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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8

       혈주노파(血蛛老婆).

       

       피를 잔뜩 머금은 거미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거미가 제 다리를 섬세하게 다루듯, 혈주노파의 손가락 또한 그러하였다. 

       

       길쭉하게 늘어진 손톱이 혈기를 잔뜩 머금어 붉다. 손가락이 마치 곤충처럼 달그락거리며 움직이면, 사방에 치명적인 붉은 궤적이 생겨난다. 

       

       샤샤샤샤샥!

       

       “아주, 혼쭐을 내 주마아아아!!”

       

       “큿!”

       

       “명아, 조심하렴!”

       

       세 배쯤 불어난 혈주노파의 기세에, 변칙적인 움직임으로 근근이 버텨내고 있던 남궁명과 남궁승아는 크게 밀려 튕겨 나갔다. 

       

       손톱에 스치기만 해도 뼈째로 동강이 날 것이다. 남궁 남매는 그제야 검을 뽑아 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버티기 위해서였다.

       

       악신 희영현은 그 촌극을 보며 속으로 하품을 했다.

       

       만들어진 존재들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톱니바퀴처럼 기계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남궁이니 혈주노파니 하는 저것들은, 이러한 싸움을 위해서 창조된 것이었다.

       

       안 봐도 뻔하다. 참가자인 청휘가 도착할 때까지 휘청대면서 싸우다가, 그가 난입하기 좋게 틈을 열어주겠지.

       

       그러니 희영현이 도와도, 돕지 않아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툭툭.

       

       대충 단검을 뿌려놓는 정도면 된다. 이 정도만 해 둬도, 나중에 꾸중을 들을 일은 없으리라. 전개에도 이상함이 없을 것이고.

       

       “어디이이 다시 한번 까불어보아라아아아!”

       

       “누님, 아래입니다!!”

       

       인형들이 어지러이 뒤얽힌다. 칼과 손톱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불똥과 함께 잘려 나가는 것은 칼이다. 남궁 남매는 위기에 빠진다.

       

       도구에는 알맞은 쓰임이 있다.

       

       날붙이는 죽이라고 있는 것이고, 책은 읽으라고 있는 것이다.

       

       저들은 인형극을 위해 있는 것이고, 자신은⋯⋯ 인간을 고통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였다. 그 사실만큼은 틀림이 없다.

       

       이유는 모른다. 다만 그렇게 만들어졌을 뿐이다.

       

       그러니 지금 이 상황이 지루하고 따분할 수밖에 없었다. 칼더러 책을 읽으라고 시키니 어찌 따분하지 않겠느냐. 

       

       어째서 미친 마법사는 나를 이렇게밖에 사용하지 않는 걸까. 굴복은 한참 전에 시켜두고, 유사시에 없애버릴 수 있게끔 폭탄 목걸이도 손수 걸어주었으면서.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로데루스의 정신에 자신을 투하했다면 3일이면 미치광이로 만들 수 있었다. 아카데미의 학생 사이에 풀어놓는다면, 미친 마법사를 광적으로 섬기도록 세뇌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쓰고 싶지 않을 정도로 칼이 미웠던 거라면, 차라리 박살을 내놓지 그랬나.

       

       혼자 되뇌어서는 의문이 해소될 길이 없다. 희영현은 팔짱을 낀 채로 암습을 준비하는 청휘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도사.”

       

       “⋯⋯무엇을 말이오?”

       

       “도구 말이에요. 사람한테 참 잘 드는 칼을 사용해서 식물 손질이나 하고 있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요.”

       

       “이 상황에서 엉뚱한 걸 묻는구려⋯⋯?”

       

       상황에서 붕 뜬 듯한 희영현의 물음. 청휘는 잠깐 당황하는 듯싶더니, 이내 생각을 정리하여 대답했다.

       

       “타구봉법 말이오만. 어째서 무공의 이름이 개를 잡는 봉법이라고 생각하시오?”

       

       “개를 잡다가 만들어졌으니 그렇겠지요.”

       

       “하지만 이름이 추레하긴 하잖소. 한 문파를 대표하는 무공이라고 하면 무한살견봉법이라든가, 태산파진봉법같은⋯⋯ 좀 더 꾸민 이름도 괜찮았을 것이오.”

       

       그러나 굳이 타구봉법이라 이름을 붙인 까닭이 무엇인가. 청휘는 자신의 해답을 내놓았다.

       

       “의미가 중요하지 않겠소.”

       

       “의미라.”

       

       “거지들이 어째서 개를 잡을 필요가 있었는가. 그건 분명, 식구를 맞이하기 위해서였을 것이오. 먹일 입이 늘었으니 개를 잡았겠지. 그러니 개를 죽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오.”

       

       “⋯⋯⋯⋯.”

       

       어째서 타구봉법이 개방의 근간이었느냐고 하면, 그 중심에는 식구를 환영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청휘는 그렇게 생각했다.

       

       풍진 세상에서 거지들을 위안할 수 있는 것은 같은 거지뿐이라, 서로 처량한 신세끼리 한데 뭉쳐 가족이 되었기에 되려 끈끈하다.

       

       새로운 거지를 받아들인다. 빼빼 마르고 홀쭉하여 다 죽어가는 거지다. 개방은 새 식구를 위해, 목숨이라도 붙여 놓으려고 개를 삶았다. 서로를 위하고 나눈다.

       

       “그러니까⋯⋯ 사람에게 아주 잘 드는 칼이라고 한들, 휘두르는 사람의 뜻이 그러하다면 이상할 것은 없지 않겠소.”

       

       “웃기는 소리로군요. 결국 본질이 변하는 법은 없을 텐데.”

       

       “그러나 본질 위에 쌓이는 것은 바뀔 것이오.”

       

       청휘는 그리 대답하고는, 혈주노파와 남궁 남매 사이로 뛰어들었다. 금속음과 함께 또 칼부림의 향연이 펼쳐진다.

       

       인간놈들은 역시 쓸데없는 생각이 많다.

       

       악신은 잠깐 생각하다가 이내 희영현으로 돌아와 비수를 뽑아 들었다. 아직 연극은 끝나지 않았으니, 등장인물로써의 일을 해야 할 터다.

       

       생각은 나중에 해도 좋으리라.

       

       ===============================================================

       

       채앵! 까가가가각──!!

       

       붉은 손톱이 장검의 날을 그대로 갈아버리며 쭉 내려갔다. 천천히 장검이 반으로 쪼개진다. 그 궤적의 끝에 있는 것은 남궁명의 몸이다.

       

       남궁명은 힘의 차이에 눌려 피해내지도 못하고, 칼 손잡이를 쥔 채로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장검과 함께 남궁명이 두동강이 나버리기 직전──

       

       카앙-!!

       

       청휘는 아래에서 위로 크게 올려 쳐 혈주노파의 손을 튕겨내었다. 

       

       “청휘 도사님!”

       

       “내가 왔소!”

       

       “누님은, 노괴의 장법에 맞고 의식을 잃으셨습니다!”

       

       “나도 봤소. 희영현의 근처로 옮겨 두고 온 참이니, 그녀가 안전한 곳까지 옮겨 줄 거요. 소협도 물러나시오!”

       

       청휘의 그 말에, 남궁명은 입술을 꾹 물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제껏 구해지고, 받기만 했다. 그런데 어찌 또 한 번 줄행랑을 칠 수 있다는 말인가?

       

       “저, 저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조금 전까지도 시간을 끌 수 있었고, 단전도 나았으니 분명⋯⋯!”

       

       청휘는 남궁명의 눈동자에서 고집을 읽어냈다. 켜켜이 쌓인 부담감이 너무 커졌던 걸까. 너는 어리니 괜찮다, 나중에 보답하면 된다, 그런 말로는 먹힐 것 같지 않았고.

       

       남궁명과 함께 싸우면 분명히 도움이 될 테지만, 그러다가 또 한 번 다쳤다가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데다가.

       

       형은 마땅히 동생을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청휘는 기억 속에 남은 가장 못 된 말투를 끄집어내 빌리며, 남궁명을 잡고 희영현을 향해 멀찍이 던져버렸다.

       

       “⋯⋯걸리적거린다고 말하고 있는 거다, 천민!”

       

       “으앗⋯⋯!!”

       

       로데루스를 따라 하려니 기분이 묘했다.

       

       희영현이 남궁 남매를 챙기는 것을 본 뒤에, 청휘는 사각에서 날아오는 손톱을 시선통찰로 피해내며 다리로 지면을 낮게 쓸었다.

       

       혈주노파는 펄쩍 뛰어 피해내곤 거리를 벌렸다. 그는 멀쩡하게 도착한 청휘의 모습을 보고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을 한껏 찌푸렸다.

       

       “⋯⋯수살대부가아아 당했다는 말이냐?”

       

       “그는 고수였지만, 제 실력을 발휘하기 전에 기습으로 급소를 찔렀소. 그러니 간단하게 이길 수 있었지.”

       

       “이, 비열한 노오오옴!”

       

       “누가 누굴 더러 그런 험담을⋯⋯.”

       

       촤아아악-!

       

       혈주노파의 손톱으로부터 혈기가 흩뿌려지듯이 날아왔다. 기를 유형화시켜 발출하는 경지를 보아 노괴는 절정고수의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청휘가 혈기를 피해내는 사이, 혈주노파는 쏜살같이 거리를 좁혀 손톱을 마구 휘둘러왔다. 그러자 청휘는 손톱이 아니라 손을 노렸다. 굳게 쥔 주먹이 쏘아진다.

       

       “폭쇄결!”

       

       팟, 파바박!

       

       날붙이를 맨손으로 감싸 쥐면 피해를 입으니, 손톱이 뻗어지는 근원인 손과 팔을 타격하여 공격의 궤도를 비트는 것이었다.

       

       짧게 끊어 치는 청휘의 타격에 공격이 빈번히 무산되자, 분노로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혈주노파는 절초를 꺼내들었다.

       

       “으아아아아! 환수비조(環手飛爪)”

       

       촤악!!

       

       둥근 그물 모양으로 흉흉한 혈기가 퍼져나갔다. 피할 여지를 주지 않는 광역기였는데, 청휘는 침착하게 뒤로 보법을 밟으면서 레이피어를 뽑아 휘둘렀다.

       

       섬광이 번뜩였다. 그물의 취약한 부분을 거듭 찔러서 찢어버리고, 청휘는 그 틈새 사이로 몸을 던졌다.

       

       동시에 레이피어를 투창처럼 던져 혈주노파의 머리를 노렸다.

       

       쇄애애애액!!

       

       “허억⋯⋯!!”

       

       그 매서운 기세에 혈주노파는 다급히 몸을 비틀었으나, 완전히 피해내지 못하고 어깨를 찔리고야 말았다.

       

       할만했다. 싸울 수 있었다.

       

       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힘의 추구 : 절정 고수(답파, 충만, 조율 달성)에 오르기]

       

       답파, 기감과 시선통찰로 움직임을 읽어내어 대체하고.

       

       충만과 조율, 부상으로 인해서 부족한 마력량과 컨트롤을 완숙한 기술로 보완하니.

       

       [달성]

       

       청휘는 자신이 어느샌가 벽을 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듭된 기연과 경험들은, 그를 높은 산의 중턱까지 밀어 올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하는 혈주노파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어린놈이이이, 어떻게 벌써 고수의 경지에에⋯⋯!!”

       

       “흐읍!”

       

       청휘는 진각을 밟으며 거리를 좁혔다.

       

       그는 여러 무예를 익혔다. 하여, 초식은 손을 뻗을 때마다 변화하였다. 

       

       마법사를 죽이는 기술로 매섭게 찌르고, 이무기를 잡는 기술로 거력을 쳐내어 붙잡고, 시선을 읽는 기술로 흘리고 피하며, 터트리는 기술로 때린다.

       

       혈주노파는 비 오듯 쏟아지는 연격을 걷어내려 하지만, 빗물이 새어들듯이 하나둘 공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퍽, 빠악!

       

       “어윽⋯⋯!!”

       

       혈주노파 또한 반격해 온다. 손톱이 스칠 때마다 피가 튀고, 살이 갈라진다. 그러나 그것이 치명상은 아니리라는 것을, 청휘는 맞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움직임의 규칙과 습관을 분석하여 확신을 가지고 움직인다. 각도를 첨예하게 계산하여 손을 뻗는다. 마음에 아른거리는 달빛처럼 춤을 춘다.

       

       여러 개로 나뉘는 강물이 바다로 모여들듯이, 모든 경험이 일렬로 늘어서 한 획을 긋는다. 청휘는 그 흐름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천마의 움직임과 닮아있었으나, 중요한 것이 달랐다.

       

       “나는 이 움직임에 직진(直進)의 뜻을 담겠소. 내 무공이, 내 마음을 담는 그릇이 될 거요.”

       

       “으아아아아아-!”

       

       투웅.

       

       소리는 크지 않았다.

       

       청휘의 주먹이 혈주노파의 명치에 깊이 틀어박혔다. 노괴는 입에서 피를 뿜으며 날아가, 지면에 내동댕이쳐졌다.

       

       전투는 끝났다.

       

       ===============================================================

       

       남궁명의 눈동자에 서러움이 가득 찼다. 인신공격을 당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너무하십니다⋯⋯!”

       

       “아니, 그, 경황중에⋯⋯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쉬이 분간이 가지 않아서. 내가 인신공격을 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 내 형님이 한 분 계신데 말버릇이 고약해서, 그런데 그게⋯⋯ 천민이라는 게 그런 뜻이 아니고.”

       

       엔버스는 제 나름대로 형님 노릇을 해보려고 했던 건데, 아는 형님이 로데루스 뿐이라서 이렇게 됐다는 말을 빙빙 돌려서 했다. 

       

       남궁명은 20분동안 조잘거린 다음에야 서러움이 좀 누그러졌고, 청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마차 벽면에 등을 기댔다.

       

       다그닥, 다그닥.

       

       일행은 남궁세가로 귀환하는 마차에 올라가 있었다.

       

       행선지가 비슷한 희영현 또한 같은 마차에 탔다. 그녀는 어딘가 뚱한 표정으로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남궁명은 남궁승아에게 맡기고, 청휘는 희영현에게 말을 걸었다.

       

       “타구봉법은 받아주시오. 시대가 많이 흘렀고, 소저가 추구하는 개방의 뜻(意)과는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나⋯⋯ 참고는 되지 않겠소?”

       

       “⋯⋯어디 한 곳에 모셔두기는 할게요. 거지 중 누군가는, 어쩌면 제 다음 대의 방주가, 그처럼 오지랖 넓은 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일단 줘 보세요.”

       

       “좋소!”

       

       [역사와 함께 흐르는 것 : 개방도에게 타구봉법을 반환하기]

       

       [달성]

       

       청휘는 붕대가 둘둘 감긴 채로 웃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해야 할 일이 하나 남아 있었다. 남궁명을 죽이려 드는 흑막과 담판을 지어야 했다. 

       

       청휘는 품속에 손을 넣어 까끌까끌한 종이 끝을 매만졌다. 이것은 수살대부의 시체에서 나온 편지였고, 명확한 증거였다.

       

       마차 바퀴가 열심히 굴렀다. 흐르는 시간처럼.

       

       ===============================================================

       

       남궁명의 단전이 말끔하게 나은 채로 귀환한 일행에게는 축하 세례가 쏟아졌다. 남궁가의 기재가 다시 돌아왔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청휘는 남궁세가의 크나큰 은인이 되었다. 

       

       남궁채공은 따로 청휘와 남궁 남매를 불러내어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야기를 마치고 나니 이렇게 넌지시 물었다.

       

       “승아와 혼인을 올리는 건 어떤가?”

       

       청휘는 칼같이 답했다.

       

       “예? 아뇨⋯⋯ 싫소만.”

       

       “⋯⋯저도, 저도 싫거든요?! 당신이 찬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청휘 도사!!”

       

       여심을 읽지 못한 죄, 달게 받으라. 청휘는 남궁승아에게 멱살을 잡히고 짤짤 흔들려야 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슬슬 무협편도 끝나가는군요. 그리고 4월도 끝나가고 있습니다⋯⋯.
    제 눈앞에 작열지옥이 아른거립니다.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저 태양이⋯⋯ 곧 우리를 죽이려 들 겁니다!
    위대하신 윌리스 캐리어시여 나를 차디찬 냉기로 보호하소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마이 프렌즈, 내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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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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