 주는 지도 모르겠지.

       

       좋다. 그대들이 바라는 것 같으니 내 특별히 시연을 해주도록 하겠다.

       

       그러니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서 본인을 새기도록 하라.

       

       무림맹의 건물 앞에는 졸린 듯 꾸벅이고 있는 아해가 하나 있었다.

       

       일부러 기척을 내어주자 아해가 잠에서 깨어나선 눈을 끔뻑거리며 내 얼굴을 살폈다.

       

       “뭐하러 오셨습니까?”

       “백일을 만나러 왔다.”

       “돌아가시죠. 이런 늦은 시간에.”

       

       답을 바라고 한 대답은 아니었기에 아해가 말을 끝마치기 전에 그에게 다가섰다.

       

       내 일부러 공격을 하려는 의도를 뻔히 보여주었다.

       

       그러자 경비를 서던 사내가 무를 펼쳤다.

       

       그가 펼치는 것은 용화의 권이었다.

       

       용을 그려내는 소림의 권법.

       

       그 주먹은 맹렬히 돌진하는 용의 아가리와도 같았지만 그 속도는 하나의 인간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손바닥으로 가벼히 주먹을 막아내자 사내의 눈에 경악이 서린다.

       

       깔끔하게 죽여 버릴까.

       

       아니지. 그럼 소란이 되지 못하잖나.

       

       개판을 칠 생각인데 조용하게 처리하면 의미가 없지.

       

       팔을 비틀어 꺾어버림과 동시에 한 쪽 무릎을 걷어차 다리의 뼈를 박살내 버렸다.

       

       팔 하나와 다리 하나가 공평히 병신이 된 사내는 바닥에 쓰러져서는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무림맹의 고요가 한 사람의 비명으로 채워진다.

       

       그에 따라서 어둠 속에 숨어있던 무인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무얼하는 녀석이냐!”

       “감히 무림맹을 습격하다니!”

       “백일을 만나러 왔다.”

       “이 놈! 감히 무림맹의 중역 되신 분을 노리는 것인가!”

       

       처음으로 달려든 사내는 남궁의 검을 익힌 자였다.

       

       칼에 뇌기를 두른 채 쾌검을 펼치긴 했지만 정작 자신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쾌검의 빈틈을 파고 들어 안으로 들어간 다음에 혈도를 짚어 고통에 몸부림치게 만들어 주었다.

       

       다음은 무당의 무인이었다.

       

       그 놈은 무당의 사람답게 섣불리 공격을 하는 대신 날 끌어들이려 했으나 그의 태극은 나라는 사람을 담기에는 너무도 작았다.

       

       나를 막으려는 검 채로 그를 꺾어버린 후 복부를 타격해 안에 있는 내장을 해하였으니.

       

       무당의 무인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황보의 사내였다.

       

       족히 내 세 배에 달할 법한 거대한 덩치를 지닌 녀석은 앞서 쓰러진 두 사람을 보고도 겁 없이 내게 달려들었다.

       

       직선적이고 숨김없는 그 무공은 다른 것을 신경 쓰지 않기에 강렬하고 강건했으나 숨김이 없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자면 이용하기 좋다는 소리였다.

       

       나를 향해 쏘아지는 힘을 그대로 되돌려 주었더니 황보의 팔이 기괴하게 비틀렸다.

       

       황보의 사내는 커다란 덩치만큼이나 우는 소리도 빌어먹게 커다랬다.

       

       소란을 일으켜 주기엔 적당했지만 내 귀를 찌르는 것은 거슬렸기에 턱을 걷어차 기절을 시켜버렸다.

       

       그리고 다음. 그리고 또 다시 다음.

       

       무림맹의 무인은 바퀴벌레와도 같았다.

       

       하나를 쓰러트리면 둘이 튀어나오고 둘을 쓰러트리면 넷이 튀어 나왔다.

       

       역시 학습능력이 없는 게 분명하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희생자만 늘어날 뿐이라는 것을 어찌하야 모르는 것인지 모르겠구나.

       

       역시 피를 보여주어야.

       

       “대체 네 놈은 누구지?”

       

       슬슬 살생을 할까 생각하던 무렵에 허공에서 내 앞으로 한 남자가 착지했다.

       

       그는 내게 익숙한 얼굴이었다.

       

       무림맹주.

       

       기이하군.

       

       이 자는 분명 내가 멱을 따버렸을 터인데?

       

       아아. 자세히 보니 다르군.

       

       내가 기억하던 것보다 젊어.

       

       이전 무림맹주의 핏줄 중 하나인가 보구나.

       

       “이 밤늦은 시간에 맹을 습격한 이유가 무엇인가.”

       “백일을 만나러 왔다.”

       “백일 옹 말인가? 그렇다면 내일 찾아왔으면 됐을 것을.”

       “그 자가 자신의 부하를 시켜 본인이 아끼는 이를 습격했다.”

       

       무림맹주의 핏줄이 눈썹을 치켜들었다.

       

       “증거는 있나?”

       “없다.”

       

       만들려면 만들 수야 있었겠지.

       

       그럼 내게 백일을 규탄할 명분도 생겼을 터이고.

       

       나라 하여 그를 모르지는 않는다.

       

       “증거도 없으면서 무림맹의 간부를 규탄하며 이런 일을 벌인 것인가?”

       “미안하지만 본인은. 아니 본좌는 딱히 백일을 규탄하러 온 것이 아니다.”

       

       그건 너무 온건한 방법이지 않은가.

       

       본인이 정파에서 나고 자랐다면 그런 방식을 택했을 지도 모르지.

       

       허나 본인은 나고 자라기를 신교에서 했으니 자연스레 행하는 것 또한 신교의 방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노려보는 무림맹주의 핏줄을 향해 웃어주면서 나의 혈도를 눌렀다.

       

       이전에 검선을 상대했을 때 사용한 녀석이었다.

       

       “그럼 무얼 하러 온 거냐.”

       

       미친 듯이 부풀어오르는 내기를 조정하지 않고 대기 중에 흩뿌린다.

       

       그리고서 진각을 밟으며 그 내기들로 세상을 짓눌렀다.

       

       그러자 바닥에 자빠져 고통에 신음하던 이들의 소리가 더욱 더 커졌다.

       

       “본보기를 보이러 온 것이다. 본좌를 건드리는 자가 어떻게 될 지를 알리기 위하여.”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아니 많이 화나셨습니다.

    —–
    슬나임님 10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임에도 지속적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것에 너무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독자님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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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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